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공주.천태산

산행일 : 2019년 7월09일 화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송학2리~갈미봉~헬기장~천태산~광덕사~동혈사~송학2리


  (트랭글에 그려진 행로)





  (트랭글에 그려진 천태산 부근 확대도)



오늘은 공주의 천태산을 찾아 보기로 한다.

집에서 찍어본 네비엔 35km의 거리라 아주 가깝다.

일기예보엔 전날보다 오늘이 더 덥다 하여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우린




송학2리 마을 입구의 공터에서 차량을 주차후

마을 중심으로 난 도로를 따라 숲속에 든 이후엔 방향만 보고

길을 잡아 오르다 만나게된 무덤 2기를 지나자 비로소 뚜렷한 등로가 맞아준다.

 



숲속의 오솔길엔 인적이 없었나 보다. 

등로를 침범한 잡목과 함께 거미줄이 성가시다.

  



우리 잘 가고 있나 ?

살폿 의심이 들 쯤 이정목을 대신한

119 구조지점을 표시한 안내문이 우릴 안심 시킨다.

 



그렇게 이어지던 등로는

진행방향 우측의 한일 시멘트 공장과 가까워 지자

시묘산에서 이어진 능선을 보기 싫게 싹뚝 잘라먹은 절개지로

이어지는데 그럭저럭 걸을만 하던 등로가 한순간에 거친 잡목만 무성하다.





얼마후...

거친 잡목을 뚫고 절개지에서

능선으로 올라 붙자 잡목에 가린 이정목이 반긴다.




등로는 한동안 한일시멘트 공장을 끼고 이어진 울타리와 나란히 이어진다.




계속 길이 이럼 어쩌나 ?

그런데 참 다행이다.

시멘트 공장과 헤어진 이후부터 등로는 그야말로 실크로드....




높낮이 없이 평범한 육산의 숲속엔

울울창창 원시림이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고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까지 때맞춰 불어주니 걷는 발걸음엔 흥이 실린다.

어느새 가벼운 우리의 발걸음은 첫 갈림길을 지나

 



두번째 이정목을 만났는데 천태산까지 500m로 표기돼 있다.

헐~!!!

완전 엉터리 다.

그래 그런지 누군가 그 앞에 희미하게 2자를 세겨 넣었다.

그럼 20.5km라고라 ?

ㅋㅋㅋ




탁상행정의 표본인 이정목은 그저 참고만 삼으면 될 일이다.

이곳을 걷다보면 정작 필요한 갈림길에선 빼먹고 없는게 이정목이다.

그래서 우린 방금 무심코 걷다 갈미봉을 놓쳤다.

우린 다시 이길로 되돌아 올테니 그때 올라가면 될일이라 알고도 그냥 지나쳤다.




오늘은 울창한 원시림의 숲속길을 걷는맛 외엔 없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지던 숲속 터널이 문득 벗어진건 무명봉을 앞둔 무덤였다.

그곳의 조망이 오늘 산행중 최고인데 서있는 초록잎새 등뒤로 펼쳐진 능선자락이 눈에 익다.




디카로 땡겨보니 계룡산이다.






다시 또 이어진 산행....

내내 같은 풍광의 우거진 숲속길인데

저건 또 뭐야~?

이정목 아래엔 응급용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아무도 만날 수 없었던 산중을 걷던

우리부부는 드디어 오늘 산행중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 올라 섰다.

이곳 헬기장에선 좌측을 택하면 동혈사로 향한 길이고 직진하면 천태산이다.




우린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무선 송신탑이 보이던 무명봉을 향하다




도중에 쉼터 의자를 만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른 아침식사로 인해 허전해진

뱃고래를 달래준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했다.




그런후 무명봉에 올라서자

그곳 통신탑 철망엔 서래야님이 이곳을

작은 천태산이라 명명한 코팅지가 달려 있었다.

 



통신탑에서 천태산을 향한다.

