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통영 종현산 & 발암산
산행일 : 2019년 1월03일(목)~04(금). 1박2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산행지도)
(첫날 트랭글에 그려진 이동 경로)
1일차 : 2019년 01월03일 목요일
새해 첫 산행을 백패킹으로 시작한다.
오늘 우리가 정한 야영지는 자연을 벗삼아 하룻밤을 보내기엔 부담없는 곳이다.
오전 11시에 떠나 마지막 휴게소에서 점심 식사후 여유롭게 찾아든
통영의 수륙마을 버스정류장 맞은편에서 우린 산행을 시작했다.
이곳 수륙마을은 임진왜란때 질병으로 죽은
병사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수륙제를 지낸 연유로 얻은 지명이다.
오늘 코스는 종현산 정상아래
해바라기 전망대까지 걸어가는 해안 둘레길로 아주 편안한 길이다.
아무리 편한길이라 한들 그래도 산길은 산길이다.
초반 아주 잠시나마 힘겨운 오름질을 끝에 무명봉에 올라서자
시원스레 펼쳐진 남해바다가 반겨준다.
얼마후...
내림길에 접어들자 마자 갈림길을 만났다.
오른쪽 등로가 더 뚜렷해 그런지 선등하던 마눌님이 그곳을 향한다.
바로 불러 들인후 진행방향 좌측길로 가야 한다고 하자 영 미덥지 않은 표정이다.
얼러려~!
이젠 서방님도 믿지 못하겠단 말씀 ?
ㅋㅋㅋ
그곳은 미륵산으로 향한 길이 맞다.
사실 이런곳엔 반드시 필요한게 이정목인데 이상하게도
이정표는 물론 씰데없이 곳곳에 나부끼던 시그널 조차 이럴땐 보이질 않는다.
그야말로 딘장 간장 우라질 레이션이다...
초반 흐릿한 등로 때문에 마눌님이 불신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던 등로는 그러나 곧바로 뚜렷하고 걷기좋은 오솔길과 만났다.
그 등로를 따라 내려서다 진행방향 우측의 미륵산이 보일때면
곧바로 능선을 싹뚝 잘라먹은 1021번 산양일주 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숲속의 등로는 그 도로를 향한다.
도로에 내려서면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군 부대다.
등로는 군부대 막사 옆의 데크로 이어지는데
산행을 좀더 짧게 하려면 통영공설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이곳과 연결 된다.
군부대를 뒤로 보낸후
한동안 등로는 평탄한 산책길을 걷게 되는데
진행 방향 좌측으론 계속하여 남해바다가 보인다.
그렇게 걸어가다 우린 첫번째 전망데크를 만났다.
갖은게 시간뿐인 우린 오랫만에 박베낭을 내려놓고
다리쉼을 하며 아름답게 펼쳐진 남해바다의 풍광에 젖어든다.
전망데크 아래엔 통영등대 낚시공원이 내려다 보이고
바다 건너엔 한산도가 그리고 그 뒷편엔 거제도의 산들이 아름답다.
사실 이곳도 야영하기 좋은 장소라 은근 끌렸다.
그러나 짐을 풀기엔 지금 현재 시간이 너무 많아 우린 계획된 곳을 향했다.
한겨울이라 하나 남쪽은 역시 다르다.
등로엔 푸르름을 간직한 나무들과 양치류의 식물들이 무성하다.
그길을 걷던 초록잎새가 그런다.
마치 예전 키나발루 등정때 분위기 같다나 뭐라나 ?
터덜터덜 걷던 우리에게 또다시 조망데크가 반긴다.
그냥 스쳐 지나려던 초록잎새를 세웠다.
"당신 말야~!"
"저런걸 만든분들 성의를 무시하는건 옳지 않아요~"
그러자...
마눌님은 간식을 꺼내 놓으며 당연 이런곳에선
이런걸 드셔줘야 예의에 어긋남이 없다며 한술 더 뜬다.
헐~!!!1
조망데크에서 한동한 다리쉼을 하는동안
연신 고깃배는 물론 여객선이 분주히 오고 가는게 확인된다.
하긴...
통영항에서 떠나는 한산도,연화도,욕지도,사량도,비진도 등등....
