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고성 좌이산.솔섬 & 사천 신수도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2일차 : 2018년 4월12일 목요일
(이동경로)
신수항~지른여섬 조망처~대왕가산~왕가산~잘푸여산~존지늘끝 전망대~신수항
(산행 개념도)
(이동중에 실행시킨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지난밤 포근하게 참 잘 잤다.
새벽...
일찍 조업을 나가는 고깃배의 소음에 잠을 깬다.
아직도 하늘엔 달님이 걸려 있고 사위는 어둠에 잠겨있다.
일어나긴 해야 하는데란 생각과 달리 몸은
침낭의 안온함을 즐기며 꼼지락 꼼지락 일어나길 거부한다.
텐트의 한면을 젖히고 밖을 내다보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요의가 느껴저 밖으로 뛰처 나가 개운함을 즐긴 얼마후....
한동안 부지런을 떨었다.
처음 계획은 10:30분 배로 신수도를 들어 가려 했다.
그런데...
마눌님이 첫배를 타자고 한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늙어서는 네비양과
마눌말은 받드시 들어야 후환이 없다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밥을 해서 된장국과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 도시락까지 챙겨 넣은 다음...
우리는 주차장옆 꽃밭에서 기념사진 한장을 남기는 것으로 꽃섬과 이별을 고했다.
좀 이른시각에 찾아든 삼천포항...
참 오랫만에 찾아든 항구다.
신수도행 여객선은 매표소가 없다.
그냥 알아서 올라타고 있으면 요금을 받으러 온다.
아래는 여객선 운항표다.
우리는 8:20배로 들어가 13:30배로 나올 계획이다.
뱃시각이 임박하자
손님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
이쁘장한 아가들이 배를 탄다.
"니들 왜 이걸 타니 ?"
"우린 배 타고 학교 가요~"
헐~!!!
섬에서 육지로 학교를 다닐거란 생각에 허를 찔린다.
요놈들..
구김살 없이 밝고 명랑하다.
"너네 학교 학생 몇명이니 ?"
"일곱명이요~!"
오우~!
얘들은 개인 가정교사를 두고 공부를 하는 셈이다.
이런 학교에서 공부하는 애들은 아마도 참교육을 받을게 확실하다.
출항하여 10분만에 도착한 신수도에서
얘들은 폴짝 폴짝 뛰거나 장난치며 학교로 향하는데
선생님도 배에서 얘들을 데리고 함께 걸어가고 있다.
초등학교...
맑고 이쁜 애들마냥 건물도 참 아름답다.
개념도를 들고 신수도 탐방에 나선 우린 우측의 해안가를 따라 걸었다.
걸어가다 바라보니 이순신 대교를 넘긴 뒷편의 산이 우람하다.
바로 하동의 금오산이다.
금오산 정상의 넓직한 데크에선 산우들과 한번
이후엔 아내와 단둘이 그렇게 두번 백패킹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항상 감동였는데...
마눌님의 느낌은 좀 다른가 보다.
저곳이 바로 그곳의 금오산이라 가르키자
그때 밤새 먹고 마시며 떠들던 두 남녀로 인해 짜증만 났던 곳이란다.
어느새 발걸음이 대구항
선착장을 지나 야영장이 있는 몽돌해변을 넘는다.
몽돌해변을 지나며
등로는 비로소 대왕가산으로 향한다.
그제서야 우린 섬에서 처음으로 흙길을 밟는다.
발바닥에 밟히는 촉감이 좋다.
역시 우린 이런 육산이 맘에 든다.
울창한 숲속길 맞은편...
삼천포 화력발전소가 바다 건너 가까이 있고
뒤를 돌아보면 걷던길 되돌아 나가
곧 걷게될 잘푸여산 뒤로 사천의 와룡산 능선이 병풍처럼 서있다.
해안길의 우거진 숲속 뚜렷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해안끝 지른여섬과 지른여치섬이 보이는 해안절벽 아래까지 내려왔다.
이젠 왔던길을 그대로
되돌아 걸어오며 비로소 대왕가산을 향한 등로를 찾는다.
어림 짐작으로 희미한 등로를 따라 정상을 향한다.
어쩌지 못해 따라는 오지만 불안해 하는 마눌님...
