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용인.조비산~정배산~구봉산~석술암산

산행일 : 2016년 3월30일(목)~4월01일(금) 1박2일

누구랑 : 나홀로

 

  (산행 개념도)

 

 

이번 돌아오는 휴무는

오후에 퇴근하여 다음날 하루만 쉰다.

그래서 떠나긴 하는데 이번엔 나홀로의 여정이라

빵빵하게 기름을 꽉 채운 마눌님의 마티즈로 천천히 여유롭게 용인을 향했다.

 

용인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네비양이 알려주는대로 얌전하고 차분하게 달렸어도 1시간30분만에 도착이다.

가까이 왔으니 산행 들머리 근처에서 주차 할 곳을 찾는다.

마침 장평리 농협 미곡 창고앞의 넓직한 주차장이 훵~하니 비어 있어 

그곳에 애마를 잠 재우고 325번 도로를 따라 몇 걸음 더 옮겨 놓자

산행 들머리가 되는 조천사의 입간판을 만났다.

 

 

 

조천사를 향하는 마을길엔 축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방역관계로 외부인 출입통제의

안내문과 함께 축사를 돌아서 가라는 이정표가 있다.

그 방향대로 걸어 들어가긴 갔는데...

선등자의 시그널 하나 없는 희미한 등로엔 낙엽만 가득하다.

 

 

 

얕으막한 동네 뒷산에

뭐~그리 특별한 길이 따로 있을까 마는....

조천사를 좌측에 두고 이어지던 희미한 등로는 그런대로

무사히 정상으로 나를 올려 놓았는데...

에게~!!!!

무거운 박베낭을 메고도 겨우 20분만에 정상 도착이다.

 

일단 왔으니 보금자리를 정하는데....

데크가 돌출된 곳은 조망이 좋긴 한데 바람이 세차고

더구나...

데크 한군데는 누군가 시커먹게 태워 먹었다.

이궁~!!!!!

저런곳이 자꾸 생겨 날 수록 비박,야영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진다.

 

 

 

그래서...

그 보다는 솔직히 맘엔 안드나 안쪽의 데크에 후딱 칠성급 호텔을 지었다.

그런후...

ㅋㅋㅋ

데크 기둥에 디카를 올려 셀프로 사진 한장 꽝~!!!!

 

 

 

그러고 나니 이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정상을 배회하며 풍광을 즐긴다.

 

 

 

어느덧....

내일 걷게 될 구봉산 자락으로 뉘엿 뉘엿 햇님이 넘어간다.

 

 

 

 

 

이젠 시간도 되어 그런가 뱃고래가 출출하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넓직한 데크를 나홀로 차지한 채 난 저녁 만찬을 즐겼다.

일단...

한잔을 먼저 들이켜 뱃속을 덥혔는데

오늘 내가 섬겨야 할 酒님은 초록잎새가 D팩에

넣어 준 대로 가져온 칠갑산 구기자 술이다.

 

 

 

안주는 쇠고기...

양념통에 굵은 소금 있고 된장 고추장은 물론

양파와 파채 썰은건 초고추장을 쳐서 고기와 함께 먹으면 된다는

초록잎새의 당부를 쌩~ 무시하고 그저 귀차니즘에 쩔은 산찾사의 막가파 요리는

그냥 다 몽땅 냄비에 처 붓고 끓여 먹는거다.

그래도...

우야튼 맛은 겁나게 좋다.

요즘 아주 인기가 좋다는 백선생이 맛을 보면 놀라 까무라 칠 정도로...

ㅋㅋㅋ

 

 

 

배도 불러오고 알딸딸 취기도 올랐는데

딘장~!!!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 든다.

그 고독감이 좋긴 하나 오늘은 왠지 그걸 즐길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참~ 나....

내가 마눌 초록잎새의 술 버릇이 옮았나 ?

여기저기 전화질....

제주에 간다던 만보님과 통화~

그리고...

몇몇의 지인들....

마지막엔 마눌에게 투정을 부렸다.

 

너~!

나를 이렇게 외롭게 만들어도 돼~?

그러자 마눌님...

당신은 그 좋은데 꼭 내가 못가는 날 골라 가야 되긋써~?

괜히 시비를 붙였나 보다..

마눌에겐 되로주고 말로 받았다.