인근의 섬들을 운항하는 숱한 여객선들이 이곳을 지날게 뻔하니 그럴만도 하다.
이후 우린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을 꾸준히 걸어간 끝에
종현산과 영운리로 갈리는 갈림길을 지나자 마자
깍아지른 듯 솟아오른 암릉위에 자리한
해바라기 전망데크에 도착하여 두동의 텐트를 설치했다.
한동은 숙소 그리고 한동은 주방용으로...
칠성급 호텔의 정리가 끝나자 할일이 없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다.
시간 때우긴엔 멍~ 때리기가 쵝오...
초록잎새가 바라보는 저 섬이 방향으로 보면 용초도와 비진도가 확실하고....
한산도 뒷편을 디카로 땡겨보니
오똑 솟아오른 거제의 산중 그 생김새로 짐작 하건데 저건 산방산이다.
멍~ 때리기도 이젠 질렸나 ?
마눌님이 산책이나 다녀 오잖다.
그래서 우린 해안가로 향한 원목데크를 내려선 다음
저멀리 이운마을에서 시작하는
삼칭이길 5코스 명물인 복바위와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큰 돛을 달아
함선이 전진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돛단여 바위를 확인했다.
어느새 우리의 발걸음이
해바라기 전망대가 세워진 암릉의 해안가를 돌아
보금자리로 귀착한 후 먹거리를 준비한다.
먼저 우린 연어회와 솔잎주로 살짝 몸을 덥힌다.
그런후...
구수한 비지장을 끓여 든든한 식사를 하던중 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석양이 붉게붉게 하늘을
물들여 놓더니 급속도로 어둠이 밀려들자 추위가 몰려온다.
한겨울의 밤은 참으로 길다.
그 긴긴밤을 보내려면 酒님의 은총을 입어야 편안하다.
그 준비로 마눌님이 감자전을 붙여냈다.
솔잎주는 이미 떨어진지 오래....
그러나 걱정은 없다.
나는 알콜에 무한정 약한 효율성 좋은 체질이라
감자전과 함께 마신 와인 한잔으로 편안한 밤을 보장 받았다.
아웅~!
알딸딸한 정신이라 그런지
오늘밤은 더욱 더 알흠다운 바미에용~!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2일차 : 2019년 01월04일 금요일
긴긴 겨울밤을 포근히 보낸 이른 새벽...
뱃고동을 울리며 연신 오가는 여객선과 고깃배의 소음에 일찍 일어났다.
벌써 남해바다는 여명을 준비중이다.
사위는 훤히 밝았다.
그러나...
아기 햇님은 아직도 한산도 뒷편에서 미적대고 있다.
그러다 어느순간....
눈이 부실 정도의 강렬한 빛을 쏟아내며 일출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어찌보면 좀 허망할 정도다...
바닷가에 왔으면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봐야 하는데 좀 아쉽다.
여긴 일몰과 일출을 다 같이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잔뜩 기대를 했는데
산 능선으로 해가 뜨고 지는 지형이라 바다에서 떠오르고 지는거에 비해 감흥이 떨어진다.
얼마후...
우린 조반으로 떡국을 끓여 식사를 끝냈다.
그런후 하룻밤 정든 이곳을 정리후
어제 걸어 내렸던 그곳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되돌아 가는길은 그냥
해안가를 따라 무작정 걸어만 주면 된다.
이길은 일명 삼칭이 둘레길로 5코스다.
임진왜란 이후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이운마을에
三千鎭(삼천진)을 설치했는데 와전되어 삼칭이라 불렸다 하여 삼칭이 둘레길이다.
삼칭이 둘레길은 낚시공원을 지나
통영공설 해수욕장의 뒷편
수륙마을 골목길을 통해 가파른 언덕을 낑낑대며 올라서면
산양일주 도로를 만나게 된다.
그곳이 전날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버스 정류장 건너편이다.
저것 좀 보소....
조금만 더 내려서면 되는 횡단보도를 무시한채
무단횡단을 하시는 초록잎새는 정말 옳지 않아용~!
그래도 뭐라 하면 딥따 승질을 내니 그냥 참아야 한다.
