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둔산 북릉
산행일 : 2005년 10월 30일 일요일 (흐리고 가끔 비)
누구와 : 산찾사부부.너른숲부부.재넘이 가족.하늘채부부.
산행코스 : 행정리 매표소~태고사~낙조대~돛대봉~에딘버러 골프장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가족끼리 오손도손 걷기엔 가까운 대둔산 코스가 걷다가
힘들면 적당한 곳에서 바로 하산할수 있고 케이블카도 있어 선택한 오늘의 가족 산행지다.
아침일찍 퇴근하니 우리 아파트 6층 미시 아줌씨 하늘채 부부도 함께 가기로 했다하여
너른숲님은 추부 나들목에서 재넘이 가족은 산행지에서 만나기로 하고 떠나는데
대진고속국도에서 바라보는 얕은 산하는 몇일전 풍광보다 색채가 더 진하게 물들어
깊은 가을이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진산을 지나 애초의 산행 들머리 용문골로 향하는 진입로 17번 국도는 길게 늘어선
차량들로 벌써부터 거북이 걸음이다.
바로 뒤에 따라오는 숲님께 유턴하라는 싸인을 보내고 적당한 지점에서 차를 돌려
태고사로 방향을 돌려 행정리로 들어서는데 이곳은 아주 한적하다.
행정저수지를 끼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 양옆 단풍나무의 고운 색감에 모두들 탄성이
과 함께 한마디씩 하는 말이 이슬비 살살 뿌리는데 굳이 산에 갈것 없이 이 좋은 풍광을
벗삼아 내려온 커피나 마시고 도시락이나 까먹고 여기서 놀고 가잖다.
행정리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주차후 태고사를 향한 콘크리트 길을 걷는다.
간간히 내리는 이슬비를 맞으며 붉게 타오르는 숲길을 오르는 오늘은 평소 징글징글 맞게
싫은 콘크리트길도 왠지 정겹다.
길 양편으론 스피커에서 태고사 법회를 중계하는 스님의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낭낭하게
울려퍼저 조용히 산사에 드는 우리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며 사색에 잠기게 만든다.
태고사를 지나 낙조대로 향하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숨가쁜 심장박동을 기분 좋게 느끼며
등에 땀이 흐를쯤 뒤에서 어 ! 저기 걷는게 용호 아녀 ? 란 소리에 뒤돌아 보니
몇년전 함께 근무했던 퇴직 선배님이시다.
퇴직후엔 주로 산행으로 여일을 한다는 선배님의 목소리는 활기차다.
예전엔 주로 밤샘을 하는 기관사일이 넘 고되어 퇴직후 얼마안돼 병들거나 돌아가시는
선배님들이 주류를 이뤘으나 요즘엔 근무조건도 호전되고 나름대로 건강관리도 잘하시어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시는 선배님이 많아졌다.
반가운 선배님을 만난김에 간식을 나누고 달콤한 포도주 한잔씩을 나눠 마신후
내처 낙조대까지 올랐다.
낙조대에서 하산은 북릉의 돛대봉으로 결정한다.
이슬비를 머금은 암릉의 위험스럼에 이쁜 딸랑구와 함께한 넘이네 가족은 태고사로
하산하여 우리 차량을 회수하여 에딘버러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낙조대의 가파른 길을 내려서자 이내 천길 낭떨어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절경이
연속적으로 우릴 반긴다.
북릉의 돛대봉을 향하는 능선을 걷다 보면 발아래의 태고사 전경이 내내 눈에 뛴다.
태고사
신라 때 원효대사가 태고사 자리를 잡고 너무도 좋아서 사흘을 춤추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또 근세에 만해 한용운은 '태고사 자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경치가 좋은 곳)를
말하지 말라'고 격찬했다는 아름다운 명승지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고려 말 보우 태고국사가 재창했으며 조선조 중엽
진묵대사가 심창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6.25 참화 때 모두 불타버렸다.
지금처럼 규모가 큰 절로 발전한 것은 주지 도천 스님의 공력에 의한 것이다.
이 절에는 전단향나무로 만든 삼존불상이 있다.
