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경북 영덕

여행일 : 2018년 2월22일(목)~23일(금)

누구랑 : (만보+동백)  &  (산찾사+초록잎새)

 

1일차 : 2018년 2월22일 목요일

 

德不孤 必有隣 (덕불고 필유린).

덕을 베푸는 사람에겐 반드시 이웃이 있다란 말씀인데

만보님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주위엔 그래서 항상 다정한 이웃과 친구 선배와 후배로 차고 넘친다.

그런데...

살이가 다 그러하듯 모든게 내 마음 같진 않았던 모양이다.

풍요속 빈곤처럼 불현듯 찾아든 그런 인연으로 상처받은 마음에

한동안 칩거하던 만보님이 산찾사를 찾았다.

 

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신영복 처음처럼)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 하신 신영복님의 말씀처럼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그런 초심을 찾기위해 우린 불루빛 영덕의 바다를 향해 달렸다.

우수가 지난 절기라 그런지 달리는 차장밖의 공기는 이미 매서운 맛을 잃었다.

이젠 봄이다.

새봄...

 

 

 

세상 참 좋아졌다.

상주에서 영덕까지 개통된

고속도로 덕분에 숙소까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영덕 해맞이 공원 캠핑장의 캡술타입의 아담하고 이쁘장한 숙소에

여장을 푼 우린 민생고 부터 해결을 하는데...

히야~!!!!

손 빠른 마눌님 초록잎새와 바지런한 동백님이

꿍짝이 잘 맞아 그런지 만보님과 내가 짐을 풀어 정리하는 동안 벌써 상차림을 끝냈다.

 

 

 

형아~ 존냐~?

응~!

졸라 좋다~!

뭐가~?

맛~!

 

못 믿겠다.

저 형님은 뭐든 맛나게 드시는 분이다.

그래서 난 저 형님말은 뭐든 다 100% 철석 같이 믿는데

음식이 맛 있다는 말만은 못 믿는다.

연어회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식품이다.

단...

예전 뉴질랜드 여행중 가두리 양식장에서 직접 잡아올린 그때의 연어회는 예외.

그런데..

오늘 맛을 본 연어가 그때 그 맛이다.

참말로 별일이다.

 

 

 

식사를 끝내고 일정에 든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관광 모드다.

만성 족저근막염으로 시달리는 동백 형수님 맞춤 일정인데 맘에 들련지 ?

일단 강구항까지 달려가 해파랑 공원에서 산책을 한다.

 

동해의 푸른물결 망망대해를 향해 세워진

조형물은 수많은 갈매기 떼로 만들어진 대게의 집게발이다.

그 앞에서 만보님과 동백님은 내말을 참 잘 듣는다.

이래라 저래라 하라는 포즈는 물론

웃어~!

한마디엔 헤벌쭉 미소까지 짖는다.

이건 완죤 신혼 컨셉이다.

오랫만에 본 형님은 정말이지 그간

마음고생 몸고생과 달리 10년은 젊어 지셨다.

우리집에 들어서는 순간 그간 왜 저러고 다니셨나 할 정도였다.

그간 길게 길러 꽁지를 질끈 메던 머리를 싹뚝 잘라내자

오우~!

미남자가 내앞에 서있어 놀랬다.

마눌님도 그런다.

만보님이 저렇게 미남였던거 맞어~?

 

 

 

사랑스런 여인과 아름다운 여인...

 

 

 

우리 부부도 한컷 담아 보는데

산찾사는 최대한 촌스런 초딩포즈를 취했다.

 

 

 

 

해파랑 공원은

조형물 외엔 그닥 볼게 없어 조금 걷다 끝...

 

 

 

해파랑 공원을 등진 우린 삼사 해상공원을 향했다.

이곳은 통일 신라 시대에 세사람이 시랑 관직을 지냈다 하여

三侍郞(삼시랑)이란 지명과 세 번 생각한다고 하여 三思(삼사)란 지명을 같고 있다.

여기서 삼사란 들어오면서 살면서 떠나면서 생각한다란 뜻이다.

 

삼사 해상공원에서 처음으로 들린곳은

참으로 볼거리가 많았던 어촌 민속 전시관이다.

어선이 바다로 출항할 때의 모습과 갈매기가 고기떼를 찾아

바다위에 앉은 모습을 건축물로 형상화 했다는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자

 

 

 

영덕의 다양한 문화와 놀이 어촌의 생활은 물론

배의 제작과정들이 전시 돼 있었는데 그중 나는 떼배가 인상적였다.

