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필리핀 피나투보 & 바툴라오
산행일 : 2015.10.02(금)~05(월)
누구랑 : AM트래킹 답사단
제3일차 : 2015년 10월04일 일요일
- 프리바토 호텔 : 04:40
- 바툴라오 마운틴 들머리의 산골마을 07:20
- 정상 경유 원점휘귀 산골마을 12:12~12:22
- 따가이 따이 선착장 14:30
- 따가이 따이 섬 도착 14:50~16:20까지 말 트래킹
- 마닐나 도착후 시티투어
- 프리바토 호텔
-후기-
전날엔 다들 아주 간단한 뒷풀이로 일찍 잠이 들었다.
아마도...
바툴라오 등산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듯.
깊은 숙면에 취한 새벽녁...
누가 우리방을 노크한다.
?
몽롱한 상태에서 시계를 먼저 본다.
헉~!!!
이게 웬일~?
바툴라오 마운틴을 출발해야 하는 시각 5분전이다.
문을 삐끔히 열고 내다 보니 마눌 초록잎새가 완전군장을 한 차림으로 나를 처다본다.
이런~!!!
씻을 틈이고 뭐고 그럴 정신이 없다.
부리나케 옷만 입고 전날 저녁 꾸려놓은 베낭을 들고
호텔로비로 나오자 여자들만 빼놓고 남자들은 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급히 나온 모양이다.
딘장 간장 우라질~!!!!
게으른 우리의 가이드 양반이 전날 호텔에 모닝콜 신청을 잊은게 분명하다.
그래도 우야튼간에 부지런한 우리 산우님들 덕에
약속된 출발시각에서 10분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다.
히유~!!
그런데...
가이드 욘석을 우찌 해야 하나~?
잠자리에 민감한 여성들은 미리 깨어 있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남자들은 술 한잔을 거나하게 한 터라 그야말로 무방비로 당한 문제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기억에 의존해 대충 그려본 바툴라오 개념도)
새벽녁의 마닐라 시내는 다행히 한가하다.
씽~씽~씽~
신나게 달리는 버스에서 모자란 달콤한 잠을 깨우는 가이드...
밥 먹고 가잖다.
장소는 타알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커피 전문점 앞마당.
아침 메뉴는 피나투보 등정시 중식으로 준비한 한국에서 공수해 온 발열 도시락이다.
이건 처음 먹어 보는데 겨울철엔 괜찮을 것 같다.
다들 맛나게 도시락을 드셔주고 난 다음
우리는 커피 전문점 화장실에서 볼일도 보고 커피도 사 마시며
아침을 해결한 후 여유롭게 바툴라오의 들머리가 되는 산골마을에 도착 했다.
이곳에서 우리의 게으른 가이드님은 현지의 바툴라오 전문 산악인에게
우릴 맡기더니 잘 다녀 오시란다.
하긴...
니가 따라붙음 짐이다.
산악 가이드와 통역이 안되는 불편은 있지만
까잇거~
대신 우리에겐 세계 공용어 보디 랭귀지가 있다.
우야튼...
시작은 삐걱 댔어도 마무리만 아름답게 끝내면 될 일이 이기에
출발에 앞서 현지의 메인 & 서브 산악 가이드를 포함한
14명 전원이 한데 모여 단체 사진을 담은 후 출발을 시켰다.
등로는 지프니만 운행할 수 있는
외길의 시멘트 도로로 메인 가이드가 선두에서 우리팀을 인솔한다.
길옆으로 옹기종기 앉아 있는 산골 마을을
양편으로 가르며 길게 이어지던 시골길이 끝나자..
비포장 흙길이 시작되고
바툴라오 마운틴은 멀찌감치 물러나 우릴 오라 맞아준다.
걷다 보니 진흙길 양옆으로 마을이 보인다.
그곳의 꼬마들...
느닷없는 이방인의 출현에 호기심 가득한 눈길들이 쏟아진다.
요런 녀석들을 위해 난 사탕 두봉지를 준비 한게 있어 나눠 주는데
이곳의 어린이는 아직 때가 뭍지 않았다.
사탕을 건네줘도 어색해 하며 다들 머뭇 머뭇....
