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공주.주미산
산행일 : 2017년 10월05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금학생태공원 주차장~두번째 호수에서 지능선~지막곡산~주미산~자생 식물원~생태공원 주차장
(산행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이동 동선)
추석명절을 지낸 다음날....
새벽 출근이라 먼곳은 갈 수 없어 가까운 공주의 주미산을 찾아간다.
주섬 주섬 베낭을 꾸리자 막내의 얼굴이 흐려지더니 한마디 한다.
"엄마 아빠 안가면 안돼요~?"
"그렇게 당하시고도 산엘 또 가시고 싶냐구요~!!"
ㅋㅋㅋ
막내에겐 딱 1년전 그날이 떠 올려지나 보다.
애들한텐 숨긴다 했어도 사촌을 통해 전철안에서 이동중
산악사고를 알게된 막내는 누가 보던말던 전화를 받던 순간 통곡을 하며 울었단다.
그날 이후....
큰애나 막내나 우리 부부가 산에 갔다는 소식만 들리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 막내에게 위험한 곳은 안가고 걷기 좋은길만
살방 살방 걸으니 걱정 마라 이르고 찾아든 공주의 금학 생태공원....
넓직한 주차장에 나의 애마를 잠 재우고 시작된 걸음이
공원 관리소 바로 아래에서 시작 하는
주미산을 향한 등로를 외면하고 호숫가에 깔린 원목 데크를 걷는다.
첫번째 호수를 넘겨 두번째 호수 둘레길을 걸어 오르자
내 예상대로 주미산을 향한 등로가 우리 부부를 맞아준다.
이정표엔 두리봉 2.6 키로라 돼 있다.
망월산 두리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이 이곳까지 이여지나 보다.
알려주는 이정표를 따라 성큼 발을 들여 놓은 숲속은 그러나
그리 많은 사람들이 다니진 않았던 듯 그 흔한 시그널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잡풀만 무성한 등로다.
드디어 만난 주능선...
세운지 얼마 안된 이정목 옆엔 개념도를 그려놓은 안내도가 넘어져 있다.
좀 더 깊게 뭍어야 하는데 날림 공사다.
완만한 솔숲 오솔길이 계속된다.
등로는 잠시후 우금치에서 올라서는 길과 만났다.
외길로 이어지는 별 특징없이 밋밋한 등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서래야님의 표식이 눈에 띈다.
이름짖기 달인인 그분은 이곳을 음달봉이라 했다.
음달봉 아래엔 철 모르고 피어난 진달래가
소슬 바람을 따라 이리흔들 저리흔들 위태로운게 웬지 가엽다.
무심하게 그렇게 걷던 우리들...
문득 베낭에 넣어둔 핸드폰에서 울린 축하벨이 그런 우리 부부를 깨운다.
요즘 산에 들면 핸폰의 트랭글을 작동 시켜 걷는데
걷는 속도와 거리를 시시각각 알려줘 산행 하는데 참고가 되어 좋다.
그 트랭글이 산 정상에선 축하벨을 울려 정상 도착을 알려준다.
그 축하벨이 울린 무명봉이 바로 이곳이다.
아무 표식도 없는 무명봉....
트랭글이 축하 등정을 알려 주긴 했으나 무슨봉이며 산인지 알 수 없었는데
누군가 싸인펜으로 이정목 하단에 이곳을 지막곡山이라 표기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
그곳을 잠시 내렸다가
다시 올라선 봉오리에 서래야님은 지막곡산이란 표지를 달았다.
어떤게 맞는지 ?
그런거에 그리 연연해 하지 않는 우린 그냥 무심히 지나친다.
이래저래 내가 보기엔 그저 그런 무명봉일 뿐이다.
한차레 내려 백히던 등로의 안부 삼거리...
진행방향 좌측 500미터에 휴양관이 있어 그곳까지
차로 올라 이곳을 통해 올라서면 아주 쉽게 주미산 정상을 오를 수 있을것 같다.
그 삼거리 이정표 옆엔
평범한 글이지만 가슴에 와 닿은 글귀를 세겨 넣은 팻말을 달았다.
아마도 산림 휴양관에서 설치한것 같다.
안부 삼거리에서 한차레 힘을 쏟고 올라선 무명봉...
