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천 두타산 & 초평호 초롱길
산행일 : 2019년 02월14일(목)~15일(금)
누구랑 : 초록잎새랑
제1일차 : 2월14일 목요일
- 붕어마을~삼형제봉~중심봉~한반도 전망대 공원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오랫만에 진천의 두타산을 찾아든다.
늦은 오후 4시에 붕어마을에서 우린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초평호 한반도 전망대를 향한 입구엔 산불조심 깃발이 달린 차량이 주차돼 있다.
경방기간이라 통제 하려나 ?
아니나 다를까~!
불안한 걸음을 바삐 옮기던 우릴 향해
저만치에서 붉은 조끼를 입은 아저씨가 우릴 불러 세웠다.
"오늘밤 어디서 주무실려우~?"
"저기 보이는 데크에서요~!"
"내가 산불 감시원인데 버너로 불 피울때나 조심 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히유~!
다행이다.
하긴...
한가로운 주중엔 떼박만 아니면 어디든 너그러운 편이다.
붕어 마을에선
오늘의 목적지 전망대가 빤히 보인다.
그곳을 향해 곧장 걷다 보면
34번 국도를 통과하는 지하 통로를 빠저 나오게 되는데
지하도를 나오자 마자
산행 개념도가 세워진 입간판과 이정표가 우릴 맞아준다.
이정목에서 우린 삼형제봉을 향해 진행방향 우측의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속을 향한 등로는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길이다.
그러나 그건 잠시뿐...
올라선 능선이 좌측으로 꺽이자 곧바로 걷기 좋은 산책길 이다.
얼마후....
숲속길은 꼬부랑대며 한반도 전망대 공원을 향하던 도로와 다시 만났다.
그러나 그건 잠시 잠깐의 만남일 뿐이고
오른쪽 숲속으로 다시 방향을 튼 등로가 우릴 삼형제봉으로 이끈다.
오늘은 집을 나설때 부터 뭔가 찜찜한게 있었다.
그게 도대체 뭘까 ?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이런~!
헤드 라이트는 물론 조명등을 챙기지 않았다.
어쩌다 이런 실수를~!!!
나이가 들면 뇌 신경세포 뉴런의 수가 줄어든다.
또한 뉴런 사이의 정보 전달을 돕는 화학물질 분비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요즘 내가 부쩍 건망증이 심해진게 그 영향같다.
나도 한땐 참 총명하단 소릴 들었는데....
ㅋㅋㅋ
어쩌겠나~?
누가 오라한것도 아닌데 그놈의 세월이 야속할 따름이다.
요즘의 난 익숙한 것에만 집착하고 예전보다 고집과 화를 잘 낸다.
벌써부터 꼰대짓을 하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저절로 그렇게 되어간다.
큰일이다.
이것도 다 신경세포의 뉴런 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조명등을 챙겨오지 못한건 분명 내 잘못인데
은근히 함께 걷는 마눌님께 해가 짧으니 좀 더 빨리 걸어라
신경질을 부리고 있다.
흘깃 바라본 마눌님의 표정이 그래 그런지 굳어있다.
이궁~!
어느덧....
삼형제봉에 올랐다.
두타산에선 이곳의 조망이 하일 라이트다.
아래의 사진은 초평호에서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는 곳이다.
아무리 바빠도 삼형제 바위봉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우린 이곳저곳에 올라 멋진 조망을 감상하며
한동안 아름다운 풍광에 빠저 허위적 댄다.
삼형제봉은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전망데크가 있다.
그곳에 올라서자 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이곳도 하룻밤 묵어 가기엔 손색없는 곳이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처음 마음에 정한곳이 한반도 전망대 공원이라
미련을 떨치고 바쁜 걸음을 옮긴 우린
중심봉 삼거리에서 KT 통신대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전망대를 향했다.
드디어 도착한 초평호 한반도 전망대 공원...
멋지다.
나는 저 아래 데크에 자리를 잡고 싶었다.
그런데...
마눌은 뱅글뱅글 돌아서 올라간 전망대 타워에서 밤을 보내잖다.
마눌님이 원하신다면 뭐든 해 줘야 한다.
부지런히 칠성급 호텔을 짓고 있던 사이 벌써 해가 저문다.
집을 다 짖고 나자
그 새를 못 참고 홀라당 해는 넘어 가셨다.
갑자기 땅거미가 밀려든 산정에서 우린 저녁 성찬을 준비했다.
다른날에 비해 간단한 식단이다.
해물탕을 끓여 건더기를 건저 먹은 다음 우동사리를 넣고 끓여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것으로 우리의 소박한 저녁식사는 끝이 나고
이후엔 과일을 안주로 맥주와 담금주로
酒님을 섬겼다.
이날밤 조명등은 뭘로~?
이가 없슴 잇몸이다.
다행히 가져온 충전기가 빵빵하여 우린 핸드폰 조명등을 사용했다.
그러는 사이 점점 더 밤이 깊어진다.
주님의 은총덕에 우리의 정담은
한없이 너그럽고 부드럽게 이어지고 있다.
뭐~!
별다른 이야기가 있겠는가 ?
항상 하는 이야기는 자식들의 미래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다 라고 철학자 밀이 말했다.
그런면에서 보면
마음이 설레이는 일을 하고
그걸로 밥 먹고 사는게 성공한 인생 아니겠나 ?
내 아들들...
다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자란게 이날밤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이다.
흔들리는 삶 앞에서 번민하지 말자.
까잇거~!!!!
훌륭한 인생을 사는거 그거 별거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알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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