얕으막한 야산이니 걱정말고 따라오라 안심 시켜 올라선 정상엔
희미한 등로와 달리 숱한 선등자들의 시그널이 걸려있다.
내림길...
내 사전에 왔던길 그대로는 없다.
다시 숲속을 헤치며 길을 찾아 내려선 끝에
우린 무사히 왕가산을 내려 몽돌해변을 건넜다.
이번엔 왕가산을 찾아든다.
시멘트 언덕길 삼거리에서 좌측 숲속을 향한 얼마후...
역시 희미한 족적을 따라
왕가산을 찍고 넘어선 등로 역시 희미했다.
그래봤자 둔덕 수준의 산이다.
무사히 길옆 축대를 쌓은 텃밭으로 내려선 우린
곧바로 또다시 이번엔 우측의 해안가로
길게 뻗어 내려가다 얕으막한 봉오리를 올린 잘푸여산을 찾아든다.
잘푸여산의 등로는 능선사면을 타고
길게 이어지다 다시 휘돌아 반대로 방향을 틀어 정상을 향한다.
신수도의 산은 하나같이 다 조망 꽝~ 이다.
그저 걷는맛 외에 볼게 없어 밋밋하다.
잘푸여산을 되돌아 나와 신수동을 향한다.
내려서다 바라보니 신수동 마을 뒷편으로 각산이 참 가깝다.
그러다 문득 시계를 보니....
참 애매하다.
10시50분 배는 촉박하고 13:30배는 시간이 남아도 너~무 남는다.
어쩌지 ?
마눌님 왈~
어쩌긴 뭘 어째요 이제부터 뛰어야 쥐~
마눌님....
섬 풍광을 담는 사이 멀리 달아나고 있다.
얼러려~?
따라가기 바쁘다 바뻐~!!!
아무리 바뻐도 개념도에 그려진 동선은 다 밟기로 한다.
부지런히 걷는 우린 염생이가 물끄럼히 내려보던 해안가에서
사천시내 쪽을 바라보자
좌측엔 각산이 우측엔 와룡산이 걷는 내내 우리와 마주한다.
어느덧...
신수도 섬에서 제일 번듯한 힐링 에피소드 펜션을 지나치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니 뱃시각 25분전이다.
이제부턴 진짜로 달리기에 돌입한다.
히유~!!!!
존지늘끝 조망처를 끝으로 신수항을 향해 달리던 우린
삼천포항에서 출항한 여객선이 오는걸 확인한다.
이젠 저 배보다 우리 걸음이 더 빠르게 신수항에 도착할 거다.
비로소 한숨을 돌린 우린 셀카 사진까지 담아보는 여유를 누린다.
다시 돌아온 사천항....
이제는 그곳에서 올려다 본 언덕 위 풍차건물에 끌려 우린 그곳을 향했다.
청널공원...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오르자
오밀조밀 아름답게 꾸민 정원이 맞아준다.
우린 풍차건물의 내부 통로를 따라올라 전망대에 올랐다.
오우~!
조망이 죽인다.
잠깐의 산책코스론 그만이다.
공원 벤취...
준비한 도시락으로 우린 점심을 먹었다.
마눌님 하는말...
당신이나 나나 먹는건 그리 중요하게 생각 않고
그저 걷는것만 찾아 다니는 부부도 흔치 않을거란 말에 미안함이 든다.
이런곳에 왔으면 이고장의 특별식을 사줘야 하는데...
귀로....
삼천포 활어회 시장에 들렸다.
오늘 저녁엔 KTX 삼실에서 팀장으로 있는
상규 부부가 우리집에 놀려 오기로 했는데 회를 떠 집에서 저녁을 먹여야 겠다.
힘차게 달리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한차레 휴식후엔 베스트 드라이버 마눌님께 키를 넘겼다.
얼마후..
마눌님 왈~
"우째 그리 바로 코를 골아~?"
"응~!"
"당신이 그래서 베스트 드라이버야~!"
여행같은 1박2일 여정으로
자연의 품속에서 든 우린 힐링으로 충분히 재충전을 했다.
이 기분이면 또 힘겨운 살이도 당장엔 문제 없을거다.
저녁엔 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배 부부가 온다니
은근살짝 기다려지고 설레인다.
그래...
이런거다.
이런게 사람 사는 맛이다.
(동영상으로 보는 1박2일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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