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안 마이산

산행일 : 2021년 7월03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 겨우달려. 행복쟁이. 잠보

어떻게 : 남부주차장~고금당~비룡대~봉두봉~암마이봉~은수사~남부주차장

 

 

7월 첫주 주말....

계획한 1박2일 백패킹을 취소 시켰다.

남쪽에서 시작된 장맛비가 겁나게 내릴거라니 어쩌겠나~?

그래도 그냥 있긴 서운해 그 비가 쏟아지기전 잽싸게 다녀올 수 있는

진안의 마이산을 향했다.

 

 

(트랭글에 기록된 동선과 휴식시간을 포함한 산행시간)

 

(산행지도)

 

이번 산행엔 느닷없이 허리병이 도진 초록잎새가 빠졌다.

이래저래 되는일이 없는 주말인가 ?

21:00부터 시작될거란 구라청 예보도 하룻만에 12:00로 땡겨졌다.

어쩌겠나 형편대로 따라야쥐~

그런데...

시원하게 우중산행 한번 해 보자던 우리의 결심마저도

마이산 주차장에 이르자 마음이 변해 종주코스를 뚝 잘라먹기로 했다.

그런 결정은 날씨도 그렇치만 차량회수의 불편함이 제일 컸다.

 

 

 

얼마만에 와 본건지 ?

들머리부터 모든게 생소하다.

특히나 매표소에서 강탈당한 듯한 느낌의 문화재 관람료는 유감이다.

은수사로 내려오면 표 검사를 할테니 잘 보관해야 두번 돈을 내지 않을거라는

매표원의 신신당부엔 어이상실이다.

들어설땐 몰라도 나갈때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곳을 난 여지껏 보지 못했다.

관람하지도 않은 저 쌩떼같은 입장료의 폐단은 언제 고쳐질지 ?

 

 

매표소 바로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고금당으로 향한 우린

 

 

숲속을 파고든 얼마후...

 

 

마이산이 한눈에 내려 보이던 고금당에 안착했다.

 

 

고금당 뜰에서 우린 산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습한 바람이긴 해도 시원하게 불어주던 산바람은 벌써

온몸을 젖게 만든 더위를 씻기고 그간 심연속에 웅크리고 있던

마음속 찌거기 까지 맑게 정화시켜 주던 사찰의 처마끝에 달린 풍경을 마구 흔든다.

 

 

한동안 청아한 풍경소리에 취하고

마이산의 선경에 모든 시름을 잊고 있던 우린 정신을 차려 갈길을 재촉했다.

 

 

어디로 ?

이정목이 가르키던 비룡대로....

 

 

한동안 우거진 숲속 밀림속을 걷던 우린

 

 

어느순간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진 암릉을 걷는다.

 

 

그곳에선 방금 우리가 머물던

금빛 찬란한 사찰 고금당은 물론 저멀리 합미산성에서 시작해

광대봉을 경유하여 이곳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능선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와우~!!!

 

그림처럼 펼쳐진 그 능선들을 보자

ㅋㅋㅋ

살짝 밀려든 아쉬움....

오늘 우린 저기 부터 걸었어야 했는데란 후회가 밀려든다.

 

 

 

 

드디어 올라선 비룡대....

나옹암 암반위에 낼름 올려 세운 비룡대는

한여름이라 해도 금방 땀이 마르고 추위가 느껴질 만큼 바람이 세차다.

 

 

비룡대에 올라서자 마자 우린 수박과

 

 

맥주 한잔으로 타는 갈증을 해소 시키며

 

 

 

사방팔방 시원 스럽게 펼쳐진 조망에 빠진다.

 

 

얼마나 지났을까 ?

선경에 도둑 맞았던 정신을 돌아오게 만든 추위에 이젠 다들 빨리 걷자 애원이다.

 

 

비룡대를 내려선 등로가 다시 숲속 밀림으로 빠저든 얼마후...

 

 

북부 주차장으로 향한 갈림길로 내려서자 

모두들 예전에 한차레 이곳을 다녀온 추억이 되살아 난 듯 그날을 이야기 한다.

 

 

그 갈림길에서 살짝 올려놓은 봉오리....

봉두봉이다.

그곳에선 방금전 머물던 비룡대가 벌써 저만치 물러나 있다.

 

 

디카로 그곳을 땡겨오자 우리가 머물러 있을땐 몰랐던 나옹암의 자태가 들어난다.

 

 

봉두봉을 내려 이젠 오늘 최종 목적지 암마이봉을 향한길....

 

 

직접 오를 수 없어 돌고 돌아 암릉 뒷편 육산의 등로를 찾아 가는길이

 

 

예전 기억과 등로가 사뭇 달라 난 처음 걷는길 같다.

2004년 휴식년에 들어가 10년후인 2014년에 막상 개방 했으나

그간 한번을 찾아가 보질 않았으니 그럴만도....

 

 

그런데 얘들아 뭘 그렇게 처다보니 ?

 

 

우리가 올라야 할 하늘아래 저 봉오리를 본덴다.

 

 

아주 오래전 초록잎새랑 단둘이

찾아 들었던 90년대의 암마이봉 등로는 이러지 않았었다.

 

 

이젠 오름길과 내림길로 나뉘어

안전 시설과 원목계단으로 쉽게 걸어 오를 수 있던 등로에서 그만 난

흐이구~!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며 정신까지 흐릿해 진다.

