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6년 1월 27일 금요일

 

누구와 : 너른숲님과 함께 소월을 따라서....

 

산행코스 : 무령고개(10:40)~영취산1075.6m (10:55)~선바위 고개(11:06)

            ~백운산 1278.6 m (12:18.중식~)~서래봉1076 m ~빼빼재(14:13)

            ~괘관산 정상 1251.6 m (15:55)~중산 독가촌(17:10)~채석장 공터(17:20)

 

                                           (산행 개념도)


 산행전날 숲님의 핸폰 메세지가 날아온다.

 낼 시간 되면 함께 소월따라 산에나 가잔다.

 산행코스는 재넘이 별땅이 덕배가 밤하늘 별을 따러간 백운산 괘관산이란다.

 

 한겨울 비박하며 보낸 그네들과 함께 못간 부러움에 은근히 시셈도 났었는데

 느그들 이틀동안 70 L 쇳덩이 처럼 무거운 베낭메고 낑낑대던 그 코스를 우린 가벼운

 베낭 달랑달랑 건달산행으로 간단히 다녀올란다 하며 숲님과 의기투합하여 다음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짙은 안개속을 뚫고 달린 버스는 산행 들머리 무령고개 가는길 논개 생가에 잠시 한숨 돌리는 사이 

 우린 논개 박물관 생가를 비롯한 왕릉처럼 호화로운 논개 부친의 무덤을 둘러본후

 꼬불랑 꼬불랑 힘겹게 무령고개를 올랐다.


                                  (논개 생가의 풍경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이나 높은 고도탓인가 ?

 무령고개에 내려보니 장안산쪽 수목들이 안개의 수분을 붙여 하이얀 꽃들을 피어올리고 있다.

 백두대간 한구간을 밟는 오늘 산행 들머리 영취산을 오르는 등로는 도로 절개지 상부를 따라 고도를 올리는데

 예전에 내린 눈이 많은 등산인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저 빙판인데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안하지니 불편하나

 일단 그냥 올라보기로 하고 나무등걸과 잡목을 잡으며 올라채니 그냥 저냥 오를만 하다.

 

       (산행 들머리 무령고개)


 무령고개를 떠난지 겨우 15분만에 해발 1076 M 의 영취산 정상이다.

 1000고지 넘는 정상을 요렇게 쉽게 오를수 있는 산행지는 아마 이곳 말고는 없으리라.

 

 짙은 안개에 깨어날줄 모르는 산하는 엉겨붙기 시작하는 눈꽃으로 우리를 맞아 주는데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어 안개가 걷혀 햇살 반짝이고 산 아래론 운무의 장관이 연출되길

 가는 내내 빌어보나 그저 바램은 바램으로 끝나고 백운산 정상까지 개스 자욱하다.

 


 지리산 전망대의 역활을 하는 백운산에 올라

 그 장쾌한 지리능선은 고사하고 바로 앞의 능선도 볼수없으나

 대신 세상에서 제일 이쁜 눈꽃이 우리의 발목을 연신 잡아 놓는다.

 

 너른숲님과 멋진 설경에 늘정늘정 걸으며 멋진 풍광을 디카에 담다 보니

 후미 산악 대장님 우릴 제키고 먼저 나가며 한마디 하신다.

 

 " 꼬랑지 남기구 내가 먼저 가면 소월 권사장 디게 지랄 하는디~."

 


 멋진 설경에 취해 걷는길은 힘든줄 모른다.

 가끔씩 누군가 빙판에 엉덩방을 찟을때마다 까르르 웃음이 터지고

 넘어진님 또한 함박웃음으로 대신하는 화기애애한 산행길이 어느새 백두대간 갈림길이 되는

 백운산 정상에 닿았다.

 

 백운산 정상비 아래 널직한 공터에 자리를 잡고

 처음보는 님들과 함께 반찬과 밥을 나누어 먹는다.

 어느순간 하늘이 열리고 찬란한 햇쌀이 내리 쬐는데 어디서 불어왔나 강풍에

 오소소 흩어저 날려 내리는 은빛 어름 꽃가루가 밥과 반찬그릇 위로 쏟아저 내린다.

 

 명절 설날 하늘에서 내려주는 떡가루가 날린다며

 모두들 즐거워 하는 산상의 화려한 만찬은 만난 먹거리로 입안이 행복하고

 날리는 은빛 꽃가루에 너나 없이 모두들 눈이 황홀해지는 순간이다.
 

