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차 :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분명 매일 매일 좋아는 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록잎새의 짜증이 늘어만 간다.
얼마전 까지 세상이 좁다며 쏘다니던 여인인데 왜 안그럴까~!
등쪽의 통증이 이젠 허리와 어깨 팔쪽으로 옮겨 간 듯 한데
오늘은 특히 손목과 팔이 많이 아픈가 보다.
오후...
오늘은 만사가 귀찮다며 쉬겠다던 마눌이 생각을 고처 먹는다.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더니 나보고 나가잖다.
오늘 오전 잠깐 외출 할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볼록나온
내 배를 보며 배꼽을 잡고 웃더니 그래서 그런 소릴 하나 보다.
갑천에 나가 자기는 걸을테니 나보곤 뛰란다.
아마도 배가 나온 서방이 싫었나 보다.
하긴...
그간 그래도 몸짱 소리를 들어오던 나였는데 이런 모습이 나도 어색하긴 하다.
그걸보면 몸 만들긴 어려워도 몸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몸이 불어나면 우선 움직이는게 싫다.
나중에 뛸테니 남선공원이나 걷자고 꼬셔 방향을 틀었다.
집에서 가까우니 금방 도착한 남선공원은 가을색이 완연하다.
지난번과 달리 길게 걷기 위해 외곽의 둘레길을 걸었다.
이번엔 같이 걷다가 아직은 어린 아기와 같은 걸음이 답답하여
계단길과 언덕길이 나오면 마눌님을 남겨놓고 냅따 뛰었다가 되돌아와 함께 걷기를 반복했다.
남선 둘레길이 트랭글로 측정된 거리는 1.8km가 된다.
그길의 반을 넘어서자 도심의 빌딩이 한눈에 보이는 둘레길을 지난다.
그러다 올라선 정상의 팔각정 아래엔 이런 싯구가 잠시 발걸음을 잡는다.
갈 때는 기억에 젖고
올 때는 추억에 잠긴다는 여행이란 싯구에 동감이 간다.
정말이지 여행은 마약과 같다.
약기운이 떨어진 지금 우리 부부는 그래서 몹시 괴롭다.
언제 떠날 수 있을지 ?
갑천을 걷는것 보다 훨 좋다.
앞으로 시간 되면 몸 만들기 남선 공원 달리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더 늦기전에 마눌님은 걷고 나는 뛰고....
의사 선생님은 앞으로 골반뼈가 완전히 붙을때 까지 2달간은 큰 충격을 주지 마라 했다.
설혹 컨디션이 좋더라도 달리기는 절대 금지고 계단을 내려설땐 항상 조심하고...
둘레길을 한바퀴 돌고 나자
집으로 갈 줄 알았던 마눌님이 의지를 불태운다.
한바퀴 더 돌고 싶덴다.
꼬렉~?
내가 말릴 이유가 없다.
한바퀴 더 걸었던게 힘에 많이 부친 듯 초록잎새가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된다.
홀목에 통증까지 몰려와 손으로 감싸며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는데
주주회원인 체리와 지니님이 찾아 왔다.
병문안을 미루다 미루다 막상 가려니 퇴원을 했다하여 집으로 왔단다.
소문에 듣던거와 딴판으로 멀쩡해 보이는 초록잎새를 보자
사랑하는 우리 아우님들의 얼굴이 펴지고 기분좋게 돌아갈 쯤....
또 한분 찾아 오셨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 맑은소리님이다.
손에는 아예 솥단지가 들려있다.
옷닭 한마리가 통채로 들어 있는 솥을 놓고 돌아간
맑은소리님 덕분에 우리 마눌님이 저녁을 푸짐하게 드셔 준다.
어제는 산산님 부부가 집밥을 배달해 주셔서 먹고
오늘은 이웃의 맑은소리님이 옷닭을 가저와 먹으니 영양보충 제대로 한다.
덕분에...
마눌님은 기나긴 병상 생활로 허해진 몸에 보양식은 되었을 텐데
애궂은 나만 배가 더 나오게 생겼다.
ㅋㅋㅋ
덕분에 연이틀 감사하게 잘 먹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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