영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불상을 옛날에 금칠을 했으나 천둥과 함께 폭우가 쏟아져
금이 모두 벗겨졌다 한다. 태고사에서 확인을 거부하고 있어
그 전던향 불상이 지금도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이 절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에 강경의 어느 부부가 풍랑으로 표류하다
어떤 섬에 닿았는데 그곳에 두 고인(高人)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그 두 분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였더니 불궤와 밥이 나오는 단지를 주면서 '
이 단지의 밥은 많은 사람이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다.
이 단지의 밥을 먹고 무사히 고향에 돌아가면 단지는 바다에 띄우고 불궤는
대둔산 태고사에 가져다 주어라' 하고, 또 관음보살상을 주며 뱃머리에 모시고 가면
풍랑이 없을 것이라 했다.
무사히 고향에 닿자 신기한 밥 단지가 욕심이 나서 집으로 가져가려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거센 바람이 일어 배가 뒤집히려 했기 때문에 잘못을 깨닫고 서둘러 단지를 바다에 띄웠다고 한다.
불궤는 태고사로 가져갔는데 마침 태고사에서는 불궤가 감쪽같이 없어져 소동이 벌어진 상태였다.
어부가 가져간 그 불궤가 바로 태고사에서 없어진 불궤였다.
그때서야 어부가 만난 두 고인이 신선이 된 고운 최치원과 득도한 원효대사였음을 알았고
두 고인이 태고사에 다녀간 사실도 깨달았다는 것이다.
태고사에 들어가려면 바위 사이의 석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석문에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石門' 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다.
(저멀리 보이는 암봉이 돛대봉)
(숲님 뭘 저리 처다볼까 ?)
(사진 찍기 힘든 숲님 옆지기의 모습을 재빨리 잡았다. 오 ! 예~)
(저멀리 깔닥재가 보이고 우측으론 바랑산 줄기..하늘의 점은 까막귀 나는
모습이라우)
(저런 위험스런곳에서 등산화끈 메는이 뉘여~)
(돛대봉에서)
(나 가기 싫다~ 그려 ? 그런디 요길 으떻게 내려간다냐 에구구
!!!!)
(뒤돌아본 돛대봉 전경)
서로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다 보니 어느새 돛대봉 정상이다.
돛대봉 정상에서 내려서면 바로 앞의 암릉은 오금이 저릴 정도의 스릴감이 있는 절벽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는 조망을 제공한다.
대둔산 북릉의 하일라이트 돛대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은 설악의 공룡과 용아를 연상시킨다.
산행 내내 산찾사님만 쫓아가면 길이 없던가 있어도 험한곳으로만 다닌다고
내내 쫑알쫑알 입으로만 불평불만인 숲님 옆지기는 그러나 스릴있는 암릉산행의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눈가엔 웃음이 그득하다.
수술후 회복이 더뎌 내심 걱정스러움에 넌즈시 재넘이 가족을 따라 하산을 권해 봤으나
기여히 따라붙어 씩씩하게 걷는걸 보니 다음 산행엔 좀 난이도가 있는 장거리 산행도
무난할것 같은 생각에 난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돛대봉을 내려서는 암릉이 끝나면 육산으로 바뀌고 오솔길은 길게
에딘버러 골프장을 내려다 보며 고도 낯추다 이동통신 안테나가 설치된 임도에 닿는다.
임도 건너편을 올라서면 전망대를 갗춘 정자가 보이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에딘버러 골프장의 이국적인 풍광이 딴나라 세상같아 보인다.
전망대를 나와 에딘버러 골프장으로 향하는 임도를 빠저 나오니
이미 도착해 기다리는 재넘이님 가족이 우릴 반겨준다.
하루종일 깨어날줄 모르는 하늘은 시커먼 구름이 태양을 가리우는 심술을 부려도
모처럼 가족산행의 즐거움을 막을순 없다.
정겨운 이웃과 함께 하는 추색짙은 대둔산 북릉 산행의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속에 남기며 가을 나들이 가족산행을 접는다.
함께 하신 님들 수고하셨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산행은 계속 이어가길 바랍니다.
환절기 감기조심 하시고 모든님들 행복하시길....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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