 

 

 

기타...

어로활동에 쓰이는 각종 기구와

 

 

 

의식주는 물론

 

 

 

대게잡이로 인한 어촌의 삶을

이미지화 시킨 조형물이 볼 만 했으며

 

 

 

 

고생대 중생대에 형성된 화석과

 

 

 

 

해저의 깊이에 따라 어종을 분류하여

보기좋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 조형물은 물론

입체 영상들을 구경하다 보면 아깝다 생각되던 입장료 2천냥이 눈녹듯 사라진다.

한마디로 본전 생각이 하나도 안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관람을 끝낸 우린

그곳에서 몇걸음 걸어 올라 경북대종을 만났다.

경상북도 개도 100주년을 기념하여 1996년 8월04일에 7700관의 무게로 만든 거란다.

여기서 7000은 남북한 칠천만 민족을 뜻하며 700이란 숫자는

경상도란 명칭이 정해진 고려 충숙왕 원년으로 부터 700년을 의미한다고 한다.

 

 

 

성덕대왕 신종으로 본을 삼아 만든 경북대종은

천인상과 비천상을 새겨 넣었다.

사과를 받쳐 든 비천상의 자태가 예술적이다.

여기서 사과는 풍요의 결실을 상징한다.

 

 

 

 

경북대종 바로 아래엔

삼사 해상공원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 주차후 관광 안내소에 들려 영덕 관광지 팜플렛을 한장 얻었다.

그리고...

그곳 팜플렛에 표기된 해상 산책로를 향했다.

 

 

 

난 제법 길게 이어진 산책로라

생각 했는데 아주 짧은 데크 로드가 바다를 향한다.

 

 

 

평일이라 그런지 산책로가 한가하다.

그곳엔 자식들을 데리고 일가족이 새우깡을 들고 갈매기를 유혹한다.

 

 

 

그간 새우깡을 많이 받아 먹어본 듯...

순식간에 갈매기떼가 몰려든다.

새우깡을 날렵하게 채 가는 갈매기떼의 군무가 볼 만 하다.

 

 

 

숙소로 돌아가는길...

강구항에서 예전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간판을 보았다.

"선주가 잡은 대게를 싸게 드립니다"

무작정 차를 세운 후 들어가 흥정을 했는데

강구항 대게전문 식당에서 파는 가격의 1/3 수준이다.

 

 

 

대게가 삶아지는 동안 그집 거실에서

커피를 대접 받으며 사람좋게 생긴 선장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눈다.

요즘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난 이후엔 청주와 대전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 이젠 대게가 없어 못 팔 정도란다.

아마도 몇년 후면 이곳 대게값도 많이 오를것 같다.

예전 통영이 그랬다.

고속국도가 개통되기 전 횟값이 두배 가까이 오른것 처럼...

 

 

 

한마리에 만원씩 15마리에

덤으로 한마리를 더해서 16마리를 삶아 숙소로 향한 우리는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한 강구항을 지나

 

 

 

팔랑개비가 팡팡 돌아가는

산 꼭대기에 위치한 해맞이 캠핑장 숙소에 도착하여

 

 

 

아직도 뜨끈 끄끈한 대게를 놓고

 

 

 

저녁 잔치상을 펼친다.

 

 

 

쏘옥~!

 

 

 

살이 가득찬 영덕 대게가 입안에 쏘옥 들어온 순간

햐~!

참 달다.

우리 부부는 생전 처음 배 터지도록 대게맛을 보았다.

두개를 먹고나자 이미 배가 찬다.

남들은 기본으로 3개는 먹는다니 다들 한개씩 더 먹고나자

히유~!

배불러 더는 못 먹겠다.

아직 박스엔 4개가 더 남았다.

 

 

 

다들 두손 들고 더는 못 먹어를 외치는 사이

마눌님 초록잎새가 게딱지에 남은 내장을 긁어 내더니

흐미~!

밥과 비벼 게딱지에 담아 내어 놓는다.

저걸 어찌 또 먹을까 ?

ㅋㅋㅋ

기우였다.

다들 깔끔하게 비워낸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별미다.

 

 

 

많이 먹었으니 산책을 나서기로..

먼저 창포말 등대로 내려가 산책을 한 후엔

 

 

 

 

 

해맞이 공원 이곳 저곳을 거닐다 들어선 우린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맛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대개를 입수시킨

라면으로 특식 야식을 즐기며 평창 동계 올림픽을 시청하며 밤을 지샌다.

