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써래봉~불명산
산행일 : 2020년 10월11일 일요일
누구랑 : 산장 나눔터 산우들
어떻게 : 구재마을~신선남봉~써레봉~선녀남봉~용계재~불명산~화엄사~주차장
(산행지도)
산장 나눔터 정기산행일...
산산님이 주관한 이번 산행지는 완주의 써래봉~불명산이다.
그곳은 20년전 삼실 산악회를 인솔해 다녀온 기억이 있어 기록을 찾다보니
뜻밖에 큰곰님과 마눌님 셋이 11년전 다녀온게 있다.
그런데....
ㅋㅋㅋ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오늘 우리부부는 그곳을 다시 간다.
금산을 거처 대둔산을 향해 꼬부랑길을 오르던 버스가
잠시 휴게소에 들렸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대둔산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휴게소에서 몸물을 빼고 온 사이에
그새를 못 참은 주당들이 이슬이 두어병을 쓸어트린 후에야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가 정차한 구재마을 입구에서 산행을 준비하던
안내도 옆의 안내문엔 품위있게 늙어가기 위한 조건들이 적혀있다.
추하게 늙어가기 보단 향기롭게 익어가기 위해 내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항목들이라 가슴에 쏙쏙 박혀든다.
누가 오라 한것도 아닌데...
그놈의 세월은 왜 이리도 빠른지 ?
그래도 성큼 우리의 곁을 찾아든 가을이 나는 좋다.
마을로 향한 좁다란 사잇길엔 붉게 익어가는 감이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임을 알려준다.
다들 마을 뒷산을 파고든 얼마후....
되돌아 보니 어느새 평화로운 마을이 발아래 드리운다.
신선봉을 향한 오름질이 힘겹다.
화마가 휩쓸고 지난 자리여서 땡볕을 고스라니
받아야 했던 오름길은 초반부터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사가 매우 가팔랐다.
드디어 올라선 신선봉...
선두와 후미의 거리가 많이 벌어졌다.
그러자...
함께 가기 위해 후미를 기다리던 산우들을 위해
초록잎새는 가저온 피티병 맥주와 안주를 재빨리 꺼내 놓는다.
이건 순전히 짐을 줄이기 위한 술책이다.
ㅋㅋㅋ
그나저나 이럴때 후미는 이래저래 고달프다.
간식 얻어 먹는것도 그렇고 휴식도 선두보다 당연 짧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호구지책으로 이후부턴 후미그룹을 앞세워 걷기로 했다.
다함께 걷기 위해선 이 방법이 젤 좋은데 그 덕에 우린 이렇게 단체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청소년 수련원 갈림길....
2차 쉼터로 다시 힘을 비축한 우린 써래봉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겼는데
아이구야~!
눈이 보배다.
등로옆 생가지에 달려 있던 노루궁뎅이 버섯을 겨우달려가 땄다.
지금껏 육산의 등로가
어느덧 암릉으로 바뀌기 시작한 써래봉 초입...
거친 등로라 그런가 점점 더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
써래봉을 코앞에 둔 암봉에 이르자
다들 뱃가죽이 등짝에 붙을 지경으로 배가
고프다 하여 협소하지만 그냥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해야 했다.
아름다운 산중의 식탁에 둘러앉아
배를 불린후 커피까지 타서 나눠 마신 이후
다시 산행에 나선 산우님들....
ㅋㅋㅋ
가뜩이나 힘든데 배가 불러 더 힘들어 한다.
오랫만에 산장을 찾은 빗소리님...
앙탈을 부려댄 써래봉의 암봉을 부여잡고 신음을 날린다.
고소 공포증이다.
설설 기다시피 암봉을 통과하던 빗소리님을
후미에서 여유로운 눈길로 처다보는 여인들은
그 모습이 애처롭긴 하나 한편 웃음 또한 참지 못한다.
겨우겨우 산우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암릉을 무사 통과한 빗소리님의 뒤를 따라서
써래봉을 향하는 동안
발아래엔 선경들이 펼쳐진다.
아주 가까이의 천등산과 대둔산을 필두로...
산능선이 중첩된 너울에 다들
갈길을 잊은채 아름다운 풍광에 빠저든다.
어느덧 써래봉 정상...
예상보다 많이 지체된 시간이나 다들 무사히 올랐으니 다행.
써래봉 내림길...
의외로 걱정했던 빗소리님이 고소 공포증을
극복하며 씩씩하게 내려선 덕분에 이후부턴 다들 진행속도가 빠르다.
이젠 부드러운 육산이다.
선녀봉 갈림길의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우린
가끔씩 숲 사이로 그간 걸어온 써래봉과
저 앞의 천등산과 대둔산을
바라보며 숲속등로를 걸어 내린 끝에
용계재에 내려섰는데
여기서 후미그룹 일행들이 탈출을 선언 하셨다.
다같이 완주하면 좋으련만~!!!
그들과 헤어진 이후
용계재에서 불명산을 향한 오름질엔 최악의 등로가 우릴 맞아준다.
불명산을 향한 오름질은 짧았지만
너무 거친 길이라 그런지 오늘중 아마도 젤 힘들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올라선 불명산 정상.
기념 증명사진만 남긴채 우린 서둘러 하산길에 들어
천년고찰의 아름다운 사찰 화엄사를 경유하여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함으로 써래봉~불명산 산행을 끝냈다.
귀가길...
해가 많이 짧아졌다.
대전 도심에 들어서자 해가 저문다.
그냥 헤어지기 서운한 산우님들...
한양 아파트 인근의 음식점을 찾아 삼겹살과 함께
쇠주와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날려 버린 뒷풀이로 보람찬 하루를 정리한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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