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초암산~주월산~방장산

산행일 : 2019년 5월03일(금)~04일(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1일차 : 주월산 정상에서 야영

           2일차 : 수남주차장~초암산~주월산~방장산~수남주차장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공모전에 당선된 막내아들 작품이 전시된

Very good,s 2019 코엑스 관람을 끝내고 대전에 도착한 우린 부지런히 짐을 꾸렸다.

오늘은 일단 해 지기전 산정에 도착하는게 목표였다.

그러나 너무 늦게 출발한 탓에 이미 해는 넘어 갔고

엎친데 덮친다고 믿었던 네비양은 보성 골프장 주차장에

우릴 인도해 놓곤 이곳이 주월산 패러글라이더장이라 빡빡 우기고 있다.

딘장간장 우라질 레이션~!!!! 

할 수 없이 우린 되돌아 내려와 대곡리 중촌마을 어르신께

길을 물어본 뒤에야 겨우 주월산 정상을 향한 좁다란 임돗길을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마눌님이 무섭다 난리를 친다.

울창한 숲속길이 나는 좋기만 하구먼 뇨자들은 왜 저러는지~?

이래저래 정신이 사납다. 




우야튼 무사히 주월산 정상에 도착한 우린 

배고픔에 허겁지겁 삽겹살을 안주로 酒님을 모시고 나자 

비로소 주위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미 밤은 깊었고 피곤한 상태라 우린 바로 취침모드에 들어 갔는데

 



이 늦은시간(22:30)에 주월산을 찾는이가 또 있었다.

차량이 올라오고 난 얼마후 들려온 소리는


"아이씨~!"

"우리가 여기다 치려고 했는뎅~!"


ㅋㅋㅋ

아무도 없을거라 야무진

꿈을 안고 올라 왔는데 얼마나 실망 했을꼬~?

순간 괜시리 영문모를 미안함이 몰려든다.

그러나...

그들이 정상옆 데크로 옮겨간 이후 그 미안함은 사라진다.

날을 넘기면 끝 나겠지 ?

그러나 그건 나으 바램이고 순진한 희망 사항였다.

새벽 1시를 넘겨 2시가 다 되도록 희희낙낙 그들의 대화는 끝이 없다.

그때까지 그들의 즐거움이 우리에겐 괴로움의 시간였다.

그러나 어쩌랴~!!!

우린 충분히 그네들의 그 분위기와 그 느낌을 알고 있는뎅~!

나 또한 어쩌다 산우들과 함께 어울려 떼박을 갈 경우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분위기에 휩쓸리면 저러지 마란 보장 또한 없다.

그러니 이해하고 참아주는게 도리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

새벽녁 차량 소리에 설핏 잠이 깻다.

이곳도 풍경 사진의 명소인가 보다.

부시시 일어나 나가보니 정상 주위엔 대포동 미사일급

렌즈를 탑재한 디카를 손에 든 예술가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새벽녁에 내려본 아슴프레한 중촌마을 모습이 평화롭다.

어제 저녁 이곳을 향한 임도를 찾아 잠시 헤매던 마을이 바로 저 아래다.

 



얼마후...

아기 햇살이 떠올랐다.

오늘은 옅은 박무라 그런지 일출의 강렬함 대신 

다소곳하며 잔잔한 여운이 느껴지는 일몰같은 색감이다. 




예술사진을 담던 작가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주월산 정상엔 또다시 고요속에 뭍혔다.

지난밤 즐거운 수다로 밤을 지센 이웃집은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한밤이다.

그들이 텐트를 친 배 형상의 데크가 이체롭다.

저곳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홍수가 났을때 배가 이곳을

넘어갔다는 전설이 있어 데크의 형상을 배 모양으로 만든거란다.

이곳 등로엔 득량만의 바닷물이 넘어왔다 하여 무남이재

그리고 배가 걸렸다는 뜻의 배거리재란 지명이 그 전설을 뒷받침 한다.

 



얼마후...

떡국을 끓여 아침식사를 끝낸 우린 짐을 정리하여 수남 주차장을 향했다.

무너미재에서 좌회전하여 윤제림을 통과후 계속 직진하면 수남 주차장이다.

그러니 주월산 패러 글라이더장은 중촌 마을보다 반대편 수남리에서 올라서는게 수월하다.

  



이른 시간임에도 초암산 들머리의 수남 주차장엔 차량들이 거의 다 들어 찼다. 

철쭉은 초암산이 제일 빨라 이번주가 절정이라 그런가 보다.




우리부부는 주차장에서 산행을 준비후

도시락과 간식을 넣은 베낭 하나만 달랑 초록잎새 등에 지워 걸음을 시작했다.




