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함양 화장산
산행일 : 2020년 5월10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화촌마을 회관~임도 삼거리~화장산~산두마을 갈림길~임도~화촌마을 회관
(지도엔 10키로 실제 트랭글에 찍힌 거리는 9키로)
(산행지도)
이태백도 술병 날 때가 있다고 한다.
내가 딱 그 꼴이다.
이까잇거 뭐~!
그렇게 깐 보며 한손으로 무거운 박베낭을 들었다가
한순간 허리가 뜨끔 했던 부상의 후유증이 이번엔 제법 오래간다.
나이듬은 생각않고 무심코한 행동들이 부상으로 이어진 경우다.
나도 이젠 근력과 함께 유연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지금의
내 몸 상태를 서글퍼도 인정해야만 할 나이다.
그런데..
내몸이 설령 그렇다 한들 쉬는날 집에 있으면 홧병난다.
ㅋㅋㅋ
그래서 떠난길였다.
이곳은 조심스레 움직여도 될 가벼운 산책 수준의 산이다.
그러나 이 인근 일대에선 유명 산꾼들도 화들짝 놀랄만큼 조망이 빼어난 산이다.
간간이 내리던 이슬비는 아래로 내려갈 수록 그치더니
1시간20분만에 도착한 화촌마을 회관에선 화창한 날씨를 선 보였다.
오우~!
화장산 아래에 자리한 이곳 화촌마을은
지형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데서 유래 했다고 한다.
화장산이란 이름도 거기에서 연유한 듯 싶다.
마을회관 바로 앞엔 520년 수령의 보호수 느티나무가 시선을 끈다.
이 나무에선 해마다 수액이 떨어지는 해는 풍년이 들고
나오지 않는 해는 흉년이 든다고 알려진 나무다.
잠시후..
우린 화초천을 끼고 이어진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며 산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올라서다 만난
첫번째 이정표에서 화장산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두번째 만난 이정표를 만나 길을 잡아 걷다
문득 뒤를 돌아 보면
화촌마을 뒤편으론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그중 아래 사진의 중앙에 자리한 산이 산청의 왕산인데 필봉산은 확인이 안된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수형을 잡아 이쁘장한 감나무 밭을 지나
산불감시라 써 있던 깃발이 펄럭이던 우측 방향의 정자를 지나게 되는데
우리의 발걸음은 이내 임도 삼거리에 이른다.
우린 이곳 삼거리를 깃점으로 원점휘귀를 할 예정이다.
임도 삼거리 입구 우측엔 차량 3대 정도는 주차할 공간이 있다.
그런데...
올라서는 도로가 협소해 차량 교행이 불가능 함으로
난감하네~란 상황을 연출하고 싶지 않음 그냥 걸어 오는게 좋을듯 싶다.
임도 삼거리에서 좌측 방향의 길을 택해 오르다 보니
어이구야~!
입하가 지난 절기라고 했지만 텃밭엔 벌써 매실 열매가 충실하게 열렸고
꿀 향기 진동하는 아카시야꽃이 절정이다.
아카시아꽃이 필땐 철쭉도 제철이다.
이시기엔 철쭉으로 유명한 산지로 떠나는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복잡할 시기인데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오늘도 도로는 한산했다.
도대체...
언제 끝이 날련지 ?
드디어 시멘트 도로와 이별후 숲속에 들자마자
임도 수준의 등로가 사방댐 인근에 까지
이어지는데 그 끝지점 공터엔 RV차량이 한대 주차돼 있다.
여기서 정상까진 고작 0.9Km이니 저건 아마도 산불 감시원의 차량이 아닐까 ?
사방댐앞에서 진행방향 우측으로 꺽이자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 등로는
아름다운 송림의 숲속 오솔길로 이어지고 있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엔 고사리가 간간이 눈에 뛴다.
초록잎새는 유난스럽게 고사리 꺽는걸 재미있어 한다.
그만 좀 하고 따라 오라 성화를 부려도 고집불통...
뒤돌아 보니 어느새 한주먹 고사리를 움켜 쥐고 있다.
그렇다면 둘이 한끼 조기 매운탕 정도는 끓여 먹을 정도만
협조 하겠단 의미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함께 고사리를 채취해 주다 보니
흐이구~!!!
점점 더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이젠 그 욕심을 다 채웠나 ?
등로 주위에 널려있던 고사리도 외면한채 초록잎새가 잘 따라 올라오고 있다.
그렇게 올라선 정상....
와우~!!!
감탄사가 절로 터저 나오는 조망이 우릴 맞아준다.
그런데...
순간 초록잎새가 소리소문 없이
다가선 짐승 때문에 기절초풍 화들짝 놀란다.
늑대 같기도 하고 세파트 종류 같기도 한 개인데 산불 감시원의 애견였다.
