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서울 한양도성 한바퀴
산행일 : 2014년 2월05(수)~06(목)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그리고 만보님
어떻게 : 첫날 흥인지문~ 숭례문.....둘쨋날 흥인지문~숭례문
공기업에 다니다
건강을 잃어 직장까지 그만두고 휴양을 해야 했던 동서는
내가 권했던 등산에 입문후 되찾은 건강으로 그럭저럭 넉넉한 생활은 못돼도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그간 잘 살아 왔는데....
몇일전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큰병에 걸려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을 했단다.
딘장~!
수술후가 더 걱정스럽다.
6개월간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된다니...
생활이 넉넉치 못한 형편 뻔히 아는데 그냥 보기엔 내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결행한 서울행...
내마음 편해 보고자 병원비엔 턱 없이 모자라겠지만
성의껏 준비해 병원에 들려 전해주고 이왕 온김에 마눌 초록잎새 서울구경을 시켜주기로 한다.
오늘 우리부부의 발걸음엔 서울에 사시는 만보님이 동행을 하셨다.
시작은 전에 내가 걸었던
성곽 둘레길의 마지막 완성을 위한 반토막을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남산쪽엔 도심의 거리를 많이 걸어야 하고
풍광 또한 별로일것 같단 생각에 전에 걸었던 코스를 또 걷기로 했다.
흥인지문에서 시작된 걸음....
초록잎새랑 혜화문까지 야경을 보며 걷고 싶던 그 성곽길을 걸어 오른다.
완벽한 도심탈출..
그렇게 번잡스럽던 도심을 몇분만에 벗어난게 신기하다.
저 많은 건물과 사람들 그리고 시커먼 매연을 뿜어 내는 도심에서 어떻게 살아들 가는지 ?
숨막혀 할것 같던 저 생지옥 같은 도시가 올라와 내려보면 참으로 평화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하니 별일이다.
입춘이 지난 절기를 무색케 하는 찬바람이 매섭다.
그러나 매서운 한파는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손과 귀가 시려도 오늘은 저멀리 남산이 아주 가까이 뚜렷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124.4 미터의 낙산을 휘돌아 가는 성곽길...
돌담길을 따라 걷는 내내 푸른 하늘아래 오롯이 솟아오른 북한산이 걷는 내내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끄는데..
평화로워 보이는 도심의 풍경을
내려 보며 걷는 돌담길이 야금 야금 아깝게 줄어 들다가
그 내림길 끝자락에 이르자
또다시 시끄런 자동차의 소음과 치열한 삶이 생존하는 세속으로의 귀환이다.
문득 느껴진 현기증...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
그 가야할 방향을 일러준건 길 건너편의 혜화문(동소문) 건물이다.
동소문을 향한 지하도를 건너 올라서자
가야할 방향이 잠시 헷깔린다.
분명 전에 걸었던 거리였는데 역시 도심에선 길치다.
서울에서 수십년을 살아온 만보님도 역시 초행길인 서울거리가 만만치는 않은가 보다.
촌놈이 서울사람을 안내하는 꼬라지라니...
ㅋㅋㅋ
겨우 찾아든 최순우 고택...
4월에야 개방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발길을 돌려 와룡공원을 향하다
좀 이른 시각이나 때를 넘기면 밥 먹을곳이 없으니
가까운 음식점에 들려 순두부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사실...
점심은 이곳 혜화동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왕돈까스를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다들 나이가 있어 그런지 입맛만은 토종들이라 썩 내켜하지 않아 순두부로 한건데
와룡공원을 향하다 본 그곳 왕돈까스집엔 벌써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난 줄까지 서서 기다릴 정도의 참을성이 없다.
와룡공원을 지나 달바위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받은 팻찰을 목에 걸고 숙정문을 향한다.
걷는 내내 도심의 풍광이 우리의 시선을 잡는다.
도심 가까이 명산이 있는 서울은 축복 받은 수도가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성곽길을
몇십년 이곳에서 터을 잡고 살아온 만보님도 일부구간 외엔 처음 걷는덴다.
오랜세월을 견뎌온 성곽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허물어저 버린곳은
그나마 저렇게 옛 고증을 거처 복원된건지는 모르나 우야튼 성곽길이 이어는 지는데
저 도심에 뭍혀버린 옛길은 어떻게 이어질지 ?
어느덧 발길이 숙정문에 이른다.
한양도성 성곽길에서 만나게 되는 각각의 대문 이름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덕목으로 꼽는 오륜의 인의예지신을 따서 지었는데
이곳 숙정문만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에 숙종때 축성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탕춘대성의
홍지문에 智자가 들어 갔고 도성의 중심인 보신각에 信자를 넣어 완성을 했다고...
어느덧 발걸음이 백악나루를 넘겼다.
그리고...
창의문 안내소에 이르러 팻찰을 반납한다.
창의문을 지나 도로를 건너면
27세에 감옥에서 요절한 윤동주 시인의 문학관을 지나게 되고.