등로엔 진행방향 좌측의 철망이 한동안 우리와 함께 한다.

누군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곳 ?




얼마후...

지금껏 편안하게 걷던 등로가 갑자기 앙탈을 부린다.

햐~!

모처럼 산타는 맛 제대로 난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시...

천태산은 아주 싱겁게 그 정상을 우리에게 허용했다.




천태산 내림길...

암릉의 사잇길로 등로는 이어진다.




선등자의 발걸음이 그리 많지는 않았나 보다.

내림길은 희미한데 그 끝자락에 자그만한 사찰이 있었다.

지도를 보니 광덕사라 돼 있다.





광덕사의 스님은 출타중인지 인기척이 없다.

초록잎새....

사찰에 왔으니 정중하게 예의를 차린다.




광덕사 사찰 여기저기를 둘러본 우린




그곳을 되돌아 나와 광덕사 반대편

천태산 아래에 자리한 동혈사를 찾아 들었다.

천태산 초입엔 기도 제단이 먼저 반긴다.

보이진 않지만 제단과 마주한 암릉 상단엔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이곳에서 초록잎새가 간절하게 절을 올린다.

절절함이 우러 나오는 초록잎새의 소원은 단 하나...

내 자식들 사람노릇 제대로 하며 살 수 있게만 해 달라는거 외엔 없다.




제단이 설치된 암릉위엔 부처님과 함께

공주 향토문화유적 제37호 삼층석탑이 있다.

그곳을 향한 오름의 계단 아래엔 전설을 품고 있는 동굴이 있다.

옛날 이곳의 스님은 탁발 없이 수행만 할 수 있었다 한다.

그럴수 있었던건 바위의 홈에선 매끼마다 쌀이 나왔기 때문였다.

어느날...

그 비밀을 알게된 나쁜놈이 스님을 살해하고

쌀을 많이 얻기위해 바위홈을 크게 파내자 갑자기 핏물이

쏟아져 나오며 천둥 벼락을 내려 그놈을 그곳에서 즉사 시켰다 한다.

그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 바로 아래 사진의 동굴이다.




기도제단을 뒤로한채 계단을 올라서자




산신각 아래엔 삼층석탑과




그 앞엔 부처님이 세상을 굽어 보고 계셨다.






다시 내려선 사찰의 안마당....

수백년은 됨직한 고목아래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멋지다.

마곡사의 말사인 동혈사는 풍수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명당 자리다.




동혈사 마당에서 좌측의 능선은

옥녀봉 명덕봉 대덕봉을 거쳐 칠갑산으로 이어진 능선이고

우측으로 두리뭉실 길게 이어진 능선은 공주의 무성산이 분명해 보인다.




고요한 사찰의 분위가가 자못 엄숙하다.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 우린 살방살방 걸어가

대웅전의 문을 살며시 잡아 당겨 보는데

?

잠겼다.

그런데...

앞문을 돌아 옆의 문고리를 잡아 당기자 열린다.

사실 우린 그간 종교와 무관한 삶을 살아온 탓에 대웅전

출입에 대한 법도와 예법을 몰라 그랬다.

버벅대며 들어선 대웅전에서 초록잎새가 삼배를 올리고 나오자

아무도 없는줄 알았던 대웅전 옆의 부속 건물에서 스님이 나오셨다.




스님은 우리부부에게 차나 한잔 하고 가라 하신다.

머뭇대던 우리에게 스님은 개념치 말고 어여 들라 하신다.

얼마후...

마주 앉은 스님과 차 한잔을 들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스님은 등산에 대한 관심도 많아 백두대간을 종주 하셨단다.

자연 화재는 편안하게 우리나라의 명산으로 이어지고

나는 그간 숱하게 다녀온 명산에 자리한 사찰을 그냥 지나침이 후회된다 하자

스님은 우리에게 동혈사 법요집과 묵주를 내 주시며 예법을 간단하게 설명 하셨다.