         (백운산 정상에서)


 배불리 먹고 향기좋은 사과 한쪽과 향그런 커피까지 얻어 마신후

 백두대간길과 이별후 서래봉으로 내려선후 대방령을 거처 빼빼재로 향하는 동안

 열린 하늘엔 시리도록 파아란 아름다움이 가는 발목을 잡더니 그 하늘 아래 또다시 환생한

 현란한 눈꽃에 눈이 멀어 어떻게 걸었는지 갔는지 왔는지 내려서고 보니 포장도로엔 이곳이

 빼빼재임을 알리는 입석과 커다란 산행지도를 안내도로 세워놓은 입갑판이 눈에 띈다.
 


              (빼빼재의 전경)


 지리산에서 숨가쁘게 올라오던 백두대간이
 백운산에 이르러 덕유산을 향한 줄기를 가지처 동쪽으로 뻗어 내린 산이 괘관산이다.
 서하면 운곡리 옥환마을과 백전면 운산리 신촌 사이에 있는 빼빼재의  왼쪽 절개지 위엔
 어서 오라 색색의 시그널이 손짓을 하는데 흘깃 등로 안내판을 처다보니  지금까지 진행한 거리와
 앞으로 가야할 거리가 거의 엇비슷한 만만찮은 힘듬을 예고하는 고생길이다.
 
 오늘 새벽 3시 퇴근후 달게 자는 나를 깨운 핸드폰엔 막내 아들의 배정된 고등학교 메세지가
 들어 있었는데 집 가까운 충남고가 아닌 중앙고로 되어있어 잠도 확 달아나고 기분 또한 별로라
 그런지 평소 힘든 산행지 일수록 투지 불타던 욕구가 괘관산 입구에선 의욕 상실에 체력도 별로다.
 
 그런 내맘을 알리 없는 너른숲님
 한달음에 괘관산의 들머리를 들어서나 싶더니  쏜살같이 잘도 올라가고 있다.
 지금컷 맨 후미에서 널널햇던 산행시간을 벌충하려는지 거침없는 발걸음이 씩씩하다.
 
 거기에 비해 히마리없는 내 발걸음은
 참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035봉에 가서야
 너른숲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수가 있었는데 억새밭 능선길을 넘어 원티재를 지나
 헬기장에 올라서서는 그 힘찬 발걸음을 시원한 귤로 애써 잡아 놀수가 있어 겨우 원기를 보충할수 있었다.
 아마도 너른숲님은 오늘
 이곳 괘관산과 지리산을 오가며 무장투장을 했다는 유명한 빨치산의 하 준수 다리통을 옮겨 붙었나 보다.
 
    (왼쪽 괘관산을 향한 능선...오른쪽이 천황봉)
 
  (헬기장서 바라본 지나온 백운산 능선)
 

 첫번째 헬기장을 넘어 10여분 이면 두번째 헬기장이 나오는데
 바로 앞에서 오늘 산행 선두 모습이 어림잡아 20 여분 거리서 목격된다.
 쉬지않고 한달음에 정상을 앞둔 통신시설 건물을 앞두고 선두를 제키고 숲님과 단둘이 괘관산 정상에 올랐다.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이 펼처지는 일명 갓거리산이라 불리는 괘관산 정상은 완전 암릉으로 이루어 졌다.
 정상에선 덕유산,월봉산,황석산,거망산,금원산,기백산,깃대봉,백운산,월경산,장수 장안산,팔공산.등
 안보이는 산이 없다는데 덜렁 덜렁 아무 생각없이 올라서고 보니 희뿌연 안개탓도 있으나
 확실하게 구분을 할수 없다.(사실은 무식해서....)
 

 하산길은 좌우 수십길 절벽 사이 사이 얼어붙은 암릉을 딛고 내려서는
 아주 위험한 내림길이 내내 이어진다.
 길이 없을듯 이어지는 암릉길을 엉거주춤 오금을 저려가며 내려서다 보면
 암릉이 끝나고 육산이 길게 이어진다. 
 

    (하산길 능선모습) 

 낙엽이 푹신한 완만한 능선길이 지루하게 이어지다
 임도가 보이는곳으로 내려서다 보면 개 축사가 있는 독가촌이 나오고
 그곳을 얼마 더 지나자 채석장의 한켠에 우릴 기다리는 버스를 만나 오늘 산행을 끝낸다.
 
 숲님과 단둘이 제일 선착을 했나 했는데
 그 추운날 점심식사도 못하고 내려왔다는 한분이 먼저 내려와 컵라면에 뜨건 물을 부어놓고 있다.
 숲님과 컵라면에 막걸리로 지친 심신을 달래준후 돌아오는 버스에서 깜박 졸았나 싶었는데
 버스는 벌써 대전도심을 들어서고 있다.
 
 함께하신 소월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인삼휴게소에서 살며시 인삼 한뿌리 따스한 미소와 함께 건네주신 산행선배님의
 뜨끈따끈한 정에 가슴이 덥혀진 하루였습니다.
 
 이글을 읽는 모든님들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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