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함양 선비문화 탐방길
산행일 : 2021년 12월04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거연정~동호정~농월정~광풍루 12.82km 산행시간 3:30
(산행지도)
오늘은 살방살방 걸을 수 있는
함양의 선비문화 탐방길을 찾아든다.
둘레길을 시작하는 거연정 휴게소까진 집 떠난지 1:30만에 도착했다.
오늘 코스는 흘러가는
화림동 계곡의 물길을 따라 걸어가며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절경이면 빠짐없이 들어선 정자를 만날 수 있는 둘레길이다.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이 서상면과 서하면으로 흘러 내리는 하천이다.
그 하천을 끼고 이어진 선비문화 탐방로란 타이틀이 붙은 둘레길은 거연정에서 시작된다.
우리들의 첫 방문지 거연정은
거연정 휴게소 바로앞 도로변 아래의 화림계곡에
자리하고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이다.
거연정(居然亭)란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면 자연에 머문다는 뜻을 품고 있다.
거연정을 둘러보고 나와 화림계곡을 끼고
길게 이어진 데크길을 들어서자 마자 이번엔 또다른 정자가 우릴 맞아준다.
바로 귀거래사를 읊는다는 뜻의 '영귀정(詠歸亭)이다.
그런데....
영귀정의 맞은편 계곡에도 정자가 보인다.
군자정(君子亭) 이란다.
오늘 둘레길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자를 찾아가는 정자 순례길이다.
그러나 솔직히 난 정자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그냥 이렇게 풍광좋은 계곡을 끼고 이어진 오솔길을 무상무념으로 걷는게 좋을 뿐....
여길 오며 큰 기대는 안했다.
그런데...
완전 의외의 발견이다.
여긴 한여름에 찾아들면 참 좋을것 같다.
마냥 이렇게 걷다가 싫증나면 그냥 아무데고 들어가 탁족을 즐기면 딱 좋은곳...
여긴 그런 곳였다.
하여....
난 초록잎새랑 굳게 약속했다.
내년 여름에 다시 찾아와 걷다가 물놀이나 하는 신선놀음이나 하자고....
정자 풍년인 이곳의 다음 정자는 동호정라 이정목이 가르킨다.
그런데...
동호정을 향한길은 그간 수목이 우거지고
우렁우렁 대던 화림계곡의 힘찬 물소리와 멀어지더니 급기야는 포장도로를 걷는다.
등로는 고속국도 아래를 통과하는 굴다리를 지나자
다행히 시멘트길은 곧 끝나고 화림계곡의 원목 데크와 연결된다.
그길을 걸어가다 보니 동호정은 계곡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을 향해 돌다리를 건너 계곡의 넓은 암반을 밟고 올라서자
화림동 계곡의 정자중 제일 크고 화려하다는 동호정이다.
동호정은 밟고 올라서는 계단부터 고색 창연함이 두드러져 다른 정자와 비교된다.
얼마후 우린 동호정을 뒤로
선비문화 탐방길은 이어 걸었는데 계속 이런길이면 좋았겠지만
둘레길을 연결하다 보니 등로는 어쩔 수 없이 텃밭을 거처 마을앞을 지난다.
한적한 시골의 호성마을을 지난 둘레길은 곧바로
새롭게 증축을 완료했슴을 축하하던 프랑카드가 걸린 경모정을 지나
걷기 편안하던 데크길과 만난 후
또다른 정자인 람천정으로 연결된다.
람천정 이후...
둘레길은 계곡옆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지고 있다.
그길을 걷다보면 계곡 건너편 저멀리엔 황석산이 조망된다.
아래는 그 황석산을 디카로 땡겨온 사진이다.
둘레길이 어느순간 울창한 솔숲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햐~!
난 이런길이 참 좋다.
울 마눌님 초록잎새는 그런 나보다 이런길을 더 좋아한다.
그러니 아주 좋아 죽는다.
여기가 너무 맘에 들어 다음엔 나를 뻰찌놓고 여고 동창생들을 데려 오겠단다.
뻔~하다.
울 마눌님을 알뜰살뜰 챙겨줘 친구보다 언니같은 영미와 정미란 친구다.
우리가 연애할때 부터 알고 만났던 사이라 나를 낑가주면 내가 맛난 라면을 끓여 주겠노라니
그럼 한번 생각은 해 보겠다나 뭐라나 ?
