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고성 좌이산.솔섬 & 사천 신수도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1일차 : 2018년 4월11일 수요일     

(이동경로)

솔섬 주차장~가리미 사거리~좌이산~진양정씨 문중묘~정자~해안 둘레길~솔섬 야영장에서 1박

 

마음을 달래려 떠난 1박2일의 여정이다.

진심은 다 통할거다란 생각...

그래서 내자신 되돌아 보아도 한점 부끄럼 없는 처신였다 해도

그게 독선으로 받아 들여졌다면 남 탓 할 일은 아니다.

그렇치만 마음은 몹시 아프다.

이건 아닌데....

 

지난번 일(?)도 있고 하여 이번엔 나름 신경을 썻다.

나는 봄꽃 산행을 추진해 달라는 산우의 요청을 무시 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산행은 수많은 인파에 질려 절대 안한다.

아니...

아예 주말엔 명산 그 자체를 찾지도 않는다.

그러나 회원이 원하면 들어 줘야 하는게 운영진의 의무라

지난달 정기산행때 운영진에게 은근히 의사를 타진해 보았다.

"영취산,천주산,대금산중 어디가 좋을까요 ?"

운영진 모두가 내가 추천한 천주산이 좋다고 했다.

혹여 다른 이견이 있으면 말하라 운영진 논의방에 글도 올렸다.

이것이 내 나름대로의 소통방식이다.

 

그런데...

산행을 다녀온 뒷풀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했다.

일반 회원님이야 응당 그럴수 있으나 운영진은 그러면 안된다.

왜 그랫을까 ?

소통의 조건은 공감이다.

결론은 그동안 나는 공감을 얻지 못한 일만 추진했던 거다.

당연 소통이라 여겼던 일은 일방통행 아님 불통였던 거다.

나는 내가 간판을 올려 시작했던 카페의 운영진에서 그래서 스스로 내려 오기로 했다.

 

 

  (산행 개념도)

 

 

다 내려놓고 떠난길...

편안함과 익숙함에 내 분신같은

아내와 함께 하는것 만으로도 난 이미

심신의 안정을 찾아가며 힐링의 시간을 맞는다.

이렇게나 좋은걸~!!!!

홀가분 하다.

인생 뭐 별거 없다.

하찮은 일로 미워하며 원망 할 겨를이 나에겐 없다.

능력에 맞지 않으면 부여잡지 말고 얼른 내려놓고 비워내면 될 일이다.

진작에 하고 싶던 일였다.

다행히 놓아도 될 명분도 생겼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딘장~!

그래도 되는데 왜 뒷 꼭지는 찝찝하지 ?

 

 

 

2시간 30여분만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고속국도가 한산하니 참 좋다.

솔섬 주차장...

산행을 준비한다.

산악사고의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초록잎새는 박베낭이 버겁다.

산행도 하고 야영도 할 수 있는 이곳을 정한 이유다.

 

 

 

박베낭을 차량에 두고 솔섬을 빠저 나온 우린

1016번 도로옆에 우뚝 솟아오른 좌이산 들머리를 찾아 내촌마을을 뒤로 보낸 얼마후...

 

 

 

가리미재 사거리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든다.

 

 

 

숲속은 꼬물꼬물 올라온 연두빛 새순이 우리 부부를 맞는다.

참말로 이쁘다.

화려한 봄꽃도 좋지만 난 이렇게 여린 새순이 좋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 마눌님의 닉네임을 초록잎새로 지어 주었다.

얼마후...

한차레 힘든 오름질을 하던중

문득 뒤를 돌아 보자 조망이 펼쳐진다.

그런데...

저편의 산능선이 눈에 많이 익다.

 

 

 

디카로 한번 힘껏 잡아 끌어 확인해 보니 역시 내 짐작이 맞았다.

나의 앙징맞은 하이엔급 똑딱이 디카엔 수태산 약사전 대불이 선명하게 담겨있다.

오래전 고성의 향로봉~무이산~수태산 능선을 걸었던 적이 있다.

바로 저곳이 그때 그 능선이다.

그당시 바라본 조망이 어찌나 황홀했던지 ? 

언제고 다시 한번 또 와야지 했는데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가파른 등로에서 약간 비켜난 조망터....

쉬어 가기로 한다.

