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완주군.대둔산

산행일 : 2018년 9월26일 수요일

누구랑 : 처남댁 식구랑 함께...

어떻게 : 아래 지도의 붉은 실선대로 이동

 

  (산행지도)

 

 

인생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향과 속도만 있을 뿐이라 했다.

그런데...

그 방향을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인생은 달라지는것 같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한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 먹어간다"

최은영의 단편집 쇼크의 미소에 나오는 글이다.

그 글 한줄이 이렇게 내 가슴에 절절히 와닿은건 

예술계통에 몸 담고 있는 내자식들이 겪고 있는 현실 때문이리라.

천상병 시인은 귀천이란 시에서

우리는 이세상에 잠시 소풍 나온것이라 했으니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다 가는게 어쩌면 더 좋을수도 있으련만....

올 명절도 떳떳하게 그 이름을 들어내기전엔 가지 못 하겠다는 큰애는 오지 못했다.

항상 우리부부에겐 목에 걸린 가시같은 존재....

그러나 어쩌랴~!!!

숯검뎅이 같은 속을 달래려 나홀로 깊은 산중에 들고 싶었다.

그런데...

막내가 산중 야영은 함께 못해도 당일 산행이면 아빠와 함께 걷고 싶단다.

꼬렉~?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다.

그 옛날 가족산행의 추억을 되살려 대둔산으로 정했다.

 

명절 다음날....

산행 소식을 접한 처남댁이 함류했다.

산행에 나선 우리는 대둔산 집단시설지구를 지나

케이블카 매표소앞에서 저질 체력의 처제를 먼저 올려 보내기로 했다.

 

 

 

처제부부가 떨궈 놓은 조카와 함께

우린 초반부터 빡세게 이어진 계단길을 열심히 밟고 오른다.

역시...

몸매가 좋은 막내의 발걸음이 가볍다.

반면에 아빠를 따라 비박까지 다녔던 조카놈이

그간 방심해 그런지 살집이 제법 붙어 힘겨워 한다.

ㅋㅋㅋ

 

 

 

그렇게 올라선 구름다리 입구....

삼선계단을 올려다 보니 케이블카에서 내린 처제부부가 중간쯤을 오르고 있다.

 

 

 

처제 부부는 금방 따라 잡을 수 있다.

그러니 일단 한숨 먼저 돌리기로 한다.

그간 명절날 기름진 음식에 먹고 놀기만 하다 보니

나나 마눌님이나 몸이 불어 그런가 힘겹다.

그래서...

핑계김에 간식이나 먹자하여 자두 하나씩을 씹어 먹은 다음

 

 

 

 

시원한 바람이 맞아준 구름다리위에 우린 섰다.

 

 

 

막내가 옛 추억에 젖어든다.

이곳을 꼭 다시 한번 오고 싶었단다.

 

 

 

아빠 엄마를 따라 대전 근교의 명산은 죄다 섭렵했던 놈이다.

그 부작용(?)으로 아빠를 따라가면 개고생임을 어린나이에 

알아버린 아들놈들은 하나같이 다 그 어떤 유혹에도 산행을 거부한다.

그러데...

이곳 구름다리와 삼선교를 오를때의 스릴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었나 보다.

막내는 지나고 보니 이곳이 참 좋았다나 뭐라나~!!!

 

 

 

 

 

 

드디어..

우린 삼선교에서 그 추억의 오름짓을 시작한다.

 

 

 

조카를 중간에 껴 놓고 시작된 오름짓...

덩치가 제일 큰 조카가 얼어 붙었다.

과묵한 이놈은 말도 못하고 올라서는 동안 동태가 다 되었다.

ㅋㅋㅋ

 

 

 

드디어 다 올라선 삼선계단 끝.

초록잎새와 막내는 금방 끝나버린 아쉬움의 눈길이

그러나 고소 공포에 쫄았던 조카는 겨우 살았슴에 안도의 미소가 흐른다.

 

 

 

이젠 저곳 개척탑 정상을 향한다.

 

 

 

안부 삼거리 매점에서

우릴 기다리던 처제부부와 함께 우린 대둔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어디든 항상 붐빈다.

명절 연휴 끝이라 그런지 오늘도 인파들로 더 혼잡하다.

그래도 이왕 온거니 애들을 위해 우린 추억의 정상증명 인증사진을 남겼다.

 

 

 

 

 

 

처제 가족.....

큰딸 한별이만 빠졌다.

 

 

 

그리고 우리역시 큰아들만 빠졌다.

 

 

 

얼마후 개척탑을 뒤로한 우리가족....

대둔산은 날등을 걸어줘야 제대로 된 풍광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힘겹게 올라선 능선의 암릉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다음엔

멋진 풍광들을 내려보며 다함께 둘러앉아 맛나게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후...

