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출근하며 쉬는 틈틈히 한번 보려면 어떤걸 ?
ㅋㅋㅋ...
행복하고 즐거운 선택이긴 한데....
거칠부의 책은 예전 이미 본 적이 있어
최찬익 & 서지나의 평범한 사람들의 히말라야 14좌를 선택했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사뭇 사기(?) 기질이 농후하다.
딘장~!
비록 고산등반이 아닌 베이스 캠프를 다녀온 트래킹이라지만
비범한 사람도 함부로 대들지 못하는 히말라야 14좌를 완주 했다면
평범과는 거리가 멀거나 아님 무식해도 허벌라게 무식한 부부들이 분명하다.
사실 그곳은 많이 알면 알 수록 가기엔 더 두려운 곳이다.
그러니 내 생각엔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라 이들 부부를 그런 부류로 나는 이해했다.
우리부부는 연애하던 80년대 초반부터 산을 찾았다.
그땐 등산인구도 많지 않던 시절이라 나뭇가지를 불살라 밥 해먹는 재미로 다녔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만큼 산에 대한 경력은 많았지만 외국 그것도 히말라야는
언감생신 꿈도 꾸지 못하고 항상 버켓리스트 목록 상위에 두고 살았었다.
그러다 세월이 좋아지고 다들 외국 여행을 이웃집 드나들 정도가 되었을때 시작된
해외 트래킹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 이젠 버켓 리스트 상위에 랭크된 히말을 지우려 했는데....
그전에 다녀온 키나발루 등정때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동티벳 메리설산의 상위마을에 짐을 풀고 시작된 그날밤
울 마눌님 초록잎새는 고산병으로 거의 죽음직전까지 가는 고통을 겪는걸
곁에서 속수무책 지켜봐야 했던 난 부부와 함께 하는 고산 트래킹의 꿈을 접어야 했다.
고산병은 그만큼 무섭다.
체력 ?
예전 우리 부부는 울트라 100키로를 수없이 완주했고
풀코스 기록이 난 서브3 주자며 마눌님은 서브4라 체력엔 문제 없다.
참고로 고산병은 체력과 무관한 체질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부부도 겁나서 함께는 그 언저리도 못 가본 그곳을 ?
그러니 나는 최찬익과 서지나 그들은 누구인가란 의문으로 책장을 펴 들었다.
최찬익...
무도인이며 한의사라 소개 되어 있다.
한때 나홀로 베낭여행을 수시로 다녔던 유 경험자...
흠~!
별 문제 없는 양반이다.
그런데...
그의 아내 서지나.
ㅋㅋㅋ
살아생전 어릴적 계룡산 금잔디 고개를 올라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곱디 곱게만 살아온 그것도 예술이 직업인 여성였다.
헐~!
그런 부부가 히말 14좌 베이스 캠프 트래킹 완등후 책을 펴냈다니
흥미진진이 아닐 수 없는데.
와우~!
이 책은 유별난 그들처럼 형식도 달랐다.
사람은 같은산 같은 지역을 여행 했더라도 각자 느낌과 생각은 다른법이다.
이책은 첫번째는 남편이 그다음엔 그 아내의 글을 담았다.
그런 형식이 난 너무 맘에 들었고 흥미와 재미는 배가 되었다.
솔직히 프로인 남편보다 난 그의 아내 서지나의 글에 공감이 더 갔다.
남편의 온갖 감언이설에 속아 떠난 여인이라 그 고생담은 그렇다 처도 그 이후의 성취감은 ?
히유~!
상상 그 이상일 테지 모~!
처음 시작된 그들 부부의 MBC와 ABC는 예전 마눌님을 두고 다녀온 곳이라
서술되는 지역과 진행과정은 100%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
그러다 두번째로 시작된 다올로기리의 진행 과정이 내겐 이책의 핵심이고 백미였다.
솔직히 그들의 행복보다는 불행이 책에선 흥미와 재미가 더 나는법....
형편없는 가이드를 만나 죽음 직전에서 살아난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난 나도 모르게 그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환갑이 지나면 테스토테론 수치는 떨어지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오른다더니 그래 그랬나 ?
ㅋㅋㅋ
아마도 그런 영향도 없진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것보단 그 극한 상황까지 갔을때 그 남편의 심정을 난 안다.
왜~?
나도 그런 상황을 겪어 봤으니까...
예전...
그날따라 가기 싫다는 마눌을 꼬실려 나선 산행에서
낙석으로 인해 마눌을 죽음직전까지 몰아갔던 그때 내가 그랬었다.
솔직히 난 당장 죽어도 하나 억울한건 없을텐데 내가 이끌어 이 지경까지 온 마눌은 ?
참고로 아래의 주소는 그때의 심정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 적었던 초록잎새의 병상일지다.
http://blog.daum.net/lee203kr/15669936
다올라기리 9일차에서 멈춰진 후기를 밤 10시를 넘겨 퇴근하자 마자
펴들고 읽어 내려가던 난 10일차의 조난과 극복 과정에선 차마 단번에 읽을 수 없어 몇번이나 끊어서 읽었다.
그 고통과 괴로움이 온전히 내몸 속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이후...
좀 아껴가며 읽어야지 했는데
이날 난 날을 넘겨 책 한권을 다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 부부의 살아가는 방법과 마인드는 우리부부와 많이 닮았다.
특히 언제나 욱~ 하는 성질 때문에 나중엔 마눌님께 설설 기는 과정을 밟는
부부싸움의 형태는 고스란히 우리 부부랑 쎔쎔이다.
이책의 공동저자인 서지나님의 외유내강형도 울 마눌님 초록잎새랑 같다.
14좌 베이스캠프 완등의 공은 솔직히 최찬익 당신보다 마눌님이 있어 가능했다.
이책을 읽는 독자는 아마도 내 말에 다 수긍 하리라 생각된다.
서지나 ?
절대 그냥 가면 갔지 서지는 않을 여성이다.
그만큼 대단한 여성이라고 나는 본다.
이제 그녀는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겁대가리 상실한 트래커다.
천하의 최찬익 그녀의 남푠...
그러니 이젠 그 성깔 죽이고 순응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할 수 없고 또 글 솜씨도 없다.
그러니 저를 아는 산우들은 이책을 한번 사 보시라 산찾가가 강추한다.
나는 돈이 절대 아깝지 않았던 그래서 까막게 밤을 세우게 만든
그것도 트래킹 후기를 엮어 만든 단 한권의 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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