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거창 건흥산~아홉산(취우령)

산행일 : 2020년 1월18일 토요일

어떻게 : 장백마을~건계정~팔각정~건열산성~건흥산~아홉산~건흥산~하부약수터~장백마을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  &  (겨우달려+행복쟁이)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전날 보은 삼년산성에 이어 오늘도 길을 나섰다.

오늘은 인물이 훤출하고 성격은 좋은데 체력은 더 좋은 겨우달려 부부가 함께 했다.

모처럼 갖은게 시간뿐이라는 겨우달려는 어디든 데려만 가 준다면 

왕복운전은 자기가 하겠다니 오늘 난 그저 횡재를 한거나 다름없다.

그래서 찾아든 곳은 거창의 산군으로 나에겐 미답지다.

이날 우린 바쁠게 없어 느즈막에 대전을 출발하여 산행 초입에 도착했다.

그런데...

거열산성을 가려면 황강을 건너야 한다.

어디로 건너가야 하나 ?

네비에 입력한 건계정 주차장은 찾을 수 없는데

네비양은 다 왔다고만 지껄여 대고 있어 24번도로에서

황강쪽을 아무리 내려봐도 다리는 보이지 않는다.

할수 없이 우린 이곳에 오면서 확인해 두었던 장백교를

넘어가 장백마을 초입의 황강변 정자에 차량을 주차후 산행을 시작했다.




장백마을을 뒤로한 우린 시멘트 도로를 걸어

황강변에 이르자 건계정을 향한 강변옆 오솔길이 맞아 주는데




이길은 민가를 지나




아치형 고속도로 다리밑을 통과하자




걷기 편안한 원목 데크가 우릴 맞아 준다.




그 원목데크길은 강변옆 전망데크로 우릴 이끈다.

그러자....

우리가 조금전 그렇게 찾 황강을 넘 신성교가 보였다.

그곳은 우리가 얼마전 서있던 24번 국도에서

조금만 더 갔더라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장소였다.

으29~!!!




전망데크를 내려서자 바로 건계정이다.




건계정은 아래의 안내문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건계정에선 곧바로 거열산성을 향한 등로가 있다.

그러나 우린 좀 더 길게 걷고 싶은 욕심에 강변옆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다 능선이 완전히 가라앉은 산행 초입을 찾아 가기로 했다. 





우린 우레탄이 깔린 강변옆 산책로를

걸어가다 산행 초입에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등로는 초입부터 사뭇 가파르다.




그렇게 계속된 가파른 오름질에

초반 의욕에 넘치던 발걸음에 힘겨움이 느껴질 쯤




짜잔~!!!!

느닷없이 나타난 3층 구조의 팔각정이 쉼터를 제공했다.




팔각정 전망대서 우린 식사를 하기로 했다.

3층 전망대엔 언제 사람들이 찾아들지 몰라 2층에 자릴 잡아

식사(?) 준비를 하는 사이 뒤따라 들어선 행복쟁이가 산찾사 오라버니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 했다면 곶감을 내 놓았다.

오우~!!!

하여간에 행복쟁인 항상 이렇게 이쁜짓만 한다.

ㅋㅋㅋ

덕분에 허기진 뱃고래를 잠시 달래는건 좋았는데

흐미~!

먹보인 산찾사는 간식 때문에 오늘 점심도 정량 오바다.

덕분에 식사를 끝낸후 한동안 나는 배부름 탓에 식식이가 되었다.




내가 준비했던 음식으로 다들 맛나게

식사를 끝낸후 3층 전망대에 올라서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히야~!

정말이지 조망 하난 기가 막힌다.

여기선 거창의 산군들이 죄다 확인된다.




아주 가까이 보해산 금귀봉을 시작으로

그 뒷편엔 의상봉 우두산 숙성산 미녀봉 오도산등등....




3층 전망대엔 거창의 모든 산들을 누구나가 

조목조목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실물 사진에 이름을 적어놓았다.




한동안 조망에 취해 차마 떨어지지 않던 발걸음을 옮긴 우린




얼마후 만나게 된 갈림길에서

건흥산을 향한 직진길을 외면한채

진행방향 좌측의 거열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복원한 거열 산성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곧이어 도착한 건흥산 정상 아래의 등산 안내도가 우리의 관심을 끈다.




오늘 우린 건흥산만 한바퀴 돌아 내려가는 코스는

겨우 6키로 남짓이라 하홉산까지 왕복으로 다녀올 예정이다.

사실 어쩔 수 없어 선택한 원점휘귀라 취우령에서 되돌아 와야 하지만

다들 장백마을에서 넘터까지 걸을 수 있는 능선 종주에 더 욕심이 난다.




언젠가 그런 우리들의 욕심을 채울날 있으려나 ?

꾸역꾸역 일어나는 욕망을 억누른채 우리의 발걸음은 




건흥산을 넘기며 시작된

지속적인 오름의 능선길을 열심히 걸었다.