그러며 앞으론 그렇게 오가다 사찰에 들릴땐 삼배라도 지극정성으로 올리면

그 복이 자식에게 까지 미칠거라 하셨다.

이분은 대중들이 종교를 찾게된 궁극적인 목적이

삶에 대한 불안과 근심 걱정이니 불교 기독교 가리지 말고 믿으면 될일이고

최종의 목적은 부처님에 대한 관심마저 희미해질 정도로 마음에 평안을 찾는거라 하시며

지금 현실이 괴롭다면 마음을 다해 기도를 하라 설파 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앞으로 산에 들때마다 부처님께 삼배라도 올려야 하겠다.

내 자식 잘 될 거라니 의당 해야될 일이다.

우연히 찾아든 동혈사에서 우린 큰 위안을 얻었다.

차 한잔 얻어 마신것도 황송한데

동혈사를 떠나는 우릴 스님이 또 잡는다.

그러더니...

오늘 어느 보살님이 보시 하셨는데 혼자 먹긴

많은 양이라며 옥수수를 우리 초록잎새 베낭에 가득 넣어 주셨다.

흐이구~!

이 은혜를 어찌 갚으라꼬~!

생전 처음 마주한 스님과 함께한 소중한 인연이 참으로 감사하다.

 



되돌아 가는길....

동혈사를 떠나 구불대는 시멘트 도로를

조금만 내려서면 진행방향 좌측의 숲속으로 안내도와 함께

이정목이 등로를 안내한다.





초입의 등로는 칡넝쿨과 잡목에 가렸다.

겁많은 초록잎새가 그걸 보더니 머뭇대며 따라오길 꺼려한다.

딘장~!

산중에선 살아있는 생생 네비로

다들 인정한 산찾사도 이젠 못 믿나 보다.

ㅋㅋㅋ




따라오던 말던....

그냥 냅따 달아나 버리자 할 수 없이 뒤를 따라오던

초록잎새가 뚜렷한 등로를 만나자 그제사 안심이 된 표정이다.




초입만 그렇지 길은 정말 좋다.




울울창창 숲속길엔 청아한 새소리만 간간히 들리고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우리들의 발자욱만 정적을 흔든다.





완만한 오름길이 드디어 능선에 안착한다.




우리가 올라서던 능선이 만난곳은

천태산~광덕사~동혈사로 이어진 원점휘귀 코스가 된 헬기장이다.




이젠 왔던길 그대로 걸어가면 된다.

그렇게 그길을 걸어가다 숲속의 적당한 자리에

자릴 편 우린 쌈채만 준비한 도시락으로 맛나게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후엔 올때 스치고 지났던 갈미봉을 들려





처음 산행을 시작한 송학마을을 향했는데

그런 우리 부부에게 숲속은 귀중한 선물을 내준다.




아주 잘 익은 살딸기다.

한동안 열중하여 딴 산딸기 맛을 본 우린 다시 힘을 냈다.




송학2리로 향한 막바지 길은 여러 갈래길을 만난다.

왔던길 그대로 가려면 우측길을 택해야 하는데 사실 꿍꿍이

속이 있던 난 시멘트 공장으로  들어서는 도로쪽 길을 택해 내려섰다.

그런후...

시묘산을 향했는데 마눌님이 잡아챈다.


"어딜 또 가려고 ?"

"쩌~그"

"쬐끔 올라가면 시묘산이라~"

"그럼 나 여기서 기둘리께 당신이나 다녀 오세용~"




예전엔 군말없이 잘도 따라 붙던 마눌이 달라졌다.

마눌이 앙대욧~! 하면 나도 이젠 수긍한다.

나도 이젠 늙었나 ?

시묘산...

그냥 접었다.

가 봐야 뭐 별게 있겠어란 믿음을 위로로 삼으며...

히유~!!!




(동영상으로 보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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