다른 지역의 아이들은 이미 받아둔 사탕은 숨겨두고
또 달라 아우성인데 순박하기 그지 없는 이곳의 어린이는 그런게 전혀 없다.
그들의 눈망울을 보면 얼마나 깊고 고요 하던지 ?
바라보는 그순간 만큼은 흐리고 혼탁한 내 영혼이 다 정화 되는 느낌이다.
산골 마을이 끝나 갈 쯤....
마을 어귀의 작은 구멍 가게에서 선두팀이 후미를 기다린다.
그런데...
전체 인원에서 한분이 빈다.
이런~!!!
아주 적은 인원이라 별 문제 없겟지란 안이한 생각에 주의 사항을 잊었다.
절대 선두 가이드를 앞서지 말며 혹 길을 잃으면 그냥 그자리에서
가이드가 찾아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란 말을 못 했다.
진행자의 실수다.
소수의 인원이라도 산행에 앞서 주의사항을 주지 시켜야 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은 수습이 우선...
다행히 동료분이 앞서서 한분은 가더란 말을 듣고 일행들을 계속 진행 시키다
갈림길을 만나서는 선두 가이드를 다른길로 보내 찾아보게 하고
바툴라오 산을 향한 등로로 나머지 인원을 인솔하며 부리나케 달려가다 보니
저 멀리에 그분이 홀로 걷는게 보인다.
히유~!!!!
일단 수습이 되자 벌렁대던 가슴이 안정된다.
사실...
해외 트래킹을 하다보면 산행 경험이 많은 분들이 주요인물 이다.
경험 없는 분들은 인솔자만 주의깊게 살펴보다 안보이면 큰일 나는줄 알고
인솔자의 동태를 수시로 확인 하기에 사실 걱정할게 별로 없다.
ㅋㅋㅋ
작은 소동은 그러나 우리팀에겐
불화가 아닌 화합의 전화위복이 됐다.
이후 우리팀은 산행을 끝낼때 까지 전원 함께 걸음을 하게 된다.
어느덧....
산골마을을 벗어나 초원의 능선에 들자
가려줄게 하나 없어 그런지 뙤약볕이 따겁게 내리 쬔다.
흐미~!!!
그러나 뜨거운 날씨와 반대로 시원스레 펼처진
초원의 능선은 저멀리 바툴라오 정상까지 거침없이 이어진다.
그길은 외길이며 빤히 보이는 등로라 진행하는덴 별 어려움이 없다.
이곳 능선을 걷다보면
가끔씩 외로워 보이는 홀로의 민가는 물론
등산객을 상대로 생수와 야자 열매를 파는 가게가 있다.
그곳에 사는 소년 하나...
물통과 낮을 들고 일을 하러 가는 듯 조랑말을 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산비탈 여기 저기엔 수확이 있을까 의문이 들던 척박한 고구마 밭이 있었다.
우리팀을 이끌던 메인 가이드가 우릴 기다린다.
그곳은 오늘 산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갈림길이다.
우리팀은 이곳에서 바로 직진하여 정상을 넘어가 캠팀장을 경유하여 이곳으로 원점휘귀를 하게 돼 있다.
갈림길이 되는 그 지점의 점빵에서
우리 일행은 잠시 우린 숨 고르기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나섰는데
그 점빵의 윗집 민가의 창문엔 주위의 소란스럼에
호기심 가득한 원주민 꼬마 두 녀석이 얼굴을 내밀고 우릴 처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이쁘기에 베낭을 열어 이젠 몇개 남아 있지 않던 사탕을 찾아 쥐어 준다.
다시 시작된 초원 능선길...
태양은 뜨거우나 불어주는 바람은 시원하다.
그래도 덥기는 매 한가지.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젖어 든다.
견딜 수 없는 찝찝함에 윗옷을 벗어 쥐어짜니 주르룩~
어느새...
챙 넓은 모자로는 뜨거운 햇살을
감당 할 수 없었던지 여성 산우님의 양산이 등장한 얼마 후
이런 척박한 땅에서 뭘 어떻게 먹고 살아가나
의문이 들던 민가 한채를 지나
밋밋한 무덤같던 봉오리를 넘기자
야영장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야영을 한 몇몇의 캠퍼들이
텐트를 추슬리다 느닷없이 나타난 우릴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어느덧 발길이 정상을 넘보는 지점에 우린 서 있다.
