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도 동석산
 
산행일 : 2006년 3월 18일 토요일 (비온후 오후늦게 갬)
 
누구와 : 주주회원님들과...
 
산행코스 : 종성교회~178봉~칼날능선~220봉~220봉과 동석산 사이 안부~아랫심동마을
                  
산행시간 : 휴식시간 포함 5시간
 


 산행전날 저녁

 서울 동아 마라톤 풀코스 써브스리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주신

 대전 주주클럽 회원님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듬뿍받아 마냥 행복한 밤을 보내고 귀가하여

 잠자리에 든 시각이 날을 넘긴 새벽 1시다.

 

 얼마전 주주의 큰곰님 파라다이스님 은비님 들뢰즈님 너른숲님이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주말 계족산 동마 회복주 대신 산행으로 하자는 회원님들이 많다며 너른숲님 나에게산행지를 선정하여

 달라는 전화를 받고 마침 몇년째 벼르던 동석산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 함께 가는게 어떻냐 하니

 모두들 좋다하여 우리 아파트 6층 하늘채 부부 포함 9명을 산행 예약하고 산행을 떠나기로 한 새벽녁

 이른 아침 핸드폰 알람에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켜 세워 창문밖을 처다보니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전날밤 주주클럽과 너른숲님께 받은 썹쓰리 축하 꽃)


 진도의 동석산하고는 궁합이 안 맞나 ?

 산행계획이 우천으로 연기되거나 갑자기 일이 생겨 무산된게 벌써 3번째가 된다.

 오늘은 편안하게 안내산악회 뒷 꽁지 졸졸 따라가 보려 했는데 안전산행과 직결되는 암릉 산행의 특성상

 우천시도 강행할수 있을지 걱정은 되나 오후에 날이 개인다니 떠나는 보는데 속으론 은근히 염려스럽다.

 암릉 산행의 경험과 장비를 갖춘 산악회임을 미리 확인은 했지만 초보가 낀 우리팀의 안전이 걱정돼

 진도로 향하는 내내 어서 비가 그처주길 바라나 내맘을 알기나 하는지 무심한 하늘은 깨어날줄 모른다.

 

 새벽 6시 40분에 대전을 떠난 버스의 기사님는 진도가 초행길인듯 몇번을 헤메는데

 장거리 여정의 버스 멀미로 최악의 꼭지점에 다다른 우리 아내가 더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을쯤

 버스는 다행히 산행들머리 지산면 종성교회앞에 이르러 우릴 내려놓는다.

 

          (운무에 잠긴 동석산 전경) 


 지겹던 버스를 벗어나자 소강상태를 보이던 봄비는 심술궂게도 부슬비로 바뀌어 내리므로

 이른 새벽 허술하게 채운 위장도 허 하고 마침 때도 됐기에 비를 피할수 있는 간이 버스 정류장에

 자리를 펴고 찬들을 펼처 놓으니 금방 화려한 한정식 부페가 차려진다.

 

 특히나 은비님의 도깨비 같은 보따리서 연신 나오는 찬들과 밥에 모두들 의아한 시선을 보내니

 전날밤 썹쓰리 축하연에 진도 동석산을 간다하니 강산애님 나두 갈틴게 내 도시락까지 준비해 달라 해서

 가저와서 그런거라는데 정작 강산애님은 술에 취해 그런 사실을 아닌지 모르는지 회사에 출근했단다.

 덕분에 배 주린 다른님들 내장을 더욱 꽉꽉 채울수 있었다.

 

 비록 비를 피할수는 있다하나

 시멘트 바닥에 주저 않아 점심을 먹고 있는것을 본 길가던 동네의 할머님이 오시더니

 우리가 딱하고 안돼 보였던지 우리집 대청에 가서 먹으란다.

 전라도 시골인심이 풋풋하게 살아있는걸 보니 이곳은 아직 때가 묻지 않는 청정한 옛날 우리네 시골 고향같다.
 


 

 점심을 끝낸후

 소강상태를 보이는 빗방울을 맞으며 교회를 향한 시멘트 계단을 오른다.

 동석산을 향한 등로는 학교종이 땡땡이 아닌 마을 교회종이 뎅뎅 울리는 종탑을 가로질러

 숲속으로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며 얼마간 이어진다.

