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맹동산~봉화산~명동산~포도산
산행일 : 2017년 1월03일 화요일
누구랑 : 대전 청솔 산악회를 따라서
어떻게 : 917번 도로변~맹동산길~ok 목장~맹동산~봉화산~봉화대
명동산~화림지맥 갈림길~박점고개~포도산 분기점~포도산~삼의교
(산행 개념도)
오지 심설 산행이란다.
거기다 이름도 생소한 포도산이다.
포도는 몰라도 머루는 있을것 같은 뜬금없는 믿음은 뭐지 ?
무작정 산행 신청을 했다.
오랫만에 따라가 보는 안내 산악회 다.
지난해 9월달 산행사고 이후 제대로 걸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
마눌님 간병인으로 병원에서 먹고자고 두달 넘게 생활 하다보니 몸무게는
불어나고 체력은 저질인데 큰 부상은 아니지만 나 역시 오른쪽 무릅과 팔목이 션찮다.
예전같음 5시간도 어림 없는 곳...
상주에서 영덕까지 고속도로가 개통된 덕에 빠른 도착이다.
햐~!!!
이젠 대전에서 동해안도 지척의 거리.
가야할 곳이 더 많아지고 풍성해 지는 느낌이다.
대전...
산꾼에겐 복 받은 지역이다.
청솔 쥔장 원추리...
아직도 아나로그를 고집하는 꼴통이다.
살아있는 네비게이션이란 애칭이 붙을 만큼 전국의 도로를
손금보듯 훤하게 꿰고 있으니 사실 네비가 그에겐 소용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오늘은 초반부터 버벅댔다.
그의 머릿속 네비게이션이 엉클러진게 분명했다.
핸드폰의 김기사만 불러내면 금방 해결될 일을 그는 버스를 세우고
마을 현지인에게 물어 길을 찾는다.
변치않는 그의 꾿꾿함에 경의를...
ㅋㅋㅋ
나야 안내 산악회를 따라 온거니
이곳의 지형은 물론 산행지에 대한 지식은 백지상태.
그런데...
나눠준 개념도를 들여다 보니 계획된 들머리에서 한참이나 더 올라온 곳이다.
덕분에 더 많이 걸을 수 있어 골수 산꾼들은 불만이 없다.
아니...
오히려 희희낙낙이다.
산행을 시작하며 핸폰의 어플을 동작 시키더니
메달을 몇개를 더 받을 수 있고 점수는 또 얼마를 벌겠다며 기대 만땅이다.
한정 없이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걸었다.
산악네비를 작동 시켜 걷던 산우님이 그런다.
우린 지금 시멘트 도로만 벌써 5키를 넘겨 걷고 있다고...
겨울 날씨답지 않은 포근한 날이다.
체질상 금방 과열되는 몸이라 한꺼플씩 벗다보니 벌써 반팔이다.
누구는 참 대단하다 하는데 사실 괴찮은 체질이다.
나같은 체질은 한겨울 산행에서 얼른 벗고 입지 않으면 얼어 죽는다.
드디어 능선에 붙었는데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진 고원엔 팔랑개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이색적인 풍광과 잘 어울리는 이곳의 이름이 특이하다.
서부 영화에나 어울릴 법한 OK목장이다.
OK목장을 뒤로 하며 시멘트 도로를 또 걷는다.
이거야 원~!!!
초반부터 끝도 없는 시멘트 도로라니 ?
한겨울 아니면 뙤약볕에 끄실려 죽을 등로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시멘트 도로옆으로
살짝 솟아오른 봉오리를 향해 시그널이 다닥 다닥 달려 있다.
시멘트 도로와 이별후 도로와 나란히 이어진 둔덕에 올라서자 맹동산 정상이다.
흐미~!
시멘트 도로만 걸어 산 정상에 올라보긴 처음이다.
그런데 웃긴건 정상빗돌 보다 명동산악회란 오석이 더 크고 우람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맹동산이 아닌 명동산으로 착각을 한다나 뭐라나~?
그러고 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날만 좋으면 맹동산에서 울진의 백암산도 보인단다.
그런데 오늘은 맑고 푸르른 날이긴 하나 포근해 그런지 가시거리는 짧다.
맹동산을 내려선 후...
햇살이 내리쬐는 풍력 발전기 아래에서 나홀로 허기를 메웠다.
식사를 끝내고 나자 나만 홀로 남았다.
뒤늦게 선두를 추격하여 함께 걷다 봉화산 들머리를 외면하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 편한 길을 걷다보니 가야할 방향과 멀어지고 있다.
덕분에 임도에서 봉화산 능선을 찾아 오르느랴 쌩 고생을 한차레 치루고 난 뒤
선두에서 시그널을 깔고 있던 산행 대장님을 만나 함께 걸었다.
오늘 산행 대장님은 예전 나의 직장 선배님 이시다.
정년후 산에 입문하더니 이젠 안내 산악회의 대장까지 하신다.
단둘이 선두에서 곧바로 별 특징이 없는 봉화산 정상을 넘겼다.
봉화산이면 봉화대가 있을텐데란 생각이 맞았다.
정상을 지난 얼마후 돌 축대가 있어 살펴보니 봉화대가 분명하다.
봉화대를 지나 계속되는 등로는 전형적인 육산...
조망이고 뭐고 볼거리가 없다 보니 진행 속도가 빠르다.
오지의 심설 산행 컨셉이 무색하게 쌓인눈이 없다 보니 오늘은 무심하게 걷는 맛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벌써 명동산 정상...
그새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아마득하다.
다행히 명동산의 조망은 시원하다.
정상에서 뒹굴던 정성이 가득한
준.희님의 알림판은 제자리에...
다시 또 시작된 걸음....
끝없이 이어진 육산의 깊은 산중에서 갈림길을 만났다.
화림지맥 분기점이다.
화림지맥과 이별후 또다시 이어진 걸음은
저 아랫동네엔 옛부터 박이 많이 생산되어
바가지를 많이 파는 점방들이 생겨난 연유로 이고개를
박점 고개로 불렀다는 갈림길을 지나자.
그간 평범하던 등로가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에구~!
에구~!
에구~!
마지막 힘을 쥐어짜 오른 포도산 분기점을 넘어
포도산 정상에 올라서자
어느덧 산행의 막바지에 이른다.
오름길은 상관 없는데
내림길에선 오른쪽 무릅이 굽혀질때 마다 가끔식 뜨끔 거린다.
역시 부상의 후유증이다.
션찮은 다리를 달래가며 내려서자
삼의교를 지나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반갑다.
누가 그런다.
오늘 걸은 거리가 18키로가 넘었단다.
정말~?
그럼 오랫만에 제법 길게 걸은게 된다.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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