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1년 6월01일 화요일
장소 : 보문산
저절로 눈이 떠진 이른아침
오늘은 보문산 코스를 다르게 걸어보려 이른아침 집을 나섰다.
이런날엔 할일도 없슴시롱 밍기적 대고 있어봐야 괜시리 심술과 짜증만 난다.
그런데...
요즘 내가 왜 이럴까 ?
뇌 연구학자에 의하면 분노라는 감정은
뇌의 대뇌변연계라는 부분에서 만들어 진다고 하며 그것을 억제하는
작용은 전두엽인데 그 전두엽이란 놈도 나이가 들면 기능이 저하 된단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워 화를 잘 내게 된다니
한마디로 참 고약한 일이다.
정년을 앞 둔 난 요즘 심리적인 동요가 심하여
한편 좋은것 같다가 어느 순간엔 허망한 생각이 들고 그러다
문득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밀려오곤 한다.
이럴땐 뭐든 몰입(flow)이 필요하다.
책이던 영화던 음악이던....
그런 내겐 자연의 품속에 안겨 들때가 몰입도 최고다.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과 시간)
오늘은 한밭 도서관을 지나자 마자
청년의 광장으로 향한 초입의 주차장에서 발걸음을 시작했다.
초입 길찾기....
보문산의 등로는 거미줄처럼 엉켜있어
아무대고 들어서기만 하면 곧 기존의 등로와 만난다.
등로...
차~암 좋다.
여긴 단풍나무 군락이라 가을이면 더 좋겠다.
길이 너무 좋아 무턱대고 걸어가다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헐~!
나는 대신초교를 향한 내림길을 걷고 있었다.
아무렴...
이런들 저런들 어떠리~!
얼마후...
발길을 되돌려 주능선을 밟고 올라서자
사각정자가 서있는 체육시설의 무명봉에 올라 섰는데
아이구야~!
부지런도 하셔라...
아주 곱디고운 수녀님 한분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계신다.
저분이 오늘 산행중 만난 첫 만남...
그만큼 이 능선엔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나에겐 아주 맘에 든 호젓한 산행였다.
사각정자 바로 아래엔 망향탑....
망향탑 바로 앞은 주주클럽 마라톤 훈련장인 임도다.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그 임도를 따라 걸어내려
보운대로 올라섰는데....
햐~!
오늘 얼마나 더울려고 날씨가 저럴까 ?
보운대에서 바라본 도심의 조망이 아주 션찮다.
보운대를 뒤로 보낸 얼마후....
산성으로 향한 부드러운 능선길을 걸어 올라
산성의 정자에 낼름 올라서니
햐~!
시원한 바람이 오장육부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산성에서 시루봉을 향한 능선길은 자주 걸었던 길이라 그런가
아주 가깝게 생각될 정도로 쉽게 올라섰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식장산...
희뿌연하니 오리무중의 내 미래를 보는듯 하다.
내림길....
한밭 도서관을 가르키는 이정목을 충실히 따르면
투산이를 보내고 새로 맞이한 앙증맞은 나으 애마가 기다리는 주차장이다.
넘 일찍 시작했나 ?
9키로에서 몇백미터가 모자란 거리이긴 해도 너무 빠르다.
이제 겨우 오전 10시를 넘겼다.
나중에 오전 쌈박하게 몸풀기엔 딱~ 좋은 코스다.
정년후 내 놀이터로 이 코스도 그래서 낙점.....
공자는 지혜 어짐 용기의 세 가지 덕목을 인간이 갖추어야 할
자질로 보았는데 그중에서도 어짊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이라 여겼다.
예수믿는 사람들에게 어짊은 사랑이라 보면 되겠다.
논어 제6편 옹야엔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 라고 써 있다.
참 다행이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인색하기 그지 없던 내가
그래도 인심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건 산을 좋아한 결과가 아닐까 ?
그게 나에겐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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