아홉산을 향한 등로는 넓직하고

뚜렷할 뿐만 아니라 아주 부드러운 육산이라 부담없다.




그렇게 한동안 열심히 걸어오며

몇차레 내림길로 이어지던 갈림길을 스처지나 만난

이정목엔 드디어 우리의 최종 목적지 취우령이 200미터만 남았슴을 알려준다.




드디어 올라선 아홉산 취우령....




취우령 정상엔 그간 사람이 그립던 산불초소 아저씨가

반갑게 우릴 맞아 주시며 이렇게 우리의 단체사진도 담아 주셨다.






아홉산(취우령)...

우린 한동안 황홀한 조망에 홀려 버렸다.

정말 멋진 조망이다.

어느순간 파도치는 산너울에

감탄사를 내뱉던 겨우달려가 나에게 묻는다.


"형~!"
"저 능선은 뭐유~?"

"지리산"

"엥~?"
"무슨 지리산이 저래 가까웡~?"

"맨 우측 반야봉 그리고 그능선 끝 불쑥 솟은거이 천왕봉이다."

?

내가 구라를 푼줄 알았던 겨우달려는

그제서야 수긍하듯 고갤 끄덕인다.




이곳은흥산의 팔각정에서 바라보던 전망보다 훨~ 좋다.




그곳에선 자세히 보이지 않던 가야산도 이곳에서 아주 뚜렷하다.





이젠 되돌아 가야할 시간...

아쉬운 발길을 돌린 우린 왔던길을 그대로 걸었다.




올때와 반대로 완만한 내림길여서 걷기 편하다. 

그래도 한차레 휴식과 간식으로 힘을 비축한 우린




건흥산 정상에서 거열산성을 외면한채

곧장 내림길로 직진하여



팔각정을 향한 능선길에서 우측의 하부 약수터로 방향을 틀었다.




하부 약수터...

그냥 갈 수 없으니 달고 시원한 약수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랜 후




특이하게 출렁이는 원목데크길을 경유하여




황강변 옆 건계정으로 곧장 내려선 우린




처음 걸었던 그길 그대로 걸어간 끝에

장백마을에서 오늘 산행을 끝낼 수 있었다.




대전을 향한길...

그간 만나보고 싶었던 미루나무님께 폰을 했다.

지금 서울에서 교육 받고 내려가는 중이라며 맛난거 해줄테니 가게로 꼭 오란다.




이 카페 분위기는 완전 미술관이다.

조경도 얼마나 이쁜지 ?

특히 다육이는 완전 예술이다.




카페에 들어선지 얼마후...




드디어 융단 폭격처럼 맛난 음식들이 쏟아진다.

일단 산찾사가 좋아하는 거라며 내놓은 호박 스프를 시작으로




저래 이쁜걸 어찌 먹누~?

입술에 침도 안 뭍힌 거짓말을 내뱉자 마자

사정없이 그리고 끝도 없이 마구 흡입하던 각종 야채와 과일은 예고편....




드디어 시작된 메인 메뉴는 씹히기는 한겨~?

그냥 아주 부드럽게 목젖을 넘기던  한우 스테이크이다.

그런데...

요거이 아주 못된 놈이라 끝도 한도 없이 酒님을 부른다.




그렇게 배를 채웠고만...

마지막엔 영양밥을 대령한다.

ㅋㅋㅋ

그래도 우린 胃大한 산우들임을 입증하듯 깔끔하게 모든 음식들을 비워냈다.

그게 훌륭한 쉐프에 대한 예의 아니겠나 ?



모처럼 술잔을 기우리며 나누었던 이야기들....

참말로 좋았다.

좋은 분들과의 시간은 어찌 그리도 빨리 지나 가는지 ?

뭔 이야기를 했고 뭐가 남았는진 모르겠다.

선의를 갖고 잘 해야겠단 내 의지와 달리 

상대방이 느낀 감정들은 전혀 그게 아녔다면 뭐가 문제일까 ?

아마도 그건 배려심의 결여라 생각된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일컬어 스포일드 어덜트(Spoiled Adult)라 부른다.

혹여 내가 그런 인물 ?

삶은 순간의 합이다.

그 순간 순간의 시간들 마다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노을처럼 생을 끝내는게 평생의 내 소망이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선 갑을 만날 때에는

을처럼 대하고 을을 만날 때 갑처럼 대하는 삶을 살면 된다.

신문사 사주를 만날땐 눈을 보고 악수하고 힘없는 농민을 만나

인사할 때는 한없이 고개를 숙이던 노무현 처럼...

참 쉽죠 잉~!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결과다.

그러니 다 내 탓이다.

이제부턴 진짜 잘난놈은 몰라도

최소한 정말로 나보다 더 찌질하고 못난놈들에겐 더욱 더 수구려줄 줄 아는 삶을 살자

그게 자연을 닮고 싶어 그렇게 허구헌날 산을찾는사람 (산찾사) 아니겠나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