 

 

 

 

겨울밤이 긴 건 당연한데

이건 원~!!!!

이젠 봄인데 도대체 왜 이리 밤이 긴가~?

 

 

 

이젠 좀 외로움에 적응이 되자

진하게 탄 커피 한잔을 놓고 휘황찬란한

마을의 불빛을 보며 멍~ 때리기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문득....

또다시 거지 몇마리를 키우고 사는

산찾사의 뱃고래가 허전함을 알려와 야식을 준비했다.

요즘 내가 그 맛에 반해 버린 불 짬뽕 라면으로....

 

 

 

마지막 남은 술을 안주로 라면까지 드셔주고 나자

흠~!!!

이제사 시간이 잘 가는것 같다.

 

 

 

어느덧 밤 열시가 넘어간다.

그때 떠오른 생각.

아하~!

태양의 후예....

그거 어디서 하더라~?

여기 저기 둘러보다 못 찾고 TV귀신 마눌한테 물어 DMB로 시청을 했다.

뭐~!

내용이야 픽션으로 다 쌩~ 구라지만

화려한 엑션과 멜랑꼴랑한 사랑 노름이 보기 좋다.

거기서도 정치인은 똥쿠린네 나는 놈인데

거참....

TV드라마 속 장군은 제대로 정신 박힌 진짜 군인이다.

그거 아시는지 ?

60만 대군을 반으로 줄이면 나머지 30만명에게

최고급 승용차 한대씩 사주고도 예산은 남아 돈단다.

당연...

최첨단 무기를 갖출 수 있고 그것만 운용해도 자주국방은 완성 된다는 야그...

그럼 왜 못 해~?

우리나라 똥별들 그나마 진급 적체가 심한데 누가 그걸 해~? 

 

 

 

 

드라마 시청을 끝내자 밤 11시를 훌쩍 넘겼다.

이젠...

잠을 자야 하는데 이걸 어쩌~!!!

잠이 싸~악 달아나고 정신은 말똥 말똥....

 

그래서...

또다시 멍~ 때리기 돌입...

의자에 앉아 내려보고 올려보며 그렇게 산찾사는 산정에서 도를 닦는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

잠결에 한밤중 아주 부지런한 산객 한분이 스처 지나간 얼마후....

역시...

잠을 깨우는 새소리에 눈을 뜨니

이런~!!!

벌써 햇님이 태동 중...

황사인지 미세먼지 인지 ?

일출은 강렬함을 잃고 어제 넘어가던 일몰과 같은 느낌이다.

 

 

 

 

일어 났으니 또다시 떠날 채비를 서둔다.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대신 하고...

 

 

 

역시나 아니온 듯 자리를 정리후

하룻밤 포근히 숙면을 취했던 조비산 정상을 등진다.

 

 

 

어제 올라섰던 반대편으로 내려서자

가파른 원목계단길이 암장으로 이어지고...

 

 

 

 

암벽 훈련장을 벗어나자

본격적인 조비산 탈출이 시작 되는데

그길은 영남길이란 시그널만 쫓아 가면 될 일이다.

 

 

 

가파르게 내리 백히던 초반의 원목계단길 이후...

암장을 지나서 부턴 민가가 바로 코앞인 능선길이 이어지는데

아주 평탄한 육산의 오솔길로 몸 풀기엔 아주 적당한 등로가 되시겠다.

 

 

 

어느새...

그 영남길의 능선을 싹둑 자른 재를 넘긴다.

 

 

 

황새울과 용천리를 잇는 도로를 넘어

반대편 능선앞엔 종합 안내도가 있는데 오래 돼 그런가

지도는 이미 다 벗겨나고 그 옆의 구간별 등산로 안내만 남아 있다.

여기서 일단 구봉산까지 6.8키로 3시간 소요로 돼 있다.

물론 저질체력 기준이다.

 

 

 

구봉산을 향한 능선길은

높낮이가 없는 비산 비야의 난이도

낮은 등로가 실학자 유형원 묘의 갈림길을 만난 얼마후...

 

 

 

 

한차레 고도를 올려 붙이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더니 이젠 그만 쉬었다 가라며

얕으막한 봉오리에 올려 놓았는데....

ㅋㅋㅋ

이것도 산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279.9M 정배산 이란다.

