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집현산

산행일 : 2019년 1월22일 화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생비량 유래비~집현산~부봉~장군봉~구시봉~까치봉~생비량 유래비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동선)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란 노랫말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그는 그 젊디 젊은 나이에 멀어져 가는

청춘의 허무함을 노래 했는지 나로썬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올해 육십이 되서야 문득 살아온 지난날을 되 돌아보니 저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서른즈음 ?

ㅋㅋㅋ

내가 그 나이엔 청춘이고 지랄이고 힘겨운 살이에 그런걸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이제야 좀 여유가 있어 내 자신을 돌아보니

히유~!

왜그리 저 노랫말이 절절하여 눈물이 슴벅슴벅 가슴을 적시는지 ?

저 노래 제목은 서른즈음이 아닌 육십즈음이 맞을것 같다.

내가 많이 외로운가 보다.

문득 되돌아보니 다들 떨어져 나가고 홀로 된 듯한 이 느낌을 뭐라 해야 할지 ?


산다는 게 다 그런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란 노래다.

그런데...

후렴구에 나오는 아모르 파티가 도대체 뭐야 ?

그래서 찾아 보았다.

Amor fart (아모르 파티) : 일어나는 모든 것을 단지 수용만 하지 말고 사랑하라.

즉 운명을 사랑하란 의미였다.


요즘 내가 왜 이럴까 ?

마눌님이 그런다.

어째서 요즘엔 구질구질 청승맞은 옛 노래를 듣냐고...

나도 모른다.

예전엔 몰랐다.

그런데 요즘엔 다시 듣는 뽕짝의 노랫말이 죄다 내 가슴을 콕콕 찌른다.

그나저나 이궁~!

엣따 모르것따~!

나도 이젠 아모르 파티다.

그래~!

운명을 사랑하자.

그래서 난 이른아침 말간 해가 떠오르던 도심을 탈출했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된대서 달려간 곳... 

산청군 생비량면으로 장난교를 건너자 대둔마을이다.

다리 입구엔 비량이란 승려의 덕을 기리는 생비량 유래비가 있다.




그곳 공터에 애마를 주차 시킨후

생비량 유래비 맞은편에 건식된 집현산

안내도를 보며 마눌님께 오늘 우리의 계획된 코스를 확인시켜 준 뒤. 

 



대둔마을 입구 우측의 농로를 따라 숲속에 들자

초반 밤나무 단지의 언덕길이 끝나며 솔숲 오솔길이 맞아 주는데

오우~!

등로가 기막히다.

한마디로 실크로드....

 



솔숲 오솔길엔 향그런 솔향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오늘도 불청객 미세먼지가 예보된 날씨다.

그러나...

걷다가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푸르러 맑고 투명하다.




솔잎이 깔린 부드러운 육산의 등로가 길고 길게 이어지다




어느순간 지속적인 오름길로 바뀌더니




전망데크가 갖춰진 집현산 정상에 이른다.




집현산 정상엔 그간 송림숲속이 꽁꽁 숨겨 놓았던 풍광이 펼쳐진다.

그런데 많이 아쉽다.

그놈의 미세먼지에 방해 받은 조망이라

저멀리 아스라히 지리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틀전 대한을 넘겨 그런가 ?

오늘따라 햇살의 따사로움이 봄날 같다.

정상의 데크엔 탁자도 있어 그곳에서 우린 점심을 맛나게 드셔준 후 길을 나섰다.




정상을 등진 얼마후...

광제산으로 향한 갈림길 삼거리엔 돌탑을 쌓았다.




그 돌탑엔 진주시 최고봉 칠평산 삼면봉이라 써있다.

여기부턴 지명이 진주시에 속하나 보다.




잠깐 주위의 풍광을 디카에 담는 사이

얼러려~!!!

초록잎새가 광제산을 향하고 있어 불러 세웠다.

다닥다닥 그쪽 방면에 붙은 시그널을 보고 당연 그곳으로 가는줄 알았나 보다.

ㅋㅋㅋ

일껀 오면서 반대편 능선을 가르키며 저곳으로

내려 올거라 말해줬건만 서방님 말씀을 콧등으로 들었나 ?




오늘은 그저 솔숲 오솔길을 걷는 맛외엔 볼거린 별로 없다.

그래도 난 이런길이 참 좋다.

한차레 길게 내려서던 오솔길이 무너미재를 넘겨 다시 오름질이 시작되다




오봉 삼거리를 만났다.




오봉 삼거리엔 가는 길손

쉬어가란 정자가 세워져 있어 잠시 마른 목을 축이며 힘을 비축한 우린




지속적인 솔숲 오솔길의 오름길을 걸어올라




집현산 부봉에 올라섰는데

사람이 그리운 산불 감시원이 반갑게 우릴 환대해 주셨다.

 



그분 덕분에 정상석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얻고...




우리가 걸어온 솔숲 오솔길 보다 더 좋다며

저 아래 용석 저수지의 좌,우측 능선을 걸어 오르는

원점휘기 산행을 추천 받았는데 이곳 인근의 산꾼들은 저 코스를 더 선호한다 하셨다.





산청군에 속한 1봉의 집현산 정상보다

3봉인 이곳 부봉이 조망권으론 더 정상다운 풍모를 갖췄다.

솔숲의 오솔길 또한 완만하고 걷기 좋으니 언제 시간이 허락되면

이번엔 저 아래 응석사에서 올라 한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3봉인 부봉 바로 아래에 자리한 

넓직한 헬기장을 지나자 임도수준의 등로가 장군봉으로 우릴 이끈다.

 



등로는 진행방향 우측으로 

웅석사와 월명암을 향한 두차레 갈림길을 지나

막바지엔 가파른 오름질로 잠시 우리 부부를 힘겹게 만들더니




곧바로 장군봉으로 우릴 데려다 놓았다.

장군봉 정상엔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 있고 그 옆엔 

둥글게 원형으로 돌담을 쌓았는데 그 안쪽엔 동봉과 장군봉의 빗돌이 각각 세워져 있다.

  



장군봉에선 무너미재 사이로 2봉과 3봉인 부봉이 가깝게 조망된다.




장군봉을 넘긴 우린 연이어 구시봉과




까치봉을 넘길 동안 솔숲 오솔길을 오르락 내리락 걸어 내렸는데




이후부터 완만한 내림길의 송림숲 오솔길은




마지막 얕으막한 무명봉을 앞에두고 방향을 좌측으로 튼다.





능선길은 대둔마을을 좌측에 두고 길게 이어지다.




대나무 군락지로 만나면




대둔마을이 지척으로 

송림숲으로 이어지던 집현산 산행이 비로소 끝났다.




(산행모습을 담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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