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임실.오봉산 & 옥정호반 둘레길
산행일 : 2019년 8월23일(금)~24일(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1일차~오봉산 2일차~옥정호 둘레길
(1박2일 산행 개념도)
오늘이 처서다.
처서엔 사람들이 자기를 잡겠다고 제 허벅지며
볼때기를 치는걸 보며 그간 너무 웃다보니 모기의
입이 다 찢어진 때이고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님을 기다리는 연인들의 애간장을 다 끊어 놓을 노랠 시작하는때란다.
아무리 극악스런 더위도 절기는 속일 수 없나보다
요즘은 그래 그런지 조석으로 부는 바람속엔 서늘함이 담겼다.
그렇다 한들 한낮의 더위는 아직까지 폭염이다.
이런날 장거리 산행은 완전 죽음이다.
하여...
아주 쉽게 오를 수 있는 산행지를 찾아 늦은 오후에 우린 집을 떠났다.
옥정호는 섬진강 물줄기를 막은 우리나라 최초
다목적댐으로 칠보 수력발전소가 바로 옥정호의 물을
도수터널로 끌어들여 발전하고 있다.
이곳은 아주 오래전 겨울과 가을 두차레나 다녀 왔었다.
그중 가을엔 운무가 가득하여 풍광이 더 아름다운데 이시기엔
인근의 산내면 구절초 축제장과 연계하면 짧은 산행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옥정호의 붕어섬이 아름답게 내려 보이는 임실의 오봉산은
예술사진에 입문한 사람이면 반드시 다녀갔을 성지다.
그만큼 아름답다는 반증이다.
오후 4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선 우린
1시간30분만에 도착하여 바람소리 쉼터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국사봉을 향한 들머리엔 초입부터 원목데크가 길게 깔려있다.
예전에도 길이 이랬던가 ?
산행 기록을 보니 2006년이 최근에 다녀온 기록이다.
그러니 아리송한게 당연하다.
오른지 얼마 안돼 만난 첫 전망대...
오우~!
풍광이 굿~이다.
여기까진 완전 저질 체력도 올라설 수 있으니
옥정호의 붕어 한마리를 보고 싶거든 걸음 한번 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이곳은 전망데크 풍년이다.
물론 올라설 수록 데크의 규모도 크지만 전망은 더 좋다.
두번째로 만난 외앗날 전망대에 올라서자 의외로 넓직한 데크와
멋진 풍광에 그만 우린 바로 박짐을 풀어놓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아야 했다.
ㅋㅋㅋ
얼마후...
우린 국사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두번째 전망대에서 국사봉도 아주 짧은 거리다
그러나 그 걸음을 더디게 만든 최대의 복병은 아름답게 펼쳐진 풍광이나
늦게 시작한 걸음여도 해질녁엔 충분히 정상에 도착할 테니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라
우린 맘껏 풍광을 즐기며 해찰을 떨었다.
드디어 도착한 국사봉....
일단 박베낭을 내려놓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여긴 넓직한 데크라 단체 떼박도 가능한 곳이긴 한데
그럴려면 백패커는 예술사진을 담기위해
찾아든 수많은 사진가들의 원성을 감수해야만 한다.
백패커는 사진 찍을 장소엔 구도에 방해를 주지 않을 자리에
텐트를 설치 해야하며 사진가들 또한 새벽에 찾아들땐 조용한 발걸음이 돼야 한다.
그런게 서로를 위한 배려다.
그러나 그런 기본마저 아주 부족한게 지금의 현실이다.
국사봉에서의 긴 휴식끝에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우린 오늘의 목적지 오봉산을 향했다.
국사봉에서 시작된
내림길의 길고도 긴 계단이 끝난후
내려선 만큼 또 올라서야 하는 능선길을
밟다 보면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종종 발걸음을 방해한다.
4봉을 향한 오름질...
육산의 등로가 근육질의 암릉길로 잠시 변신하자
마눌님이 능선길을 버리고 말도 없이 4봉을 우회하는 길을 택해 도망가 버렸다.
겁많은 마눌이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지 ?
마음 급한 산찾사...
4봉을 훌쩍 넘겨 바삐 내려서다 그만 등기도 못내는 땅을 사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넘어지며 뒤로 꺽인 장지와 검지의 가벼운 통증외엔 이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어떤일을 겪었는지 알수 없는 마눌님....
능선 안부에서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왜 안 따라오고 이길로 왔냐 호통을 치자
헐~!
그 봉오리를 돌아가는 우횟길인거 하루이틀
산에 다닌것도 아닌데 척 보면 모르냐며 오히려 핀잔이다.
ㅋㅋㅋ.
지나고 나니 걱정도 팔자였다.
안부에서 정상은 지척...
힘 한번 불끈 주고 올라서자 정상이다.
정상 바로 아래엔 편히 앉아 옥정호를 바라볼 수 있게 쉼터 의자까지 있다.
도착한 오봉산...
일단 정상을 증명하는 사진한장 담은 뒤...
정상비 바로 뒷편 데크에다 우리의 보금자리를 펼쳤다.
이곳은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이 압권이다.
국사봉 데크도 좋지만 박지론 여기가 더 명당이다.
다만 데크가 협소해 텐트 2동 정도가 적당하다.
7성급 호텔을 구축하는 동안
마눌님이 어느새 뚝딱 맛난 저녁상을 차려 놓았다.
오늘의 주메뉴은 곱창에 돼지고기를 넣은 맛난 괴기 만찬에
집에서 싸온 맛좋은 밥이다.
저녁 식사를 끝낸 후엔
도토리 전분에 부추와 청양고추 송송 썰어 매콤함을 살려낸 전인데
요놈이 무겁게 지고 올라온 맥주를
순식간에 동이 나게 만든 주범일 정도로 맛이 좋았다.
그럭저럭...
포만감 만큼이나 행복이 밀려들 쯤
서쪽 하늘을 보니 이미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일몰은 순식간에 끝났다.
시커먼 구름속으로 태양이 숨어든 이후
오봉산 정상엔 땅거미가 밀려든다.
이후....
아무도 없는 산중에서 단둘이 앉아
끝없이 이어지는 정담으로 어느새 밤을 깊어만 가고....
블르투스로 연결한 70~80의
가요와 팝송이 감미롭게 흘려퍼진 정상엔
영롱한 이슬이 텐트에 맺힐때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의 밤이 되었다.
아래의 공감 ()꾸욱 감사해요~!!!
다음편은 옥정호 둘레길이 이어집니다.............(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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