이놈이 생긴건 험악한데 훈련은 잘 돼 있는듯 아주 유순하다.
이놈은 우리가 베낭을 내려놓자 코를 들이 대더니 혀로 핡아댄다.
먹이를 달라는것 같아 떡 하나를 주자 잘 받아 먹는데 산불 감시원이 제지 시킨다.
오는 사람마다 그래서 버릇이 나빠 졌단다.
자꾸 우리 꽁무니만 따라붙던 개를 산불감시원이 데려가자
ㅋㅋㅋ
비로소 우린 황홀한 조망을 감상 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조망중 화장산 정상석 뒷편의 능선이 지리산이다.
그런데...
지리산 천왕봉을 그만 운무가 삼켜 버렸다.
흐미~!
안타까운거...
조망은 비가 내린 이후라 깔끔했다.
다만 높은 산은 죄다 운무에 가린게 흠이다.
아주 가까이 왕산을 깃점으로 주위의 산들을 확인해 보았다.
왕산 뒷편 살짝 고갤 내민 웅석봉과 우측 방향으로 함양의 법화산
삼봉산,장안산.백운산.대복산,덕유산,황석.금원에서 운무에 잠긴 황매산까지.....
그러다 저멀리 희미하게 보인 물체가 있어
디카로 당겨 확인해 보니 감악산의 풍력 발전소다.
우린 한동안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정상을 거닐며 조망을 감상했다.
이곳은 대전에서 가깝고 쉽게 올라올 수 있어
언제 다시 한번 박짐을 메고 올라와야 겠단 생각이 든다.
정상엔 개가 달려들어 식사를 할 수 없기에
우린 하산하다 산두마을과 갈리는 삼거리를 앞둔 숲속에 자릴 펴고
맛나게 점심 식사를 끝냈다.
식후엔 언제나 그랬듯 보온물통의 뜨거운 온수로 커피향을 즐기는건 필수....
식사후...
삼거리에서 이정목이 가르킨 안평마을로 방향을 잡아 내린 얼마후
넓직한 임도를 만났다.
이길을 계속 따라 내려서면 화장산 입구의 임도 삼거리에 닿는다.
임도길은 한차레 갈림길을 만나지만
한쪽은 통행불가의 공사지역....
당연 윗쪽 임도로 직행을 하던 우린
이게 웬일이니 ?
임도를 걷다보면 주위엔 취나물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오늘 저녁 찬거리로 주섬주섬 뜯어 베낭에 담다 보니 산행이 더 늦어지고 있다.
드디어....
임도 삼거리에 도착한 우린 처음
걸어 올라왔던 그길을 따라 화촌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마을로 걸어 내리는 내내 우리의 시선은
저멀리 정면에 보이던 왕산의 머리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구름에 머물었다.
그러다 시선을 우측으로 옮겨
지리산으로 향했는데 디카로 땡겨본 천왕봉은 아직까지 구름에 휩싸여 있었다.
화촌마을 회관에 도착한 우린 산행을 끝냈다.
사실...
우린 이곳만 들렸다 오기엔 서운해
산청의 꽃봉산,회계산을 더 타고 오려고 계획 했었다.
그런데...
그만 산나물 채취에 시간을 뺏겨 그냥 귀가 하기로 했다.
귀가길엔 마눌님이 동서부부와
처남부부에게 전화하여 집으로 불러 들인다.
취나물이 삼겹살과 궁합이 잘 맞으니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채취한 나물은 나눠 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런 누나의 마음을 몰라주고 막내처남이 신경질을 부렸나 보다.
바쁘고 힘든데 자꾸만 부른다고...
ㅋㅋㅋ
울 마눌님이 그런 처남에게 상처를 입었나 보다.
끝내 눈물을 보였는데 그게 난 그놈이 괴씸해 흘린 눈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마눌님의 마음은 그게 아녔다.
나에게 이런말을 한다.
"요즘 막내가 사는게 힘든가 봐요~"
"그래서 그런것 같아요"
남의 모카신을 신고 십 리를 걸어가 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 대해 말하지 마란 인디언의 속담이 있다.
그 속담은 그 사람의 처지에 서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바르게 이해하기 어럽다는 뜻이다.
어이구~!
속 깊은 울 마눌님....
난 그것도 모르고 막내처남 야단 칠 생각만 했는디....
코로나로 인해 요즘엔 더 살기 힘든 세상이다.
얼른 지나고 너나 나나 다들 행복한 삶을 찾았슴 하는 바램이다.
이날 저녁...
동서부부와 우린 산행중 간간히 채취한
취나물 덕분에 행복한 삼겹살 파티로 즐거운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변함없이 공감버튼으로 흔적을 남겨주심 감사 합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화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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