앞으론 제발 저러지 말아슴 좋겠다.
왜~?
나에겐 정말 소중한 당신 이니까.
오홍~!
닭살 돋았다구라~?
진심이다.
난 강철 심장이라 여지껏 견디고 있는 중이다.
어느땐 무심코 바라본 초록잎새의 모습에
아직도 난 신혼때처럼 설레임으로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떨린다.
ㅋㅋㅋ
우야튼 이곳에서 우린 종현산 끝자락의 해바라기 전망대 야영을 끝냈다.
산행을 끝낸 시간이 오전 9시30분...
그냥 귀가 ?
절대 그럴 수는 없다.
먼길을 왔으니 본전은 뽑아야 한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지난번 야영을 한 삼봉산 앞에 있는 발암산이다.
사실 이곳은 조망이 빼어난 곳이라 야영을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야영지로 마땅한 곳이 없고 인근의 주민들이 수시로 올라서는 곳이라 포기했다.
그 욕심 때문에 결과적으론 박지와 연계한 산행지가 잘못 됐다.
삼봉산과 발암산 그리고 종현산과 천암산 조합이 이동거리가 짧아 더 효율적이다.
(제석봉~발암산 등산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동선)
오늘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용봉사 까지는
여유롭게 운전해도 30분이면 충분한 11km 남짓되는 거리다.
우리는 주차하기 좋은 통영시 농업기술 센터에서 산행을 준비했다.
통영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용봉사는 뻔히 보여 찾아가긴 쉽다.
제석봉을 향한 등로는 용봉사 입구 좌측으로 열려있다.
이곳 용봉사엔 와불이 유명하다.
한번 들려보자는 나의 말에 초록잎새는 당신이나 다녀 오란다.
그럼 나도 그냥 패쓰~
어느새 발걸음이 용봉사 뒷편의 얕으막한 향교봉에 올라섰다.
그곳엔 서래야님의 코팅지가 걸려있다.
산의 이름과 봉의 명칭은 국토 지리원의 위원회에서 협의하여 결정한다.
전 등산중앙 연합회 회장을 지내신 강회장님도 그 의원회 회원이시다.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현실에 맞게 산과 봉오리의 명칭을 개칭한다.
대표적인게 어감이 좋지 않던 저승봉을 미인봉으로 바꾼게 그 위원회의 결정였다.
한번 참석할때 마다 위원들에게 지급되는 쩐(?)도 상당하다 들었다.
그 위원님들은 서래야님께 그 수당을 나눠줘야 할 것 같다.
ㅋㅋㅋ
하여간에 무명봉에 대한 이름을 붙이는 것에 대한
산꾼들의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나 우야튼간에 그 성의는 대단하다.
이곳 향교봉도 서래야님의 작품인줄 알았는데 지도 검색을 해 보니
향교봉으로 나와 있는걸 보면 향교봉은 정식 명칭이 맞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능선길은 완만한 육산이 부담없어 좋다.
걷다보니 용호리로 향한 이정목을 만났다.
마눌님이 그런다.
당신 이름은 전국 어디든 다 깔린것 같네용~!
평탄하던 등로가 어느순간 경사도를 높인다.
그런데...
등로 한가운데 염소 가족이 나들이를 나오셨다.
방목을 한건지 우리를 탈출 한건지 ?
우리가 다가서자 거리를 두고 물러서더니 빤히 처다본다.
걷다가 바위틈에 소금을 뿌려 놓은걸 보면 방목으로 키우는 염소가 맞다.
얼마후..
가파른 등로을 올라서자
오우~!
발아래엔 용호리 마을과 그 넘어엔
올망졸망 섬들이 흩어져 있는 남해바다가 펼쳐진다.
그 섬들중 다른건 몰라도 사량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성능좋은 망원렌즈가 장착된 디카라면 윗섬과 아래섬을 연결한 대교도 보일것 같다.
제석봉은 능선에서 좀 비켜나 진행방향 우측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했다.
드디어 도착한 제석봉....
사실 여기서 한밤을 지세우고 싶었다.
제석봉 정상엔 통영시내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정자가 있고
주위엔 넓다란 평상에 그네까지 메달아 놓았다.
