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통영 삼봉산 & 천암산
산행일 : 2018년 12월22일(토)~23일(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제1일차 : 2018년 12월22일 토요일
- 용남면 사무소~일봉산~이봉산~삼봉산에서 야영 -
(산행지도)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우린 잊고 산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조건으로 옥스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
마이클 아가일은 인간관계,일,여가 세가지를 꼽았다.
그 세가지중 우리부부가 제일 잘 하는건 아무래도 여가 생활이다.
그럼 제일 어려운건 ?
나뿐만 아니라 다들 인간관계를 꼽을것 같다.
지금껏 살아오며 나는 인간관계로 인해 삶이 힘들때마다
여가생활로 택한 산행으로 위로받고 풀을수 있었다.
그러니 산행이 나에겐 행복의 비결이다.
그 행복을 위해 우리부부는 오늘도 집을 나섰다.
집 떠난지 2시간30분만에 통영의
용남면 사무소에 도착한 우린 산행을 준비한다.
면사무소 도로 건너편 공터엔 무료 주차장이 있어
삼봉산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하고 끝내는 원점휘귀가 좋겠다.
산행 들머리가 되는 일봉산을 향한 길은 주차장에서 면사무소를 바라보고
좌측으로 들어선 뒤 달포큰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다 보면 고속도로와 나란히 걷게 되는데
청구 아파트와 연결된 지하통로를 지나면
비로소 일봉산을 향한 배수로옆 계단길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다 올라서면 산행
조감도가 그려진 안내도가 건식돼 있는 임도와 만난다.
그곳에서 몸을 돌려 올라선 방향을 내려보자
고속도로를 넘겨 청구 아파트 단지와 남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임도에서 시작된 등로는 초반부터 가파르다.
그러니 박베낭을 멘 채 얕으막한 야산이라 깔 보면 큰코 다친다.
얼마후...
우리부부는 겉옷이 무장해제를 당한다.
이거 겨울날씨 맞어~?
산행한지 얼마안돼 벌써부터 땀 범벅이다.
다행히 빡센 오름질의 등로라지만 역시 동네 뒷산였다.
불과 몇십분만에 우린 일봉산 정상에 도착했다.
잠시 등짐을 내려놓고
남해바다와 산 그리메의 풍광에 젖어든 우린
한동안 풍광을 즐긴 후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늦은 시각이라 해지기전 박지에 도착해야 한다.
더구나 오늘은 일년중 밤이 제일 긴 동짓날이라 해가 짧다.
어느덧 발걸음이 헬기장을 넘기고
체육시설이 있던 넓은 공터를 지나
이봉산을 올라채기 시작하자
그간 살이에 시달려 지친 가슴속으로 시원하고 맑은 숲향기가 가득 찼다.
하아~!
비로소 살 것 같다.
그래...
바로 이맛이다.
어느덧 이봉산을 넘긴 등로가 내리막길로 들어서다 방향을 좌측으로 틀더니
다시 오름질을 시작했다.
그러다 등로가 돌탑에 넘기자
짜잔~!!!!
산불감시 초소 아래로 시원스레 펼쳐진 풍광이 맞아준다.
다왔다.
이곳이 우리가 하룻밤을 지새울 명소가 되시겠다.
그런데...
헐~!
산불감시 초소엔 감시원이 계셨다.
12월15일까지 경방기간이라 감시원이 없는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다행히 이분은 너그럽다.
이런곳을 어찌 알고 오셨냐며 내 베낭을 들어보며
관심을 보여 주시더니 우리의 차량번호만 메모후 야영을 허락해 주셨다.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이동 동선)
쉘터를 치고 그안에 텐트를 들어 안치는 동안 벌써 해가 저물었다.
해가 저물자 시내의 건물들이 불을 밝힌다.
멋지다.
별 수고로움 없이 올라와 이런 야경을 볼 수 있는곳이 얼마나 될까 ?
참 멋진 곳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빛은 더 영롱하니 야경은 황홀해 진다.
아직 오후 6시가 안된 시각인데 이미 한밤중이다.
어느정도 정리를 끝낸 이후부터 마눌님이 분주해 지셨다.
멋진 야경엔 와인이 제격이라나 ?
마눌님이 선보인 산중의 첫 메뉴가 닭가슴살 샐러드에 와인이다.
결혼은 긴 대화이다 라고 했던
니체의 말이 무색해질 만큼 세상의
모든 부부들은 세월이 갈수록 침묵의 동반자가 되어 간다.
그러니 니들 부부도 ?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우리부부는 절대 그런적이 없다.
그럴수 있었던 것은 이런 컨셉의 우리 부부만의 산행이 큰 역활을 했다.
이렇게 백패킹을 할땐 아주 속깊은 이야기까지 저절로 나온다.
