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이거...

남들 다 맞이 하는 그날인데 뭐~ 덤덤하게 맞이하면 되겠지 ?

그런데....

그간 같이 근무했던 후배가 마지막 승무 기념이라며

핸폰으로 찍어준 사진을 본 순간 나도 몰래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었던 복잡한 감정에 휘말려 순식간에 우리 삼실 안전소통방

밴드에 올렸던 글을 여기로 모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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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여름으로 접어든 듯
태양 빛이 점점 더 뜨거워만 지는 이때
내 인생 마지막이 될 기관사의 직무를 이제 막 끝낸 지금
저는 웬지모를 허허로움에 휩싸인 감정들로 내 마음이
소용돌이 칩니다.
36년7개월...
결코 짪지 않은 세월이니 당연 하겠죠 ?

지금껏 살아오며 그냥 잊고 싶었던
무거운 날들은 이제 발밑에 툭~
던저 버린 채 내일은 깃털처럼 가볍게 훨훨
날아 올라야지란 마음 다잡아 보지만
내게 닥친 현실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음에
두려움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ㅋㅋㅋ
인생 뭐~
별거 있던가요 ?
내일도 오늘처럼 그냥 살아온대로 살면 되겠죠.

이제 와 생각하니
사람마다 지향하는 삶의 가치관이
각자 다르기에 살아가는 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인생 1막1장을 끝낸 지금의 정년에 이르고 보니
인생 뭐~
별거없이 다 그게 그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란
괴테의 말은 명언임을 인정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후배님들께 한마디 남겨 봅니다.
속도에 치중하느랴 절대 방향을 잃지 마세요.
출세도 좋고 명예,돈도 소중하지만
그로 인한 삶의 질과 정신적 가치가
퇴보된 삶은 노년이 외롭고 불행합니다.
퇴직해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직장후배에게
외면 당하는 선배보다 반가워 어쩔줄 몰라 쓰디쓴
커피라도 함께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

그런 넌~?
그렇게 잘 살아왔냐 묻는다면
내 자신 자신있게 그렇다 선뜻 말은 못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욕은 먹지 말자 노력은 했습니다.
그래서 그러는데..
사람 사는게 다 그렇듯 내 뜻, 내 진심과 달리
내 뱉어진 말과 행동으로 혹여라도 상처받은 후배님이
계셨다면 이글을 빌어 너그러이 용서를 구합니다.

끝으로...
꼰대란 소릴 들을게 분명하나
그래도 한마디 해야 겠습니다.
요즘 세대의 가치관은 예전과 달라 단체보다
개인을 우선함이 대세며 진리인 시대라 그 정당함을
부인할 순 없지만 그래도 직장의 특성을 감안했슴 하는
바램으로 이정록 시인의 싯구 한 귀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장미꽃 한다발이 된다는 것은
가시로 서로를 껴 안는것.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간부와 조합원 선배와 후배님들 서로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존중 받는 멋진 직장으로
떠나서도 내가 몸 담았던 직장였단 자부심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부~탁 해용...

정든 삼실을 떠나며
지원 기관사 이 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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