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황매산
산행일 : 2019년 5월10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지도에 그려진 동선 그대로...
새벽에 퇴근해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난 아침.
마눌님이 조심스럽게 황매산을 가고싶다 말을 꺼낸다.
피곤하면 말고란 단서가 붙긴 했지만 분위기상 거절은 후환(?)이 두렵다.
ㅋㅋㅋ
황매산...
가본지가 까막득하다.
처음엔 모산재의 암릉에 반해서 몇번
그러다 감암산은 물론 부암산과 연결한 장거리 코스로
황매산은 철쭉이 한창일땐 의례적으로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사람이 꽃보다 많아진 이후부터 나는 꽃산행을 접었다.
예전에 쇠똥을 밟고 다니던 그곳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 하기도 했다.
산행코스는 덕만주차장을 깃점으로 원점휘귀를 계획한다.
그런데...
황매산 산행초입의 매표소에 도착하자
주차요원이 밀려든 차량을 죄다 정상쪽으로 유도한다.
그러니 바짝 붙은 뒷 차량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우린 어어 하다
그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은행나무 주차장까지 올라와 버렸다.
순간 되돌아 갈까 고민하다 우린 산행욕심을 접기로 했다.
그래~
오늘은 그냥 룰루랄라~ 꽃 산행이다.
황매산은 예전모습과 완전 딴판이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
우린 일단 좀 더 길게 걷기 위해 모산재 방면을 향해 숲속을 지나
철쭉이 만개한 둔덕을 넘어서자
등로가 황매산 철쭉 축제장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축제장의 도로변은 이미 주차장으로
변했을 정도로 평일임에도 꽉찬 사람들로 혼잡하다.
행사장엔 각종 먹거리가 풍부하다.
단순히 꽃 나들이로 왔다면 돈만 가저오면 만사 오케이다.
여기서 우린 동네주민들이 집에서 쪄 왔다는 쑥 버무리 떡을 간식으로 구입했다.
얼마후...
행사장을 뒤로한 우린
덕만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따라 황매평전에 올라 섰는데
철쭉은 약간 빛이 바랠 정도로
절정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우리의 발걸음이 모산재의
암릉이 내려 보이던 능선의 끝에서 멈춘다.
얼마후...
발길을 돌려 황매평전의 꽃속에 뭍힌 우린
천상화원의 품안에서 여유로움을 즐긴다.
오늘 우린 방금 올라선 저 아래 행사장을 축으로
빙그레 돌아가는 능선을 걸어 마주 보이는 저곳 상봉에서 내려설 계획이다.
황매평전엔 나무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다.
오늘은 봄날이 마치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운 날씨라 곤혹스럽다.
그러니 이런날엔 아주 게으른 걸음이 제격인데
그 걸음에 딱 맞게 무리지어 피어올린 철쭉이 환상이다.
어느덧 발걸음이
산불감시 초소를 지나 황매산 베틀봉을 넘긴 우린
영화 촬영지에서 올라서는 안부에 도착해 그늘을 찾아든다.
그곳에서 우린 행사장에서 구입한 쑥 버무리로 간식을 하며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젠 황매산 정상을 향한다.
등로는 야자메트와 원목데크가 깔려있어 편안하다.
한동안 가파른 오름짓...
그러다 텐트 한동이 들어설 공간의 데크에서
되돌아 본 풍광에 초록잎새의 탄성이 울려 퍼진다.
초록잎새는 이곳에서 한밤을 보내고 싶단다.
언감생신~!
꿈도 꾸지마라 했다.
그 수많은 인파의 눈총을 어찌 하려공~?
ㅋㅋㅋ
그대신 가을 억새가 좋을때 한번 데려오마 약속을 했다.
천천히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 지척이다.
그런데...
역시 예상대로 정상엔 인파들로 넘친다.
완전 돗떼기 시장판...
바로 정상을 그대로 패쓰한 우린
숲속 그늘을 찾아들어 도시락으로 맛난 식사를 끝낸 후
거친 암릉이 연속으로 맞아준
황매산 삼봉을 향한 능선을 걸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린 걷는맛에 푹 빠진다.
이곳 능선에선 조망이 참 좋은곳이다.
그런데...
올려다본 하늘은 참 맑고 투명한데
하늘아래 펼쳐진 산하는 희끄무리한 미세먼지로 시야가 별로다.
아주 가까이 월아산을 넘겨 풍력 발전소의 팔랑개비가
돌아가는 감암산 마저 디카로 땡겨봐도 희미할 정도다.
우리가 계속 걸어야 할 삼봉의 끝엔 정자가 보인다.
그곳이 바로 황매산 상봉이다.
우린 그곳에서 하봉까지 걸었다 되돌아 중봉 삼거리에서
하산할 예정인데 일단은 상봉까지 걸어간 다음 결정하기로 했다.
상봉까지 이어진 암릉길을 우린 열심히 그리고 아주 재미지게 걸었다.
이곳엔 사람들이 드문 한가로움이 무엇보다 맘에 든다.
걷는내내 절경의 풍광을 내려 볼 수 있었던
암릉의 정점 상봉의 정자에 도착하니 그곳엔 이미
자리를 선점한 단체 산꾼들이 밥상을 펼쳐놓고 식사를 하고 있어
올라섰다 바로 내려선 우린 그냥 바로 하산을 결정햇다.
우리가 상봉을 뒤로 밀어내자 발밑엔 합천호반이 그 모습을 선 보였다.
합천호반의 풍광이 그리 선명하진 못해도 아름답다.
아래 사진엔 잡히지 않았지만 그곳에선 악견산,의룡산,금성산이 확연하다.
예전 암릉미가 빼어난 그 산들을 연달아 올랐던 추억이 새삼 떠올려 진다.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그때의 산우들이 문득 사무치게 그립다.
중봉 삼거리에서 가파른 내림길을 다 내려서자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초군락이 발목을 간지럽힌 편안한 등로가 맞아 준다.
둘레길 수준의 편안한 등로는
이내 나의 애마가 쥔장을 기다리던
주차장을 향한 데크길과 연결되며 룰루랄라~
놀며쉬며 걸었던 황매산 산행도 끝을 맺는다.
귀로...
역시 세월은 속일 수 없나보다.
기관사란 직업으로 밥먹듯 밤을 세운 숱한 나날을
보냈던 지난 세월 동안 그러고도 산을 다녀와 피곤함을 모른 건강체였다.
그런데...
이젠 정말 아니다.
마눌님께 처음부터 운전대를 넘기고 참 달게 잤나보다.
느닷없이 칼치기로 껴든 차랑에 급제동에 놀라 일어나자
마눌님이 그런다.
"어휴~!"
"저놈 때문에 울 서방님 곤히 잠들걸 깨웠넹~!"
(동영상으로 보는 황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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