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지리산 삼정산 (1225m)
산행일 : 2005년 8월 16일 화요일
누구와 : 아내와....
산행코스 : 양정~영원사~비티재~고사목 바위~상무주암~삼정산~1182봉
~약수암~도마마을~마천 가흥교
하늘아래 땅이 있고 그 위에 내가 있으니
어디인들 이내몸 둘 곳이야 없으리
하루해가 저문다고 울터이냐 그리도 내가 작더냐
별이 지는 저 산 넘어 내 그리 쉬어 가리라..
바람아 불어라 이 내몸을 날려 주려마
하늘아 구름아 내 몸 실어 떠나 가련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그 안에 내가 숨쉬니
어디인들 이 내몸 갈 곳이야 없으리
작은것을 사량하며 살터이다 친구를 사랑하리라
말이 없는 저 들녘에 내님을 그려 보련다.
바람아 불어라 이 내몸을 날려 주려마
하늘아 구름아 내 몸 실어 떠나 가련다...
회색빛 도심 시멘트 구조물과 그속에 뒤엉켜 살아가는 각박한 삶에 가슴이 답답해옴이 느껴질땐
푸르른 원시림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이 되살아 난다.
언제 산을 다녀왔다고 그새 벌써 마음은 깊은 산중을 헤메니 산을 향한 상사병이 중증이다.
위 노래 가사처럼 구름에 내 몸 실어 별이 지는 저 산 넘어 쉬어가고픈 마음에 새벽퇴근의 피곤한 몸을
마침 지리의 한자락을 밟고 온다는 안내산악회의 뒷 꼬리를 잡아 맨 뒷자석에 실어본다.
함양을 나온 버스는 삼봉산 옆구리를 지나는 1023번 도로 오도재를 힘겹고 올라 지리의 주능선이
한눈에 잡히는 고갯마루를 넘기곤 태양빛이 제 아무리 따갑다 한들 절기를 속일수 없는지 도로가에 지천으로
피어난 코스모스를 흔들며 달리더니 양정마을의 시멘트 도로옆에 얌전히 정차를 시키고
꾸역꾸역 사람들을 토해 놓는다.
양정에서 영원사까지 십리길 시멘트 포장도로는 이미 여름 한낮의 땡볓에 익을만큼 익어 내뿜는 지열에
발바닥이 후끈대는데 계속되는 오름길은 벌써부터 사람의 기를 꺽어놓고 주눅이 들게 만든다.
이미 흥건히 젖어버리 몸뚱아린 달아오른 열기와 땀으로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영원사 가는길)
힘겹게 오른 영원사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산사뜰에는 나리꽃이 화려하고 무릇꽃 (상사화)가 어여쁘다.
산사 마당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능선은 손에 잡힐듯 가까우나 뿌연 깨스로 인해 조망은 신통치 못하나
장쾌한 지리 능선 실루엣은 그래도 볼만하다.
(영원사 전경)
영원사를 지나 삼정산으로 향하는 등산로 초입은 싸립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입구엔 출입금지란
민망한 경고문이 버티고 있다.
오늘도 범법자의 죄를 짓는 발을 내딛자 향그런 숲향이 그간의 시멘트 도로에 시달린 가슴을 열어주는데
신록의 녹음은 바라만 봐도 한없이 가라않는 마음은 고요함 그 자체다.
무릅을 스치는 조릿대숲의 등로는 가파르게 이어져 비티재에 닿는다.
영원령을 넘어 명선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갈림길의 비티재 이정표 아래서 잠시 갈증을 풀고
달디 달은 포도로 때가 가까워짐을 호소하는 주린배를 일단 달래어 보는데
모자챙에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이 그칠새가 없어 모자도 벗고 윗통을 벗어 힘껏 비틀어 짜보는데
주룩주룩 흐르는 육수에 아내가 어이없어 헤~ 웃으며 처다본다...
처 자식 벌어 먹이려 고생하여 골아서 그러니 뭐 그렇게 볼것 없다 말하니
당신말 믿을사람 조선천하에 한명도 읍쓰니 그런말 허덜 말란다.
(비티재 이정표)
비티재를 넘어 삼정산으로 향하는 능선은 순탄한 길로 반야봉에서 천왕봉까지 한눈에 들어서는
조망이 제공되는 지리산 전망대의 역활을 하는 등로가 내내 이어지는데
그중 고사목이 한그루 서있는 바위턱에 올라 바라보는 천왕봉 중봉 하봉의 동부능선이 압권이다.
삼정산 정상을 앞두고 등로는 상무주암을 거처 문수암 삼불사로 이어지는 길과 갈린다.
정상을 밟고 내려와 그 길로 갈까 고민하다 상무주암만 둘러보고 삼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능선길로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상무주암으로 내려선다.
상무주암은 아무도 없는지 입구 대문엔 두 나무가지가 걸려있다.
암자 아래 텃밭엔 노오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올라 산사의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상무주암을 되돌아 나와 삼정산을 힘겹게 올라서니 정상은 잡초가 차지한 헬기장으로 구석 한곳에
초라한 정상비가 자리하고 있다.
한여름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정상에 오래 머물긴 인내가 요구되나 굳이 오래 머물 필요 또한 없기에
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숲그늘을 찾아 늦은 점심을 먹는데 아내의 베낭에서 나온 싸늘함이 느껴지는
캔맥주가 세상에 만상에 이렇게 반가울수 있다는 사실이 내가 생각해도 믿기지 않다.
애주가들 마음이 요런걸까 ?
(삼정산 정상비)
(1182봉 정상비)
삼정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능선길은 푹신한 육산으로 한없이 내려서며 고도를 낮추는데
하늘을 볼수없는 수림으로 온통 시야는 푸름이다.
그러다 어느순간 툭 터지는 조망이 제공되는 전망바위에 닿는데 저멀리 인월이 한눈에 들어서고
바로 코 앞에 엄천을 지나 우뚝 솟은 금대산 백운산이 다가서며 우측으론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동부능선이 함양을 향해 가라앉는 모습이 다가선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는 하산로는 급경사가 얼마간 이어지다 평탄한 순한길로 바뀌는데
온통 소나무로 이루어진 오솔길은 길게 길게 약수암까지 이어지는데 오늘 걸은 길중
제일로 맘에 드는 길이다.
오늘 안내 산악회 일정은 양정기점 원점휘귀 산행이나 그 짧은 산행코스가 아쉬워 좀더 길게 이어 산행후
삼정리 진입로 초입인 가흥교로 내려서기로 양해를 구한 산행이기에 실상사까지 이어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약수암을 들렸다 되돌아 나와 도마마을로 향하는 등로를 찾아 내려선다.
(약수암 전경)
도마마을을 향한 둔덕엔 고사리밭이 지천이고 가을이 다가옴을 확인하는 곡식들이 여물어 감을
볼수 있는 한적한길이 이어지는데 정작 마을로 들어섰다가
마천으로 향하는 길을 잘못 들어 땡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시멘트 도로길을 헤메다 겨우 길을 찾아
가흥교에 이르러 오늘 산행을 끝내며
땀범벅이된 몸뚱아릴 가흥교 아래 엄천의 냇가에서 알탕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미지근한 냇가의 물이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비할수 없으나 그것마저 할수없는 아내를 생각하면 감지덕지 아닌가 ?
에구 !!! 남자로 태어나길 잘했다. 요럴땐 증말로...........
(익어가는 곡식들)
(도마 마을로 가는길의 풍광)
웰빙의 기본인 건강을 산에서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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