그만큼 많은 시민들이 많이 찾는곳이란걸 증명하듯
우리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손에 든것 하나 없는 산책객들이 연신 다녀갔다.
정자에서 아주 가까이 내려다 보이는 저 세 봉오리가 삼봉산이다.
그곳에서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방금 우리가 올라선 능선 좌측에 우뚝 솟은게 미륵산이다.
제석봉의 조망이 황홀하다.
마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다.
사실 통영과 거제의 숱한 명산에 가려 있어
알려지지 않았을뿐 어느 명산 못지 않을 풍광이다.
우린 쉽사리 그자리를 뜨지 못한채
정자로 쏟아져 내리던 따사로운 햇살에 앉아 간식을 들며 조망을 마음껏 즐겼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석봉에 그 흔한 정상빗돌 하나 없다.
그 서운함을 대신한 준희님의 아크릴판에 세긴 제석봉 279.1m가 그래서 더 돋보였다.
다시 시작된 걸음....
그 훌륭하고 아름답던 남해바다의 풍광을 울창한 숲속이 꽁꽁 숨겨둔다.
어느덧....
좌진마을로 향한 갈림길 입구의 암수바위를 스처 지났다.
그러던 등로가 261봉을 향해 경사도를 높이더니
암릉의 조망터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와우~!
지긴다....
발아래 좌진포 마을을 넘겨 바다 건너가 법송리다.
저곳이 아무래도 눈에 익은건 우측에 큰산이 있어 그렇다.
작년 봄날에 우리와 산산형님 부부가 함께 봉화산 전망데크에서 한밤을 보낸 후
큰산~장막산~매봉산~봉화산까지 종주를 했던곳이 저곳이다.
큰산 뒤로 보이는 섬이 그 유명한 사량도..
차마 발길을 돌리기 어렵던 멋진 조망터를 등진다.
그러자 또다시 숲터널 속에 빠진 우릴
다둥이 소나무가 잠시 잡아챈다.
바쁠게 없으니 이런곳엔 증명사진을 남겨야 한다.
드디어 도착한 발암산 정상.....
산불감시 초소 아저씨가 우릴 반갑게 맞아 주신다.
발암산 정상엔 커다란 암봉이 차지하고 있다.
그 위에서 바라본 조망이 오늘의 하일 라이트가 되시겠다.
한겨울 칼바람도 잊은채 우린 한동안 망연자실 자연이 그려놓은 예술품에 빠저 허위적 댄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린 우리....
너무 추워 그런가 ?
이미 때를 넘긴 시각인데 밥 생각이 없다.
발암산을 뒤로한 우린 한동안 체온을 올리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얕으막한 야산 정도의 능선길이 계속된다.
그러다 좌측의 편백나무 숲 군락과 어울리지 않던 반대편 우측의 염소농장을 지나
등로는 죽림마을을 향하는데
어느순간 무명봉에서 길이 나뉜다.
역시 이번에도 초록잎새가 뚜렷해 보이던 우측길로 들어서고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후 지도를 꺼내보니 좌측길이 맞다.
사실 이런곳에 이정목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러니 한건 반드시 있어할 곳엔 이정목이 없다는 거다.
딘장~!
좌측길을 택해 능선을 걷다
울타리를 친 한마음 선원을 만나면 제대로 길을 찾아 온거다.
한마음 선원을 향한 도로를 건너 능선은 이어진다.
능선 좌측 아래엔 고속도로 북통영 나들목과 통영 시가지가 내려다 보인다.
능선길은 헬기장을 지나
움푹 패인 폐광산 주위의 돌탑을 거처
신애원 입구로 내려서자 우린 비로소 산행을 끝낼 수 있었다.
이젠 차량이 주차돼 있던 농업기술 센터를 찾아간다.
도심에선 길치인 산찾사를 대신하여 이번엔 초록잎새가 길을 선도했다.
무사히 도착한 주차장...
산행하며 간간히 섭취한 간식 때문였나 ?
그다지 허기가 느껴지지 않던 우린 대전을 향하며
새해 첫 산행으로 떠난 1박2일 백패킹을 무사히 끝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공감 하트로 대신하여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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