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옥천 어깨산
산행일 : 2022년 7월03일(일)~04일(월)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주차장~~금강전망대~어깨정~헬기장(박)~지우대갈림길~주차장
(어깨산 개념도)
오전엔 마눌님과 유등천변 자전거 산책을 나갔다
도중에 타이어에 빵구가 나는 바람에 쌩 고생으로 힘이 다 빠졌는데
늦은 오후로 접어들자 또다시 몸이 근질근질하다.
하여...
마눌님께 초간단 오를 수 있는 산에 가 시원한 한밤을 지세고 오자하니
오우~!
단번에 오케이 허락이 떨어진다.
그래서 떠난 산행지는 대전에서 아주 가까운 옥천의 어깨산이다.
여긴 자주 오던 산행지라 우리 부부에겐 익숙한 산이다.
옻문화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하자 마자 만난 전망데크를 스처지나
우린 본격적으로 빡센 오름짓을 시작했다.
여긴 정상까지 대략 1.8키로의 짧은 등로지만 오름이 지속된 구간이라 힘겹다.
더구나 장마철이라 그런가 ?
습도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 일기예보에 비는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숲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먹구름이 몰려 들더니 하늘이 으르렁 으르렁 성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른번개만 치고 말꼬얌~
ㅋㅋㅋ
겁을 먹고 있던 마눌님께 그렇게 야그는 했지만 사실 또 난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러나 웬걸 ?
힘겨움에 한차레 터진 조망을 바라 보며 쉬고 있는데 빗방울이 비친다.
아래의 사진은 어깨산과 마주한 금강변 건너편 능선으로 맨 우측부터 해맞이산,철봉산,서발산이다.
이미 시작된 비는 우리의 바램과 달리 굵직해 진다.
이런날은 어짜피 땀에 젖나 비에 젖나 젖긴 마찬가지라
시원하게 맞아 주기로 한 우린 베낭카바만 씌운채 산행을 이어간다.
드디어 올라선 어깨정....
이젠 고생끝 행복 시작이다.
여기선 우리가 하룻밤 머물 하늘 전망대는 바로 코앞이다.
올라 섰으니 옥천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담고 난후
우린 서둘러 헬기장을 향했다.
얼마후...
우린 헬기장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하늘 전망대를 향했는데
얼러려~?
이미 그곳엔 자리를 선점한 백패커가 계셨다.
그분들은 부산에서 오셨단다.
와우~!
그곳에서 어찌 이런곳을 다 아시공~ ?
하늘전망대 데크는 자리도 옹색하니 서로간
불편할것 같아 우린 헬기장에 자리를 잡기로 한다.
그런데...
내가 너무 서둘러 배낭을 꾸리다 보니 팩과 슬링줄을 담은 주머니를 빼먹고 왔다.
어쩐댜~?
바람은 불고 비는 점점 더 세차게 내리는데
마눌님은 어떻게 빨리 좀 해보란 지청구까지 먹고나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할 수 있나...
염치불구하고 아랫동네로 내려가 SOS....
다행스럽게도 그분들 여유분의 팩이 있어 빌려 주셨다.
어쨋거나 집을 지었으니
비에 젖은건지 땀에 젖은건지 ?
빤스까지 홀라당 젖은 옷을 갈아입고 나자 허기가 몰려든다.
오늘 우리부부의 식단 컨셉은 비화식....
그건 참 잘한 일이다.
날도 이런데 먹거리를 조리하는 일까지 하려면 번거롭다.
마눌님은 오로지 맥주....
그래서 준비한게 튀김닭이라 궁합이 잘 맞는다.
난 오랫만에 막꼴리로....
그렇게 한차레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자
텐트를 두둘겨 대던 빗방울이 어느순간 조용해 졌다.
그래서 살그머니 밖으로 나와보니
햐~!
발아래엔 환상의 운무 쇼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풍광은 일년에 몇번 볼까 말까한 진풍경이다.
때맞춰 불어주는 바람은 습한 바람이긴 해도 어찌나 시원하던지.
울 마눌님 행복해 죽는다...
우린 나란히 의자에 앉아 선경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그 풍경을 담아가려 아랫동네 이웃분이 올라 오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나랑은 한살 차이...
같은 세대이며 산을 좋아하는것 하나만으로 우린 마음이 통해
그분이 함께 하늘전망대로 내려가 더 얘기를 나누자 하여 의자만 들고
내려갔던 우린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밤까지 세상 사는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깊은밤....
야경이 너무 아름답고 하늘엔 별들이 초롱초롱 하여
우린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룬채 정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시간들이 얼마만인지 ?
오늘밤...
너무너무 행복하다.
깊게 잠든 새벽녁....
아랫동네 백패커 부부가 짐을 팩킹하여 올라 오셨다.
부산에서 이불가게를 하신다는 두분은 일찍 가 봐야 된다고...
잽싸게 빌려주신 팩을 뽑아 드리고 나자
와우~!!!!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바쁘게 서둘던 그분들도 박배낭을 내려놓고 일출 사진을 담기 바쁘다.
어제 저녁과 달리 날이 밝자 발아래엔 온통 운해바다가 펼쳐지고 있다.
그래 그랬던가 ?
짙은 운무에 일출은 글러 먹었다 생각 했는데
황홀한 일출은 물론 이런 선경이 펼쳐 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며
그 두분은 그러고도 한참을 갈길을 잊은채 우리와 함께 머무르다 떨어지지 않던
발걸음을 옮기셨다.
그분들이 떠나고 난 이후...
선경을 내려다 보며 우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메뉴는 영양떡에 과일...
넘실대던 운해바다를 한없이 바다보던 우리부부....
그러다 문득....
내리 쏟아 붓던 태양빛이 부담스러워 진 순간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비화식 컨셉이라 이번엔 쓰레기도 없지만
챙걸것도 없어 순식간에 자리가 정리된 우린 마지막으로
포근한 한밤을 내 준 헬기장에서 또다시 옛 추억이 될 사진 한장을 남긴후
정든 내 집을 향해 운해 바다를 향해 풍덩 몸을 던졌다.
스멀스멀 피어오른 운무속을 헤집고 송골쉼터를 지나
두어번 오름과 내림의 등로를 반복한 끝에
지우대 갈림길에서 오늘은 망덕산을 다녀오는 수고로움을 생략한채
진행방향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임돗길을 걸어 내렸다.
이젠 산행 끝...
예전 경부고속국도 였던 도로의
노견을 조금만 걸어 오르면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는 주차장이다.
저녁나절에 잠깐 올라 운해바다를 만나 힐링의 시간을 보냈으니 우리부부는 행운아다.
집에 도착하니 겨우 오전 8:40...
그야말로 초간단 1박2일 백패킹인데 행복 충전은 만땅이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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