사방팔방 펼쳐진 푸른 초원의 산군들이 융단처럼 부드럽게 깔린 풍광이 아름답다.
마치 전에 다녀온 중국의 무공산과 느낌이 똑같다.
다만 규모만 작을 뿐...
정상을 향하다 보면 반대편 능선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얼마후...
우리도 곧 정상을 넘기면 저 능선을 걷게 된다.
정상을 얼마 앞두고...
이번 여정을 함께한 김 홍기님이 힘겨워 한다.
평소엔 날쎈돌이 김 홍기님 이건만...
오랫만에 만난 우리 부부가 반가워 과음을 한 탓이 크다.
덕분에 보호 받아야 할 마눌님께 보호를 받으며 걷는 그의 신세가
참으로 딱하게 되었는데 가야할 거리가 만만찮음에 그의 컨디션이 은근 걱정된다.
보아하니 식수마저 떨어진것 같아 물 한병을 통채로 건네주고
아주 가벼운 빈 베낭이라도 힘을 덜어 주려 뺏어와
내 베낭과 합처 멘 후 정상을 향한다.
정상 직전의 암봉....
유난히 암릉을 좋아하는 한송이님이
어느새 낼름 올라선 후 멋진 포즈를 취해 준다.
그 모습을 보던 초록잎새...
역시나 날렵하게 올라서서 한송이님의 포즈를 따라 하는데
ㅋㅋㅋ
영~ 어색하다.
그래서..
당신은 그냥 당신 포즈로 자연스럼을 추구 하라 했다.
그래서 담아 본 사진이 아래의 포즈...
드디어 정상....
매년 12월22일 부터 28일까지 두 봉오리 사이로
해가 뜨고 진다하여 그 뜻을 담고 있는 산 이름 바툴라오는
두 단어의 합성어로 원어민의 의미는 아래와 같다.
바토 사 이라우 : (돌에서 나는 빛)
일라우 사 다라왕 바토 : (두개의 봉오리 사이에서 나는 빛)
드디어 정상...
이국의 정상이니 그냥 갈 수 없다.
그래서...
남들에게 부탁하여 아내와 함께 기념사진 한장 남겼다.
큰 기대를 안고 올라선 바툴라오 정상...
그러나 아쉽게도 조망이 시원찮다.
여기 오기전 미리 알아본 중요 조망권은 아래와 같다.
그러나...
죄다 현장 확인은 실패.
동쪽 - 따알 호수 건너 마클롯.
북쪽 - 따가이 따이
서쪽 - 탈레미탐과 멀리 피코데로로
남쪽 - 깔라따간 그리고 아닐라오
정상엔 시원한 바람이 분다.
마침 몰려온 구름이 햇님까지 가려주니 정말이지 내려서기 싫을 정도...
그래서 그랬나 ?
컨디션 최악의 김 홍기님이 깨어난다.
간식과 함께 충분한 휴식은
따가운 햇살 아래를 걸어 올라 지친 산우들에겐 보약이다.
덕분에 컨디션을 되찾은 우리는 비로소 정상을 등진다.
내림길은 초반부터
급경사의 미끄러운 진흙길...
다들 조심스럽게 내려서자
방금 걸었던 반대의 능선자락이 우릴 마주 본다.
그 능선을 배경으로 이제는 서브 가이드와 선두를 바꾼
메인 가이드가 후미에서 얼쩡 대기에 불러들여 함께 기념 사진을 담았다.
어느덧 발걸음은 바툴라오 정상을 향한
능선을 걸어 오를때 보았던 반대편 능선 초원에 외로이 서있던 나무 한그루와 만났다.
그 나무 아래엔 캠퍼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햐~!
사실 시간이 널널하면 박 장비를 메고 올라 한밤을 보내고 싶은곳이 바로 이곳.
일단은 그들이 부럽다.
그곳에서 바라본 바툴라오 마운틴...
보는 장소와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다름에 느낌 또한 다르다.
능선의 나무 아래에 자리한 협소한 야영장과 달리
조금만 더 내려서면 깊은 산중의 상점 주위로 넓직한 캠핑장이 있다.
