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서천 월명산 & 희리산

산행일 : 2018년 11월27일(화)~28일(수)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1일차 : 2018년 11월27일 화요일  

-월명산 주차장~능선 갈림길~고니바위~월명산 정상 1박



이른아침 퇴근.

온몸이 찌푸둥하다.

누워만 있슴 오히려 더 처진다.

잠깐 눈만 붙인후 일어나 미리 주섬주섬 베낭을 챙겼다.

오늘은 힘 한번 불끈주면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동네 뒷산의 수준이고 가까운 곳이라 점심식사후 느긋하게 떠난다. 


 (월명산 개념도)



비인 중학교를 입력하자

네비양이 친절하게 이곳으로 안내했다.

바로 코앞 도로 건너편 소방서엔 소방사들이 서성대고 있다.

베낭을 내리던 마눌님이 그런다.

"경방 기간인데 이런 베낭을 보고 저분들이 잡으면 어떻해 ?"

쓰잘데기 없는 걱정 집어 치우라며

보무도 당당하게 앞장서는 나를 따르는 마눌님이 종종댄다.

"당신~!"

"쫄았냐~?"

ㅋㅋㅋ




마을로 향한길을 곧장 오르자

등산로라 표기돼 있는 이정표가 오른쪽 둔덕을 가르킨다.

그곳을 향한 등로옆은 꽃밭이 조성돼 있고 무료 포토존이란 팻말이 달렸다.

꽃밭엔 겨울로 향한 지금이야 추레한 몰골이나 한때 미색을 뽑내던 화려함이 엿보인다.




둔덕에서 등로가 좌측으로 꺽이며 경사를 서서히 올린다.

등로옆엔 한줄기 바람에도 대숲이 일렁이며 사각대는 소리가 듣기 좋다.




솔잎이 깔린 등로가 부드럽고 넓직하다.

걷는 사이 종종 유명인의 명언을 적은 글귀가 걸려 있다.

그런데...

그런 글귀보다 위트 넘친 저 글이 난 더 좋다.

느닷없이 마눌을 향해 외쳐본다.

"임자~!"

"사랑해~!"

놀란 토끼눈으로 나를 처다보던 초록잎새가

내가 가르킨 곳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웃음을 터트린다.

"저도 林(임)자 사랑해요~!"




얼마후...

월명산 정상을 향한 등로가 나뉜다.

우린 좀 더 돌아가야 하는 우측의 고니바위로 향한다.

도착한 고니바위엔 작은 돌 무더기 외엔 별 특징이 없다.

고니바위가 무슨뜻 ?

그곳 오석의 빗돌에 쓰여있던 내용을 보면

땅에서 그려서 노는 바둑으로 장기나 바둑의 원초적 행태라고 한다.

월명산에서 산성을 지키는 병사들이 내려와서 쉴때 이곳에서 고니를 두고

갔다는 설과 비인읍내 시장을 넘던 성산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고니를 두며 쉬었다고 한다.




고니바위를 지나며 등로가 거칠어 진다.




다행히 험한 등로엔 박베낭의 힘겨움을 원목계단이 덜어준다.

 



아주 짧은 산행이라 하더라도 힘겨움은 매 한가지...

한고비를 올라챈후 가쁜 숨소리를 잠재우려 잠시 발걸음을 멈춘

내 시선이 사무엘 스마일스의 명언에 머문다.

흠~!

운명을 바꾸려면 성격을 바꾸라고 ?

태생이 그런데 어찌 그게 쉽게 바뀌노~!!!!

ㅋㅋㅋ

칼 융이 이런말을 했다.

'무의식이 정하는 삶의 방향이 운명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 생각들이 100% 자기 자신한테 돌아온다는 말이다.

결국은 자기 할 나름이란 말씀인데...

살아가며 절실하게 내가 느낀건 그러나 삶은 절대로 공정하지 않다란 사실이다.

그것은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성격탓도 아니다.

단지 시스템이 그렇게 굴러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포기하라 ?

아니다.

어짜피 살아내야 하는 살이라면 피해 의식을 버리고

냉철한 현실인식과 자신감으로 자신이 처한 시스템을 받아 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긍정의 힘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상이 가까울 수록 펼쳐진 조망은 좋은데

헐~!

오늘도 위험수준의 미세먼지가 옥에 티다.