 

 

 

그곳 정배산에선

MBC 사극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내려 보이고

 

 

 

그 반대편엔 방금 전까지 머물던 조비산이 마주한다.

 

 

 

다시 걸음을 서둔다.

계속 걷는 내내 진행방향 우측엔 드라마 세트장

그 반대편은 용인 골프장이 함께 하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415.2봉인 달기봉에 이르자

용인골프장과 비로서 이별을 하게 되고...

 

 

 

이후... 

제법 올라 붙이기 시작한 등로가

 

 

 

439봉 산불감시 초소를 앞두고 비지땀을 솟게 만든다.

 

 

 

멀리서 봤을땐 이게 구봉산인 줄 알았다.

하긴...

실제 높이도 여기가 더 높다.

 

 

 

산불 감시초소를 약간 지난 봉오리...

삼각점이 있다.

이곳이 369봉 이다.

서래야 박건석님의 목신봉이란 팻말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 의미 없는 무명봉으로 스쳐 지났을 것이다.

 

 

 

목신봉 쉼터 의자의 유혹을 뿌리치고

 

 

 

구봉산 정상에서 쉬기 위해

내처 걸음을 옮겼는데 목신봉의 내림길이 아주 가파르다.

 

 

 

이윽고...

드디어 올라선 구봉산에서 정상 증명의 셀카 한장을 남긴 후...

길게 휴식에 들며 떡과 과일로 꺼저 들어간 뱃고래의 허전함을 달랬다.

 

 

 

 

구봉산 정상...

데크에서 내려보니 용인엔 온통 골프장 인가 ~?

여기도 태영 골프장이 내려 보이고

 

 

 

반대편엔 조비산이 아련하게 조망된다.

햐~!!!!

내가 벌써 이만큼을 걸었나~?

시간을 보니 조비산에서 이곳까지 2시간 30분이 걸렸다.

거리는 꽤 되나 육산이라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는 등로가 여기다.

 

 

 

흠뻑 젖은 상의가 다 마르도록

해찰을 떨며 쉬었다 걷는 걸음이라 힘이 넘친다.

그렇게 힘차게 걷던 등로에 생뚱맞은 기구가 눈에 띈다.

참~!

나 원...

누가 여기까지 올라와 저런 기구 운동을 한다고 갔다 놨을까~?

귀한 세금을 저렇게 낭비해선 안 될 일이다.

왜 저럴까~?

완전 어이 상실이다.

 

 

 

이젠 거의 막바지...

뚜렷한 용운사 갈림길을 외면하고 올라선 마지막 봉오리는 석술암산이다.

 

 

 

이젠 내려만 가면 오늘 산행은 끝....

능선 줄기가 용천리 쪽으로 향하면 좋으련만~

내 바램과 달리 반대편으로 내리 박히던 등로가 계곡을 만났다.

오늘은 날씨가 덥다.

온통 땀 범벅....

베낭을 내려 놓고 머리까지 담궈 열을 식힌 후....

마지막으로 남은 한라봉 한알을 까 과즙으로 갈증을 삭히자 겨우 살것 같다.

 

 

 

마지막 이정표를 지나며 만난

낙엽송 군락지를 벗어나자 등로는 양준마을로 향한다.

그쪽으로 향하면 차를 주차 해 놓은 장평리와 멀어진다.

그래서...

 

 

 

얕으막해 보이는 야산을 하나 타 넘었다.

물론 등로는 없다.

여기저기 끄들린 덕분에 내려서고 보니 연꽃마을이다.

 

 

 

연꽃마을에서 조금 내려서다

밭을 지나 또다시 야산 하나를 더 넘어 용천리로 내려 선 후...

 

 

 

뙤약볕에 잠시 시달리며

시멘트 도로를 걸어 나온 끝에 겨우 장평리에 도착하며 산행을 끝냈다.

 

 

 

그럭저럭 산행을 끝낸 후에

집으로 돌아와 베낭을 내리다 보니.

 

아이구야~!

이런~!

 

박 산행에만 들고 다니던 전용 스틱이 보이지 않는다.

가만 생각 해보니...

스틱을 차 옆에 놓고 베낭만 싣고 난 후엔

깜박 까먹고 스틱을 챙기지 못했다.

이정도면 아주 심각한 치매 아닐까~?

흐이구~!

이걸 어쩌나~!

 

 (용인.조비산 정상의 풍광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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