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안 고산~감투봉

산행일 : 2021년 12월05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토요일 둘레길을 걸으며 가볍게 몸을 풀었으니

오늘은 제대로 한번 걸어보기 위해 진안의 고산을 찾아간다.

여긴 최고의 조망처다.

그런 풍광을 만나려면 겨울철이 제일 좋다.

오늘 나는 욕심 같아선 쉰질바위를 거처 592봉인 대덕산을

경유해 대덕사로 하산하고 싶었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외송마을로

내려선 후 49번 지방도로를 통해 되돌아 가는 원점휘귀 코스로 계획했다.

 

 

(산행지도)

 

 

무주i.c에서 죽도고개까진 도로가 좋고 한산하여 집에서 1:20만에 도착했다.

죽도고개 주소 : 전북 진안읍 가막리 산 2-2

 

 

 

죽도고개 공터엔 4~5대 정도는 충분히 주차할 공간이 있다.

그곳에 차량을 주차후 도로를 횡단하여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산행 안내도가 보인다.

 

 

 

산행 시작후 쉼없이 꾸준히 오르다 보니 이젠 덥다.

겨울산행은 체온조절이 관건.

귀찮아도 더울땐 속옷이 젖지 않게 얼른 벗고 추울땐 입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난 벌써 나시차림....

옷을 배낭에 갈무리하며 뒤를 바라보니 죽도와 그 뒤편엔 대덕산이 보였다.

오늘 가는 고산 깃대봉도 이곳 사람들은 대덕산이라 하고 감투봉에서 뻗어 내려간

592봉도 지도엔 대덕산이라 표기돼 있어 뭐가 뭔진 모르지만 햐여간에 여긴 대덕산 풍년이다.

 

 

 

아래는 휘돌아가는 물길을 터 놓은 죽도를 디카로 땡겨서 본 사진이다.

작년에 천반산을 나홀로 걸었을땐 저곳으로 하산 했었다.

아래는 그때의 산행후기

http://blog.daum.net/lee203kr/15670422

 

 

겉옷이 무장해제를 당한 얼마후....

장전마을에서 올라서는 삼거리 갈리길에서 첫 이정목을 만났다.

여기서 대구평까진 9.8km로 표기돼 있다.

죽도 1.4km를 합하면 11.2km로 한겨울 걷기엔 딱 좋은 코스다.

사실 오늘 난 저 코스가 탐 나는 뎅~!

 

 

 

삼거리 이정표를 뒤로 완만한 오름길을 올라서자

드디어 조망이 터지기 시작했다.

49번 국도를 감아도는 구량천 뒤로 저 멀리엔 북덕유가 보인다.

오늘 여길 올때 우리 부부는 흰색깔을 뒤집어 쓴 향적봉을 보며 많은 갈등을 겪었다.

저건 100% 상고대라 순간 핸들을 꺽으려 했지만

ㅋㅋㅋ

초록잎새의 만류로 할 수 없이 여길 왔다.

와서 보니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보이긴 해도 조망이 황홀덕에 큰 위로가 된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여기부터 저 앞쪽으로 보이는 암릉구간 였다.

 

 

 

이 능선에선 양편으로 거침없는 조망권이다.

 

 

 

우리 부부는 이 구간을 걸으며 제일 많은 해찰을 떨었다.

사진도 찍고 풍경을 감상 하느랴~

 

 

 

오늘 하일라이트 암릉구간....

아마 인근의 산중 이만한 조망터도 드물것 같다.

특히 할미봉에서 남덕유를 거처 북덕유까지 이어진 능선 자락은 황홀지경이다.

우린 아예 배낭을 풀어놓고 간식으로 가저온 과일을 먹어가며

따사로운 햇쌀 아래서 한동안 멍~을 때렸다.

 

햐~!

좋다...

 

 

 

한동안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다시 시작된 걸음...

깃대봉을 향한 오름길은 때론 이렇게 까탈스런 암릉길로 우리의 발걸음을 주춤대게 만들지만

 

 

 

그 이후엔 반드시 황홀한 보상이 따른다.

올라서서 내려보니 우리가 걸어온 능선 뒷편의 천반산과 우측 대덕산이 한눈에 잡힌다.

 

 

 

산중엔 우리부부 단둘...

바스러저 소스라치게 놀라는 낙엽을 헤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엔 빗돌대신 이정목이 그 역활을 하고 있었다.

협소한 정상 주위엔  빼곡히 들어찬 수목에 가려 조망이 신통치 않다.

