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랭글에 그려진 동선과 시간)

 

 

이번 설악산 산행은 전년도

한라산 둘레길을 함께 했던 산우들과의 약속였다.

그때 우린 경방기간이 끝나 입산이 허용된 첫 주말을 D데이로 잡았었다.

바로 그날의 약속 실현을 위해 우린 무박산행을 감행했다.

베스트 드라이버 겨우달려가 막달려 도착한 오색 탐방지구에 도착한 시각은 아직 한밤중....

미리 예약한 차량 탁송업체에게 차키를 맡기고 우린 산행을 준비한다.

참고로 오색에서 설악동까지 차량을 옮겨주는 비용은 주차비 포함 5만5천원인데

설악동 제1주차장 인근의 호텔에서 키를 찾아 바로 떠날 수 있어 차량을 회수 하러 가는

번거러움을 피할 수 있고 비용 또한 택시보다 더 저렴하여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게 유리하다.

(참고 : 설악지구 차량 탁송업체 폰 010-5705-8679)

 

 

입산이 허용된 첫날이라 그런가 ?

설악 오색분소엔 수많은 등산객들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다

오전 3시 입산이 허용되자 일제히 이맛불을 밝힌후 다들 숲속을 향한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코스는 거리가 짧은만큼 경사가 심하다.

오늘따라 습도가 높아 그런지 온몸이 땀으로 젖어들 쯤

어둠이 물러가고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하자

힘좋은 겨우달려는 먼저 대청봉 일출을 맞으러 달아났다.

 

 

반면...

급할거 1도 없는 우린 유유자적 운무자락에 휘감긴 산하를 내려보며

 

 

대청봉을 향하다

 

 

이렇게 기념사진도 박아가며

 

 

정상에 올랐는데...

흐미~!!!

수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석과 사진을 찍기 위한 길게 늘어서 있다.

 

 

그래서...

우린 정상석과의 등정기념 사진은 곧바로 포기......

대신에 좀 떨어진 장소에서 나름 대청봉 등정 인증사진을 남긴후

 

 

중청대피소를 향한 내림길에 든다.

 

 

중청 대피소로 향한길...

여긴 아직도 한겨울을 다 떨궈내지 못한 스산한 풍광인데

수목은 새순을 티울 멍울을 준비 중이고 봄을 알리는 전령사 진달래는 이제 막 꽃을 피워 올렸다.

 

 

오늘 오후 3시엔 비가 예보된 날씨다.

그래 그런가 ?

하늘은 벌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지만 조망만큼은 깔끔하다.

여기선 저멀리 좌측의 신선봉을 비롯해 중앙으로 울산바위와 마주한 달마봉 그리고

그 앞엔 화채능선과 오늘 우리가 계획한 공룡능선의 암릉이 꿈뜰대는 모습이 장관이다.

 

 

얼마후 도착한 중청대피소 취사장...

다행히 여긴 웬일인지 한갓지다.

덕분에 우리들은 한가롭고 여유롭게 누룽지를 끓여 조반을 대신후...

 

 

중청대피소를 뒤로 보냈다.

 

 

등로는 잠시후 한계령으로 향하는 삼거리와 만났다.

여기서 우린 우측길을 택해

 

 

소청산장과 봉정암으로 갈리는 갈림길에 가까워 오자

와우~!

선홍빛 진달래 군락이 우릴 맞아준다.

 

 

햐~!

올해는 꽃구경 한번 못했는뎅~!

설악은 그런 우리 부부에게 감동을 먹인다.

이미 다른곳은 철쭉마저 다 지고 초여름을 맞았는데 역시나 설악은 다르다.

 

 

희운각을 향한 내림길....

맨 좌측 끝으로 삐죽 내맨 안산을 비롯해 이번엔 용아릉이 선을 보였다.

그러자...

예전 마라톤밖에 몰랐던 그당시엔

산행 초보자 였던 겨우달려가 용아릉을 올랐던 추억을 끄집어 낸다.

그때 겨우달려는 멋모르고 나를 따라와 겁없이 암릉을 타던 초록잎새 때문에

남자라 무섭단 말도 못하고 정말 힘겹게 산행을 했었다는 말을 해 우릴 미소짖게 만든다.

  

 

희운각을 향한 가파른 계단길...

 

 

그 앞에 서자 저멀리 울산바위가 아름다운데

 

 

 

산 골골마다 운무로 채워지기 시작한 설악의 풍광은 가히 장관이다.

그런데...

늦은 오후에나 온다던 비가 내린다.

좀 그러다 말겠지 ?

 

 

그러나 그건 나으 희망사항일 뿐...