그곳에서 우린 얼음 생수를 사서 식수를 보충하고 휴식으로 기력을 찾은후 길을 재촉했다.
길게 고도를 내리던 등로가 좌측으로 꺽이더니
이런~!!!
다시 또 고도를 높여 둔덕을 치고 오른다.
그러자...
힘이 들었던지 김홍기님이 볼멘 소리를 한다.
아이씨~!!!
왜 또 올라 가는겨~!
ㅋ ㅋ ㅋ
그러나...
일단 올라서고 나면 오름질은 끝...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세우자 방금까지 서 있던
능선의 야영장과 그 뒷편의 바툴라오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초원길이 끝났나 ?
이젠부턴 산자락 하단의 밀림 숲속 옆구리를 가르며
등로는 왼쪽으로 계속 이어지는데...
가끔씩 나타나는 산중의 쉼터가 반갑다.
그렇게 이어지던 밀림 숲속이 또다시
초원을 만나게 되면 처음 우리가 걸었던 능선 초입의 갈림길이 지척이다.
드디어...
우리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그런데...
다들 더위에 지친 몸들이다.
덕분에 이곳 삼거리의 상점 쥔장은 대박을 터트린다.
우리 일행들은 아낌없이 주머니를 털어 다들 배가 부르도록 야자수의
달콤한 수액으로 갈증을 해소하며 오랫만에 행복에 겨운 나른한 휴식에 몸을 맡겼다.
또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부턴...
처음 우리가 걸어 올랐던 길이라 낯설음은 없다.
그렇게 걷다가
산골마을 상점에 들려 시원한 맥주도 사 마시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우린 바툴라오 산행을 끝낸 후 게으른 우리의 가이드가
살찐 몸을 디뚱대며 반갑게 맞아주던 버스에 올라 다음 일정의 따가이 따이로 향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멈춘다.
따가이 따이로 향한 도로가 협소하여 지프니로 갈아 타야 한다고.
잘 됐다.
다들 좋아라 한다.
안 그래도 지프니를 다들 한번쯤 타 보고 싶었다.
지프니...
필리핀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 된 지프니는
세계2차 대전 종료후 미군이 남겨준 짚차를 개조해 만든 교통수단이다.
필리핀의 지프니 운전사는 고 소득층으로 선을 보는 여자들은
맛선 상대가 지프니 운전사라고 한다면 바로 얼굴의 화장을 고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
그런데...
지프니의 운영이 참 재미있다.
운전사 바로 옆 좌석을 앉게 되는 손님은 의무적으로
차비를 받고 거스름돈을 주는 차장의 역활을 해야 한다고..
여기서 참으로 특이한건
이들 지프니 운전사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를 철저하게 실천한다는 점이다.
지프니 운전사들은 은퇴하기 몇달전 부터 요금을 받지 않는단다.
그동안 감사함의 의미로 무료 운행을 하며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싶은 사람만
돈통에 돈을 넣게 하는데 사실은 또 그때 돈이 제일 많이 걷힌다고 한다.
그렇게 모금된 돈으로 지프니 협회가 무료로 지은 학교만 무려 600개가 넘는다고...
이런건 정말 우리도 배우고 본 받아야 할 점이란 생각이 든다.
잔뜩 찌프린 하늘...
한두방울 내리던 비가 이젠 소낙비가 되어 사정없이 퍼 붓는다.
다행이다.
산행중에 이런비를 맞았다면 ?
흐미~!
질퍽대는 진흙탕을 걸었다는 상상만으로도 진저리가 난다.
따가이 따가이로 향한 선착장에 도착하여
그곳의 부페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우리팀.
마음껏 골라 골라
양껏 배를 채우며 그곳 사장님이 특별하게 내준
니노 열매로 담근 술 한잔을 하는 사이 어느새 비는 그쳤다.
다행이다.
비로소 우린 따가이 따이 투어에 들었는데
식당의 구석진 곳에 외로이 서있는 열대우림의 꽃에 다들 시선이 머문다.
빗물을 머금어 그런지 더욱 싱그럽고 화려한 꽃에 마음을 빼앗겨
선착장을 향하던 산우들의 발걸음이 더디다.