닭가슴살 샐러드와 와인 몇잔에 우린 숱한 대화가 이미 오갔다.
그러는 사이...
울 마눌님의 메인 요리가 완성됐다.
바로 수육이다.
보통 수육이 아닌 물없이 삶아낸 수육이라 맛은 물론 풍미가 최고다.
일체의 물없이 그냥 맨아래에 솔잎만 깔고 월개수 잎을 몇장 넣은 후 화력을 낮게하여
한시간을 끓여내면 잡냄새가 제거된 채 솔향이 짙게 벤 육즙이 살아있는 수육이 완성된다.
산에만 오면 과식을 하게 된다.
하여...
이번엔 1인 200그램씩 정량만 준비했다.
잘 익어 썰어낸 수육은
꼬들꼬들하게 뭍힌 무우 말랭이와 새우젖
그리고 고추와 마늘을 쌈에 싸서 한입에 우겨넣고 먹어야 제맛이다.
깔끔하게 수육을 비워낸 우리 부부...
이젠 정상 이곳 저곳을 누비며 야경을 즐긴다.
오늘은 보름달인데 구름이 잔뜩하여 볼 수 없다.
별도 달도 없는 하늘이나 그 아래엔 불야성의 야경이 있으니 이만해도 바랄게 없는 풍광이다.
그렇게 한밤을 보내던 또 초록잎새가 마지막 식단을 준비한다.
ㅋㅋㅋ
집에선 거들떠 보도 않던 라면이다.
배가 부르니 딱 한개만 끓여 맛만 보기로...
역시...
산중에서 먹는 라면은 참 유별나다.
예전 군대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몰레 뻬치카에서 끓여먹던 라면맛과 동급이다.
먹거리는 이젠 끝...
아항~!
하나가 남았다.
진하게 커피를 끓여 우린 야경을 내려보며 향을 즐겼다.
참으로 부러울게 없는 세상이 펼쳐진다.
이런 삶이 바로 우리부부가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깊은밤....
아주 잠깐 달님이 외출을 나오셨다.
예쁘다.
구름도 더 걷혀 별님도 나오면 좋으련만...
욕심이 과했던가 ?
이젠 그만 숙면에 들기로 한 우리...
세상 부러울것 없는 칠성급 호텔의
원앙금침에 몸을 들여놓은 순간 숙면에 든다.
제2차 : 2018년 12월23 일요일
- 삼봉산~임도 삼거리~미진 이지비아 아파트~용남면 사무소 주차장 -
지난밤...
겨울비가 내렸다.
한밤중 쉘터를 두두리는 빗소리에 잠이 깬 우린 한동안 잠들지 못했다.
겨울답게 눈이 내려 흰눈이 세상이 다 덮고 있는 풍광였다면 더 좋으련만~
빗소리가 운치는 있지만 야영후 철수를 하려면 아무래도 귀찮다.
다행히 아침이 되자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가 그친다.
고실하게 지은 백반으로 아침식사후....
깔끔하게 뒷정리를 끝낸 우린
서둘러 하산길에 든다.
하룻밤 정이 흠뻑 든 삼봉산은
새해 시산제를 지내면 참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
왕복 6키로의 짧은 거리에 편안한 등로이면서 풍광은 정말 좋은곳일 뿐만 아니라
시산제를 끝낸후엔 가까운 중앙시장에 들려 싱싱한 회 한점까지
맛 볼 수 있어 일석삼조의 산행지란 생각이 든다.
삼봉산을 넘긴 내림길의 등로엔
촉촉하게 젖은 낙엽의 촉감이 부드러워 좋다.
역시 여긴 남쪽나라가 맞다.
이젠 우리나라도 아랫녁은 아열대의 기후로 들어선듯
숲속엔 푸르름을 간직한 식생들이 분포돼 있슴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발걸음이 임도 삼거리에 닿는다.
임도는 우리가 처음 산행을 시작한 일봉산 들머리까지 갈 수 있다.
스멀스멀 피어올린 운무에 휩싸인 임도길을 걸어가다
이봉산 아래 체육시설이 설치된 공터로 연결된 사거리에서 좀 더 직진 하던 우리는
임도길과 이별후 미진 이지비아 아파트로 연결된 오솔길을 걸어 내렸다.
오솔길이 끝난 이지비아 아파트 뒷편에서
용남초교를 거쳐 면사무소까진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한다.
그런길이 싫다면 임돗길을 좀 더 걸어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들머리에서
역으로 면사무소까지 되돌아오면 된다.
(삼봉산 내림길의 이동 동선)
삼봉산 산행을 끝낸 우린 조망이 좋은것으로 알려진
다음 산행지 천암산을 향해 대략 10여분 거리의 갈목마을로 향했다.
다음편은 황홀한 조망산행 통영.천암산 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공감 하트를 대신하여 주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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