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남한산성
산행일 : 2015년 05월09일 토요일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남문~수어장대~서문~북문~동문~남문
(산행 개념도)
직장 고교 동문회의 나들이...
그러나 늦은 오후 출근이라 마눌님만 보내놓고
나홀로 남한산성 한바퀴 획~ 돌아보려 ktx로 상경했다.
휴일이라 당연 자리는 없다.
ktx 통로 의자에서 책도 보고 셀카질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낸 얼마후...
1호선에서 2호선 그리고 8호선으로 환승에 환승...
그리고 또다시 버스로 남한산성 남문을 찾아 가는길이 참 곤혹 스럽다.
흐이구~!
아니나 다를까 ?
역시 촌놈이 티를 냈다.
한차레 엉뚱한곳에 내려 환승을 잘 못 하는 바람에
예상시간에서 1시간을 길에서 허비를 한 끝에 시작된 걸음이라
흐미~!
바쁘다 바뻐~!
출근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거의 뛰는 수준으로....
여긴 어딜까~?
주머니에 갈무리한 개념도를 찾는다.
그런데...
딘장~!
그마저도 쥔장 모르게 외출을 했나 보다.
까잇거...
성곽 둘레길을 쭈~욱 걷다보면 한바퀴 되돌아 오겠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자...
성곽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심.
시야가 좋지 않다.
하긴...
요즘들어 맑은 하늘을 본적이 몇번이나 있었던지 기억에도 없다.
주말이라 그런지
아주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중 어느 님들은 성곽 아래를 걷는 모습도 눈에 띈다.
잠깐 들려본 영춘정....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라 그런지 외국인도 보인다.
그네들...
무얼보고 느끼고 갈까~?
때를 넘겨 그런지 뱃속이 허전하다.
그래도 이제 막 걷기 시작 했는데 그냥 더 걸어 보기로...
수어장대...
군대의 지휘와 관측을 위한 누각 이란다.
5개의 장대중 유일하게 남았다고...
남한산성...
병조호란과 인연이 깊은 산성이 이곳이 아닐까 ?
치옥을 당한 인조.
북벌의 꿈이 스러진 효종.
우리가 겪은 불행은
언젠가 잘 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
남한산성을 걸으며 내내 생각했던 화두였다.
치옥의 역사현장...
그런 불행의 반복을 끊기 위해 우린 지금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
내가 느끼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그러나 뿌연 안개속 저 도심의 풍광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름과 내림의 반복...
그러다 만난 평탄한 성곽길엔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한가로움을 만끽하며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서울 한복판 도심에 이런곳이 있다는 그 자체가 복이다.
드디어 도착한 서문...
빠르게 서문을 지나친다.
왜 그랬는진 모르나 무의식적으로 삼전도 굴욕을 의식했나 보다.
그 옛날 인조는 저 서문을 기어 나와
지금의 제2롯데 월드와 석촌호수가 있는 송파구 삼전동 부근에서
三拜九叩頭(삼배구고두) 즉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는 예를 올려야 했다.
그 치옥의 역사 현장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 바로 이곳 서문이다.
바쁘게 걷던 발걸음이 멈춘곳....
화려하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연산홍 꽃밭.
여기저기 푸짐하게 펼처놓고
함께 어우러저 식사를 하는 틈바구니에서 난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다.
배는 고픈데 홀로 앉아 먹자니 웬지 궁상맞은 느낌이 들어
엉덩이를 내렸다간 그냥 또 내처 걸었다.
한차레 오름질...
그러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조망터는 반드시
군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점이 자리한다.
그중 한군데가 이곳 북장대터...
시간과 거리를 가늠해 보니 이젠 좀 여유로운 시간.
최소한 출근시간엔 맞출것 같다.
비로소 찾아든 마음의 여유.
이런곳은 쉬엄 쉬엄 걸으며 역사의 향기를 맡고 음미해 보아야 하는데....
북문을 지나자
어쩐일인지 복작대던 인파들이 뜸해 진다.
덕분에...
구불대는 모습이 아름다운 성곽길은 한적해서 좋았다.
어느덧 동장대터를 넘긴다.
남한산성 원형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과 비교되는 현재의 성터...
웬지 어색하다.
복원 기술이 떨어지는 건지 ?
동장대터를 급하게 내려서던 등로가
다시 고도를 높이기 직전의 안부 숲그늘을 찾아 들었다.
그런후...
나홀로 꾸역 꾸역 늦은 식사를 한다.
맛 ~?
모른다.
그냥 의무적으로 씹어 삼킬 뿐....
그래도 식후엔 마눌이 정성껏 베낭에 챙겨준 커피 한잔의 여유를....
덥다...
머리띠를 몇번이나 짜 냈는지 모른다.
홀로 걷는 걸음이라 그런지 아님 내내 같은 모습의 성곽길이라 그랬는지
둘러볼 것도 없이 내처 앞만 보고 걷다 보니 장경사 앞뜰을 넘어 몇구비를 돌아 나가자
차들이 씽씽대며 달리는 동문으로 내려서게 된다.
도로를 넘어 다시 시작된 오름질...
한동안 땡빛에
노출된 된비알의 계단을 오른다.
그 오름질의 정점 제2 남옹성을 앞두고
처음 찾아든 고성을 배경으로 유일무일 산찾사 용모파기 사진 한점을 남긴후...
내처 또 앞만 보고 걸어 나가자
처음 시작했던 남문에 이르게 되고 2시간만에 성곽길 순례를 끝냈다.
집으로 향한 길...
또다시 미로의 도심을 헤치고 서울역으로~
그리고 집으로....
급하게 걸었던 남한산성길이 좀 아쉽다.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찾게되면 시간에 쫓겨 못 걸었던
벌봉의 미련은 꼭 풀어봐야 겠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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