초암산을 향한 등로는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에 부드러운 육산이라 걷기엔 그만이다.




수암 주차장에서 초암산 정상까진 그리 길지 않아 쉽게 도착했다.




우리가 올라선 초암산 정상은 때를 잘 맞춰 찾아왔다.

정상은 한마디로 천상화원이다.

정말 멋진 풍광에 초록잎새 얼굴엔 화색이 돈다.




지금 철쭉이 절정임에도 

무엇보다 행락객이 많지 않아 더 좋다.

오랫만에 들어보는 초록잎새의 환호성에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정상을 조금 넘어서면 넓직한 헬기장이다.

사실 막내아들 공모전 전시회가 없었다면 우리가 밤을 보냈을 장소다.

박짐을 멘 몇몇의 트래커가 그래 그런지 더 부럽다.








철쭉이 만개한 천상의 화원을 맘껏 누리며 거닐다

이젠 미련을 버리고 추억만을 가슴에 간직한 채 우린 이제 쩔쭉봉을 향한다.




철쭉봉을 향하다 보면 초암산 철쭉밭이 한눈에 다 잡히는

전망데크가 있어 잠시 발걸음을 멈춘 우린 셀카로 부부사진 한컷을 남겼다.




그런후...

철쭉 터널로 이어진 능선길을 우린 걸었다.







등로가 환상이다.

부드러운 흙길에 경사는 완만한데 양편엔

꽃 터널이라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기분좋은 발걸음이다.

그러다 잠시 오름질을 만났는데 숨이 가파오기도 전 잠시 쉬었다 가라

설치한 벤취가 있어 준비한 과일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 우린





다시 발걸음을 옮겨 철쭉봉을 넘겼다.




철쭉봉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튼 능선은

걷기 무난한 경사의 흙길이라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데








어느덧 우린 광재코재를 넘겨





어젯밤 중촌마을에서 넘어온 무남이재를 넘겼다.




우리가 무남이재에서 시작된 오름질 끝에

둔덕같은 봉오리에 올라서자 핸드폰의 트랭글에서

빵빠레가 울려 둘러보니 코팅지에 무남봉이란 이름이 적혀있다.




무남봉에서 주월산 까지는 산책로 수준이라




우리는 밤을 보낸 주월산을 수월하게 올랐다.




그런후...

어젯밤 늦게 도착한 탓에 못 담았던 정상 인증삿을 남긴 후





패러 글라이더장을 걸어내려 숲속으로 몸을 숨겼다.




주월산 이후 꽃길은 이제 끝...

그래도 숲속길이 환상이라 아주 좋다.

이정표 또한 아주 잘 돼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다만 표기된 거리가 엉터리라 참조만 하고 그러려니 해야 된다.





방장산까지 걷다보면 고인돌을 볼 수 있던 숲속길은




이젠 지쳐서 힘들다 싶을쯤 통신탑이 설치된 방장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린 식사 대용으로 준비한 떡과 커피 그리고 맥주로 아주 호화로운(?)

점심식사를 끝낸 후 하산길에 들었다.





얼마후 우린 지금껏 걸어왔던

호남 정맥길과 이별후 진행방향 우측의 수남마을로 향했다.




수남마을로 향한 숲속길 또한 아름답다.

피톤치드 가득한 침엽수림을 빠저 나온 우리부부는

등로 옆으로 지천으로 널려있던 취나물과 고사리에 마음을 뺏겼다.

그걸보고 그냥 갈 수 없어 베낭을 내려놓고 나물 뜯는데 재미를 붙인다.

그런데...

어느순간 마눌님이 팽~ 돌아서더니 

둘이 사는데 뭔 욕심을 내냐며 그만 가자고 성화다.

헐~!

마눌은 항상 산나물 채취엔 금방 싫증은 낸다.

그러면서도 수확물은 다 퍼주며 온갖 인심은 자기가 다 쓴다.

그러면서 하지 마라건 뭔 심뽄지~? 

ㅋㅋㅋ




제법 산나물이 들어찬 봉지를 베낭에 넣은후 방장산을 내려서자

흐미~!

땡볕이 내리쬐는 시멘트길이다.

아~!

이런길은 진짜 싫다~!




그래도 주차장까진 걸어야 한다.

우린 걷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빠저 나와 아스팔트 도로를 타고 수남 주차장까지 얼마간 더 걸어야 했다.

도착하고 보니 오늘 걸은 거리가 제법된다.

오늘은 천상화원의 초암산 이후부턴 정맥길을 걷던 한쌍의 부부외엔 사람하나 볼 수 없었다.

덕분에 한적하고 아름답던 청정의 숲속길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것 같다.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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