아주 가까운 서해바다가 희미하다.




우린 막바지 힘을 내 본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부부는 정상에 섰다.

산행한지 딱 45분만에...

그것도 놀며쉬며 온갖 해찰 다 떨며 올라온 시간이다.




올라온 수고로움에 비해 그러나 조망은 황홀하다.

단지 아쉬운건 미세먼지....

한없이 바다를 내려 보던 초록잎새가 깔끔한날 다시 올라오고 싶단다.

꼬렉~?

그러지 모~!




일찍 올라오니 참 좋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다.

먼저 쉘터를 친후 그안에 텐트를 들여놓고 나자

마눌님이 주안상을 준비한다.




그사이 나는 이리저리 정상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얼마후...

마눌님이 준비한 주안상을 마주한 우린

감칠맛 나는 메밀 부꾸미를 안주로 酒님을 모셨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해가 저문다.

오늘은 황홀한 노을에 대한 기대를 애당초 접었다.

그래도 일몰은 서해바다인데...

미련이 남아 그런지 더 아쉽긴 하다.

여긴 정말 멋진 조망터라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흐~!

얄미운 미세먼지....




오후 6시도 안돼 사위는 어둠에 감긴다.

그러자...

마눌님이 본격적인 주메뉴를 선보였다.

수육을 삶은 동안엔 향기로운 솔향이 짙게 풍겨난다.




오늘 주메뉴는 지난주 김장할때 남겨진 수육이다.

그때 먹던 맛보다 오늘이 훨~ 맛나다.




요렇게 싸서 한입에 넣으면 ?

캬~!

요놈이 酒님을 사정없이 부른다.




기나긴 겨울밤을 보내려면 길게 버텨야 한다.

배도 꺼출겸....

정상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야경을 감상하던 우리는





또다시 2차를 준비하여

배가 빵빵하도록 식도락을 즐겼는데...




울 마눌님 보소...

그렇게 드셔주고도 이것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라면을 또 끓여 달랜다.

누구의 청이라고 거부를 할까 ?

곧바로 파 쏭쏭~ 넣고 새우 한웅큼을 넣어 끓여 내자

오우~!

울 마눌님 게눈 감추듯 흡입을 하셨다.

평소엔 절대 볼 수 없던 胃大함에 새삼 나는 놀랬다.

ㅋㅋㅋ




술에 약한 나는 먼저 떨어져 누웠다.

내가 잠깐 잠든사이 마눌님은 핸폰으로 혼자서도 잘 놀아요~를 입증하다

이내 텐트에 입성하더니 곧바로 꿈나라로 직행 하셨다.





그때부터 난 잠을 이룰수 없었다.

딘장~!




그러니 어쩌나..




이곳저곳 정상을 배회하다 보니

조선의 쪼다 국왕중 하나인 인조를 무릅 꿇린 장수

용골대가 이곳 출신이란 믿거나 말거나의 전설을 확인수 있었다.




달빛이 내려앉은 정상엔 어느새 날을 넘기고 있다.

그때까지 잠을 못 이루다 들어선 칠성급 호텔이 아늑하다.

그 덕분에 어느순간 나는 달콤한 잠에 들었다.




   2일차 : 2018년 11월28일 (수요일)   

- 바다로21~희리산1호 쉼터~3호쉼터 문수산 갈림길~희리산~바다로21

- 희리산 산행후 장항 솔섬 자연휴양림 산책



지난밤 참으로 우리부부는 달콤한 숙면을 취했다.

마눌님은 내가 한밤중 서성대던 발걸음도 몰랐다고 햇다.

아침엔 일출을 위해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부지런한 동네주민 두분이

어두컴컴한 새벽에 올라왔다 내려가신 이후 난 잠에서 깨어나 정상을 서성댔다.

그러다 일출이 시작될쯤 꿈지럭 대던 마눌님을 불렀다.





동녁엔 아기 햇님이 태어나기 직전의 진통이 시작되고 있다.




어느순간 검붉은 핏빛의 구름을 뚫고




힘차게 솟아오른 태양이 대지를 따사롭게 비친다.

일출이 끝나자 우리도 하루의 여정을 바쁘게 준비한다.




머문자리는 아니온 듯...




짐을 꾸려 정상을 등진 우린




아름다운 솔숲의 오솔길을 걸어 내렸다.





첫 갈림길...

