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천주산.공덕산

 

산행일 : 2006년 1월 20일 금요일 (맑음)

 

누구와 : 나홀로...청송산악회와.

 

이동경로 : 노은1리(노래이 마을)11:30 ~상수도 물탱크~계곡 갈림길(좌측능선)

              ~정상 12:40~돌 서낭당 고개~공덕산 정상 갈림길 우측 조금가면 헬기장 14:23

              ~공덕산 정상 14:30~방광재~대승사 15:10~주차장 15:30

                   

                 (산행 지도)


 

 문경시 동로면 간송리와 노은리에 걸처있는 836 m의 천주산은 하늘 받침대 곧 天柱라는

 이름을 가진 산으로 지형도엔 천주봉으로 되어있다.

 이산은 멀리서 보면 큰 붕어가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것 같다 해서

 붕어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루종일 흐릴것이란 일기예보를 비웃듯 점차 구름이 벗어지던 하늘은 쾌청인데

 오늘도 버스멀미가 걱정된 아내는 나홀로 다녀오란 말로 동행을 거부한다.

 다소 늦은시각 산행들머리 노은1리에 도착한 버스에 내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그냥 바라봐도

 천주산임을 알수있는 그곳을 향해 올라선다
 


 노은1리 마을을 벗어난 포장도로는 자그만한 재를 넘자 조그만 마을이 나오고

 그 마을을 벗어난 초입 산행들머리를 찾는랴 이리저리 헤멘후 아래의 멋진 소나무가 있는 도로옆

 오미자밭을 가로질러 포장도로를 올러서자 멋진 입석이 서있는데 세겨진 글이 없는 단순한 길 옆의 바위다.

 그 입석을 지나 5분정도 올라 상수도 물탱크를 지나자 길안내 이정표 역활의 시그널이 보이며

 소나무숲을 향한 등로가 우릴 반긴다.

 

      (올라서다 바라본 노은1리 마을 전경)

 
 초반 완만한 소나무 숲길의 오솔길이 어느순간 고도를 높이자
 그 경사도가 장난이 아닌 가파른 오름이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대한이란 날 답지 않은
 포근한 기온에 온몸이 금방 땀으로 범벅이 된다.
 정상을 앞둔 잘록이 능선까지는 조망도 볼수 없는 힘든 오름만 지속되나
 일단 능선을 올라서자 가슴이 시원한 일망무제의 조망이 터지며
 두눈이 황홀해지는 선경이 반겨준다.
 


 잘록이 능선에서 10 여분을 더 암릉을 타고 오르면 더이상 오를것이 없는 천주산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부터 운달산(1097.2m) 공덕산 또는 사불산(912.9m) 뒤로 대미산(1115m)

 문수봉(1161.5m) 황장산(1077.3m)등이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가 품안에 달겨들듯 다가서며

 고개를 반대로 돌려보면 경천댐으로 조성된 순수 농업용수로만 사용된다는 경천호 담수호가

 하늘빛 파란물빛으로 눈안에 들어선다.

 우리가 방금전 올라서던 능선뒤로 노은리를 지나 벌재재를 넘는 도로와 마을풍경이 정겨운

 시골풍광등 사방팔방 끝없이 펼쳐진 조망과 맑고 깨끗한 시린 하늘을 보며 정상 주위를

 이리저리 거닐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한다.


 


  (순수 농업용수로만 사용되는 담수량 2822만톤의 경천호가 보이고....)


     (천주사에서 올라오는 등로)

 

   (내려다 본 천주사) 


 정상 서고 보니 천주사에서 올라서는 등로가 암릉으로 멋지다.

 올라서며 사방으로 터지는 조망도 좋을것 같아

 산행 들머리를 천주사로 하면 멋진 산행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

 정상아래 햇살이 따사로이 빛추고 발 아래론 경천호의 풍광이 자리한곳을 잡아

 늦게 시작한 산행덕에 더욱 만난 점심을 먹고나서도 아쉬움에 쉽게 돌아서지

 못한 난 맨 나중 후미에서 공덕산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공덕산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내림길이 길게 이어지는데

 암릉과 마사로된 등로는 미끄러움이 장난이 아니다.

 잡을곳도 마땅치 않아 위험스럽기까지 한 내림길에 많은 지체가 된다.

 

 가끔씩 이용하는 안내산악회를 갈때마다 본적이 있는 눈에 익은 아줌마가

 벌벌 기며 맥을 못춘다.

 그 여인은 날렵한 몸매가 말해주듯 왠만한 사내들은 모두 제키고 쌩쌩 내달리던

 평소의 모습은 볼수가 없고 겁에 질린 비명소리만 질러대는 나약한 여성이 되어있어

 웃음이 절로 나는데 오죽 미끄럽고 겁이 나면 "아이젠이라도 해볼까?" 라는 말을 다한다. 

 


 뒤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나를 위해 비켜주는 일행을 뒤로하고 

 성큼 내려서서 속도를 내다 보니 돌탑이 세워 있는 서낭당 고개를 지나는데

 다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가파른 등로는 낙엽을 쫘악 깔아놓고

 다시 또 곤혹스런 미끄러움을 먹인다.

 미끄러운 낙엽과 가파른 등로를 땀을 뻘뻘 흘리며 쉬지 않고 올라서니

 선두의 일행들이 하나 둘 보이고 이내 정상을 앞둔 삼거리를 만나는데....