 그러다 어느순간 턱하니 암릉이 길을 막기에 한번 올라서 보는데  옳다 ! 너~ 잘왔다

 한번 당해보란듯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위가 여간 미끄러운게 아님에 잔뜩 긴장이 된다.


 


            (새봄을 알리는 매화꽃)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에 위치한 童石山은 5만분의 1 지형도엔 석적막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서남쪽의 조도에서 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 동석산은 해발 2백미터에

 불과 하지만 산 전체가 거대한 성벽을 연상시키는 암벽으로 암릉미가 빼어난 산이다.

 

 진도의 산중 최고봉인 485.2봉의 첨찰산과 임회면의 457봉의 여귀산은 나 몰라라 하고

 예전부터 그리워하고 사모하던 동석산만을 찾는걸 시기하고 질투함인가 ?

 두마디쯤 되는 암릉을 올라서서 내려다 보는 심동마을은 아직도 운무에 가려 그 모습을 내주지 않는다.

 


     (다들 뭘~ 처다  보슈~ ?)


           (앞서 올라서는 님들 처다보구 있지라~)


 본격적인 암릉이 초반부터 연속 이어지며

 잔뜩 수분을 머금은 암릉의 미끄러움에 모두들 긴장을 하면서도

 올라선후엔 그 짜릿함을 즐기는듯 모두들 함박웃음을 짓는 얼굴들이다.

 

 맑은날이면 사실 1봉 2봉의 슬랩구간도 잡을 홀드가 많아 얼마든지

 올라설수 있겠으나 초보자와 아줌마가 낀 일행의 안전을 위해 자일을 깔고 하나 하나

 올리며 진행하느랴 산행이 몹시 더디고 늦다.
 

   (2봉을 향한 암릉)


   (2봉에서 3봉을 향한 안부로 내려서는 다소 위험스런 하강길)

    (3봉을 향하여...)

          (3봉 정상에서 손을 흔드는 하늘채님과 초록잎새)

    (2봉을 내려서는 후미일행들....)

   (날이 개이면서 심동저수지가 보이고)
 
 1봉에서 2봉을 향해 가던중 우리의 일행중 은비님에게 문제가 생겼다.
 1봉을 향할땐 씩씩하게 대들고 올라서더니 그 이후부턴 다리를 부들부들 떨기에
 초반 암릉에 긴장돼서 그러거니 했는데 진행할수록 그 도가 더하더니 완죤 기절일보 직전이다.
 
 동갑네라구
 주주클럽 계족산 팀장인 파라다이스님 열심히 옆에서 추슬르고 달래고 안심시키며
 막강주주, 일등주주클럽 갑천팀장님 그러면 우리 팀원은 으짤라꼬 그러냐며 큰곰님 옆에서
 잡아주며 갈길을 안내하느랴 진땀을 빼는데 알고보니 은비님 고소공포증이 있어
 고층 아파트엔 가지도 못하고 저층아파트에서만 산다는걸 그제야 안다.
 
 에궁 맙소사 !!!
 진작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하고 땅을 치는 후회를 하나
 어쩌랴 !!!!
 
 그런 사실도 모르고 이런 암릉산행의 짜릿함을 함께 만끽하고 싶어 추천한 산행지가
 정작 은비님 본인에겐 지옥의 아수라장 인걸....
 
 찬물과 함께 진정제도 얻어 먹여가며 2봉의 암릉 안부를 내려서는 앞에서 허리를 잡게 하고
 파라다이스님과 큰곰님 옆에서 부축하여 3봉에 올라서니 은비님 그대로 주저 앉아 버린다.
 긴장하고 몹씨 놀라서 그런가 사시나무 떨듯 하는 은비님께 판쵸우위로 바람을 막아주다
 아예 나의 겉옷 방풍의를 벗어 입혀 갈무리한후  고마운 어느 아주머니가 주는 청심환을 먹인후
 3봉을 내려선후 도중 하산을 시키는데....
 
 동갑네인 파라다이스님과 의리의 사나이 큰곰님이 양옆으로 부축하여
 하산을 할테니 나머지 일행은 그대로 계속 산행을 이어가란다.
 
 두분께 미안하고 고맙고......
 내가 부축해 내려가야 함에도 산행의 욕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놀부같은 난 나머지 일행과 산행을 이어간다.


