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지리산

 

산행코스 : 벽송사 주차장(07:24)~서암정사~벽송사(08:05)~송대갈림길(09:07)~1210봉(10:35)

           ~함양독바위(11:15)~1315.4봉(12:50)~왕등재 습지(14:45)~독바위(16:45)~청이당 고개

           ~어름터 마지막 민가(18:30)~벽송사 주차장(19:11)   <산행시간 : 11:47>

 

산행일 : 2005년 8월 21일 일요일 (흐리고 비)

 

누구와 : 산찾사. 초록잎새. 뫼꿈이. 너른숲. 황태자. 정 명. 강 상욱. (7명)

 

  (산행에 참조한 개념도)

 

뒤늦게 우연히 알게되어 내곁을 머문 애첩(마라톤)의 간드러지는 희롱에 녹아나 본처(등산)는 본체만체

하다 100년만의 더위라는 올 무더위는 가뜩이나 땀 많고 더위에 약한 나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치는데...

 

요런날 제아무리 이쁘고 잘 빠진 미스코리아 같은 미녀가 유혹을 한들 괴찮기만 할뿐이다.

만사가 괴찮고 괴로울때 찾아가나 즐거울때 찾으나 항상 맞아주고 반겨주는 본처는 한동안 찾지못해도

질투하는법 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를 받아줌에 올 여름은 부쩍 본처를 가까이 하는데

이런 나의 이기심에 토라졋나 이번엔 모초럼 찾아갔다 혼쭐이 나고 쫓겨난다.

 

못난 이기심으로 똘똘뭉친 못난 리더를 잘못만난 산우들은

모두들 넓은 마음으로 모든것을 포옹하고 받아주며 오히려 날 위로하는 그래서 더 즐건 하루였다 하지만

그래도 개운치 않은 내 맘은 하루를 넘긴 오늘도 찌푸린 하늘처럼 찝찝함은 어쩔수가 없다.

 

일천 겁의 같은 선근을 인연으로 해서 같은 나라에 태어나고 이천 겁의 같은 선근을 인연으로 해서

하루를 동행한다는 화엄경의 한 구절을 생각하면 난 정말 좋은 인연의 산우들을 만난셈이다.

일 겁은 천지가 한 번 개벽하고 다음 개벽이 시작될때까지의 시간인데 버선발로 승무를 추어

바윗돌 하나가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라 말한다.

이런 귀한 인연을 맺게 해준 숲님이 고맙고 영원히 그 마음 변치않기를 소망해본다.

오도재를 힘들게 넘긴 정 명님의 카니발은

벽송사 주차장에 우릴 내리는데 대전을 떠나면서 부터 간간히 내리던 이슬비가

제법 국직한 가랑비를 뿌려대 모두들 우의를 걸치며 산행준비에 나선다.

 

벽송사로 이어지는 벽송능선을 오르기에 앞서 이국적인 풍광으로 사찰순례의 인기품목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는 서암정사를 둘러보고 나오는데 모두들 흡족해 하여 마음이 놀놀해진다.

 

 

 

벽송사로 향하는 도로앞 멋진 장승을 뒤로 천년고찰 벽송사 사찰을 끼고 오르다 왼편 파란모양의

저수조 탱크를 지나면 산으로 향한 좁은 소로길이 보이는데 그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시그널이 보이며

주 등산로와 만난다.

 

함양군에서 만든 빨치산 루트길인 벽송능선은 거의 고도감을 느낄수 없는 평탄한 능선길에

푹신한 양탄자를 깔아놓은듯 편안한 육산이 이어지는데 등로 도중 느닷없이 나타나는 빨치산 모형에

아무생각없이 걷던 우릴 놀라게 만든다.

 

간간히 뿌리는 이슬비와 짙은 운무에 같힌 산림사이의 소로길은 바지단을 젓시고

바짓단을 따라 흘러든 습기를 머금은 등산화는 그새 축축해져옴이 느껴질쯤 1210봉을 앞둔 전망대를

밟는데 아쉽게도 눈앞엔 온통 시야를 가리는 얄미운 운무뿐....

