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청호반

산행일 : 2016년 2월22일(월)~23일(화)

누구랑 : 동서부부와...

 

 

일년중 제일 커다란 달을 볼 수 있는 대보름.

그러나...

일기예보엔 그 달을 볼 수 없단다.

늦은 저녁....

처제부부가 대청호반을 가잖다.

보름달은 볼 수 없어도 내일 아침 물안개 피어 오르는 풍광은 볼 수 있을거라며 ....

 

 

 

부랴~ 부랴~ 꾸린 베낭을 메고

대청호반의 야영지를 찾아 불을 밝히고 걸어 들어가

 

 

 

넓직한 데크에 자리를 잡았다.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그러니 뭐~

딱히 할일이 없어 주린창자를 달래는 일만 남았다.

사실...

난 내 밑바탕 본성이 들어 날 만큼 배가 고팟다.

 

 

 

얼굴 표정만 봐도

나를 내 자신보다 더 잘고 있는 초록잎새...

부지런히 삽겹살을 구워 내 앞에 놓으며 하는말

 

"그 드런 성질 터지기 일보직전 였지~?"

 

 

 

미용실을 운영하는 처제...

많이 나오고 싶었나 보다.

정말 좋아한다.

사실...

체력만 좀 된다면 산으로 데려 가고 싶엇는데

완죤 저질체력이라 니나 나나 고생길이 될게 뻔하여

산대신 찾아든 곳이 대청호반인데 그래도 참 좋덴다.

 

 

 

동서부부와 주거니 받거니....

초록잎새도 기분이 좋아 그런가 ?

이미 도를 넘은 주량인데도 계속하여 거침없는

酒님 사랑에 대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삼겹살의 끝판....

이렇게 비빔밥으로 마무리를 한다.

술이 위장을 마비 시켰나 보다.

저걸 누가 먹어~?

그런데...

어느순간 게눈 감추듯 없어지고 난 한밤중...

 

 

 

으이구~!!!!!

이렇게 야영하는 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맛이 있다며

딱 두개만 끓이잖다.

맘대로 하시는데 난 정말 안 먹을 꼬얌~!!!

 

 

 

그런데....

남들 먹는걸 보니 맛이라도 봐야 될 분위기...

너무 맛이 좋다고 다들 호들갑이라 면발을 살그마니 입안에 넣은 순간

흐미~!!!!

라면발이 정말 쫄깃하다.

일명 불짬뽕 라면 이라나 모라나~?

나중에 집에 가면 한번 더 끓여 먹어봐야 겠다.

 

 

 

대보름날은 날을 세워야 한다는 처제의 억지주장에

내려 앉는 눈꺼플을 곧추 세워가며

가끔씩 구름속에 얼굴을 내미는 보름달을 보며 우린 야경을 즐겼다.

 

 

 

이젠 이미 날을 넘겼다.

밤엔 비가 내릴거라 햇는데....

날씨가 심상치는 않다.

그러나..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

비나 눈이 나리면 귀찮으니 밤새 아무일 없기만을....

 

 

 

 

한밤중...

텐트를 두두려 대는 빗방울에 잠시 잠을 깬 이후

아주 달게 깊은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아침.

다행히 비는 그쳤다.

역시....

흐린날이라 일출은 없다.

주위엔 비가 눈으로 변했는지 눈이 약간 쌓였다.

 

 

 

 

대청호반엔 일출 대신

처제의 장담처럼 몽환적인 물안개도 없다.

그러나...

고요한 수면의 대청호반은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 보인다.

초록잎새....

한동안 대청호반을 응시하며 멍~을 때리고 있다.

 

 

 

좀 늦게까지 해찰을 부리다

아침으로 떡국을 끓여 드셔준 우리들....

살며시 들어내기 시작한 햇살에 텐트를 말리는 동안

 

 

 

대청호반 산책에 나섰다.

 

 

 

예전...

초록의 새순이 피어 오르던 봄날

이곳을 걸었던 이후 처음인데 주위 풍광이 새롭다.

 

 

 

 

 

처제와 초록잎새는

나와 반대편으로 걸어 가더니 나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나홀로 서성대다 걷다가....

 

 

 

 

그러다 만난 돌탑...

난 그저 그냥 그런 돌탑인줄 알았다.

 

 

 

그런데...

초록잎새가 나중에 하는말이 기막힌 예술품 였다고.

그것을 가만 바라보면

방향에 따라 초가집은 물론 온갖 형상의 사람 형상들이 표현된 돌탑 였단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간...

짐을 꾸리고 있을쯤 한무리의 환경감시 요원들이 시찰을 나오셨다.

그러나...

그들 눈에 흠 잡힐 구석 하나 없는 뒷처리에

그들이 던진 한마디는 밤새 춥지 않았나요가 전부....

그러며 묻지도 않는 말까지....

자신들의 주 목적은 낙시꾼 적발 이란다.

 

 

 

느닷없이 늦은 저녁에 떠난 1박2일 대청호반의 야영....

다음엔 초록의 새순이 올라오는

아름다운 호반 풍경과 물안개 피는 아침을 맞으러 한번 더

걸음을 해야 겠다는 마음이 불현듯 든다.

 

 

 

그때...

우리 부부와 함께 같이 가실분 계신가요~?

 

 

(그날의 생생현장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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