 
 
 등로는 계속 암릉으로 이어지는데  제3봉과 4봉 사이는 거대한 U자형 협곡이 형성되어 있다.
 그 협곡 아래는 천종사의 절집이 아담하게 자리잡은게 발아래 펼처저 있다.
 어느덧 잔뜩 찌프렸던 하늘도 점점 깨어나더니
 파란색 하늘의 속살까지 부끄럼 없이  내보이며  다도해의 조망을 덤으로 선사한다.
 
 이후 등로는 별 어려움 없이 제 5봉까지 이어진다.
 일행들 모두 5봉의 정상아래로 돌아 내려가는 등로로 내려섬에 나홀로
 올라서기 만만해 보이는 대슬랩의 5봉 정상을 조심스레 올라보니 사방팔방 펼처지는 시원스런
 조망과 5봉정상에서 이어지는 나이프 릿찌의 칼날능선이 발아래 펼처 이어지는 장관이 넘 아름답다.
 
 뒤따라 오는 숲님과 들뢰즈님을 불러 올라오라하여
 함께 경관을 둘러보며 오봉정상 등극의 증명사진 하나씩을 박고 내련선다.
 
        (칼날 능선)
  

  (칼날 능선 아래 우회로를 통과중인 산행인들) 
 
    (6봉에서 바라본 칼날능선 건너편 5봉)

   (가야할 7봉과 220 M봉인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능선) 

 
 
              (하늘채 부부님 뭘 보남유 ?)         
 
 7봉과 8봉을 올라서기전
 지체되는 산행시간에 귀가시간이 걱정스런 산악회 선등자는 은근히 7봉 안부에서
 내려서는 하산을 권유하는데 언제 다시 이곳을 기약할까 싶어 얼른 7봉으로 올라서며
 후미의 아내에게 빨리 올라오라 채근하여 우리일행 모두 삼각점이 박혀있는 220M 의 8봉 정상을
 함께 밟고 처음으로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선다.

  (220 M 인 8봉을 올라서기 직전) 

        (삼각점이 박혀있는 해발 220 M 인 8봉에서 단체사진) 

               (8봉을 올라서는 후미일행)

 
 8봉을 끝으로 등로는 육산으로 바뀐다.
 남도 특유의 산길이면 만나는 가시투성이의 성가심이 바쁘게 가는길을 더디게 함에
 숨도 돌릴겸 그때까지 간식한번 꺼내지 않은 나의 베낭에서 큰곰님의 딸기 한통과
 은비님의 방울토마토를 꺼내어 놓으니 덩달아 들뢰즈님 매실주가 나온다.
 잠시후 하늘채님의 베낭에서 나온 부침개가 더해지고 나니 누군가의 베낭에선
 부침개는 요것이 제격이라며 쐬주가 나온다.
 
 뒤따라 내려서는 산행인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간식과 한잔의 술은 그간 긴장속에 진행된 산행의 피로를 날려 버린다.
 정작 240봉의 동석산은 오르지 않고 그 아래 안부에서 심동마을을 향한 시그널의 안내를 따라
 내려서니 5시간 동안 전립선 찌릿찌릿하게 만든 암릉산행에 끝을 맺는다.

     (내려선후 올려다본 동석산 암릉 능선)

 기다리는 버스에 도착하니
 일찍 내려온 큰곰님은 큰 들통에 무우 쑹덩쑹덩 썰어넣어
 국물 시원하게 우려낸 어묵을 끓여놓고 우릴 기다리셨다.
 덕분에 푸짐한 어묵에 시원한 국물과 함께 막걸리로 내장을 덥히고 채우니
 머나먼 귀향길이 지루한줄 몰라 어느덧 늦은밤 도심의 불빛에 눈을 뜨니 대전이다.
 
 오늘 47번째 귀빠진 나의 생일임을 알아챈 하늘채 부부님
 국수를 먹어야 명이 길다고 잡아채어 들어간 음식점에서 마지막 성찬을 들고나니
 오늘도 역쉬 나의 하루는 보람찬 하루다.
 다만
 은비님.파라다이스님.큰곰님껜 미안스러울뿐.....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국내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제도 앵산 인물사진  (0) 2006.03.24
동석산 인물사진  (0) 2006.03.22
주행봉~포성봉  (0) 2006.03.06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0) 2006.03.06
변산 쇠뿔바위봉  (0) 2006.03.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