             (망태버섯의 화려한 아름다움)

1130봉인 상내봉(와불산)의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 1210봉을 올라서는데 홍성에서 오셧다는

단체등반객들이 줄줄이 내려선다.

서로 교행하며 지체되는 등로를 올라서서 언제 다시 와볼것이냐 함양 독바위를 들리자 하니

모두들 좋다 동의를 하여 출발을 하려는데 뫼꿈이님 후미의 홍성 단체등반객중 한명을 보시곤 반색을 하신다.

얼마전 킬리만자로를 등정하고 돌아온 대충산사 고문 산꾼님이시다.

예기치 않은 만남중 산중에서의 만남은 그 반가움이 배가 된다.

서로간 안부와 정담이 이어지고 ....

 

아쉬움이 남는 작별에 만남의 증명사진을 꾹 눌러 박아 남겨좋았다.(아래사진)

함양 독바위로 향하는 길목 갈림길에서 한번 길을 잘못 들었다 바로 뒤돌아 나온후

독바위로 향하는 관문인 석문을 통과후 사다리를 올라 함양독바위 정상을 올라서는데

마지막 정상을 향한 직벽코스를 앞에두고 물을 먹은 미끄런 바위가 위험스러워

대표로 나만 홀로 정상을 올라서는데 넓은 바위의 정상은 그러나 온통 뿌연 개스로 또한번의

아쉬움만 남기고 내려서야 했다.

 

 

 

 

 

함양 독바위에서 1210봉으로 돌아와 걷던중 1315봉을 코앞에 두고 도저히 배가 고파 갈수 없다는 뫼꿈님

말씀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먹는데 모두들 흠뻑 젓어버린 몸과 식어버린 체온으로 몰려든 추위에 베낭을

걸머지고 쉴 틈없이 그냥 일어선다.

 

1315.4 봉을 앞두고 올라서는 등로엔 점심을 먹는동안 우리를 스처 지난간 선등객으로 인해

진행이 안되고 지체다.

 

답답한 마음에 주위의 등로를 살펴보니 옆으로 우회로가 보여 그길을 택해 올라서는데

1315.4 봉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1315.4봉은 왕등재와 천왕봉으로 갈리는 중요지점이다.

순간적으로 그점을 망각한 난 그저 1대간 9정맥을 맡친 산행 고수인 뫼꿈이님과 태극종주시 이길을 걸었던

황태자님 정명님이 길을 잡아 가고 있고 수많은 시그널이 하나같이 백두대간종주란 글귀임에 그길이

왕등재로 향하는 길임을 꿈에도 모르고 걷는데.....

 

이때쯤이면 나타나야 할 독바위가 보이지 않기에 이상타 생각을 하여 뫼꿈이님께 자문을 구해보지만

짙은 깨스로 못보고 지났나 보다란 그 말에 그런가 보다 하며 나침반으로 방향체크를 할 생각도 않고 

아무생각 없이 진행하는데 길목마다 대충가족들인 강산애님 재넘이님의 시그널이 반갑고

그때까지도 그 시그널은 천왕봉을 향한 길잡이로만 생각함으로

계획상 없던 왕등재 습지를 견학한다. 에궁 !!!!

 

           (1315.4봉을 5분정도 진행하여 만난 넓은 암릉.....요때만 알았어두 에휴!!!!)

  

 

꼼꼼하지 못한 띨띨한 리더를 만난 산우들은 그날 내가 가저간 땅콩범벅 엿을 주어 먹였듯

엿을 먹였고.....

 

싸늘한 얼음물처럼 차거운 물을 멕였는데

 

착하기만 한건지 순진한건지

모두들 애구 좋아 좋아를 연발하며 함박웃음으로 당황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날 어리둥절하게 하는데

그 고운 속마음을 어찌 내 모르리오....

이 자리를 빌어 무릅을 꿇고 사죄를 드립니다요.