 

 

 

곧바로 정상을 내려서자

억새밭이 된 헬기장이 맞아 준다.

바람도 없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장소라 우린 여기서 식사를 했다.

 

 

 

오늘 일용할 양식은 컵라면과 떡...

 

 

 

그리고 빠지면 서운한 커피한잔.

 

 

 

식사후...

감투봉까지 우린 묵묵히 걸었다.

 

 

 

감투봉에서 대략 5분거리...

중요 갈림길이다.

여기서 대구평으로 향하면 쉰질바위로 갈 수 있지만 우린 그냥 직진...

그렇게 걸어가다 보면 가끔 수목사이로 용담호가 내려다 보인다.

 

 

 

외송마을로 향한길...

갈 수록 길은 점점 더 거칠어 진다.

그런데 첫 갈림길 말고도 능선엔 대구평으로 가는 갈림길이 또 있다.

우린 외송으로...

 

 

 

오르락 내리락 끝없이 이어진 능선길엔 복병이 곳곳에 숨어있다.

바로 수북하게 쌓인 낙엽...

앞서서 걷다 문득 뒤돌아 보면 초록잎새가 안보인다.

한참을 기다리면 따라붙긴 하는데 이건 걷는건지 기는건지 ?

바로 낙엽 때문이다.

그런 내림길 도중 소나무 한그루가 뿌리를 내린 암봉에 올라서자

와우~!!!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용담호를 넘겨 맨 우측엔 울룩불룩 근육질의

구봉산을 시작으로 운장산까지 파노라마로 펼쳐진 연능들이 그림이다.

 

 

 

그중엔 능선을 걸어 내릴때 줄곳 내 시선을 잡아 둔 쉰질 바위도....

 

 

 

하산길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서두룰 수 없는건 오름보다 내림길에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부부 단둘의 산행땐 이럴 경우가 참 좋다.

누구의 눈치를 볼 것 없으니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여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걸음을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능선을 걸을때 방향을 살짝 바꿀때 마다

숨박꼭질을 하듯 나타났다 숨었다를 반복하던 진안의 마이산이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를 마중 나왔다.

 

 

 

반가운 그 모습을 디카로 땡겨와 담아준 후...

우리 부부는 한동안 내림길에 집중한다.

 

 

 

지금 잘 내려 가고는 있는지 ?

종종 지도와 네비를 보며 확인해 보지만 이럴때 만난 이정목은 참 반갑다.

여긴 찾는 산꾼들이 그리 많지 않았나 보다.

등로엔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귀한데 이정목은 더 인색하다.

외송 1.7km라 가르키고 있는게 우리가 만난 하산로의 마지막 이정목이다. 

 

 

 

이젠 거의 다 내려선 지점...

많이 쌓인 낙엽은 거의 무릅까지 올라온다.

 

 

 

내가 바람처럼 달려 내려온 그길을

겁쟁이 초록잎새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서다 드디어 발라당~!

ㅋㅋㅋ

초록잎새는 오늘 처음 등기도 안나는 땅을 샀다.

 

 

 

드디어 다 내려선 듯....

마지막 걷기좋은 솔숲 오솔길이

 

 

 

외송마을로 연결된다.

 

 

 

이젠 49번 도로를 걸어 죽도고개로 향한다.

오늘 말은 안했지만 날 속 터지게 하던 초록잎새의 걸음이 순간 잽싸다.

흙을 잔뜩 뭍힌 엉덩이를 씰룩대며 거추장스런 스패츠를 벗겨 내는 사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사라진 초록잎새 뒤를 쫓아 내송마을을 지나

 

 

 

발바닥 따겁게 걸어오른 죽도고개에 이르러 우린 산행을 끝냈다.

도착해 트랭글에 기록된 거리와 시간을 보니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이 제법 길다.

여긴 조망 산행으론 최고인데 요즘 어느곳이나 그렇겠지만 낙엽으로 인한 미끄러움에

다소 여유있게 시간을 잡아야 할 산행지다.

 

 

 

산행을 끝내며...

이날 산행중에 경주 감산 대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오전 7시쯤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서 코르킴(김규대)님이

단체 산악회 리딩중 심정지로 사망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였다.

최고의 전문 산악인으로 누구나가 인정했던 사람이라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진주에서 청주대학병원 영안실로 이송됐다 하여 찾아가 보니 그의 죽음은 사실였다.

어쩌겠나 ?

하늘이 필요해 일찍 모셔갔슴을...

부디 영면하시길 기원하며 다시 한번 이글을 빌어 김 규대님의 명복을 빕니다.

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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