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서산 연암산.삼준산

산행일 : 2018년 11월11일 일요일

누구랑 : 막내처남 부부와 함께...

어떻게 : 주차장~천장사~연암산~삼준산~임도~주차장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과 산행시간)



다음주 화요일이 장인 생신이라

일요일에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일정을 변경했다.

처제가 쉬는 화요일 오후로....

나야 당연 환영이다.

그럼 쉬는날 우린 뭘 할까 ?

물어보나마나 당연히 산에 든다.

이날은 산장나눔터 정기 산행일인데 산행지가 비지정 등로에 암릉이다.

오래전 이미 가봤던 코스는 그렇다 쳐도 사고 이후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초록잎새가 꺼린다.

보고픈 산우들을 못 보게 된 서운함만 달래면 되는 일이라

우린 그냥 쉽게 오를 수 있고 풍광 또한 아름다운 서산의 연암산 삼준산을 찾았다.

가는길엔 요즘 걷기에 재미를 붙인 막내처남 부부와 함께했다. 




산행은 장요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연암산을 향한 길은 추색짙은 가로수 길을 얼마쯤 올라서다




삼거리에 닿으면 좌측의 천장사로 방향을 튼다.




천장사로 향한길은 아름다운 숲속길이라

감성이 풍부한 막내 처남댁의 감탄사가 연신 터진다.




이렇게 이쁜길은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나 뭐라나~?

항상 밝고 유쾌한 처남댁의 호들갑에 우린 그저 미소만...






천장사에서 연암산을 향한 초입엔

경허 스님의 오도송과 내포문화숲길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우린 먼저 천장사를 둘러본 후 이길을 걸어 올라야 한다.




天藏寺(천장사)....

한문의 뜻을 풀어보면 하늘이 감춘 절이다.

전통사찰 제42호로 지정된 천장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담화 선사가 창건하였다.

문화재로는 천장사 7층 석탑이 남아있다.




천장사는 조선말 경허스님이 머문곳으로 유명하다.

선불교의 법통을 계승한 경허스님은 수월,해월,만공과 같은

고승을 제자로 두었는데 그중 만공 스님과의 일화가 유명하다.

그 일화를 소개 하자면...

어느날 탁발에 나섰다 귀가하던 경허에게 어린 만공이 찡얼댔다.

" 큰스님 바랑이 너무 무거워요~!"

그러자....

경허는 그럼 내가 아주 가볍게 만들어 주마 하더니

물동이를 이고 오던 처녀의 귀를 잡고 냅따 뽀뽀를 하는게 아닌가 ?

물동이를 잡은 손을 놓을 수 없던 처녀는 고스란히 당한 후 비명을 지르자

그걸 본 마을 사람들이 저 땡중 잡아 죽여라며 쫓아오기 시작했다.

혼비백산...

어떻게 줄랑행을 친줄도 모르고 절 가까이 와서야

경허가 만공에게 물었다.

"지금도 바랑이 무겁냐 ?"

"바랑을 멘 줄도 몰랐습니다 큰 스님~!"

"그래~!"

"모든것은 마음먹기에 달린거란다~"

경허는 어린 만공에게 화엄경의 법문

日切喩心造 (일체유심조)를 생생하게 가르켜 준 전설 같은 일화다.

ㅋㅋㅋ

이게 산교육이다.

만공은 후에 이곳 천장사와 그리 멀지 않은

도비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 부석사에서 깨우침을 얻어 고승이 된다.




경허 스님이 한국 불교의 선지식으로 존경받는 

큰스님으로 수월,해월,만공을 길러낸 사찰이라 이곳이 기돗발 최고인 명당이라 말하자

  



처남댁이 부처님전에 지극정성을 모아 절을 올린다.

몇일후 처남의 큰아들이 대입 학력고사를 치룬다.

그래 그런가 ? 

그 모습엔 절절함을 가득 담고 있다.




얼마후 우린 연암산을 향한다.

그러나 천장사에서 몇걸음 못 가 정자에 발이 묶였다.




그곳에서 바라본 조망이 참 좋다.

그런데 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다.




우린 갖은게 시간뿐인지라 결코 서둘일이 없어

간식을 들며 정담을 나누다 실증이 날 쯤 걸음을 옮겼다.





연암산을 향한 등로에 쌓인 낙엽을 밟다보면




천길 낭떨어지 절벽지대를 만난다.

그곳의 조망이 빼어나다.

오늘 산행중 하일 라이트가 바로 이곳이다.




날만 좋다면 서해바다가 보일텐데 아쉽다.

