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천 무제봉
산행일 : 2018년11월16일.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명암3교~동암마을~옥녀봉~장군봉~무제봉~백석봉~명암3교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날씨가 참 심란하다.
내가 계획한 머나먼 남쪽 나라엔 60% 비가 예보된 날씨에 풍랑도 심하다.
그러니 가까운 근교산행을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 내가 못 마땅한 마눌님이 그런다.
"미세먼지가 심해 마스크까지 준비하란 오늘 꼭 가셔야 해요~?"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다.'
'단 하루면 인간적인 모든 것을 멸망시킬 수 있고
다시 소생 시킬 수도 있다' 라고 말한 소포클레스의 말이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가 내겐 아주 소중하다.
그러니 당연 가야한다.
ㅋㅋㅋ
오늘 산행지는 진천군 북서쪽에 자리한 무제산이다.
서쪽의 만뢰산(612m)에 이어 진천군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대전에서 72km 거리의 진천군 명암리 동암마을의 명암3교를 건너자 마자
딱 1시간만에 민가 공터에 차를 주차 시킨후 동암마을로 내려가며 산행을 시작했다.
옥녀봉을 향한길은
동암마을 뒷편의 계곡을 건너 묵밭과 이어진 숲속의 협곡에서
우측을 향한 가파른 지능선을 올라서자
비로소 솔숲 우거진 송림숲 사이로 걷기 좋은 뚜렷한 등로가 맞아준다.
등로의 바닥엔 수북하게 깔린 낙엽이 부드러워 좋다.
그러나 경사 급한 등로에선 스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미끄럽다.
어느덧 갈림길...
진행방향 우측 80m에 위치한 옥녀봉에 들린다.
옥녀봉엔 번듯한 빗돌이 있다.
라오온스 클럽에서 세운 빗돌 뒷면엔 고려시대 원나라 공녀로
끌려갔다 황후가 된것을 기념하여 이곳을 옥녀봉이라 지었다는 사연을 적어 놓았다.
원나라 황제 혜종의 황후 기씨가 이곳 태생였나 보다.
옥녀와 황후 ?
그게 뭐가 어떻다구 옥녀봉일까 ?
그것보다 산 생김새가 옥비녀를 낀 여인이
가야금을 타는 형국이라 옥녀봉이란 이름을 얻었다는게 더 타당하다.
옥녀봉에선 철탑 뒤로 우뚝 솟은 장군봉이 조망된다.
우린 곧바로 그곳을 향한다.
주능선은 마루금을 경계로
서쪽 백곡면과 동쪽의 이월면이 경계를 이룬다.
그런데 가만 보면 나무들의 식생도 뚜렷하게 나뉜다.
백곡면 능선 사면엔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황장목이 군락을 이루고
이월면 쪽에는 활엽수 일색인데 능선을 경계로 서로 삶의 영역을 다투는 형세다.
그래 그런지 수북하게 깔린 낙엽들도 소나무의 솔잎과 활엽수의 낙엽이 반반 섞였다.
오르락 내리락의 등로는 걷기가 편해 그런지 진행속도가 빠르다.
철탑을 지나며 살짝 고도를 높인 봉에 올라서자 장군봉이다.
장군봉은 산성으로 土壘(토루)의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우린 때를 넘긴 허기를 간식으로 속인 후...
능선을 이어 걸어 산허리를 싹뚝 잘라먹은 임도로 내려서게 되었는데
임도 맞은편 숲속의 등로를 이어 잠시 걸어가자
송림정이란 현판이 붙은 팔각정이 맞아준다.
팔각정을 스처지나 임도를 따라 능선에 올라붙자
무제봉 반대편 방향의 능선자락에 전망데크가 있어 올랐다.
전망데크의 조망은 그러나 최악이다.
데크 아래 이월면의 송림 저수지마저 희미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하다.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려던 우린
조망도 션찮고 바람도 심하게 불어 무제봉 아래의 정자까지 걷기로 했다.