이건 뭐~

마치 5천미터급 고산을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

 

 

내가 왜 이럴까 ?

모르겠다.

어느새 겨우달려와 행복쟁이는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중간쯤에서 기다리던 잠보가 숫마이봉 전망데크로 날 이끈다.

그러더니 하는말....

 

"오라버니 당 떨어져서 그런겨~"

 

정말 그런겨~?

잠보가 배낭을 열어 달콤한 체리를 꺼낸다.

이거라도 먹으면 금방 기운 차릴 거라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숫마이봉이 지척이다.

그중에서 Y자형 암릉이 만나는 부분이 특이한데 화엄굴이란다.

 

 

당연 이런곳엔 스토리가 있다.

내용은 전망데크 안내문에 자세하게 써있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다.

잠보가 건네준 체리의 간식 덕분에 금방 회복된 체력 덕분이다.

 

 

정상엔 정상석 옆 데크 말고도 그 너머로 전망데크가 또 있어 가 보았다.

 

 

그곳 역시 사람 마음이 간사해

이젠 여러번 보아 맨숭 맨숭해진 풍광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되돌아 가는길....

가파른 원목계단을 밟고 내려 북부 주차장 반대편으로 내려서면

 

 

 

이성계가 기도를 드리며 마신 샘물이

은같이 맑았다 하여 은수사란 이름을 얻게 된 대웅전 뜰을 지난다.

 

 

대웅전을 지나면 고목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성계가 기도를 마친 증표로 심었다 전해지는

청실배나무인데 추정된 수령이 자그만치 560년이다.

장미과 산돌배나무로 한국 재래종인 저 고목은 희소성으로 인해 

학술적 가치가 대단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은수사를 떠나오며 뒤를 돌아보자

방금 우리가 올랐던 암마이봉이 거대한 코끼리 형상이다.

이곳의 암릉들은 죄다 바위 내부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 내부가

팽창되면서 밖에 있는 바위 표면을 밀어 냄으로 만들어진 타포지니형 암릉이다.

 

 

은수사를 내려서자

 

 

매표소에서 직원들이 표 검사를 한다.

이래서 여긴 누구나가 뭐가 뭔지도 모를 문화재 관람료를 꼼짝없이 강탈 당해야 한다.

 

 

은수사 바로 아래엔 능소화가

암릉을 타고 올라간 이채로운 풍광이 자리한 탑사가 있다.

 

 

마이산은 이 탑사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곳이다.

신비의 탑으로 알려진 탑사는 1800년대 이갑용 처사가

팔진법 배열에 따라 홀로 쌓았다고 전해진다.

95세 한번 죽었다가 36시간만에 다시 벌떡 일어났다는 이갑용 처사는

죽을날을 잘 못 정했다며 97세에 단식에 들어가 98세에 눈을 감았다고 한다.

 

 

(아래의 옛사진은 샘 이름은 없지만 섬진강 발원지라 돼 있던 장소)

 

탑사로 내려서자

그동안 잘 참아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급해진 발걸음....

사실 여긴 데미샘과 함께 또다른 섬진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곳이다.

위의 사진은 90년 후반에 마눌님과 왔을때 사진이다.

예전 한겨울에 찾아 왔을땐 놋쇠 주발에

담겨진 물이 역고드름이 된 신비한 현상을 본 기억이 선명하여

그곳을 찾아보려 했지만 쏟아지는 빗줄기에 오늘은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차장을 향한길....

당연히 탑영제를 거처야 한다.

그 탑영제 호수엔 데크가 깔려 있는데 가만 살펴보니 부력을 이용한 부교다.

걸을땐 살짝 일렁이긴 해도 걷는덴 불편함이 없는 데크길은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 수위가 높아져도 부력을 이용했으니 물에 잠길일은 없을거다.

 

 

주차장까지 가로수가 거목이다.

벚꽃이 한창일땐 여긴 몰려든 관광객으로 주차장에서 은수사까지 꽉 찬다.

그러니 여긴 오고 싶어도 벚꽃이 필때면 내겐 근처도 오기 싫은곳 중 하나였다.

 

 

이젠 옛 모습을 상실한 상가 거리에 들어서자 

행복쟁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건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인절미였다.

너무 일찍 끝낸 산행으로 도시락 먹기가 어정쩡해 그냥 내려선

우리에게 인절미는 아주 달콤한 유혹이다.

 

 

행복쟁이가 사준 인절미를 아주 행복하게 드셔주는 것으로 허기를 속인 우린

 

 

이젠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뜷고 들어선

대전에서 여름철 건강 보양식 삼계탕으로 우린 늦은 점심을 했다.

부지런한 산우들 덕분에 쌈빡하게 산행도 하고 몸 보신을 했어도 아직 한나절....

좀 일찍 나서니 오늘도 아주 보람찬 하루다.

 

 

(산행의 흔적을 모아 모아 이 한편의 동영상에....)

 

(추신) 

행복쟁이 & 잠보야 정말 고맙다.

난 니들에게 해준게 없는데

정년기념 선물을 풀어보니 너무 과분하단 생각이 드는구나.

이거 사실은 나보다 울 마눌님 초록잎새 덕분인거 쥐~?

그래서 염치 없어도 덜컥 받아 잘 입을꼬얌~!

ㅋㅋㅋ

내 생전 길표나 애용했지 이런 명품 등산복은 처음 이거든

너희들 마음 결코 잊지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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