원목데크가 설치 돼 있다.
사실 내가 여길 찾은 목적이 여기에 있다.
언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다녀 올 수 있는 박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공주 시내가 발아래 드리운 데크의 조망이 참 좋다.
다만 좀 협소하여 텐트 두동 정도가 적당할것 같다.
언젠가 우리부부가 한밤을 보낼 장소로 찜...
그곳에서 주미산 정상은 금방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랴~!!!!
이곳에도 전망 데크를 설치 해 놓았다.
아주 넓직하다.
다만 공주 시내는 잡목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데크 앞엔 파노라마로 펼쳐진 산 그리메가 장관이다.
코앞엔 계룡산이 속속들이 그 모습을 다 내준다.
한마디로 여긴 계룡산 전망대라 할 수 있다.
언제 이런걸 다 해놓았는지 ?
2012년도에 마눌 초록잎새랑 공주대간길을 걸었을땐 정상비도 없었다.
누군가 돌무덤을 쌓고 싸인펜으로 산이름을 적어 놓은게 전부였다.
아래 사진은 그때 주미산 정상 모습이다.
넓직한 데크에 단둘이 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그리고...
우리 부부에겐 빠질 수 없는
맥주한잔과 향기로운 커피 한잔이 기다린다.
이젠 내려갈 일만 남았다.
좀 더 길게 걸으려면 공주 대간길을 대간하게 걸어주셔야 하는데
우린 주미산을 넘겨 휴양림을 향한 능선길을 택했다.
주미산을 향한 등로중 오름과 내림길이 우리 부부에겐 초행이다.
내림길은 의외로 뚜렷하고 걷기에도 아주 좋았다.
그런길을 걷던 초록잎새가 갑자기 욕심을 낸다.
그간 걸어 오면서 욕심을 부릴때 마다 짐승들 먹잇감으로
그냥 남겨두라 그렇게 야그를 했는데...
이궁~!!!
어짜피 시작 했슴 두서너 모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겠나 ?
그런데...
이런건 시작만 할 뿐 금방 실증을 내던 초록잎새가 왠일인지
오늘 만큼은 기특하게도 진드감치 도토리를 주워 담는다.
적당히 줏어담은 도토리를 베낭에 담고 이젠
그만하라며 뒤도 안 돌아보고 먼저 길을 떠나자 초록잎새가 비로소 욕심을 버린다.
내림길이 유순하다.
얼마후...
야자나무 열매로 만든 깔개가 편안한 등로가 우리 부부를 자생 식물원까지 이끈다.
자생 식물원에서 숲속길을 찾아 들어야 했다.
그런데 그만 도로를 타고 내려섰다.
걸어가며 내려보니 그길을 못 걸은게 너무 아깝다.
도로 뒤돌아 갈까 하다 다음을 기약한다.
얼마후...
호수를 끼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둘레길을 걸었다.
단둘이 걷는 호젖한 산책길이 너무 나 좋다.
이렇게 아내와 함께 걸을 수 있슴이 가슴 뿌듯한 행복으로 일렁인다.
작년 바로 이맘쯤엔 산악사고로
우리부부 인생에 있어 최고의 시련기를 생각하면 꿈만 같다.
어둠속에 한줄기 빛을 내려 주셨던 많은 산우님들....
어찌 그 고마움을 한시라도 잊을까 ?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호수 둘레길...
나태주님의 싯구가 가슴에 와 닿은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위에서 두가지는 있는것 같다.
그런데...
외로울때 혼자서 부를 노래는 아직 나에겐 없다.
그래도 나는 괜찮다.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산과 둘레길이 내 주위엔 천지다.
아름다운 호반길을 걸어내려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윗쪽의 호수 둘레길을 못 걸은게 웬지 서운하다.
그래서 차로 갈 수 있는곳 까지 올라간 다음...
마저 그길도 걸었다.
대전에서 가까운 이곳 금학 생태공원...
가까워 좋고 볼거리 쏠쏠하니 좋아 다음 명절엔 휴양림을 빌려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며 호수도 산책하고 주미산도 한번 올라보면 좋을것 같아
그래서 내년엔 내가 꼭 예약을 해 놓으마 마눌님과 약속을 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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