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일차 : 2019년 11월18일 월요일   


 판시판 이동경로  

- 07:35                LOTUS AROMA 호텔 출발

- 08:05~08:11      판시판 등산구 주차장

- 09:45~09:50      제 1대피소

- 12:00~12:20      제 2대피소 (중식)

- 13:40~13:45      판시판 케이블 승강장

- 14:20~14:30      판시판 정상

- 16:05                케이블카로 하산후 호텔 도착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제일 높은산이 판시판이다.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던 곳 였기에 나에겐 오늘이 하이라이트다.

평소보다 좀 이른아침에 호텔을 출발해 판시판 등산 초입에

도착한 우리팀은 트래킹과 관광팀으로 나뉜다.

21명중 트래킹은 5명뿐이고 나머지 인원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판시판 정상을 다녀와 오후에 우리와 함류 예정이다.




베트남 가이드 한이 관광팀을 인솔해 버스가 떠난후

우린 등산구 초입에서 의례적 절차인 단체사진을 남겼다.




이제 출발이다.

여기부턴 아주 어려 보이던 현지의 산악 가이드가 우릴 안내한다.

 



그는 판시판 등로가 그려진 안내도에서

대략적인 오늘의 코스도를 가르키며 설명을 했고

우린 대충 알아 들었으며 설령 못 알아 먹었어도 그냥저냥 

따라가면 될일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 말고도 우리팀엔 여러번 이곳을 올라본 경험의

조나단이 팀을 조율하고 힘좋은 제레미가 후미에서 받쳐줄 거다.

 



드뎌 시작된 걸음...

초입의 등로는 주차장을 내려서며 숲속으로 이어진다.




이후 등로는 울창한 열대 우림속으로

빠저 드는데 경사도를 거의 느낄 수 없는 평지라 그런가 ?

현지 산악 가이드의 발걸음이 너무 빠르다.

그냥 이대로 진행하면 분명 문제가 생길게 확실하다.

즉시 그 뒤를 빠짝 쫒던 산우들께 산악 가이드의 보폭을

완전 개무시하고 각자의 페이스대로 걸어야 된다며 주의를 환기 시키자

비로소 팽팽하던 시윗줄이 느슨해 지듯 산우들의 걸음엔 여유가 찾아든다.




오르락 내리락...




그러다 올라선 평원에서 모처럼 길게 휴식을 취한 우린




각자 추억이 될 사진을 남기느랴

분주한데 아래의 사진은 나와 조나단이다.

조나단은 세계 10대 오지인 야딩 때문에 알게된 인연이다.

그곳은 내가 훨~ 먼저 다녀왔지만 그가 다녀온 야딩은

외선 코라로 내가 다녀온 내선 코라는 그야말로 껌 수준이다.

조나단은 한국인 최초로 외선코라를 개척해 안내 등반까지 하는 유일한 산악 가이드다.

물론 그 뒷받침은 제이란 친구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하바설산 등반후 하산하다 조난 당했던 한국 법조인 부장판사와

전화 한통화로 이어진 정보 하나에 의존해 정확한 지점에 구조대를 보냈던 전설같은

실화의 주인공 제이는 이제 동티벳 전문 산악 가이드 생활을 끝내고 귀국했다고 한다.

제이~

참 그리운 친구다.

지금은 제주에서 날마다 칼을 입에물고 바다에 들어가

온갖 생선들을 싹쓸이로 잡아 올리는 악덕한(?) 짓거리를 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ㅋㅋㅋ

언제 한가한날 제주엔 그를 한번 보기위해서라도 찾아가 보려한다.

그때 그를 만나면 예전 동티벳 차마고도와 메리설산 그리고

야딩에서 나에게 한국에선 발로 차내 버릴 저질식단 꿀꿀이 개죽마저 

맛나게 먹이던 그 재주를 좀 배울 수 있을지 ?  

사실 덜 떨어진 난 뒤늦게 눈치채긴 했다.

그 위력은 MSG의 마력였다는 사실을....