마눌님이 시청하는 아침 드라마가 끝날때를

기다려 출발한 탓에 이미 때를 넘겨 배도 고픈참이다.

이곳에서 우린 편안하게 단둘이 앉아 오랫만에 미세먼지가

사라진 탓에 제법 선명한 자태를 들어낸 무이산 수태산 능선을 바라보며

사과와 오렌지로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했다.

 

 

 

다시 시작된 마눌님의 걸음이 씩씩하다.

제법 먹을걸 옹골지게 넣은 작은 베낭을 나에게 패쓰한  덕이다.

ㅋㅋㅋ

 

 

 

발걸음이 제1 전망데크를 지나고...

 

 

 

고스락 안부에서 이젠 빤히 올려다 보이던 정상을 향해

 

 

 

복사꽃 흐드러지게 핀 등로를 따라 걷다 보니

 

 

 

이내 제2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마눌님은 도착하자 마자 장소가 마음에 쏘옥 드나보다.

우리집 텐트 한동을 들어 앉히면 딱이라고 말한다.

 

 

 

마눌님이 좋아할만 하다.

조망이 기막히다.

마눌님이 내려보며 하는말... 

 

"저기 꽃섬엔 우리차만 덩그러니 있넹~!"

 

그순간 산찾사가 잘난체를 시작했다.

저곳이 우리가 산우들을 데리고 서너번 다녀온 거류산이며

다음으로 이어진 능선에서 뾰죽 튀어 나온게 사찰을 순례하듯 걸었던 산인데 

통영에서 제일 높은 벽방산(650.3m), 그리고 지난번 다녀온 봉화산이 바로 그 앞

능선자락에 있고 설라므니 맨 우측 바닷가에 있는게 미륵산이당~!

설명 끄읏...

그렇게 대충 야그는 햇는데...

솔직히 잘나고 똑똑한 산우가 옆에 없으니 마음 편하게 지껄였다.

부부 단 둘만의 산행엔 마음놓고 잘난체를 하니 이런것도 참 좋다.

ㅋㅋㅋ

 

 

이젠 정상이 코앞이다.

등로옆 다둥이 솔가지가 초록잎새를 유혹한 이후엔

 

 

 

오로지 우리의 관심은 정상이라

정상 바로 아래의 정자는 곧바로 패쓰~

하긴 이미 자리를 뺏긴 이유도 있긴 하다.

 

 

 

저 철계단만 타고 오르면 ?

 

 

 

낮다고 얕보지 마라.

세상에 여기만한 조망처도 그리 흔치 않다.

일망무제란 말은 분명 여길 두고 하는 말이다.

좌이산 정상엔 봉화대 터가 있으며 그 아래엔 이쁘장한 산림초소 건물이 낼름 앉아 있다.

그동안 무료했던가 ?

산불감시원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리고 내준 방명록....

이름과 주소 폰번호를 적게 돼 있다.

쭈욱 살펴보니 내가 그래도 멀리서 찾아온 축에 낀다.

 

 

 

일단 올랐으니 정상증명 사진 먼저 남긴후...

 

 

 

정상비 뒤로 펼쳐진 조망에 빠저든다.

삼천포 화력발전소 옆으로 사천시내 그리고 그 뒷편의 야산 같은 각산을 찾아낸 후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자 정면으로 와룡산이 뚜렷하다.

 

 

 

 

한동안 정상에서 서성이다

발길을 돌려 명덕고개로 향한 우린

 

 

 

청룡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올라챈 무명봉에 서자

햐~!

이곳의 조망도 기막히게 좋다.

 

 

 

방금 우리가 머물던 정상을 바라보며

우린 이곳에서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식후엔 향긋한 커피로 마무리....

이런곳에서 한잔의 커피는 정말 죽인다.

 

 

 

 

명덕고개를 향해 잠시 이어지던 숲속길을 벗어나자

 

 

 

 

다도해의 올망졸망 섬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이 들어난다.

 

 

 

여기서 바라본 사량도는 아주 가깝다.

상도와 하도를 잇는 대교가 보일 정도이며

그옆의 아름다운 은박산을 품고 있는 수우도 역시 지척이다.

 

 

 

내림길은 그래서 지루함이 없다.

경치에 한눈을 팔면 큰일이 날 정도로 빼어난 풍광이다.

