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일차 : 2019년 11월16일 토요일
오래전부터 나의 버켓 리스트 목록에
올라있던 판시판을 지우기 위해 집을 나섰다.
팀을 꾸릴땐 항상 그랬던것 같다.
이번에도 반드시 가겠다고 나를 부추끼던
사람들은 다 빠지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팀이 꾸려졌다.
처음 몇 안된 인원들과 가려고 할땐 베낭 여행족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현지 여행사에 견적을 받아 가려 했는데
구미에서 단체로 참여를 하는 관계로 내가 감당이 안될것 같아
여행사를 운영하는 인성과 능력은 물론 진솔하기까지한 후배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참고로 아래는 내가 이용하려 했던 베트남 현지
여행사 홈페이지로 세계 각국의 베낭족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이다.
https://www.thesinhtourist.vn/landscapes/sp/1/sa-pa
인천공항....
한동안 못 와본 사이 출국수속이 약간 달라졌다.
역시 이곳의 시스템은 항상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후..
21명 전원 별 문제없이 수속을 끝내고
탑승을 기다리던 시간이 마눌님에겐 절호의 쇼핑 찬스가 되시겠다.
그래봤자 가난한 남편을 둔 초록잎새에게 명품은
그저 그림의 떡인지라 가성비 최고인 화장품 몇가지를 챙기는 사이
헐~!
한순간 게이트가 변경되었다.
인천공항을 이용한 이레 이런 경우가 나는 처음이다.
혹시 몰라 나는 뿔뿔이 흩어진 일행들에게 폰으로 그 사실을 일일히 통보했다.
어느덧 시간이 되어 출국 게이트에 가니 후배 기관사가 웃음으로 나를 반긴다.
이 친구는 팀이 꾸려진 얼마 후 나에게 이런 청을 했었다.
"엉아~!"
"우리 결혼 30주년이라 그런데 나 좀 꼭 데리고 나가 줘~"
ㅋㅋㅋ
그런 청은 오히려 내가 하고 싶었다.
이친구는 유머와 온갖 제주를 다 갖춘 후배다.
그러니 일정내내 팀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줄
보석같은 존재인지라 내심 기대가 된다.
드디어...
예정시간 보단 다소 늦게
인천공항을 이륙한 아시아나 항공이 안정을 찾자
기내식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새벽부터 올라온 산우님들인지라
마눌님이 영양떡을 미리 준비해 골고루 나눠 주긴 했지만
그건 요기 정도의 수준이라 배가 고프다.
기내식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국적기가 최고다.
때맞춰 시장끼가 최고의 밥맛이라 그런지 남김없이
기내식을 해치우고 시원한 캔맥주까지 비워내자 기분좋은 나른함이 밀려든다.
식사후...
장시간 이동의 불편함은 영화 두편 연속 시청으로 해결했다.
사실 나에게 이정도의 시간은 그야말로 껌 수준이다.
어느덧...
아시아나 항공이 하노이에 사쁜 내려 앉았다.
우리가 입국수속후 공항을 나서자
전날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후배가 반갑게 맞아줌에
비로소 우린 6박7일의 공식적인 베트남 여정을 시작했다.
일단 하노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여 짐을 풀기로 한다.
1시간쯤 걸린 이동중엔 이번 일정을 진행한 조나단이 스텝들을 소개한다.
먼저 순박한 용모의 베트남인 가이드 한에 이어
키가 크고 허여멀건하게 잘 생긴 이방인 친구가 소개된다.
작년 스위스에 사무실을 개설한 후배 조나단이 그곳에서 자신을 도와 주던 친구를 데려 왔다.
제레미란 친군데 그는 그곳 스위스의 현지여행사 사장님 아들 이란다.
이후...
잘생기고 멋진 제레미는 일정내내 우리팀을 훌륭히 서포트했다.
드디어...
호안끼엠 호수앞에 자리한 호텔에 여장을 푼 우리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하노이 탐방에 나섰다.
여행중엔 이런저런 현지 체험을 다 해봐야 한다는
후배의 지론에 따라 우린 씨클론으로 아주 편안하게 이동을 시작 했다.
그런데...
이런 젠장~!
내가 몸무게가 쬠 나가는 편이라 그런가 ?
씨클로 운전사 양반이 너무 힘겨워 한다.
이건 뭐~
완전 바늘방석이다.
ㅋㅋㅋ
이런게 나에겐 인간이 할짓이 아닌것 같아 솔직히 싫다.
복잡한 시내를 싸돌아 댕기다
씨클로에서 내린 우리는 가이드 한의 안내를 받아
하노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를 찾아갔다.
우리가 애써 찾아간 관광지는
건축양식이 아주 독특한 성요셉 성당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 성당은 프랑스가
하노이를 점령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성당이란다.
미국과 상대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베트남하면
자존심이 아주 대단할 거라 생각 했는데 이건물을 그대로 놔둔게 의외다.
우리는 성당에서 호안끼엠 호수로 이동하여 산책하며 시간을 보낸 후
하노이의 현지 식당을 찾아가 저녁 식사를 했다.
대체로 동남아 음식이 우리의 입맛에 잘 맞는다.
다들 화기애애한 분위속에서 식사를 하며
조나단이 은근슬쩍 식탁에 내놓은
한국의 명품주(?)소주를 반주로 품위있는 식사를 끝냈다.
이날 우리 식탁엔 소주가 부담스런 산우들을 위해 마눌님이 호기롭게
하노이 맥주를 시켰는데 후배 조나단이 선배님이 모시고 온
손님들을 모신 첫날이라 본인이 기분좋게 계산 하겠다고 해 그러라 했다.
모처럼 실컨 드셔줘서 그런지 배가 부르다.
저녁식사를 끝낸 우린 씨클론으로 호텔까지 모셔
주겠다는 조나단의 제의를 거절하고 배도 꺼출겸 걸어서 가기로 했다.
호텔은 호안끼엠 호수 인근이라 찾아가기 쉽다.
호안끼엠 호수엔 산책나온 수많은 인파들로 혼잡하다.
그곳 호수 주변을 산책하던 우린
멋지고 잘난 제레미와 기념 사진을 남겼다.
제레미에게 나이를 물어보니 우리 막내아들과 동갑이다.
마눌님과 나는 낮과는 또다른 화려함으로
우릴 맞아준 호안끼엠 호수를 거닐며 그렇게 1일차의 여정을 정리했다.
(1일차의 여정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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