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청호 누애능선
산행일 : 2019년 4월28일 일요일
누구랑 : 둘레둘레 회원님들과.
어떻게 : 반딧불이재~ 피실 팜농원~누애능선~낙화암~생명전원마을~반딧불이재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이동 동선)
모처럼 일요일에 맞은 휴일날...
가급적 주말의 명산은 혼잡스럼에 피한다.
마침 마눌님의 걷기모임인 둘레둘레 회원님들이
대청호반 한자락을 걷는다 하여 따라붙기로 했다.
코스는 예전 나홀로 빡세게 걸었던 누애능선중 일부다.
아래 주소는 그때 다녀온 산행기
(클릭)----> http://blog.daum.net/lee203kr/15669084
이른 아침부터 제법 많은비가 뿌려대던
봄비가 반딧불이재에 도착하자 고맙게도 그쳐준다.
살방살방 걷는 분위기의 모임이라 계속 비가 내렸다면
좀 걷다 되돌아 올 회원들이라 솔직히 나에겐 다행스런 일이다.
누애능선이 시작되는 피실까지 이어진 임돗길은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오랫만에 만난 회원님들의 정담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어느덧 발길이 감사고개를 넘긴다.
예전 나홀로 산행땐 우리가 걷고 있는 임도 좌측의
옥봉산 능선을 걸어 가리내 농원을 경유하여 이곳 감사고개를 넘어 갔었다.
감사고개를 넘기면 원목데크 조망처가 반긴다.
이곳에선 맞은편 둔주봉과 대청호반이 한눈에 내려 보인다.
둔주봉에서 보던 한반도 지형이 바로 이곳이다.
전망대를 내려선 이후
가파른 고갯길이 안정을 찾은
삼거리엔 독립가옥 한채가 자리하고 있다.
예전엔 이곳을 생명강 전원마을이라 불렸다.
그곳에서 우린 좌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부턴 우측의 대청호반을 낀 둘레길이 길게 이어진다.
싱그런 초목이 장식한 둘레길의
잔잔한 호반이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누애능선을 향하려면 제법 더 걸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한 임돗길도 울창한 수목이 햇살을 가리고
잔잔한 호반이 반겨주면 사색의 길이 되니 아무리 길다한들 지루함은 없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피실...
예전 내가 찾았을땐 외딴집 한채였는데
캠핑장과 농촌 체험장을 두루 갖춘 (주)피실 팜랜드 농장으로 변신을 했다.
얼마후...
팜랜드 피실 농원을 둘러본 후 출출한 뱃고래를 달래는
간식타임을 갖기로 하자 다들 베낭 보따리에선 먹거리가 쏟아져 나온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이젠 본격적으로 우린 누애능선을 향했는데
이런~!
등로초입엔 산양산삼 재배지역으로 무단 출입시
형사 고발을 한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문과 함께 죄다 울타리로 막아 놓았다.
그런다고 되돌아 갈 우리가 아니다.
무작정 우린 울타리를 넘었다.
그런후...
우리 일행들은 기존의 등산로와
만날때 까지 잡목과 가시덤풀을 헤치며 올라서야만 했다.
한차레 고생끝에 비로소
우리 둘레둘레 회원들은 대청호반에
우뚝 솟아오른 둔주봉을 마주한 누애능선의 등줄기를 올라 탄다.
꿈틀대는 누애능선은
싱그러운 신록의 아름다움으로 우릴 맞아 주었다.
누애능선을 걷다보면
발 한번 잘 못 디디면 심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처럼
대청호반으로 풍덩 빠질 수 있는 위험스럼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조심 스럽다.
그래도 조망이 터질때면 다들 걸음을 멈추고
목을 길게 뺀채 호반을 내려보며 건너편 둔주봉과
그 아래 둘레길을 걸었던 추억을 끄집어 내놓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다들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둘레길 회원들이라 가능한 정겨움이다.
오르락 내리락....
누애능선은 아직 그 끝을 모른다.
"어디까지 가야혀~?"
이젠 다들 배가 고프고 지친듯 하다.
강건너 휘돌아 나가는 지점의 맞은편이 낙화암이다.
그러니 이젠 다 온거다.
그런데...
그런 우릴 더 더디게한 방해꾼이 숲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삐죽 내민 고사리다.
다들 처음엔 관심없어 하더니 언제부턴가 ?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왕 온거 굴비하나 지저먹을 만큼은 해야 겠다며...
누애능선 최고봉 ?
어느새 삼각점이 있던 봉오리를 넘겨
낙화암을 향한 마지막 내리막길의
풍광좋은 조망터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우린
조심스레 하산길에 든다.
낙화암 아래 능선안부 삼거리에 무사히 도착한 우린
알봉산을 향한 직진길을 외면한채 계곡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길은 나도 초행길이다.
계곡길은 얼마 걷지 않아 임도와 만난후 삼거리의 독립가옥과 연결된다.
이젠 왔던길 그대로 걸어만 주면 된다.
그렇게 걷다 길가에 지천으로 널려있던 씀바귀며
국싸리순 그리고 돈나물을 뜯으며 걷던 나의 눈에 프랑카드에 쓰인 글귀가 보였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다.
자세히 보니 그곳은 옻나무 재배지다.
ㅋㅋㅋ
아마도 누군가 옻순을 무단으로 채취해 쥔장이 화가 난 모양인데
그 내용이 아주 살벌하다.
흐이구~!
드디어 도착한 반딧불이재에서 우린 산행을 끝냈다.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엔 10.58km가 찍혔다.
이만함 서운하지 않을만큼 걸어준 거다.
예상보다 좀 길어진 산행이라 다들 배가 고프다.
찾아든 너른숲님 농원에선 뒷풀이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그래서 더 분주하다.
잠시후 차려진 성찬...
푸짐하다.
산행하며 채취한 취나물과 너른숲님 농장에서
방금 뜯어온 각종 야채로 쌈을 싸서 먹는 삼겹살과 목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왁자지껄 정겨운 자리....
뒷풀이 비용은 얼마전 자녀 혼사를 치룬 계족산님이 쏘셨다.
얻어먹는 고기라 그런가 더 맛나다.
편안함에 마음이 풀어진 산찾사는 이날
그 독하다는 대전의 원 막거리에 대취하여 뻗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른다.
마눌님이 깨워 일어나니 우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다.
꿈지럭대는 나를 향해 마눌님의 잔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휴~!"
"술 냄새 참 지독하네~!"
헐~!
사실 너도 술 먹으면 그렇거든~!!!
ㅋㅋㅋ
(동영상으로 보는 누애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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