ㅋㅋㅋ

하긴 오지에선 뭐든 맛있고 또는 설령

맛이 없더라도 살기 위해선 먹어줘야 했다는게 팩트다.




잠시의 휴식엔 허벅지 근육에 힘이 붙는다.

싱싱한 발걸음에 순간 탄력이 붙는데




그렇다고 몸 가는대로 막 걷단 고산에선 반드시 탈이 난다.

이럴땐 팀 전체의 조율이 아주 중요하다.

다행히 파주에서 오신 김문성씨의 보폭이 빠르지 않고

일정하며 꾸준해 의식하진 않았지만 일부러 그를 앞세워 걸었다.




울창한 수림속을 걷는 맛에 초록잎새가 환호한다.

우리부부에게 관광컨셉은 너무 힘들다.

마눌님은 숲속을 거닐자 비로소 해방감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우리 일행들이 기분 좋은 걸음을 걷던 어느 한순간

현지 가이드가 멈추더니 숲속의 넙적한 을 가르키며 뭐라 설명을 한다.

가방끈 짧은 난 알아들을 수 없어도 이럴땐 눈치 백단이다.

잎을 뜯어 냄새를 맡아보고 맛을 보니 향긋하다.

바로 길옆에 천지로 널려 있는 넓적한 잎들은 이곳 고산족들이 애용하는 찻잎이란다. 

그 차밭을 통과하고 나자




맑은 개울물이 흐르던 개천을 따라 이어지던 등로가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힘겨운 걸음.

그러나 고산등반은 빠름보다 꾸준한 느림보가 바람직하다.




그뿐인가 ?

때때로 이런 평화로운 휴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30분만에

DIEM BAN HANG SO3란 간판이 세워진

대피소에 안착하여 간식과 수분 섭취로 힘을 비축

 



곧바로 밀림숲속을 향해 힘찬 발은 옮겼다.





판시판을 향해 고도를 올릴 수록 날씨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전날엔 더할 수 없을만큼 날씨가 좋았는데...




현지의 일기예보엔 오늘 비가 올거라 했다.

이슬비가 내려 베낭커버만 쓰워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사발팔방 몰려든 운무가 산하를 삼켜 버리자




그닥 볼거리가 사라진 주위 풍광이긴 하나

그래도 걷든맛은 쏠쏠해 다들 희희낙낙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개가 벗어진 틈새로 

살폿 들어난 풍광엔 다들 기쁨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점점 더 올라갈 수록 등로는 거칠어 진다.

수분을 잔뜩 머금어 미끄러운 등로를 조심스레 올라서던 우린




얼마후 지금껏 우리들만 걸었던 등로에서




우릴 앞선 선등자들을 만났다.

뜻밖에 한국에서 오신 등산객들인데 다들 연세가 많다.

그분들과 한데 섞여 걷던중 오름길을 만났다.

그러자 한동안 정체가 지속된다.

다행히 그분들이 등로 한쪽을 터준 양보덕에




제2 대피소에 우리가 먼저 올라설 수 있었는데...

이슬비가 이젠 굵직해 짐에 우린 그 대피소에서 휴식과 함께

점심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에선 현지인들이 음식과 각종 음료들을

팔고 있어 그런지 대피소 식탁엔 이미 선점한 등산객들로 분주하다.

우린 자리가 비길 기다렸다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낸후엔 내가 준비했던 보온병의 물로 커피를 탔는데 6잔이 나온다.

제레미는 먹지 않는다니 절묘하게 인원수와 딱 맞는다.

잠시 쉬는 사이 땀이 식자 추위가 몰려들어 그런가 내가 준비한

따스한 커피는 비록 싸구려 다방 커피지만 최고의 인기 메뉴가 되었다.




판쵸우의를 입고 산행에 나설만큼

정상을 향할 수록 기후가 점점 더 나빠진다.

이젠 더 이상 큰비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쩌겠나 ?

이것 마저도 큰 다행이라 여겨야지...




드디어 올라선 케이블카 승강장...

그러나 정상은 여기서 더 올라야 된다.




안온한 기운이 감돌던 케이블카 승강장을 나오자

운무가 온몸을 휘감는다.