길게 휴식을 취한 우린 쉬엄 쉬엄 발걸음을 옮긴다.

 

 

 

가족이 함께 하는 산행이니 빠른 걸음이 아녀도 좋다.

대신 숱한 정담이 능선의 암릉길에 풀어 놓다 보니 지루함은 없다.

 

 

 

 

 

 

 

나의 산행 욕심 때문에 처제가 쌩고생이다.

 

"꼭 이렇게 가야 해~?"

"응~!"

"그대신 천천히 가면 되잖여~!"

 

참을성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처제는 내 말에 입을 다문다.

ㅋㅋㅋ

 

 

 

힘들면 주위 풍광도 반감 될 것 같다.

처제의 얼굴이 표정이 그렇다.

반면 막내는 유유자적 자연과 한몸이 되어가는 중이다.

막내도 앞으론 세상사를 살아가며 당연히 겪게될 지치고 힘든

영혼을 이렇게 자연의 품속에서 치유하며 힘을 얻어갈 수 있슴 좋겠다.

 

 

 

 

 

 

 

 

낙조대가 지척인 능선길....

한차레 암릉길의 힘겨움을 딛고 올라선 처제의 밝은 미소가 행복하다.

힘겨운 살이에서 이런 여유로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마음은 그러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기 못함은 이해하나

그럴수록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산행을 통한 운동은 노르아드레날린,세로토닌,도파민 같은 물질이 생성된다.

이런 호르몬 생성은 정신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지막 암릉의 능선을 앞두고

다들 편안한 등로로 내려 보낸 후 막내와 단둘만이 올랐다.

 

 

 

일망무제로 펼쳐진 조망.

저 넓은 세상을 향한 웅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제 앞길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막내는 그러나

내눈엔 아직도 여리디 여린 어린아이 같아 보인다.

막내는 그러나 겉은 그래 보여도 속은 알차고 당찬놈이라 대견하다.

 

 

 

 

"그곳에 올라 앉으면 사진 한장 찍어주마~!"

마눌님 같음 낼름 올라 앉았을 암릉이다.

그러나 막내는 거부한다.

ㅋㅋㅋ

아빠가 무리한 요구를 ?

이궁~!

 

 

 

능선 삼거리에서 우릴 기다린 가족과 함께

낙조대를 다녀온 후 우린 오대산을 향한 능선길에 든다.

 

 

 

오대산을 향한 능선엔 비경 한곳을 숨겨놓고 있다.

우린 그곳을 들렸다 가기로 했다.

 

 

 

그곳은 등로에서 비켜나 있어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한 후

생애대를 찾아갈거다 라고 하자 막내가 잘 못 듣고 산에서 갑자기

무슨 생리대를 찾아요 해서 다들 한바탕 웃음을 짖게한 그곳은 최고의 조망처다.

 

 

 

중부권의 이름있는 명산이 죄다

발아래 드리운 생애대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가던길을 재촉한 우린

 

 

 

 

이후...

등로의 쉼터마다 엉덩이를 내려 놓으며 해찰을 떨었어

 

 

 

걷는 발걸음은 오대산과 대치고개를 향한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에서 우린 오대산을 향한

능선길을 외면하고 경사도 급한 내림길을 조심스레 걷는다.

 

 

 

이젠 거의 다 내려섰다.

어느덧 대치고개의 휴게소가 가깝다.

 

 

 

그렇게 무사히 산행을 끝낸 우린

 

 

 

대전에 들려 막내 처남 가족을 불러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메뉴는 애들 좋아하는 떡복이 무한리필....

 

 

 

식사를 끝낸 후엔 대전 시가지를 걸어걸어

막내 처남집에 들려 원두커피의 향기를 맡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 마지막 명절 끝 연휴를 보냈다. 

 

 

 

(동영상으로 보는 대둔산 산행모습)

 

다들 행복한 연휴의 끝자락을 보내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 한편으로 가족산행 대둔산 후기를 끝내려 합니다.

오늘도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신 산우님께 깊은 감사드리며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공감버튼으로 대신하여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산찾사.이용호)

 



- 양정열-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간직하고픈 마음으로
살고 싶다

소유함의 욕심이 클수록
아픔이 크고
떨쳐 내야 할 그리움은
치유 할 수 없는 병이 된다

산에 오르면
나는 이제
그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바람으로 머물렀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죽을 때 까지라도 간직 할
향기면 족하다

그 무엇에 소유되기 보다
간직 되어지고 싶다

아픔도
사랑도
언제나 그리운 그리움도
햇살 투명히 일어서는 산 속
잠시 잊혀졌다 다시 어우르는
그 원시의 색깔로

나를
만들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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