 

 

 

 

그러다 등로가 안정을 찾아

걷기 좋은 오솔길을 만나게 되면 명덕고개가 아주 가까워 짐을 알 수 있는데

 

 

 

 

날머리를 얼마 앞두고 꽃길이 펼쳐진다.

그길은 커다란 봉분에서 부터 시작된 길인걸 보면

진양정씨 충장공파의 문중에서 심고 가꾸지 않았나 싶다.

 

 

 

 

 

드디어 내려선 명덕고개엔 쉼터 정자가 있다.

 

 

 

이젠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길가의 벚나무에선 한줄기 바람에도 꽃비가 나린다.

 

 

 

해안 둘레길엔 쉼터 의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아직 해가 중천이라 쉬엄 쉬엄 걷는다.

그러다 힘들면 간식도 들며 쉬었다 걷던 우린

 

 

 

해안가로 내려가 걷다 그길도 이내 심드렁해 지면

 

 

 

다시또 도로를 걸어 내려갔는데

길옆 모텔의 울타리가 아름드리 동백꽃 나무였다.

 

 

 

그곳에 필이 꽂힌 초록잎새...

그래서 우린 동백꽃 정취에 취해 한참을 머물었다.

 

 

 

 

다시 또 우리 부부는 걷는다

따사로운 봄볕의 오후에 걷는 걸음엔 나른한 게으름이 잔뜩 뭍어난다.

아무렴 어떠리~!

일찍 가야 마땅히 할일도 없는데...

 

 

 

해안가 풀숲...

눈이 보배다.

향긋한 냄새가 풍겨나는 달래를 한웅큼 뽑았다.

마눌님이 그런다.

내일 아침 된장국에 넣어 끓여 드릴께요...

 

꼬렉~?

오 예~!!!

 

 

 

 

 

드디어 도착한 솔섬 주차장....

박베낭을 메고 숙영지를 찾아 나선다.

 

 

 

의외로 가깝다.

정말 저질 체력이면 10분.

왕성한 체력이면 5분에 닿은 거리다.

 

햐~!

울 마눌 초록잎새에게 딱 좋은 거리다.

 

ㅋㅋㅋ

 

매번 올때마다 앉는 자리가 불편하다는

초록잎새를 위해 이번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의자를 새로 구입했다.

그런데...

역시 물건은 보고 사야 한다.

너무 크고 무겁다.

괜찮아~!

내가 가진게 힘 밖에 더 있냐~?

물리자는 초록잎새에게 내가 한 말이다.

그 죄로 두개를 내 베낭에 메달아 메고 올라 온 의자가 저거다.

초록잎새가 저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풍광을 즐길 동안

 

 

 

나홀로 숙련된 솜씨로 후딱 아방궁을 짓고 난 다음에도

 

 

 

시간이 남아돌던 난

데크 바로 앞의 아주 작은 섬 탐방을 다녀왔다.

 

 

 

어느덧 오후 7시를 넘긴다.

그런데...

햐~!

해가 참 길어지긴 했다.

아직도 주위가 환하다.

배꼽시계는 정확하여 아우성이니 이젠 성찬을 준비한다.

 

 

 

마눌님이 준비한 주메뉴...

가브리엘살 이라고 했나 ?

그리고 항정살...

기름이 많이 튀지 않아 깔끔해서 좋다.

맛도 좋고..

 

 

 

 

어느덧 해는 넘어갔다.

석양 ?

못 봤다.

먹느랴 정신 없어서...

이젠 커피 한잔 데크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 도란도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가 지속된다...

 

 

 

아예 맨말 터억 올려 놓고 나자

밤하늘엔 별님과 손톱달이 우릴 내려보고 있다.

별로 춥지 않아 좋은 밤이다.

 

아~!

알흠다운 바미에용~?

정말이다.

 

 

 

 

부자도 아니고

그저 평생 평사원으로 밥 빌어 먹고 사는 직장인 치곤

그래도 삶이 이렇게 풍요로운건 함께 이런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아내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마눌님께 감사하다.

 

 

 

기분 좋게 올라온 취기를 달랠겸...

그날밤 우린 꽃섬 한바퀴를 돌아 나오는 산책을 끝으로

편안하고 포근한 잠자리에 들며 1박2일의 1일차 여정을 끝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