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공주 연미산 & 공산성 산책

산행일 : 2019년 10월04일(금)~10월05일(토)

누구랑 : 산산님.산들님.초록잎새와 산찾사



임금 피크제로 근무하고 있는 나는  

지원 기관사의 직책을 맡고 있어 이젠 정말 사람답게 살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은 물론 예전 한달에 한번 돌아올까 말까 하던 주말도 자주 쉰다.

처음 임금 피크제로 전환하던 첫달엔 그래서

넘처나는 시간들을 어찌 다 채울까란 두려움에 거금을 들여 기타를 구입 했었다.

새로운 도전였는데...

처음 한달은 정말 열심였다.

그런데...

그것보다 역시 난 틈만 나면 산에만 가니 요즘엔 소홀하다.

그러니 솔직히 핑계지만 마눌님이 맨날 그놈의 올챙이 한마리 노래말고

가슴을 흔들어 버리는 노래 좀 해 달란 청은 못들어 주겠다.

임피마저 끝나고 진짜 실업자가 되면 그때나...

ㅋㅋㅋ   




이번주도 주말엔 휴일이다.

그런데...

꼭 가봐야 할 예식이 있어 반토막이 나 버린 휴일이다.

솔직히...

텅 빈 내 부모의 장례식이나

초라한 내 자녀의 결혼식이 두렵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황금같은 주말 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이유가 아닐까 ?

이제 나는 반토막이 된 임금이라 애경사에 지출되는 돈마저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이젠 눈 질끈 감아 버린채 모든 애경사엔 적정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

더구나...

아들만 둘인 난 언제 애들 혼사를 치룰지 알 수도 없고

그땐 이미 직장과는 끈 떨어진 이후라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사이가 아님 직장에선 찾아와 줄 사람이 없는게 요즘의 인심이라

장담할 순 없지만 나는 가족과 지인들 만으로

축의금 없는 혼사를 치루려 생각하고 있다.


내일 토요일엔 후배의 딸 혼사가 오후 3시30분에 있다.

고것이 그래서 시간 참 애매하다.

금요일 오후에 퇴근한 나는 그래서 아주

가까운 곳으로 숨통이나 틔우는 박산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곳은 솔직히 힘 한번 불끈주면 오를 수 있어 산행보다 먹방이다.

가는길엔 이웃의 산산님께 의향을 여쭤보았다.

뜻밖에 흔쾌히 OK~ 싸인을 보내 오신다.

오우~!

그렇다면 이번 1박2일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흥겨움과 즐거움이 넘치는 백패킹이 분명하다.

이날 우린 집에서 오후 4시를 넘겨 출발 도착한 연미산 조각공원에서 등짐을 메고 출발했다.




이곳 연미산엔 각자의 추억이 있다.

이번이 나에겐 세번째이나 마눌님은 첫경험이다.

산산님과 산들님은 두번째라며 그날의 추억을 풀어 놓으신다.

그런데...

떠난 시기와 계절이 다 다른데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넉넉한 마음씨와 후덕한 인심으로 산우들께 각종 산해진미를 해 먹이던 그분.

순간 내 가슴이 싸~ 해진다.

에드워드 홀의 공간학에 의하면 45Cm 이내의 거리는

엄마와 아기 혹은 부부 사이와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만 허용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허물없이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적정의 거리는 유지돼야 함을 50후반에 깨닭았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난 좀 덜 떨어지 놈이다.

마음에 맞는다 싶으면 없는소리 있는소리 하지 말아야 할 소리까지

그저 내 속 밑천까지 다 털어주는 성격이다 보니 그중엔 내 뜻과 다르게

상대방은 받아 들이지 못한 부분도 있을거란 생각들.... 




한순간에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다들 앞세우고 맨 뒤에서 잠시 잠깐 상념에 젖어 걸어 올랐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그건 존경.존중...

리스팩트(respect)의 부재 아닐까 ?




정상이다.

마눌님이 무쟈게 싱거워 한다.




그러더니

내려본 풍광엔 입이 귀에 걸린다.






얼마후...

우린 적당한 자리에 각자 칠성급 호텔을 짓는다.

그사이 항상 성급한 저녁노을은 지고 있었다.







올라오며 주말부부라

한참 집에 내려오고 있을 겨우달려에게 전화를 했었다.

그런데...

뜻밖에 벌써 집에 도착해 있다는 겨우달려 부부가 오겠단다.




항상 손이 넉넉한 산들님이라 먹거리는 넘친다.

그러니 뭔 걱정을 하랴~!

니들은 니들 먹을 酒님이나 모셔오라 해 놓고

우린 일단 인삼과 고구마를 튀겨 酒님을 모시다 보니




역시 빠르다.

겨우달려 부부가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했다.




좋은분들.

황홀한 야경.

초가을의 산들바람과 풀벌레 소리.




이세상의 기쁨과 행복은

죄다 이곳 연미산 정상으로 몰려든다.






어느덧 두마리의 오리로스가 동이 났다.





깊어가는 가을밤이 酒님을 하염없이 부른다.

언제였던가 ?

맥주,소주 그리고 겨우달려가 공수해온

독주의 고량주 몇잔에 나는 그만

흐이구~!!!

그날밤 달빛이 아스름 구름속에 숨어들듯

酒님의 은총을 흠뻑 받은 산찾사가 침낭에 빨려 들어 사라지더니

헐~!

겨우달려 부부가 언제 내려 갔는지도 모른채

그날밤 비몽사몽 헤멨다는 사실이 연미산 정상에 전설처럼 남았다 카더라...

꼬렉~?

난 정말 몰러~!






다음날 이른 아침....

온 세상이 안개에 휩싸였다.

저멀리 갑하산에서 떠오른 태양이 저 아래

금강의 맑은물에 잠긴 황홀한 일출을 기대했는데 이게 웬 참사~!!!

더구나 텐트는 젖고 침낭마저 눅눅하다.

가끔씩 이슬비 마저 떨어지니 좀 서둘러 자리를 정리한 우린 




내림길에 들자마자

올라올땐 30여분인데 내릴땐 15분만에 산행 끝.

참 쉽죠 잉~!




집에 일찍 가 봐야 뭐 그렇고....

우린 공산성 한바퀴 휘리릭 돌고 공주 문화축제의 현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공산성 성곽을 밟으며 내려다 본 공주 시내는 아직도 안개에 잠겼고...




마눌님과 불 붙어 연애하던

그시절에 찾아 들었던 그 성곽을 다시 걸어보며 회상에 젖는다.

그땐 없이 살아도 참 좋았는데...






그렇게 걷다 만난 전통놀이 체험장에서

투호와 널뛰기도 해보며 공산성 산책을 끝낸 우린













공주 시가지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산들님이 예전에 와서 아주 맛나게 드셨다는

버섯 왕창 넣어 끓여 주는 샤브샤브 칼국수집에 들려

맛나게 점심 식사를 하는 것으로 1박2일의 여정을 끝냈다.




(동영상으로 보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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