 

울 와이프 사무소 산악회와 등반시는 처음가는 산행지도 잘만 찾아가고 오는데

어째 대충과의 산행에선 실수 연발이냐며 앞으론 산행공지는 올리지도 말고 혹 올리더라도 자기는 절대

나와 같이 갈수 없다며 지금은 완전 삐짐상태인데

나름대로 그원인을 아래와 같이 분석해 봅니다.

 

1.사무소 산악회 산행시는 모든 산행일정을 책임지고 이끌 리더는 나 뿐이다란 생각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고 이상하다 생각되면 즉시 확인이 되기전엔 절대 진행을 않는 신중을 기하는데 반하여

 

2. 대충과의 산행시는 모두들 산행고수라는 믿음에 모든걸 대충 대충으로 일관함으로

   (사실 그날 나침반은 베낭 깊숙이 잠만 자고 있을 정도로) 그런일이 일어났다 생각됨

 

   (조놈의 안개만 걷어지면 끝내줄틴디....)

 

 

 (왕등재 습지에서 즐거워하는 산우님들)

 

뒤돌아 오는 1315.4봉까지의 험란한 길은 갈때보다 올때가 훨씬 단축됨은

야간산행까지 감안한 산행시간을 말하지 않아도 알수있는 이심전심의 결과다.

1315.4봉 정상에 올라서자 우리가 올라온 쪽엔 시그널이 잔뜩 붙은데 반해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로엔

단 두개의 시그널만 붙어있는게 의심스러운지 이길이 확실하냐 물어들 온다.

당연한 대답 이번엔 죽어도 확실함.....

 

쑥밭재에서 하산 결정으로 의논을 하고 진행하는데

짙은 운무에 갑자기 나타난 바위덩어리...에구 !!!! 독바위다.

잠시 독바위에서 지친 심신을 간식으로 달랜다.

 

쑥밭재로 향한다.

아직은 모두들 발걸음이 싱싱하다.

쑥밭재에서 어름골로 향하는 등로가 확실한데 시그널 하나 없는게 마음에 걸리고

이곳이 쑥밭재란 이정표 하나 없는 평범한 둔덕이라 모두들 찜찜해 함으로 조금더 전진하여

청이당 고개까지 왔다.

 

청이당 고개는 500년전 김 종직의 유두류독에 나오는 옛 당집으로

산음(산청)과 마천을 잇는 가장 가까운 거리의 고갯마루 부근으로 옛날 마천사람들이 산음의 덕산장을

오가며 하루밤을 묵었다는 곳이다.

 

청이당 고개에서 내리는 등로는

산죽이 물을 잔뜩 머금고 마지막 힘든 산행의 발걸음을 적시는데

이미 찌걱거리는 등산화속 발은 불어터진지 오래고 젖은 팬티에 불어터진 요령 또한

걸음걸음 마다 거북살스럽긴 마찬가지다.

 

 

 

능선길은 허공에 걸린 다리와 같다 해서 붙여진 허공다리골까지 등로가 선명한

편안한 길이 계속된다.

허공다리골은 다행히 전날 내린 빗물에 비해 수량이 많지 않아 몇번을 넘나드는데

위험스럼이란 미끄러운 바윗돌뿐이다.

 

어름터의 마지막 민가를 지나며 산행이 끝나옴을 알수있으나

항상 그렇듯 하산길은 끝날것 같으며 이어지는 지루함이 있다.

 

광점동 마을을 지나고 벽송사로 향하는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며 

하루종일 헤메고 다닌 지리산 동부 주능선이 아마득히 느껴지고

무사히 산행을 끝낸 안도감에 기분좋은 나른함이 전신에 퍼저 흐르는데

 

문득 들려오는 특유의 갱상도 사투리의 억양

 

아 !! 오늘도 보람찬 하루당~~

그좋은 우중산행에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알바산해엥~~

 

맨발에 빗물이 줄줄 흐르는 도로를 걷는 빠싹 마른몸에

가랑비가 뿌려도 흥얼 흥얼 기분 좋은 저분 참말로 !!!! 연구대상이다.

 

함께 하신 모든님 감사드립니다.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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