 

 

 

 

  2일차 : 2018년 2월23일 금요일  

 

2일차의 날이 밝아온다.

그런데...

날씨가 많이 흐리다.

일출은 숙소에서 바로 볼 수 있지만 만보님과 단둘이 산책에 나섰다.

 

 

 

산림생태 공원의 달맞이길이란

이정표를 따라 걷다보니 벚꽃 전망대에 도착한다.

그곳엔 토끼 한마리가 방아를 찍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예정된 일출 시각이다.

그런데...

구름이 잔뜩 낀 동해 바다엔 언제 해가 뜰지 오리무중...

 

 

 

일출을 포기후 계속 아침 산책을 이어간다.

 

 

 

정크트릭아트 전시관...

그곳 아래가 우리의 숙소 해맞이 캠핑장 숙소다.

뜻밖에 그곳에서 숙소로 향하는데

 

 

 

짙은 운무속을 뚫고 햇님이 떠오른다.

 

 

 

동해바다 일출은 아니나 그런대로 볼 만한 일출이다.

 

 

 

아침 식사후...

모든짐을 차에 팩킹후 우린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들린 창포말 등대 아래 블루로드 B코스의

시작점에서 약속바위를 찾아본 후

 

 

 

블루로드길 일부만 조금 걸어 보는 것으로 나들이 같은 산책을 끝냈다.

 

 

 

 

2일차 두번째 여정으로 들린곳은 죽도산이다.

죽도산 입구...

바지런한 동백님이 바다를 보자 해안가로 내려선다.

그러더니...

햐~!

금새 맑고 깨끗한 동해바다를 휘 저어 미역줄기를 한아름 건져 낸다.

하여간에 손도 참 빠르다.

검은 봉지에 한가득 채취 햇으니 오늘 저녁은 미역국 ?

만보님은 마눌님 덕에 어디가도 절대 굶어죽진 않을거다.

 

 

 

블루로드 B코스의 종착점 죽도산 산책에 나선 우리들...

 

 

 

마눌님과 이미 두번이나

블로로드 B코스를 완주하며 걸었던 죽도산을 또 오른다.

 

 

 

 

죽도산 전망대...

내려다 보이는 축산항의 전경이 정겹다.

예전 야영을 하며 내려보던 이곳 풍경은 감동였다.

낮에 올라 이렇게 내려보는 풍경도 참 좋다.

 

 

 

 

 

 

 

죽도산 등대를 넘겨

반대편 해안 둘레길을 걸어 되돌아 오다

준비한 간식을 나누고그런 커피도 한잔씩 하며

죽도산 관광 컨셉의 산책을 끝낸 우린

 

 

 

 

 

 

마지막으로 괴시리 전통마을에 들렸다.

주차장에 세워진 조감도를 들여다 보며 동선을 파악하여

 

 

 

걸음을 옮긴 괴시리 전통마을은

다들 전통마을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을 겸하고 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적막감마저

감돌아 쓸쓸함이 느껴질 정도로 조용하다.

 

 

 

 

괴시리 전통마을 뒷편엔

이고장이 낳은 성리학의 대가 목은 이색 기념관이 있어 들리기로 한다.

 

 

 

이곳은 고려말 정치가,대학자이며

대문호 였던 목은 이색 선생의 遺墟(유허)라 알려져 있다.

이곳의 기념관엔 그의 사상과 업적등을 두루 살펴 볼 수 있는데

그의 후학으로 분류해 놓은 수많은 사람중 나에겐 정도전이란 인물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짧은 후기를 끝내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삶과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일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다.

내 인생에서 만보님을 만난건 축복이다.

좋은 사람과 만나면 그 좋은 영향이 알게 모르게 나에게 끼친다.

그분으로 인해 나는 자기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며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함양됨을 항상 느낀다.

한마디로 자존감(Self Esteem)이 생긴다는 말이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변 사람들의 나에 대한 진정성이 들어나게 마련이다.

내가 인생에 있어 최고의 시련이라 생각했던 그때

황량햇던 마음 가눌길 없어 구원의 손길을 뻗은 전화 한통에

아무말 없이 즉시 한달음에 달려와 내곁을 지켜 주었던

그때의 만보님을 생각하면 내 가슴 한쪽이 뻐근 하도록 고맙다.

좋은인연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당연한 일이나 그래서 또 함께 할 그날이 기다려 진다.

 

(1박2일 영덕 여행을 동영상으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