다들 선착장에서...
따가이 따이로 향한 배에 몸을 싣고 나자.
제법 속력을 내며 배가 달린다.
따알 호수는 얼마나 크던지 ?
마치 거대한 바다와 같은 느낌이다.
그 뱃머리에 낼름 올라 앉은 만보님...
어이~ 좋아 ....
20여분 만에 도착한 섬에서
우린 투어회사의 삼실에 둘러 앉았다.
따가이 따이 화산....
수억년전 화산 폭발이 있은 뒤 길이 25km
폭 18km의 따알 호수가 생겨 났는데 1977년 다시 화산이 폭발한 이후엔
분화구 안에 또 다른 분화구가 생겨 남으로 이곳은 천혜의 관광지가 된다.
그 관광지로 향하기에 앞서 투어 삼실의 직원에게 우리는 말 트래킹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듣는다.
그런후...
따가닥~!
따가닥~!
말을 타고 우린 아주 쉽게 정상에 도착하여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광에 젖어든다.
그런데...
분화구를 따라 능선을 한바퀴 돌아보면 좋으련만
이곳은 그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투어는 끝이다.
사실..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 에겐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정말로 싱겁고 아쉬운 투어.
되돌아 내려 오는길...
비로소 익숙해진 승마에 용기를 얻어
디카를 꺼내어 일단 어린 마부 먼저 담아 보고..
앞서 나가는
초록잎새의 뒷모습도 담아 본다.
이것으로
따가이 따이 투어는 끝...
또다시 지루한 이동.
극심한 도심의 정체를 뚫고 도착한 마닐라에서 선택관광에 든다.
사실..
선택관광은 안해도 무방하나
같이 하는 산우들의 의견을 따라야 하기에 은근슬쩍
땀에 젖은 몸으로 투어에 나서느니 그냥 호텔에 쉬자는 나의 제안이
먹히지 않아 할 수 없이 따라 가야만 했던 나이트 투어는 다들 실망만 안고 돌아와야 했다.
나이트 투어는 일단 저녁식사 후...
다함께 잉고스~ 그릴 바로 들어 섰다.
영문의 뜻이 일단 가고 보자는 모~ 그런게 맞는지는 모르나
일단 가고 나면 완전 바가지를 쓰게 돼 있다.
그러니...
혹여 필리핀 관광시엔 나이트 투어는 하지 않는게 좋을 듯.
1일당 40불을 들여 선택한 그곳에서 우린 땅콩 한접시에
개인당 맥주 두어병을 비운것 밖에 없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나중에 그 업소의 가격을 인터넷으로 찾아 봤다.
ㅋㅋㅋ
역시 관광은 내 적성에 맞지도 않고 경험도 없다 보니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다 당한다.
딘장~!
다음날 가이드에게 다음부턴 절대 투어 손님에게
이런짓 하지마라 충고를 하긴 했지만 어쩌랴~!
대다수의 동남아 가이드가 관례처럼 행해지는 이런 관행은 여행객이 자초한 일인걸...
(참고로 인터넷에서 찾아본 잉고스의 차림표 가격)
Specialties
Crispy Pata: 350페소
Flamous Chicken: 160페소
Spicy Pork Spareribs: 160페소
잉고스 바의 가수...
그녀는 노랠 참 맛깔 스럽게 잘 부른다.
한국 노래의 가사는 어눌하지만 팝송은 그야말로 기막히다.
그곳에서 우리의 만보님....
긍정의 왕자답게 일단 바가지 쓴건 쓴거고
이왕 왔으니 즐겁게 보내야 본전을 뽑는다는 지론에 따라
그날 그 업소를 완전 디엎어 버리며 접수를 하셨다.
완전 독무대의 만보님이 아니꼽다 대들던 필리핀 현지인...
ㅋㅋㅋ
그녀석 나중엔 꽁지를 내리고 도망을...
그러다...
너만큼 나도 노랠 부를 수 있다며 자신 만만하게 올라선
우리팀의 여성 대표주자 한 용자님은 아쉽게도 현지 무대 가수의 방해가 있었다.
연신 맞지도 않는 키로 반주를 바꾸는 바람에 실력을 보여주지 못 한 한여사님의 원수를 갚으러..