오늘 처남댁한텐 멋진 바다 풍광을 보여주마 했는데

미세 먼지탓에 나의 공언은 허언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다들 즐거워 하니 덩달아 나도 즐겁다.

조금 귀찮아 그렇지 발걸음만 떼어 놓음 이렇게나 좋은걸~!

얼마후...

벼랑바위를 뒤로 연암산을 향하다

우리가 가야 할 삼준산을 가르키며 저기까지 갈거다 말하니

다들 엄살모드....





예전 와본 곳인데 초록잎새는 이곳을 전혀 기억 못한다.

봄날 이곳에서 국싸리 순을 따 장아찌를 박았다고 하자 그건 기억한다.




드디어 정상...

예전에 못 보던 빗돌도 있다.

이게 정상비라 말하자 앙증맞고 귀엽다나 뭐라나 ?

그런 처남 부부의 정상증명 사진을 남겨준 우린




가파른 내림길에 든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다들 설설 기다시피 내려선 연장이 고개의 정자에서




우린 맛난 점심상을 펼쳤다.

"이걸 다 어찌 먹어요~?"

산에 들면 다들 胃大(위대)한 인물들이 되니

걱정할것 없다란 내말을 증명하듯 처남도 처남댁도 먹성이 좋다.

얼마후 음식들을 싹싹 다 비워내자 처남댁이 그런다.

"참 신기해요~!"

"도저히 다 못 먹을것 같더니 싹 비운걸 보니."




식사후의 걸음엔 게으름이 가득하다.

걷는 걸음엔 식곤증까지 몰려들어 아예 한잠 푹 자고 싶을 정도다.




등로는 평탄 수준의 임도가

계속 이어지는데 그런길은 무너미 고개에서 끝이 나고




우린 또다시 비지땀이 흘러 내릴만큼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어느덧 405봉을 넘기며 뒤를 돌아보니

방금까지 우리가 서있던 연암산이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산행 경험이 없는 처남댁에게 천장사 그리고 연암산 정상을 가르키며

우리가 걸었던 능선을 되집어 주자 저 먼길을 자신이 걸었다는걸 스스로 대견해 한다.





오름질이 끝난 이후의 능선길은 유순하고 아름답다.

솔향도 짙게 풍겨나 다들 힐링의 시간을 맞는다.




삼준산을 앞둔 삼거리에서 휴식에 든다.

상황을 봐서 삼준산을 넘어 더 길게 산행 하던가

아님 이곳 갯골재로 되돌아 내려하산 할 예정이다.




갯골재의 다리쉼에 힘을 얻은 우린




마지막 목적지 삼준산을 쉽게 올랐다.



삼준산 정상의 조망도 별 볼일 없다.

인근의 가야산 마저 희미한 실루엣으로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하다.





처남이 갯골재로 되돌아 가는것 보다 능선을 이어 걷자고 한다.

꼬렉~?

나야 환영이지...




삼준산을 내려선 사거리...

임도 100m라 표기된 반대방향의 능선길을 택했다.

이정목에도 없던 그 등로 초입의 시그널만 믿고 들어선 하산길이 거칠다.




다행히 등로는 뚜렷하다.

다만 급경사 등로의 수북한 낙엽 때문에

처남댁은 등기도 안나는 땅을 두번이나 사는 엉덩방아를 찧은다.




드디어 도착한 임도...

우린 겨우 한시름 놓았다.

이젠 이 임도만 따라 걸으면 주차장까진 룰루랄라~ 편안한 길이다.




임도는 화계사 앞을 지나




처음 산행을 시작한 천장사 입구와 만나 주차장으로 향한다.




산행을 끝낸 우린 천장사로 향한 

도로옆 들녁에 조성한 국화 축제장을 찾았다. 

축제장을 향한 입구는 천장엔 구기자, 양옆은 국화꽃으로 터널을 만들었다.




국화 축제장은 포도밭이다.

포도나무 줄기를 이용해 갖가지 모양의 국화꽃 장식이 예술이다.




축제 기간은 이미 지났다.

그곳의 안내문엔 꽃 피는 시기를 못 맞춰 죄송하단 안내문이 있다.

그런 죄송함이 우린 좋다.

왜~?

국화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산행후 국화꽃 축제장이 덤이 된 하루를 정리한다.

대전에 도착해선 산행 경험이 없던 처남댁이 오늘 아주

잘 걸어줘 이쁘고 기특 하다며 초록잎새가 염소 전골구이로 몸 보신을 해 준다.

덕분에 산찾사는 꼴꼴난 산행후 몸만 살찌운 하루가 되었다.


(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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