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임실.고덕산

산행일 : 2017년 2월02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고덕마을~1-78봉~고덕제 능선 갈림길~덕봉사~고덕마을.



겨울맛 나는 날씨다.

마음은 멀리 떠나고 싶은데 마눌님이 따라주지 못해 답답증이 인다.

홀로 떠나기엔 미안한 마음이 앞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내 마음을 읽은

마눌님 초록잎새가 아주 간단한 산행이면 함께 할 수 있다 하여 임실의 고덕산을 찾았다.

고덕산은 산행거리가 너무 짧아 탐탁치 않다.

그러나.... 

산세가 옹골지고 당차 이곳을 택했다.

 

  (고덕마을 주차장에 건식된 산행 개념도)



대전을 떠난지 1시간30분 남짓 걸려 도착한

고덕마을 주차장의 마을 뒷편 야산엔 산불 감시초소가 보인다.

그곳이 고덕산 8개 봉오리중 제1봉이 되시겠다.

우린 무조건 차에서 내리자 마자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한적한 고덕마을의 골목길을 벗어나자

1봉을 향한 이정표가 우릴 안내한다.


 


성큼 들어선 숲속의 오솔길이 가파른 계단이다.

귀때기가 시려울 정도의 추위가 힘든 오름질에 어느덧 몸이 덥혀질 쯤...


 


고덕마을이 발아래 펼쳐진 조망바위에 올라섰다.

내려 보이는 고덕마을의 넓직한 주차장엔 여수에서 올라온

개인택시 한대와 우리의 애마만 덩그러니 차지하고 있다.

부부로 보이던 여수 차량의 두분은 뭘 하는지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조망터에서 시선을 우측으로 조금만 돌리면

저멀리 안테나를 이고 있는 전주의 모악산이 아련하게 보인다.

필봉 아우님의 렌즈라면 힘차게 땡겨 올텐데 허접한 내 디카론 어림없다. 

그래 그런지 내눈엔 전주근교의 산군들만 어림직작 될 뿐이다.

그래도 우야튼간에 조망 하나 만큼은 참으로 시원하여 좋다.


 


다시 시작된 걸음...

아주 짧은 산행길이니 춥지 않을 정도로 사부작 사부작 힘을 아낀다.


 


한번 힘을 쓰고 나면 반드시 나타나는 조망처...

그때마다 우린 걸음을 멈추고 맘껏 조망을 즐겼다.

 

 


예전 이런 등로의 암릉과 마주하면 

죄다 한번쯤 올라서던 초록잎새가 몸을 사린다.

아직도 그날의 악몽을 떨처 버리지 못 한 트라우마가 남아 그런걸 어쩌랴~!!!

그래도....

당분간 산에 못 갈것 같다던 초록잎새가 이렇게 따라 나서 준것 만도 고맙다.

 

 


드디어 올라선 1봉....

산불 감시초소 곁의 이정목이 오늘 우리가 올라선 첫 봉오리 1봉임을 알린다.


 


1봉을 넘긴 능선이 잠시 내려 앉는 초입...

내동산이 아주 가깝게 우릴 마중 나와 반긴다.

당연히 우린 그곳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 하나 담아주고 나서야 길을 나섰다.


 


이어지는 등로가 한차레 내려 박혔다

가파르게 올라선 계단길의 정점에 이르자


 


바로 2봉이다.




그곳 2봉에선 방금 우리가 머물렀던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1봉이 아주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2봉에 올라서자 그때서야 우리 뒤를 따르던 여수에서 오신 부부가 1봉을 올라서는게 보인다.



 

어느새 우리들의 걸음이 3봉을 넘겼다.

 

 


계속되는 암릉길에 재미가 붙는다.

임실의 고덕산은 아주 작지만 까탈 스럽게 앙탈을 부리는 야무진 암릉이 사랑 스럽다.


 


그런 고덕산이라 그랫나 ? 

어느순간 고덕산이 초록잎새를 굴욕 시킨다.

해산굴...

초록잎새가 처음부터 아주 만만하게 본게 잘못였다.