잠시 잠깐 아주 평탄한 둘레길을 걷다
인왕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질이 시작 되는데..
정말 아름다운
오솔길 숲속길이 연속으로 우릴 맞아준다.
정상은 그리 멀지 않아 곧 이르게 되고 그곳에선 북한산이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서울도심을 제일 잘 내려다 볼 수 있는 인왕산.
곳곳이 다 조망터라 눈이 호강 한다.
그래서...
서울양반들은 살기 바빠 제대로 구경 못한 서울구경을 촌넘이 제대로 한다.
저멀리 남산.
내일이면 이 성곽길을 따라 내일 걷게 될 코스다.
인왕산을 내려 사직공원으로 향한다.
내림길 내내
새로 복원한 성곽이 흰색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이정표고 뭐고 저 색깔의 성곽만 따라서 내려가면 될 터...
거의 다 내려설 쯤....
높다란 성곽은 옛 원형의 성곽과 복원된 성곽이 확연히 다름을 보여준다.
아무리 돈과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좀 더 정성을 들여 복원하면 안되는 걸까란 의문이 드는 현장이다.
만보님이 독립공원에 들리자 한다.
전에 안산을 찾았을때 휴관하는 날이라 못 본 나를 생각해 그러나 오늘은 시간이 좀 촉박하다.
그냥 내처 성곽길을 따라 내려 월암공원을 향한다.
도심에 들어서며 흔적조차 사라진
옛 성곽이 있던 자리를 더듬어 걸어 내린다.
그 사라진 성곽을 그리며 이어 걷는길에 제일 먼저 만나게 된 건 홍난파...
그리고 이화여고
정동극장.
말로만 숱하게 들었던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나와
대한문에 이르자
제대로 시간을 맞춰 왔나 보다.
옛날식 그대로 수문 교대식 장면을 재현하는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소실돼 복원한 숭례문을 거처 서울역에 이르러
마눌 초록잎새를 홀로 내려 보내고 성곽돌기 완성을 위해 나 홀로 서울에 남기로 했다.
이후...
누님집이나 아들넘들 자취방에 가려던
나를 잡아끈 만보님에 이끌려 전동차를 타고 서울도심을 걷고 걸어 찾아든곳...
예전 나와 함께
해외 트래킹을 했던 지인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다들 인생 대 선배님들...
좋은분들과의 어우러짐은 시간이 참 빨리도 흐른다.
너무 늦은시각...
또 이끌려 찾아든 만보님 아파트에서 큰 신세를 지게 되며 산찾사는 하루를 마감한다.
다음날....
만보님과 함께 성곽길 완성을 위해 또다시 찾아든 동대문.
이번엔 역으로 시작해 남대문에서 성곽돌기를 완성하면 된다.
흥인지문을 나와
제일평화 시장앞을 거닐때 만보님의 시선을 잡은 먹거리가 있었다.
국화빵~
커피도 함께 판다.
달콤한 팥의 앙꼬맛을 즐기며 아침 커피로 하루를 연다.
그런후 찾아든 이간수문 복원현장.
그런데....
갑자기 디카가 맛이 갔다.
지난 가을 지리산 한신지곡에서 넘어질때 부터 말썽을 부린 디카였다.
별짓 다 해봐도 요지부동 찍히질 않는다.
이궁~!!!
파업여파로 손실을 본 동료를 위한 공동 분배로
매달 50여만원 가까이 4개월이나 빠저 나가야 되는 궁끼 흐르는 현실에서
또 큰돈 들게 생겼다.
마눌 초록잎새 한텐 또 어떻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지 ?
이후...
찍은 사진이 없다.
그리고 사실 찍을 사진도 없었다.
그나마...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성곽을 볼 수 있었던건
장충체육관을 지나며 내눈에 띈 신라호텔의 담벼락에 주춧돌로 남아있던
성벽과 지리적 영향으로 인해 그나마 원형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었던 남산 뿐....
그마저도 찾아가기가 미로찾기 수준.
한양도성 관광 안내지도 한장으로 찾아 가기엔
성곽둘레길을 이어걷기엔 이정표나 안내문이 없어 별로 권하고 싶은 코스가 아니었다.
사라진 도심의 구간이라도
그 원형의 터를 찾아 이미지 형상이라도 세워 이어주고
600년의 역사가 흐르는 한양도성의 숨겨진 숱한 이야기를 발굴한다면
세계 어느곳과도 꿀리지 않는 걷기 명소는 물론 관광 명소가 될게 분명하다.
한양 수도를 놓고 설전을 벌였던 무학대사와 정도전이 돌아오고 임진왜란 인조,중종반정은 물론 벙자호란 등등....
숱한 역사와 비사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 성곽안이 이곳이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순성놀이라 해서 봄과 여름철엔 성안 사람들이 짝을 지어 성둘레를 한바퀴 돌았다고 한다.
한양도성은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해 축조된 세계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수도 방어형 산성이라고 한다.
이 훌륭한 문화유산을 잘 홍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면
문화와 관광의 품격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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