어느덧 솔향에 저절로 콧소리 흥얼거리게 만들던 오솔길이 끝났다.
갈림길에서 지도를 보니 도로 건너편엔 황암사가 자리하고 있어 잠시 들렸다 가기로 했다.
황암사(黃巖祠)는 정유재란(1597년) 때 황석산성을 지키기 위해 왜적과 싸우다 숨진
안의현감 곽준(郭埈) 그리고 함양군수 조종도(趙宗道)등 순국 선열 수 천명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인데 사당 뒤에는 커다란 봉분이 자리하고 있었다.
황암사 바로옆은 캠핑장이다.
혹시나 둘레길이 계곡을 따라 연결될까 싶어 들어 섰지만 길이 끊겨 되돌아 나온 우린
농월정을 향한 선비길을 이어 걷다
대리석 의자와 탁자가 설치된 쉼터에서 배낭을 풀렀다.
요즘같은 겨울철엔 뜨끈한 국물이 좋다.
커다란 보온물통이면 컵라면 두개의 용량으로 딱이다.
좀 서운하다 싶어 라면이 풀어지기전 준비한 영양떡 하나씩 먹고
라면을 드셔주니 점심으로 적당하다.
물론 식사후 커피는 기본....
든든하게 속을 채웠으니 계곡 반대편으로 보이던 농월정을 찾아간다.
한여름 피서철엔 인파로 붐볐을 상가를 지나자
넓직한 농월정 주차장이다.
여기서 좌틀하여
금산의 적벽강 분위기가 나던 계곡을 넘어가는 다리를 건너
농월정을 향했다.
얼마후...
우린 우렁우렁 힘찬 물소리가
들려오던 계곡의 넓직한 암반에서 농월정과 마주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 지붕인 농월정(弄月亭)은 달을 희롱한다란 뜻을 품고있다.
농월정 이후의 등로는 농로를 따라 걷는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월림마을 회관앞에서 우회전하여
아홉 노인이 모여 놀았다는 구로정(九老亭)까지 끝없이 이어진 들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길은 완전 비추천인데 특히 한여름엔 절대로 가지 마시라
좀 뻥~을 튀기자면 뙤약볕에 끄실려 죽을 수도 있는 둘레길이다.
그래서...
함양 선비문화 탐방길은 농월정에서 끝내는게 좋겠다.
거리가 짧아 서운한 트래커는 왔던길을 그대로 되돌아 걸으시라.
그정도로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진 아주 훌륭한 둘레길이다.
시멘트 도로를 계속걷다 보니 발바닥이 화끈 거릴 쯤 구로정을 스처지나
처음 이길을 걸었을때의 감동을 죄다 반감시켜 실실 짜증이 밀려 들때가 돼서야
우리 부부는 금천변의 오리숲에 도착을 했는데....
오리숲 건너편으론 오늘 우리부부의 최종 목적지로 정했던 광풍루(光風樓)가 보였다.
광풍루는 1412년(태종12년)에 지은 누각으로 선화루(宣化樓)란 이름였는데
1494년(성종25년)에 안의현감으로 재직했던 일두가 중수한 뒤 광풍루로 개명했다 전해진다.
되돌아 가는길...
광풍루에서 몇걸음 옮기면 되는 터미널에서 농어촌 버스를 타면 된다.
안의에서 거기,노상,상남,서상,영각사,옥산,운곡 방면으로 가는
버스는 죄다 거연정으로 가는 버스인데 우린 그중 제일 먼저 떠나는 9115번 버스를 탔다.
농어촌 버스는 가격도 참 착하다.
1인 천냥....
물론 교통카드만 갔다 대면 된다.
거연정 휴게소 바로 앞까진 10개 정류장인데 딱 20분 걸렸다.
귀향길....
오늘은 정말 일찍 끝냈다.
집에 도착하니 겨우 오후 3시....
마눌님 왈~!
"일찍오니 넘~ 좋아요."
"담에도 이런곳으로 가시와요 서방님."
헐~!
울 마눌님이 내가 감당하긴 힘든 숙제를 준다.
예전엔 군소리 없이 내가 정해서 가면 가는가 보다
따라 나섰는데 백수가 되고 부턴 실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쩔까나 ?
아이씨~!
몰러~!
그냥 따라 와...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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