점점 더 굵어지던 빗방울은 새롭게 증축하던

희운각 대피소에 이르자 얄궂게도 오락가락 헷깔리게 한다

오늘부터 내일까진 비가 예보된 날씨라 금방 그칠비는 아니기에

 

 

공룡능선과 설악동으로 향한 갈림길 무너미 고개에서 우린

서로간 의견을 나눈후 서운하지만 설악동으로 내리는 안전산행을 결정했다.

이젠 우리도 객기를 부릴 나이가 아니다.

더구나 예전 체력의 절반도 안되는 저질이라 그런 결정은 탁월한 선택였다.

 

 

설악동을 향한 천불동 계곡....

정상은 아직도 한겨울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풍광인데

이곳은 이제 막 여린 새순을 피어올린 풍광이라 그 색감이 너무나 이쁘다.

 

 

가을의 단풍도 이쁘겠지만

햐~!

난 이 연두빛 여린 새순이 더 이쁜것 같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천불동 계곡은 역시나 명산이다란  수식어론 모자랄 정도로 감동이다.

어느덧 발걸음은 천당폭포와 오련폭포은 물론 이름조차 없는 수많은 소와 담을 지나

 

 

양폭산장을 지난다.

설악은 예전부터 헤아리면 몇번을 왔는지

기억조차 없지만 올때마다 처음 발길을 들여 놓은듯 새롭기만 한데

그래도 특정지역을 지날땐 산행의 추억들이 되살아 난다.

저 양폭산장 뒷편...

겁없이 산을 탈땐 설악의 비등구간이 내겐 주 등로였다.

하지만 이젠...

ㅋㅋㅋ

겁도 나지만 체력이 뒷받침이 안돼 포기한지 오래다.

희야봉을 올라 저곳으로 내려선게 내겐 기억마저 희미한 아주 오래전의 추억일 뿐...

 

 

 

아름다운 풍광이 계속 발목을 잡아 놓지만

느림보 거북이 걸음의 우리들 발길은 천불동을 점점

더 벗어나 어느새 귀신의 모습과 닮았다는 귀면암을 등 뒤로 보낸

얼마후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나들이 산책객들로 붐비는 비선대에 도착했다.

 

 

 

 

천불동 계곡을 벗어나 설악동 소공원을 통과해

 

 

신흥사의 청동 좌불상에 참배를 드리고

 

 

설악산을 빠저 나오자 비로소 허기가 밀려든다.

우린 일단 음식점에 들려 황태 해장국으로 민생고를 해결한 후

 

 

속초 시장을 찾아

 

 

 

숱한 먹거리를 구입해 예약한 리조트를 찾아들어

먹방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며 힐링의 시간들로 한밤을 채웠다.

 

 

다음날 아침...

다들 늦잠을 자자 했건만 저절로 일찍 일어나 지는걸 어쩌겠나 ?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린 소박한 아침상을 차려 드셔준 후 일찌감치 귀향길에 든다.

오늘은 국도를 통해 인제에서 홍천을 가다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

걷기 좋은 둘레길인 수타사 산소길을 걸어준 후 홍천의 맛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든 수타사 산소길 입구....

역시나 야속한 빗님은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린다.

이런날엔 커피향이 쥑인다.

 

 

수타사 입구의 카페에 들린 우리들....

맘에 맞는 산우라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니 즐겁다.

커피를 앞에 두고 피워 올린 정담으로 꿀꿀함을 한방에 날려 버린 이후엔

 

 

60여 축산 농가가 함께 운영 한다는 홍천사랑 한우말에 들려 한우를 구입했다.

 

 

끈질기게 내리던 빗속을 뚫고

겨우달려가 운전한 RV차량이 달리고 달린다.

이 녀석...

운전 참 맛깔스럽게 잘한다.

덕분에 빠르고 안전하게 대전에 안착한 우린 다함께 우리집에서 뒷풀이를....

 

 

운전은 달인.

고기 굽는 솜씨는 장인 수준....

누구 ?

겨우달려 다...

오늘은 말로만 듣던 투 플러스 등급의 한우라 그런지

오늘따라 겨우달려의 고기굽는 태도엔 비장함이 실려 있다.

ㅋㅋㅋ

맛~?

고기를 잘 구워 그런지 원래 맛이 좋은 등급이라 그런진 모르겠고

그저 그냥 입에 넣은 순간 사르르 사라진다는 그 느낌을 오늘에야 나는 알았다.

 

일찍 도착해 흥겨운 뒷풀이로

깔끔하게 일정을 끝낸 우린 다음엔 힘겨운 무박말고

산장을 예약해 설악의 품안에서 한밤을 보낸 후 이번에 그리다 만 

공룡능선을 반드시 완성해 그려보자 약속하며 무박산행을 정리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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