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좌구산

산행일 : 2014년 2월09일 일요일

누구랑 : 대한이연 산악회

어떻게 : 질마재~새작골산~정상~헬기장~정상~천문대~방고개~율리 휴양림

 

 

-후기-

 

꼴까닥 밤을 세고 들어온 새벽

딱 2시간 눈을 붙이고 억지로 일어나 초록잎새 꼬랑지를 따라 나섰다.

오늘은 필봉아우의 직장 산악회가 증평의 좌구산을 가는날...

 

전날 필봉이는 그곳으로 박산행을 떠났고

회원들만 이리로 저리로 올라오라 야그만 해 놓은 모양이다.

버스가 떠나자 마자 들린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으로 천근만근 내려앉는 눈꺼플을 세워준 다음. 

 

 

 

또다시 잠들었나 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잠이 깨긴 했는데 일어나기 귀찮아 내처 누워 버렸다. 

가만 보아하니 들머리를 못찾고 헤매는 모양.

차가 돌려지고 그래서 다시 도착한 곳.

필봉이가 없으니 누구도 결정을 못 내리고 전화만 하고 있다.

초록잎새가 그만 좀 정신차리고 일어나 들머리를 찾아주라 성화를 부려 홀로 버스에 내려

개념도와 도로 그리고 산세를 보니 이곳에서 올라도 크게 지장이 없을거란 확신이 있어 다들 내리라 한 후...

 

 

 

선등하여 길을 찾아 나선다.

초반 등로는 임도가 산 허리를 가르며 좌구산을 향한다.

 

 

 

전날 대전엔 비가 내렸는데

산에는 눈으로 바뀌어 내린통에 온세상이 다 하이얀 설원이다.

다들 갑갑한 버스에 내리자 마자 맞아준 풍광에 기쁨의 감탄사를 연발한다.

 

 

 

 

좀 더 임도를 따라 오르자

예전 초록잎새랑 걸어 올랐던 임도와 만나고 눈에 익은 건물이 보인다.

계속 임도를 따라 걸어도 되겠지만 제대로 된 능선을 찾아 숲속으로 방향을 틀었다.

 

 

 

초반 뚜렷하던 등로가 흐미해 지자...

당연 기존 등로를 만나기까지 힘든 오름질을 해야 했다.

오늘은 어린이가 동반된 일행이 있어 약간의 염려가 있었는데 다행이 참 잘 따라 올라와 줬다.

 

 

 

 

널널하고 뚜렷한 등로에 안착후...

맨 후미까지 올라설때까지 기다려 진행을 시킨다.

이후...

팔자에 없는 산행리더는 여기까지...

이후부터의 등로는 길 잃을 염려가 없는 외길이라 뒤로 빠진다.

그런후...

마눌 초록잎새를 꼬실려

이젠 이게 정말로 마지막이란 맹세로 다짐후 

마눌의 윤허를 받아 질러버린 새로운 디카의 세계에 빠진다.

 

 

 

질마재에서 올라 처음만난 반가운 이정표.

이곳이 새작골산으로 한남정맥의 중요한 삼거리 갈림길이 되시겠다.

 

 

 

올라설 수 록 아름다운 풍광.

졸음을 떨치고 마눌의 꼬리를 잡고 나선 이번 산행은 참 잘한 거다.

올 한해 중 제대로 된 눈꽃산행이 바로 오늘...

 

 

 

행복쟁이님의 행복한 얼굴만큼

숲속은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절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제 받아 오늘 포장을 뜯어온 디카라

작동법이고 뭐고 모른다.

일단은 무조건 찍고 본다.

 

 

 

 

 

 

역시 여인들의 감수성은 예민하다.

아름다움을 그냥 허투로 놓치는 법이 없다.

감탄사가 흘러드는 곳엔 반드시 뭔가가 있다.

 

 

 

바로 이모습...

 

 

 

이 눈꽃들...

 

 

 

단 두가지의 단순한 색채만으로

여인들을 흔들어 놓은 마법같은 눈꽃의 화려함이 소나무를 장식하고 있었다.

