정년후 그사람의 평가는 3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2.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3. 만나도 그만 만나지 않아도 그만인 사람
그렇다면 정년후 나의 평가는 ?
모르겠습니다.
우야튼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뒷모습 만큼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오래토록 남고 싶습니다.
내가 속한 우리세대를 일컬어 낀 세대라 말합니다.
부모를 모셔야 하는 의무에 자식들 뒷바라지로 노년이
불안해도 훗날 자식들에겐 기댈 수 없는 처지라 그렇게 불린다고 합니다.
내가 처음 직장에 발을 들여 놓았을때
정년은 55세 였고 그 나이엔 다들 한결같이 상 늙은이 였습니다.
그시절 선배들은 정년후 대게 5년 이내로 부고장이 붙었으니 수명 또한 짧았죠.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
재수 없슴 100세 시대랍니다.
오죽하면 그렇게 오래 사는걸 재수 없다고 까지 할까 ?
그래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불행은 老年無錢 (노년무전) 이라고 합니다.
각설하고...
그런 낀세대에 속한 우리들은 쪽수도 졸라게 많습니다.
아마도 우리 사무소 개소이래 정년 퇴임 숫자가 제일 많았을거라 생각됩니다.
상반기만 내 퇴직 동기생이 30명 입니다.
쪽수가 많으면 우리뿐만 아니라 어디든 대접이 소홀한 법이죠.
그런데 거기에 코로나가 가세하고 보니 한없이 초라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이 불운을 달고 사는 우리의 낀 세대가 감당하여야 할
숙명였기에 불만도 불평도 없었고 또한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데...
그런일이 아닌 일로 인해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 개인적인 소견이라 하겠지만
가슴이 아파 와 후배님들에게 선배로서 소박한 바램의 글을 남기려 합니다.
위의 사진은 88년 철도사상 최초의 파업때 자료 사진입니다.
그때의 구호가 참말로 거시기 했습니다.
"부부 생활 보장하라"
"기관사도 사람이다"
그때 청장이 최기덕이란 워카 출신입니다.
서슬퍼런 전두환 정권때라 그 성품은 말하지 않아도 알겁니다.
사진에서 연행돼 가는 우리 동료들 사이로 도열해 있는 놈들은 말만 들어도 소름 끼치는 백골단 입니다.
후배님들...
아래 프랑카드에 적혀 있는 당신들의 선배들은 그때
한명의 열외도 없이 다들 목숨걸고 싸운덕에 지금의 이 좋은 일터로 만들었던 겁니다.
그 이후....
내 개인적인 이력엔 파업때 마다 먹은 6번의 징계로 무사고 600일 정지.
ㅋㅋㅋ
나 뿐만이 아니라 이번에 같이 정년한 30명 모두가 겪었던 지난 역사입니다.
위 프랑카드에 적힌 인물들은 내 퇴직 동기생들 입니다.
그런데....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았던
그런대로 품위를 갖춘 행사에 함께 못한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사전에 솔직히 저는 몰랐습니다.
왜 그들이 함께 하지 않았는지 아니 못했는지를 ?
"사람의 성품은 권력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
링컨이 했던 말입니다.
그동안 분명 누군가는 그 알량한 권력으로 상처준 인간이 있었겠죠 ?
지나간일은 지나간대로 그냥 두자 ?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남을 존중할 때 나도 존중 받을 수 있는건 당연지사입니다.
혹여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개인적으로 그간 충분하게 응분의 댓가를 받았을 겁니다.
매일 날씨가 좋으면 사막이 되고 맙니다.
비바람은 거세고 귀찮은 것이지만 그로 인해 새싹이 돋습니다.
그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지금 우리 소속은 그로 인해 새싹이 돋아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다는 보잘것 없는 또랑도 강물도 심지어 똥물도 다 받아 주기 때문에 바다라고 합니다.
전국에서 제일 큰 소속 대전기관차는 바다와 같은 소속입니다.
지난번 마지막 승무를 끝내고 글 한줄 올린것도 같은 의미인데
꽃중에 꽃 장미는 한송이도 아름답지만 다발로 묶인 꽃이 더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장미꽃 한다발이 된다는 것은 가시로 서로를 껴 안는것이라 했습니다.
정년 퇴임식이 끝나자 마자
다들 기념사진 박고 인사들 하느랴 정신 없는
틈사이로 저는 아주 황급히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표현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어 그랬지 솔직히 저는 참담한 심정였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런 자리였슴 전 가지 않았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정년 퇴임식 만큼은 그러지들 맙시다.
쓸까말까 하루종일 고민하다 몆자 적어 보았습니다.
다들 건승 하시길 빕니다.............. (상반기 퇴직자 이 용호)
집에 오니 화분하나 배달돼 있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오래토록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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