정상을 향한 길은 사찰의 앞 뜰을 지나





계단길을 내려선 다음엔 본격적인 오름질의 계단길이 우릴 맞아준다.

이 계단길이 뭐 660개가 된다나 뭐라나 ?




그 계단길의 정점엔

운무속에서 부처님이 우릴 내려 보고 계셨다.





거대한 부처상을 지나자

또다시 잠시 내림길로 이여진 계단길엔

역대의 고명하신 스님들이라 여겨진 동상들이 맞아준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가파른 계단길...




그 끝의 정점에 이르자 비로소 정상이 우릴 맞아줬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초고봉 판시판 3143m....




운무가 아쉽긴 하나

그래도 우린 모두 뿌듯한 마음으로 정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비로소 나에겐 오늘 날자로

버켓리스트에 올렸던 판시판 등정을 지우게 된다.




내림길.....

가까이서도 볼 수 없었던 부처님이 살폿 들어났다.

아쉬움에 그냥 갈 수 없었던 우린 단체로 사진을 남긴 후

하산하기 위해 케이블카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산우들이 그런다.


"안개 벗어질것 같으니 우리 그냥 개기자~"




마음이야 다들 같은 마음인데

일정상 어쩔수 없어 우린 케이블카로 하산을 시작했다.




판시판은 세계 최장 케이블카로 길이가 무려 6293m다.

그 덕분에 다들 판시판을 이젠 당일 산행으로 한다.

걸어 올라서 내릴땐 편안하게 케이블카로...




우리가 채용한 현지 산악 가이드는 사실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가슴이 따스한 남자 조나단은 그의 비용까지 지불해

우리와 함께 내려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얼마후....

점점 판시판 정상에서 멀어지자

흐미~!

발아래엔 신세계가 펼쳐진다.

그러자 함께 탑승한 산악 가이드가 그곳의 풍광을 가르키는데

내일 우리가 걸어야 할 사파의 고산족 마을이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


"신짜이~!"

"깟깟 빌리지~!"







아쉽기는 하나

그나마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광에 많은 위안이 됐다.

얼마후...

둘로 갈라졌던 트래킹팀과 관광팀이 비로소 합체가 되었다.

버스에 올라서자

관광팀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우리 트래킹팀을 맞아 주셨다.

솔직히 그들이 보여준 환대가 나에겐 감동였다.

런 관광지에선 다른 여정없이 무작정 우릴 기다리다 보면

그게 비록 짧은 시간일 지라도 길게 느껴지는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없이 환한 웃음으로 우릴 반겨준

그분들께 이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팀은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배려심이 돋보인 환상적인 팀였다.




사파로 귀착한 우리들....

현지 식당으로 옮겨 흥겨운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선 언제 준비를 했던지 ?

현지 로컬 여행사에서 받아온 판시판 등정 증명서와 메달을 수여 받았다.

메달을 목에 걸고 증명서를 받아든 초록잎새...

트래킹팀중 유일한 여성이라 그런지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좋아라 한다.




배불리 식사를 끝낸후

우린 여행자 거리를 걸어서 숙소로 향하다

구미 단체팀과 별도로 자연스레 뭉처진 산우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린 여행자 거리에서 꼬치와 맥주를 시켜놓고

이국 땅에서 추억에 영원히 아로세길 낭만의 밤을 보냈다.




이곳은 여행자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물가가 저렴해 좋았는데




실컨 마시고 먹고 난 후...

호기롭게 초록잎새가 지갑을 열어 계산한

비용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겨우 3만5천원 였다면

다들 믿으실랑가 모르것다.

사실 이날 식사를 끝낸후 식당옆 옷가게에서

송공섭과 그 친구는 우보복 한벌 값으로 5벌을 구입했다.

그처럼 가성비 최고의 쇼핑을 즐길 수 있었던건 순전히 저렴한 물가였다.

선진국에선 반드시 지불해야 되는 매너팁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여기다.

그런면에서 여긴 참 좋은나라 ?




(판시판 등정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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