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곡성 동악산
산행일 : 2020년 5월23일(토)~24일(일) 1박2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제1일차 : 2020년 5월 23일 토요일
이동경로 : 삼인동 약수터 주차장 ~ 학림원 삼거리 ~ 삼인봉 전망데크에서 야영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1박2일 백패킹을 떠난다.
이번엔 일요일 오후 비가 예고된 날씨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행지로 곡성 동악산을 택했다.
오후 1시를 넘겨 대전집을 출발한 우린 딱 2시간만에 삼인동 약수터
주차장에 도착하여 체육공원을 향한 목교를 넘어서며 삼인봉을 향한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삼인봉을 향한 등로는
체육시설 공터 맨 끝머리의 산기슭에 자리한
무덤옆을 지나자 본격적인 숲속 오솔길이 우릴 맞아준다.
초입의 등로는 군대 유격 훈련장을 통과한다.
유격장을 지나면 굳이 없어도 그만인 원목 계단이 맞아 준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과잉친절이다.
산행 시작 얼마후...
엥~!
아니 벌써~?
ㅋㅋㅋ
우린 차암~ 쉽게도 능선에 안착했으며
그곳 삼거리의 이정목 또한 친절하게 삼인봉을 가르키고 있다.
삼인봉을 향한 등로는
걷기 좋은 육산에 경사마저 완만하니
저질체력의 내가 걷기엔 아주 바람직한 오솔길이 되시겠다.
그러니 걷는 내내 나의 얼굴엔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요즘 왠일인지
얼마전 부터 허리가 자주 삐끗하여
이번 건강검진엔 허리 CT를 찍어 보았다.
결과는 ?
흐미~!
언제부턴진 몰라도 4번과 5번 척추 협착으로 신경이 눌려 있덴다.
그간 아픈줄 모르고 지낸건 아주 잘 발달된 척추 기립근 덕분였다고....
통증의 원인은 코로나로 헬쓰장이 휴장된 덕분에 2달 넘게 먹고 놀기만 했더니
겁나게 불어난 비계 덩어리와 비례한 쫄아든 근육이 문제였던가 보다.
상담한 의사는 허리 통증을 줄이려면 앞으론 유산소 위주의 운동을 하란다.
그래 그런가 ?
힘들긴 해도 이렇게 박베낭을 메고 걸을땐 아픈줄 모르겠다.
그러니 앞으로도 자주 더 다녀야 할 팔자 ?
그러찮아도 난 더도 덜도 말고 앞으로 딱 10년만 이렇게 다녔슴 하는게 희망사항이다.
숲속은 녹음방초의 계절이라 그런가
온통 푸름 푸름이라서
어휴~!
이뻐 죽겠다.
산찾사의 눈엔 걷는내내 이리보고 저리봐도
여기저기 온통 내사랑 초록잎새라 황홀지경이다.
숲속에만 들면 난 항상 이런다.
그러니 그새 온몸이 달아올라 열탕에 든것 같음은 어쩜 당연하다.
그간 벌써 이마끈 질끈 동여멘 수건을 몇번이나 짜 냈던가 ?
그렇게 룰루랄라 걷던 걸음이
어느덧 원시림 숲속 터널을 벗어났다.
그런데...
이곳이 벌써 오늘의 목적지 정상였다.
우린 일단 정상임을 증명한 인증사진 먼저 남긴후...
삼인봉 정상비 뒷편으로 올라서자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데 구비구비 흐르는
섬진강 우측엔 우뚝 솟은 고리봉이 우람하며
섬진강을 사이에 둔 고리봉 맞은편 능선으로 시선을 돌리자
내일 우리가 진행하게 될 촛대봉과 함께 맨 좌측으로 동악산 시루봉이 확인된다.
우린 그곳에서 그렇게 한동안
조망을 즐기다 삼인봉 조망데크로 내려 섰는데...
와우~!
조망데크는 떼박을 해도 됨직한 넓직한 규모였다.
우린 오늘 그곳을 단독으로 전세를 냈다.
오후 5시를 넘기자
아무도 이곳을 찾는이 없어 후딱 아지트를 꾸려 놓은 후
방울 토마토를 안주로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며
발아래 드리운 곡성 시내를 바라보며 우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태양은 아직도 중천...
해가 지려면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우린 그때부터 캔맥주를 비워내며
70-80 흘러간 옛 노래에 취해 추억에 잠겨
그간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는 회상의 시간을 갖다보니
흐미~!
벌써 배꼽 알람시계가 작동했다.
꼬렉~?
그럼 드셔주면 되지 뭐~
울 마눌님...
참 손이 빠르다.
말 꺼내자 마자 금새 진수성찬을 차렸다.
오늘 특별메뉴는 한우...
쌈채는 "심심풀이로"란 이름표를 붙인
동서의 주말농장 텃밭에서 공수한 상추와 고추
그리고 얼마전 화장산을 내려오며 주섬주섬 따온 취나물이다.
마눌님은 계속해 맥주를
난 좀 독한 담금주로 酒님을 모신지 얼마나 되었던가 ?
주 메뉴가 끝이 나고
깔끔하게 마무리로 왠지 빠지면 서운한 건면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하고 나자
그제서야 저녁노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처연한 느낌의 저녁노을...
왜 난 매번 그런 느낌이 들까 ?
아릿한 슬픔이 꾸역꾸역
치솟아 오르게 만들던 황혼도 지고
땅거미가 슬금슬금 밀려들던 산상 아래의 곡성 시가지에
불빛들이 하나 둘 늘어 갈 수록
뒤늦게 발동한 酒님의 은총에
초록잎새도 나도 흥겨운 70-80의 음악에
몸을 맡기자 깊고 푸른밤은 자꾸만 속절없이 흘러만 간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또다시 아름다운 야경에 흠뻑 취한채
멍~ 때리기에 돌입했던 깊고 푸른밤은 얼마후...
세월의 저편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추억으로 보내 놓은채
어느새 우린 깊은 잠에 빠저 들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1일차 곡성 동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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