좀 더 길게 걷기 위해 우린 직진




이젠 흔적만 남은 관적 산성터를 밟고




능선을 걸어 내리는 내내 등로가 유순하여 참 좋다.





능선을 다 내려선 다음엔 다시

관적사로 향한 도로를 타고 오르다 번듯하게 지은 민가를 지나자 마자




진행방향 우측으로 방향을 꺽는다.

그곳으로 들어선 이후 숲속을 향해 고도를 높이자 초록잎새가 불안해 한다.


"아니 왜 다시 올라가~?"




등로는 월명산에서 가지친 능선을 하나 넘긴후

산자락을 한동안 휘돌아 나가다 향교 약수터로 우릴 이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젠 산행 끝....

약수터엔 수도꼭지가 달려 있지만 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약수터는 그저 명색만 약숫터다.




약수터 아래의 한적한 마을길을 걸어내린 우린  산행을 끝냈다.

그런후...

우린 짧은 산행의 허전함을 달래줄 다음 산행지로 이동했다.




  (희리산 등산지도)



월명산에서 희리산은 차량으로 15분 거리다.

희리산 휴양림 입구의 바다로21 건물 앞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어 오르면 진행방향 우측의 숲속으로 희리산 안내도가 길을 안내한다.




작은베낭에 간식과 물만 넣고 시작된 등로가 수월하다. 




산책수준의 등로라 진행속도가 빠르다.

등로엔 이정표가 친절하며.. 




곳곳의 쉼터엔 번호가 메겨져 있다.




얼마 오르지 않아 되돌아 보면 서해바다가 조망된다.

그러나 오늘도 역시 미세먼지로 볼건 없다.




오늘은 순전히 걷는맛...

희리산은 솔숲 오솔길로 유순하며 부드러워 산책길론 최고다.






어느덧 발길이 3호 쉼터에 이른다.

지금껏 걷는 내내 우린 진행방향 좌측의 능선과 나란히

걸어 왓는데 그 능선의 정점 문수산으로 향한 갈림길이 이곳이다.

다음에 오면 노인 복지관 요양원에서 문수봉을 올라 희리산을 연결한 산행을 해야겠다.




3호 쉼터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희리산을 향하다 보면 좌측으로 홍림 저수지가 내려 보인다.

홍림 저수지의 다리는 장항선 철교다.

그 너머에 보이는 산은 봉림산과 천방산으로 나에겐 

미답지긴 하나 산행코스가 너무 짧아 그곳만 다녀오긴 좀 그런곳이다.

 



희리산 정상을 앞둔 안부 삼거리...

이정표을 보면 휴양림이 바로 지척이다.




드디어 올라선 희리산 정상...




희리산에서 인증사진을 남긴 우린




서해바다를 등지고 올라서던 방향과

반대로 이젠 서해바다를 내려보며 능선을 내려갔다.




어느덧 마지막 쉼터 5호에서

희리산 휴양림으로 향한 등로와 이별후...





바다로21을 향한 능선길을 따라 내린 우리는




월명산의 짧은 산행을 보충한 희리산 탐방을 끝냈다.




산행을 끝내자 집에 가기엔 좀 이른 시각이다.

그래서 우린 장항 송림산림욕장을 들려 보기로 했다.




산림욕장에 도착한 우린 울창한 송림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




입장료 이천냥씩을 내고

스카이워크에 올라 기벌포 해전 전망대까지 걸었다.

입장료 이천냥은 서천군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 준다.

슈퍼나 음식점등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테니

이런 경우엔 입장료가 전혀 아깝단 생각이 안든다.

우린 그 상품권으로 커피를 사 마셨다.








내 욕심엔 그날 산림욕장 둘레길을 죄다 걷고 싶었다.

그런데...

마눌님이 심드렁하다.

그래서 해양생물자연관이나 가볼까 들렸는데 규모가 너무 크다.

입장료는 오천냥...

들어가면 다 보고 와야 할텐데 시간이 너무 걸릴것 같아 할 수 없이 또 패쓰~




집으로 향한길...

어젯밤 아주 잘 주무신 마눌님이 운전대를 잡았다.

울 마나님은 베스트 드라이버....

집에 오는 동안 지난밤 못 잔 잠을 보충 하느랴 나는 쿨쿨~ 주무셨다.

마눌님 말에 의하면 코까지 골았다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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