애초부터 겸손하게 베낭을 벗어놓고 빈몸으로 통과해야 하건만

이정도 쯤이야 라며 시건방을 떨었던 초록잎새는 그 덕분에 큰 곤욕을 치룬다.

여기저기 베낭을 긁키며 빠저 나간 다음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초록잎새가 나를 보며 미소 짖는다.

그럼 난 ?

사나이 체면이고 뭐고 볼것 없이

베낭을 벗어 넘겨 주곤 설설 기어 나가야 했다.

  

 


그런 우리 부부를 이번엔 선바위가 반긴다.

그런데....

이거 그냥 가 말어~?




예전같음 먼저 낼름 올라설 초록잎새가 역시 몸을 사린다.

그래서 대신 내가 올라선 선바위...

올라봐야 뭐 특별한건 없는데 왜 꼭 올라보고 싶은지 ?

이젠 몸을 사려야 할 나인데 아직도 예전 버릇을 못 고치고 있다.

ㅋㅋㅋ


 


어느덧...

8봉중 절반을 넘길 쯤에 산행 후

처음 만나게 된 갈림길에서 덕봉사로 향한 길을 외면한 우린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6봉을 올랐다.

올라보니 바로 옆 암봉이 고덕산의 정상인 8봉이다.


 


6봉 정상의 조망이 정말 멋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건 희미하게 보이던

통신 시설 덕분에 그 모습을 확연하게 알 수 있는 장수의 팔공산이다.


 


잠시후 우린 6봉을 내려와 정상으로 향한다.

그길은 암봉을 돌아 나가게 만든 가파른 내리막 계단길 이다. 

 

 


그렇게 내려 선 높이 만큼

다시 올라야 되는 오름길이 시작 되었는데


 


그 중간엔 멋진 포토존이 되어 준

통천문이 우리부부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요런 저런 포즈로 맘껏 사진을 찍던 통천문을 뒤로한 채  원목데크를 올랐다.

그러다 문득 되돌아 보니  내동산 옆으로 선각산과 덕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얼마전 우리가 올랐던 산장 나눔터의

덕태산 추억이 생각나 그 모습을 배경으로 셀카 증명사진을 남긴 우린...


 

 



드디어 고덕산 정상에 섰다.

 

 


이젠 내려설 일만 남았다.

그러기 전 배고픔을 달래기로 한 우린


 


통신 안테나가 설치된 8봉 암릉의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후...

따스한 커피와 밥 대신 싸온 떡으로 한끼를 해결 했다.


 



이젠...

저 원목데크를 내려선 다음


 


부드럽게 이어지는 저 능선길을 따라 내리면 된다.


 

 

 

 


힘들게 올라선 고덕산의 내림길은 아주 유순하다.


 


그러찮아도 짧은 산행길인데

고덕제로 이어진 능선길 중간을 싹뚝 잘라먹은 갈림길을 만나자

초록잎새가 오늘 집에 일찍가서 할일이 있다며 성큼 덕봉사로 향한 길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덕봉사까지 내려선 등로가

숲을 벗어나자 시멘트길로 이어지며


 

고덕마을로 우릴 이끈다.


 


온갖 해찰을 다 부리며 걸었어도

2시간 30분만에 산행을 끝낸 우린 마눌님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관촌면에 자리한 사선대 조각공원엘 들렸다.


 


조각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후...

일단 운서정을 향한다.

운서정은 김승희가 부친 김양근의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1928년 부터 6년에 걸쳐 지은 것이라 안내문에 적혀 있다.
 

 

 


운서정에 올라서니

사선대의 조각공원과 관촌면이 한눈에 내려 보이던

아름다운 조망에 한동안 발길이 묶였다.

 


운서정을 이어 조금 더 걸어 나가자

조각공원으로 산책길이 이어진다.

이번에 이곳 저곳의 예술 조각품을 감상 하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끝내고 귀로에 들었는데...

아주 짧은 산행도 피곤했던지 초록잎새가 곤히 잠들었다.

어느덧....

정숙운전으로 마나님을 잘 모셔 대전에 도착하자 아직도 해는 중천인 한나절이다.

오늘은 서운한 듯 한 나들이 같던 하루를 또 그렇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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