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완주.옥녀봉~봉실산

산행일 : 2018년 9월02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주차장~옥녀봉~봉실산~학림사~둘레길~주차장

 

  (옥녀봉~봉실산)

 

 

  (트랭글에 그려진 이동 동선)

 

 

 

일요일 늦은 오후 출근이다.

이심전심 ?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초록잎새가 그런다.

"도시락 싸요~?"

"그러지 뭐~!" 

"대신 오후 출근이라 가까운곳으로 갈께~!"

얼마후....

집 떠난지 45분만에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야트막한 동네 뒷산 봉실산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산행에 든다.

 

(네비주소 : 전북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 산53)

 

 

 

주차장 출발후 첫 갈림길....

이리가던 저리가던 마찬가지나 돌아오는 길이

편한게 좋다는 초록잎새의 말에 우리 부부는 옥녀봉을 향했다.

 

 

 

역시...

동네 뒷산이다 보니 등로옆엔 운동시설이

구비 돼 있고 내려서는 동네주민들은 하나같이 물병만 들려있다.

 

 

 

옥녀봉을 향한 길...

우리나라 어디든 옥녀란 이름이 붙은 봉오리는 다 거칠다.

역시 이곳도 계속된 오름질이나 다른 옥녀봉과 달리 까칠한 맛은 없다.

 

 

 

20여분 올랐을까 ?

텐트 두동 들어 앉히면 딱 좋을 조망데크가 반긴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둔산리의 모습이 평화롭다.

 

 

 

파아란 지붕은 현대 자동차로

넓은 주차장엔 완성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그 뒤편엔 모악산이 선명하다.

 

 

 

계속되던 늦장마 끝에 찾아온 맑은 하늘이 반갑다.

이게 얼마만의 산행인지 ?

 

 

 

산은 참 얕으막한데 조망은 시원하다.

빙~ 둘러 봐도 거침없는 조망이다.

전주시내 방면으론 완주의 산군들이 도열해 있다.

가만 잘 살펴보면 그 너머엔 운장산도 보인다.

 

 

 

요 몇일 우리 부부는 참 심란했다.

 

 

 

힘겨워도 참 잘 견딘다 했다.

중학교때 부터 아비로 부터 헛된 망상을

놓아 버리란 협박과 숱한 폭력에도 그 꿈을 놓지 않던 놈였다.

 

 

 

직접 극본,연출에 연기까지

1인3역을 해 내며 상까지 받는걸 보면 그래도 자질은 있구나 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버티던 놈이 서른을 넘기더니

히유~!

왜 안 힘들겠나 ?

그래도 그렇지...

스스로 택한 길인데 꾿꾿하게 버텨야지란 생각이 먼저 들다가

 

 

 

또 한편 안쓰러워 마음이 아프다.

마음껏 도와주고는 싶은데 이게 또 걱정이다.

가뭄끝에 단비 같다면 뭐든 어떻하든 보템이 되고 싶지만

혹여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건 아닌가란 생각에 마음이 심란하다.

이녀석 성정을 잘 알기에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지금까진 아쉬운 소리 한번 없이 잘 버텨 왔는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건지 ?

 

 

 

이래저래 심란한 마음 가라 앉히려 떠나온 길이다.

이럴땐 거친 등로일 수록 좋다.

옥녀봉이 그런 우리 부부의 마음을 알아 주 듯

마지막을 앞두고 길고 긴 계단을 준비해 놓긴 했는데.

 

 

 

딘장~!

아주 싱겁게 끝났다.

그만큼 우리의 고민이 깊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야튼...

그 등로의 정점에 먼저 올라선 초록잎새가 땀을 씻는 동안

 

 

 

나홀로 잠시 주위의 풍광에 젖어든다.

먼저 북쪽으로 시선을 주자 미륵산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작년에 용화산~용리산~미륵산까지 걸으며

이곳 봉실산을 마음에 두었는데 이제야 찾아오게 되었다.

(그때 산행기 참조 : http://blog.daum.net/lee203kr/15670056)

 

 

 

미륵산에서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대둔산과 천등산이 반긴다.

 

 

 

똑딱이 디카로 땡겨보면

좀 더 확실하고 선명한 대둔산의 모습이 확인된다.

 

 

 

이젠 몸을 반대로 돌리면 ?

이제껏 올라서며 바라보던 풍경이나 보고도 또 보고 싶은 풍광이다.

 

 

 

옥녀봉 정상엔

봉실봉실 포근하고 다정한 옥녀 낭자가 아닌

봉실산을 찬양한 싯구를 적은 안내판에 잠시 눈길이 머물던 우린

 

 

 

그냥 가긴 서운해 셀카로

다정한 우리의 모습을 담아보기로 한다.

 

 

 

옥녀봉 내림길....

어이쿠~!

사정없이 내려 백힌다.

딘장~!

역시 옥녀는 까칠해...

 

 

 

한차레 내려백힌 등로가 안정을 찾자

오우~!!!

룰루랄라~!

솔향 그윽한 오솔길이 봉실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드디어 올라선 봉실산 정상....

이곳의 정상비는 한없이 겸손한건지 아님 시건방진 건지 그냥 누어있다.

 

 

 

봉실산 정상비에서 인증 사진 한장 남겨 주겠다고 하자

마눌님이 그런다.

"누워 있는 정상비는 시루~!"

 

 

 

봉실산...

그닥 볼게 없어 바로 내려선다.

하산길..

간혹가다 시원한 조망이 터질땐 우리 부부를 멈추게 만든다.

 

 

 

봉실산 끝자락....

학림사란 사찰이 반긴다.

 

 

 

학림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멋지다.

 

 

 

학림사 이후....

처음 산행을 시작한 주차장까지 건강 둘레길로 걷기 편안한 오솔길이다.

이길을 걸을땐 종종 산책하는 주민들과 스쳐 지난다.

 

 

 

주차장에 다가올 쯤....

등로옆 벤치에 도시락을 편다.

오늘 같은날엔 그냥 물만 싸들고 후딱 한바퀴 돌고 난 다음

대전을 향할땐 국도로 가다 맛좋은 음식점에서 외식을 해도 좋을 듯....

 

 

 

둘레길을 걸을땐 진행방향 좌측으로

전주시내와 그 뒷편의 모악산이 가끔씩 조망된다.

 

 

 

 

해찰을 부려가며 걸어도

3시간 남짓 시간만 할애하면 될 봉실산 산책을 끝낸다.

 

 

 

어떻게 잘 견디겠지 ?

그런 마음으로 한번 더 믿어 줘야지 어쩌겠나~!

그리 마음을 먹어도 아프고 쓰린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부모 마음이야 다들 같겠지만 힘든길 가는걸 뻔히 지켜 봐야만 하는 우린

이렇게라도 산에 들어 시름을 풀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모든 예술인들이 크게 인기는 못 얻더라도

기본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 만큼은 없었슴 한다. 

그렇치 않다면 누구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만류하고 싶은 심정이 바로 지금의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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