 

 산악회에서 나누어진 개념도를 꺼내어 보니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가야할 방향인데

 이곳이 정상은 아니것 같아 일단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헬기장을 넘어 가야할 능선을

 확인후 산악회 선두대장이 붙여놓은 시그널을 따라 왼쪽 등로로 3분 정도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20여 평 공터인 정상이다.

 

 정상은 풀 한포기 없는 뻘건 흙이 드러난 공터로 조망 또한 시원찮은데

 다행히 동쪽으로 나무들을 베어내 방금전 빼어난 풍광으로 가슴을 울렁이게 만든

 천주봉의 전면이 그대로 조망된다.

 

 공덕산 정상에서 계획된 산행은 823봉~묘봉~안장바위~ 묘적암~마애불~윤필암으로

 되어 있는데 선두의 산행길잡이가 달아놓고 내려간 시그널은 반야봉 방면으로 되어있다.

 다시금 개념도를 꺼내 확인하니 공덕산 정상에서 갈라저 가게 되어 있는 길이 사실은 공덕산

 정상 아래가 맞다.

 

 이만 오천분에 일의 지형도를 가저왔다면 등로상에서 약간 벗어난 정상을 알수 있겠으나

 뭉퉁그려 그려넣은 개념도는 그저 개념도 일뿐 세세한 등로 표기가 안돼 선두가 그점을

 잊은것 같다.

 

 나홀로 애초 산행계획대로 진행할까 망설이다

 모든 일행들이 선두의 시그널을 보고 따라 오는데 나만 잘났다고 나서는것 같고

 순간 귀찮은 생각도 들어 이길이든 저길이든 모든길이 처음 가는 곳이니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에

 방광재로 향한 등로를 따라 내려섰다.


   (나의 산우 재넘이가 대구에다 산악회를 따로 만든것 아닌가 ?)

  

         (정상에서 바라본 천주산의 전경)       

 

 정상에서의 내림길은 푹신한 갈비가 수북한 소나무 오솔길로 피톤치드향이 온몸에 스며드는

 향그러운 등로가 반야봉과 갈리는 동로면 윗무랑 마을의 옛 통행로인 방광재까지 내내 이어지는데

 이런길은 아무리 걸어도 실증이 나지 않고 피곤함을 몰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길이다.

 


           (대승사 전경)


 나홀로 터덜터덜 걷는길은 어느덧 신라 금자화엄경이 나온 유적 많은 고찰 대승사에 닿는다.

 대승사는 신라에 불법이 전해진 법흥왕 15년(528년) 59년 후인 진평왕 9년(587년)

 당시 무명의 불도였던 망명비구가 창건했단다.

 

 윤필암,묘적암,보현암등의 부속암자를 거느린 대승사는

 목조불탱각.금도보살좌상, 마애여래좌상. 목조 아미타여래좌상및 지감, 윤필암 후불탱화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고찰이다.

 

 대승사 고찰을 나서는 일주문 현판엔

 불이문이란 글씨가 세겨있다.

 무슨 철학과 뜻을 갖고 있는지를 모를 불이문 밑을 통과하여 포장도로를 내려선다.
 

 

   (계획된 애초의 산행등로 능선줄기가 한눈에....) 

 
 윤필암과 갈리는 삼거리의 대형 안내판이 있는 주차장까지 걸어내려 가는길에
 오늘 계획된 내림길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릉으로 된 그 능선은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듯 처다보니 그곳을 못가본 아쉬움에
 서운함이 밀려들며 공덕산 정상에서 뒤돌아 내려서서 그 길을 갈걸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내려서며 개념도를 들여다 보니 나도야 바위가 지척에 있을것 같아
 계곡을 세세히 보며 내려섰는데도  아무래도 지나친것 같아 다시 올라서며 찾아보니
 나무가지 사이로 특이한 암릉이 보여 소로길을 찾아 내려선다.
 
 포장도로 협곡 아래로 100 M 거리에 마치 고깔을 닮은 기암이 나도야 바위다.
 92년 수해 때 계곡쪽으로 토사가 수십M 깊이로 쓸려 내리면서 너럭바위 삼면에 숨겨있던
 오버행(천정바위) 절벽이 드러나면서 절벽 위에 얹힌 비위로 변한것이라 하는데
 옛날 중국에서 비단 보자기에 싸여 이곳으로 날아 왔다는 황당한 전설도 간직하고 있는 바위다.
 
             (나도야 바위 전경)

      (나도야 바위 상층부엔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며 바위를 쪼개고 있다)
 
 나도야 바위를 디카에 담아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닿으며 오늘의 산행을 끝낸다.
 산행 뒷풀이로 떡라면을 끓여 주는데 쫄깃한 면발이 까마득한 군 복무 시절
 새벽 보초근무후 몰래 끓여먹던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그 맛이다.
 
 40여분을 기다리자 후미대장이 여성분을 몽땅 데리고 하산을 하는데
 그분들은 애초의 산행계획대로 멋진풍광의 능선을 걸었다며 자랑이 대단하다.
 멋진 암릉 능선 산행댓가로 그네들은 팅팅불은 떡 라면을 먹어야 했는데도
 커다란 솥단지의 국물 한점없이 싹 비워낸걸 보니
 버스 운전기사 양반 아무래도 업종 변경하여 떡라면 가게를 차려야 할 듯 하다.
 
 다음 기회에 아내와 천주사를 들머리 해서 천불산 공덕산을 이어
 사불암 바위 묘봉으로 내리는 산행으로 오늘의 아쉬움을 메워야 겠다.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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