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속리산 서북능선 상학봉 묘봉

 

산행일 : 2005년 11월 13일 일요일 (맑음)

 

누구와 : 고교 친구와 함께 부부산행

 

산행경로 : 운흥1리 마을회관~살구나무골~토끼봉~상학봉~묘봉~북가치~절골~운흥2리~운흥1리회관

 

산행시간 : 대략 11 km로 놀며 쉬며 6시간

 

 

                                                     (산행 개념도)


30년전 고교시절 교련시간

 

"총검술 16개동작 실시 !!!"

"찔러 찔러 뒤로돌아 길게찔러 뒤로돌아 우비켜 찔러 뒤로돌아 좌 비켜 찔러"

"동작그만 !"

"어이 ! 거기 세번째줄 너 이리 나와서 시범을 보인다."

"실시!!"

 

호랑이 교련선생님께 불려 나온 녀석 칼빈 모형 목총을 들고 총검술을 실시하는데 모두들 뒤집어 진다.

찔러 동작을 할때마다 커다란 방댕이가 씰룩씰룩 대는게 당시 비실비실 배삼룡 땅따리 이기동도 봣다면

배꼽이 빠젓을 것이다.

풍성한 히프에서 시작한 교련복이 아랫단에선 발목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당꼬바지가 유행이던 시절

거기에 각반까지 하고난 그녀석의 총검술은 배삼룡이 배를 잡고 뒤집어질 흔들흔들 방댕이 쇼 였다.

 

허여벌건하게 생긴놈이 조용하고 차분하여

저놈이 우리반였나 ? 할 정도의 녀석은 그 사건으로 나의 뇌리에 콱 박혔는데

새로 부임한 담임이 오시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어느날 종례시간

하이얀 도화지를 각각 책상위에 놓고 교복 주머니 책가방 먼지까지 털어 내용분석을 한 담임은

그중 몇몇놈을 골라 우선 봉걸레 자루로 이유불문 매타작을 벌인후 흡연경력과 금연을 강요하는데

안피웠다 오리발 내미는놈은 더 터진후 금연각서를 제출한 반면

요녀석은 거짓말로 금연약속은 할수 없고 다만 흡연량만 줄이겠다 버틴놈으로 결국은 흡연을 승인 받은 녀석이다.

 

고교3년을 함께 보낸 요녀석은 고교출신의 학력만으로 무수한 대졸출신을 제키고

실력과 성실성으로 회사에서 고속승진을 하여 지금은 그 직책이 부장이란다.

별땅이가 그녀석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건 최근에 알게되어 지난 번개모임때 손폰을 날리니

총알같이 나를 찾아와 함께 함류하여 2차 3차까지 밤을 보냈는데 자기도 요즘엔 산엘 다니니

함께 부부 산행을 하잔다.

 

전날 9시간 산행후 뒷풀이로 마신 폭탄주의 여파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듯 찌프둥한 이른아침

녀석과 약속한 장소로 나의 애마를 몰아 나가니 오랜만에 보는 녀석의 옆지기 반갑게 맞아준다.

괴산일대의 모든산들을 섭렵했다는 녀석에게 속리산 서북능을 타봤냐 물어보니 안가봤단다.

 

툭하면

오르곤 하던 상학봉을 오르기로 하고 옥천을 나와 대청호반을 낀 드라이브 코스를 달려

활목고개를 넘어 운흥1리로 들어서자 도로옆엔 관광버스가 벌써 도착하여 등산인을 내려놓고 있다.

상주시청 산악회에서 서북능선 등로를 개척한 초창기엔 운흥리 입구의 초라하던 서부수퍼는 뒷 공터를 널찍하게

주차장으로 만들어 놓고 등산차량을 받으며 음식점 영업으로 호황이다.

우리는 다행히 마을회관의 공터에 차량을 주차시킬 공간이 있어 그곳에 주차후 산행들머리 살구나무골로 향했다.

 

        (운흥1리에서 바라본 상학봉 묘봉의 모습)

 

 (매봉 미남봉을 넘어 활목고개로 이어는 능선의 모습)


  (운흥리의 모습) 

 

본격적인 능선 암릉을 만나면서 산행속도가 지체된다.

육산만 다니고 이런 암릉이 처음이라는 친구녀석 옆지기는 초반 암릉을 오르면서

고전을 하는데 팔힘으로만 오르려는 친구 옆지기를 암릉타는 방법을 가르켜 주자 이내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첫술에 배 부를순 없는법......

이래저래 컨디션도 좋지 않아 세월아 네월아 시간도 널널하겠다 친구녀석과 세상사는 애기와

정담을 나누며 쉬엄쉬엄 산행을 이어간다.


  (동아줄 매듭을  꼬옥 움켜잡아유~ 겁먹지 말고)


   (자아~ 그렇치 발에 힘주고)

 

  (그려~ 그려~ 잘 오른다)


     (저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토끼봉에 올라선 간식으로 갈증과 허기를 면하고 조심스럽게 암릉을 오르고 내리며
상학봉을 앞둔 최대의 난코스 직벽구간에 도착한다.
올 여름 서북능 산행을 못해본 님들을 몽땅 이끌고 정낭골에서 올라 백두대간 능선으로 붙어
문장대 관음봉 묘봉 상학봉을 거처 이곳에 이르렀을때 우리 아파트 6층의 하늘채님 도저히
못내려 가겠다 하여 참으로 난감했던 구간였는데 오늘 와보니 오르기 좋게 나무사다리가 놓였고
짧았던 동아줄 대신 새로운 줄을 길게 늘여 놓았다.
어느누가 이렇게 등로 정비를 하셨는지 그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상학봉 정상엔 등산인들이 보이고 그옆으로 관음봉과 문장대가 조망된다) 
 
          (자연이 빚은 예술품 소나무 분재) 

상학봉 정상엔 휴일을 맞아 찾아온 등반객으로 만원이다.
때문에 정상은 오래 머물수 없고 뒷 사람들을 위해 즉시 방을 빼줘야 한다.
상학봉 정상을 오른후 조금 내려선 평평한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치마바위골로 내려 원점휘귀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수정하여 묘봉을 거처 북가치에서 절골로 내리기로 한다. 
 
          (상학봉 정상)

 
   (저멀리 보이는 묘봉 정상엔 등산인들 모습이...)
 
   (묘봉을 향한 등로의 암릉들)

묘봉 정상에 도착하자
친구부부 입이 헤 벌어지며 발아래 펼처지는 풍광에 연신 감탄을 내뱉는다.
속리산의 진수를 만킥하며 마냥 묘봉의 정상에 퍼질러 앉아 경관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후
북가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묘봉 정상에서)

   (묘봉 정상에서 두 부부 단체사진)
 
북가치에서 부터 절골로 향하는 내림길은 순탄한 육산으로
지친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길게 내리며 차츰 차츰 고도를 낯추는 등로를 따라 정담을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운흥2리로 접어든다.
 
      (오랫만에 만나본 곤충 하늘소)
 
운흥2리에서 운흥1리로 향하는 임도로 들어서자 얼마 안가
온천계발을 위해 산을 파헤친 절개지를 지나고 나자 등로는 더 이상 진행하기 곤란한 수렁을
만나게 되어 할수없이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나와 운흥1리 마을회관으로 들어서며
친구부부와 함께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온천계발지구 절개지서 바라본 서북능선) 


    (운흥1리 마을회관 뒤로 보이는 멋진 서북능선 모습)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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