 

 

 

좀 더 멋지게 담아 올 순 없었는지 ?

나중에 집에 와 컴에서 열어보니 디카에 대한 무지가 설원의 풍광을 욕 보였다.

언제쯤 내공이 쌓여 예술같은 사진이 나오게 될지 ?

 

 

 

아빠를 따라 나선 요넘들....

바지와 신발이 젖었어도 짜증 내는법 없이 신나게 잘도 걷는다.

미끄러지는 저 귀여운넘들을 위해 마눌이 내 준 스틱이 신기해 좋아 죽는걸 보니

애들은 애들이다.

 

 

 

한아름의 소나무...

품에 안고 가슴에 담아 가려는 고운마음이 ...

 

 

 

 

 

 

 

 

올라 설 수록 산하는 더 풍요로와 진다.

그제사...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어 웅크리고 졸였던 가슴들이 풀어진다.

 

 

 

왁작지껄 수다로 깔아놓은 등로의 정점...

좌구산 정상에 이른다.

특유의 잇빨을 들어내고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필봉이...

전날 박 산행의 여운이 짙게 남은 얼굴이 아직도 불콰하다.

 

"얀마~!"

"애들도 따라온 산행 들머리를 왜 그리로 했어~?"

 

방고개 방면이 유순하여 한 말인데

전날 내린눈으로 차량이 올라 올 수 없어 그랬단다.

 

 

 

 

정상을 내려선 헬기장....

필봉이의 직장 산악회 시산제가 오늘였다.

난 정말 몰랐었는데...

그래서 점심 준비를 하지 마라고 그랬던 모양이다.

 

 

 

함께 온 다음카페 산장나눔터 회원들이

애들을 위해 라면을 끓였다.

그래~!

니들은 돼지머릿고기 보다 라면이 더 좋을거다.

추위도 좀 누그러질 테고...

 

 

 

외인인 우리들도 십시일반 보태어

안전 산행을 위한 기원제에 제를 올리는 동안.

 

 

 

피오나님이 준비한 과메기가 돌려진다.

당연 인기 쵝오~!!!

 

 

 

주님과 함께 쇠주와 홍주 18년산 거시는 물론 과일주가 돌아 댕긴다.

풍요로움....

음식에 마음들이 나눠지니 추위가 저멀리 달아나고..

 

 

 

이젠 뒷정리 후....

내림길로 방고개를 향한다.

 

 

 

 

 

줄줄이 사탕으로 내려서는 산우님들...

조심스런 발걸음 보다는 아름다운 산하를 내려서야 하는 아쉬움이 더 큰것 같다.

 

 

 

 

 

 

 

 

거브기님.

7주차 노숙자 생활의 연속.

자라님께 거칠게 항의 하는건 아닌지 ?

ㅋㅋㅋ

이젠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거브기님은 명퇴를 원한다.

항상 꿈에 그리던 티벳을 향해 한발 성큼 내 디디고 싶은 그 마음은 내가 더 잘 안다.

이기적인 나 같음 벌써 실행에 옮겼을 테지만

마음이 비단결 같은 거브기 형님은 자라 형수님이 원하지 않음 죽어도 못 할 위인이다.

형님~

쬠만 지둘러~

내가 관둘때 같이 관두면 되는거야~

같이 떠나자구여~

 

 

 

 

겨울숲....

코끝이 알싸한 이맛도 올 겨울 마지막 산행일 거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즐기자.

맘껏 이 풍광을 가슴에 담아주자.

 

인생 모~ 이쓰~?

 

 

 

 

 

 

 

 

 

 

어느새 좌구산 천문대를 지난다.

그럼 ?

다 온거지 뭐~!

 

 

 

그렇게 산행을 끝낸다.

큰 기대없이 찾아든 겨울 숲속...

뜻밖에 나를 맞아준 설화에 감동이 쓰나미로 밀려든

오늘의 산행에 함께 한 모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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