만보님이 나서 주셨다.
와우~!
이럴땐 그녀의 방해 공작도 소용없는 음정,키,박자 개무시의 공연이 최고.
그러나...
감정만은 최대한 살려야 한다.
드디어...
완패당한 황당하고 허무한 표정의 (믿거나 말거나) 그녀를 우린 볼 수 있었으며
그래서 우린 당당하게 그 업소를 퇴장 할 수 있었슴을 밝힌다.
ㅋㅋㅋ
제4일차 : 2015년 10월05일 월요일
- 호텔 08:10
- 인트라무로스 관광 09:30
- 쇼핑센타
- 중식후 공항으로 이동
- 필리핀 공항 출발 PR468 14:20
- 인천공항 도착후 해산 19:20
오늘밤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산우님들이 우리방으로 모여들며 酒님을 모시는 바람에
지난밤도 늦게 잠을 잤다.
그래도...
오늘은 관광과 쇼핑만 하고 난 후엔
귀국만 하면 될일이라 시간이 널널하여 늦게 일어 났다.
호텔의 아침 부페 조식후
관광일정으로 우린 인트라 무로스를 향한다.
인트라 무로스는 라틴어로 성벽 안쪽을 의미한다.
옛 유적과 현존의 시설이 공존하는 인트라 무로스는 성벽길이 4.5KM
내부면적 67.26 헥타르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중 이곳에서
제일 유명 하다는 성당을 찾았다.
교회 이름 ?
기억에 없고 관심 또한 없다.
다만...
성당안의 미켈란제로 성모상과 예수상 만큼은 뚜렷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곳의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다.
처음 이곳에 선교 활동을 할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이곳 원주민에겐 고통을 상징하는 종교로 인식되어
고육책으로 택한 여인 얼굴의 예수님이 지금 이곳 필리핀 예수님의 모습이 됏단다.
필리핀 전체 인구중 가톨릭교 82.9% 이슬람교 28.1% 성공회2.8%의
비율을 생각하면 선교 방법으론 아주 탁월한 선택였슴이 증명 된게 아닐까 ?
모든 일정을 끝냈다.
비록...
이번 일정의 중심이 되는 피나투보 등정은 실패 했지만
우야튼 아무일 없이 무사히 끝내고 나니 후련하다.
한낮에 떠난 필리핀 항공...
한국의 상공을 날고 있을땐 이미 한밤중이다.
바쁘신 분들은 먼저 보내 드린 후...
우린 인천공항에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폴 브르제가 이런 말을 햇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저 사는대로 생각하며 살고 있었던건 아닌지 ?
예전 도종환 시인이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을 당했을때 함께 힘겨운 복직투쟁을 하던 동료들을 저 버리고
수백만 독자가 있어 인세도 충분히 받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텐데
내가 왜 이고생을 하고 있나를 고민하던 그는 문득 창밖의 담쟁이를 보자
크게 느낀게 있어 주옥같은 시를 한편 남겼다.
그때 시인은 자기만 살겠다고
백 발짝 나가지 않고 백 개의 이파리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한 발짝씩 느리게 기어 올라 절망적인 환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어 놓는 걸 보며 자신의 비겁함을 깨닭게 된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슴을 담쟁이가 일깨워 준 것이다.
이곳의 필리핀 사람들을 보면
절대 빈곤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불공정한 사회인건 분명하나
지프니 운전기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과 그에 부응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생각하면 이 나라엔 분명 희망이 있어 보인다.
오히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인간이기를 포기한 망발을 일삼으며
갈등을 일으키던 일부 지도층과 국민들을 생각하면 그 생각은 더욱 그렇다.
이곳을 떠나기전...
나는 다이빙 벨이란 영화를 보면서 절망하고 분노 했었다.
잘 살던 못 살던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는
그저 다들...
사는대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건 아닌지 ?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와 희망이 없는 사회다.
이젠 다들 생각하는 대로 살자.
그런 의미에서 험난한 이 시대를 다함께 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도종환님의 담쟁이란 시 한편으로 후기를 끝내려 한다.
산찾사.이용호
(담쟁이)
-도 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바툴라오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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