임도와 사이좋게 나란히 이어진 등로가
무제봉 아래 정자까지 이어진다.
그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걸어온 옥녀봉과 장군봉이 보이는데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아스라이 더 멀게만 느껴진다.
진행방향 좌측의 앞쪽엔 천룡 컨트리 클럽이 살짝 그 모습을 내준다.
2014년에 개장한 생거진천 자연휴양림에서 조성한 듯...
이곳의 임도는 무제봉 아래 아주 넓직한 헬기장까지 이어진다.
그 헬기장 바로 위에 위치한 정자에서 우린 좀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평소 먹던 반찬과 달리 오늘 내 입맛을 잡은건 요 더덕구이...
아랫집 아줌씨가 먹어보라 준 거란다.
덕분에 내 입이 호강했다.
우리가 식사를 햇던 정자가 조망은 참 좋은 장소다.
그곳에 바라본 안성 광혜원 방면인데 보이는건 없다
날씨만 좋다면 덕성산,칠현산,칠장산이 확인된다고 한다.
무제봉을 얼마 앞둔 정자에서 또 잠시 쉬어간다.
여긴 정자가 올망졸망 아주 가까이 3군데나 있다.
정자 바로 아래엔 이렇게 넓직한 원목데크까지...
그 원목데크 바로 아래엔 자연휴양림이
그리고 정면엔 우리가 걸어온 옥녀봉에서 장군봉 까지의 능선이 펼쳐진다.
이젠 무제봉을 향한다.
그런데...
정자 바로 위에 건식된 등산 안내도엔 무제봉을 무제산이라 표기했다.
헐~!
지금껏 이정목엔 무제봉이라 써놓고 이게 뭔 짓 ?
약간의 의문을 품고 도착한 무제봉엔 그럼 뭐라 돼 있을까 ?
무제봉이다.
그런데...
흐미~!!!
여긴 정상 빗돌도 풍년이다.
모양,크기가 제각각인 빗돌이 자그만치 3개다.
武帝峰(무제봉)은 舞雩祭峰(무우제봉)이 변음된 것이라고 한다.
무우제봉은 기우제를 올리는 산봉오리란 의미다.
넓은 곡창지대인 이월과 장양들에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 무제봉을 옛날에는 西山(서산)으로도 불녔다고 한다.
무제봉을 등진다.
이젠 우리가 걸었던 반대편 능선을 따라 걸어 내리면 된다.
이곳 등로도 뚜렷하다.
다만 수북한 낙엽이 등로를 덮어 때론 희미하게 보일때도 있으나
새롭게 정비된 이정목이 친절하게 안내하니 걱정은 붙어 매 두셔도 좋다.
아마도 그런 이정목이 없었다면 우린 480.6봉을 올라섰다 되돌아 내렸을게 분명했다.
그 이정목 덕분에 480.6봉은 올라서지도 못한채(?) 능선 사면을 휘돌아 가는
등로를 따라 우리는 마지막 목적지 백석봉을 향했다.
드디어 백석봉 정상....
백석봉엔 이정목이 정상비를 대신한다.
너무 많음에 그 값어치가 떨어진 무제봉 정상 빗돌 하나를 이곳에나 세웠다면 좋았을걸...
이궁~!
이젠 내림길만 남았다.
이곳은 무심하게 걷는맛이 좋은 산행지다.
울울창창 숲속엔 사각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와 새소리만 들린다.
그렇게 걷다 낙엽송 군락을 만나면 마을이 가깝다.
오늘하루 화랑이 쏘아대던
화살표 방향을 따라 걸었던 등로는 이제 490m를 남겨 두었다.
그길 끝자락엔 전원주택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원주택에서 명암마을은 지척이다.
산행을 끝내며 트랭글을 보니 11.74km를 걸었다.
전체 산행시간은 31분 휴식 시간을 포함한 4시간 31분이다.
그런 기록이 오늘 산행지가 걷기 편했슴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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